퀵바

bo****** 님의 서재입니다.

백수의 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boss1126
작품등록일 :
2021.01.04 23:26
최근연재일 :
2021.03.25 20:0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5,368
추천수 :
140
글자수 :
366,131

작성
21.01.09 20:00
조회
189
추천
1
글자
21쪽

여자라고 봐주지 않는다. (1)

DUMMY

모험가길드에서 절차를 밟고 정식의뢰를 받으려면 등급시험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고 한다.

등급은 순서대로 A, B, C, D 뭐 식상적인 클리셰.

이 곳에서 공무원처럼 일하는 판별관들 한테 가서 가벼운 겨루기 한번 하고 나면 알아서 등급을 매겨준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아니, 망할 공주야! 내가 왜 해야 하는데!”


“뭐라고요! 지금 다시 한 번 말해 봐요!”


아르미야가 황급히 나에게 다가왔다.


“용사님, 이번 기회에 훈련의 성과를 확인하시는 것이······.”


“아니! 내가. 싸우라면 싸우고 죽으라면 죽어야 하는 무슨 검투사야? 아니 생각해보면 말이 좋아 검투사지? 그냥 노예잖아!”


그렇다. 등급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 인데 이 길드에서 실력이 있는 생판 모르는 사람이랑 쌈박질을 붙이려고 하는 것이다.

엘리쉬가 나를 보며 웃는다.


“아까 전에 저한테 뭐라고 하셨죠?”


“잡일 다한다고.”


“그럼 노예 맞잖아요?”


“······.”

그렇게 이 방을 나와 길드내부를 벗어나 등급시험장으로 향했다.

시험장의 규모라 해봤자 별로 기대를 안했지만, 실로 어마어마했다.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높이는 20m쯤 되 보였다.

안의 내부는 뭘 해도 괜찮을 정도의 넓이와 관중석이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또한 관중인원 들을 위해 시합이 시작되면 판별관들 중 마법사들이 결계를 통해 전투에 휘말리지 않도록 권능을 이용해 보호한다고 하였다.


“일로 오시죠.”


아르미야가 나에게 손짓을 하였다.

이미 이곳에 들어서기 전, 여러 명의 모험가들과 나의 상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내 대결할 중심지에 터벅터벅 걸어갔다.

엘리쉬와 아르미야는 관전을 하기 위해 관중석으로 돌아갔다.

내 상대는 여자였고 서로를 응시했다.


‘와······. 몸매가 엄청 야시시하잔아!’


그렇다. 가죽으로 된 옷이, 그녀에 야시시한 몸매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그녀의 연한보라색 머릿결은 보드라운 비누의 향기를 풍길 것 같고, 얼굴 또한 청순가련. 눈빛은 라일락색을 뛰어 그렇게 사랑스러울 밖에 없는 이미지를 풍기고 있지만. 그녀는 이내 인상을 썼다.


“뭘 그렇게 넋 놓고 보고 있지?”


“네 몸.”


말 한마디로 적을 도발해 앞을 흐리게 하는 것 또한 무투가((武闘家)자질.

절대 그녀의 몸매에게는 일절 관심도 없다.

대결상대인 페트리가 미간을 찡그렸다.


“이런 한심한 놈과 싸워야 하다니······.”


관중석에 있던 아르미야에 근엄한 외침이 들려왔다.


“룰은 간단하다! 시합을 종료 시키거나, 상대방이 포기할 때까지!”


드디어 그녀를 발판 삼아 강해질 시간이다.


‘오늘이야 말로 남녀통합챔피언의 시발점으로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발판이 될 사람의 이름정도는 알아야 될 거 같았다.


“이름이 뭐야?”


전투를 하기 전 뜬금없지만, 이곳에서도 기사도라 하여 싸우기 전 이름을 밝히는 전통이 있다고···.


“흥! 한심한 놈 페트리라고 불러라.”


“나는 박학준!”


얼른 눈치를 살폈다. 엘리쉬가 하도 용사라는 단어를 남발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페트리가 쥐고 있던 창을 허공에 휘둘러 날카로운 선을 남긴다.


“자! 어서 무기를 꺼내들고 자세를 취해라!”


이제 더 이상 나는 범인이 아니다. 죽지만 않을 뿐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힘든 수행을 겪으며 마력이라는 권능을 다루는 초인이 되었다.


“하아압!”


기합과 함께 전신에 마력을 끌어올린다. 무형의 기운이 유형이 되어 일렁거린다.


“단죄를 고하노라! 이 내 앞에 현현하라! 무왕 인페르노, 꺼지지 않는 고통 다이달로스여!”


관중석에 있는 모험가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저 애송이 자식. 소환영창을 하다니. 검은 장식이었던 건가!? 마법사 중에서도 정령들을 다루는 소환술사?”


“아니지, 마검사 일수도 있는 거지.”


“어쩐지, B등급에 페트리가 괜히 나선 게 아니지!”


술렁이는 관중석과 함께 페트리 또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소환술사였던 것이었냐?! 그저 덜 떨어진 한심한 놈이라고 생각했더니. 싸울 보람이 느껴지는 구나!”


나는 코웃음을 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흥! 난 내 자신이 스스로 직접 뼈와 뼈를 맞부딪혀 싸우는 전투를 좋아하지. 비겁하게 요술봉이나 휘두르는 그런 조무래기들이랑 다르지.”


페트리가 웃음을 보이며 화답했다.


“그 마음가짐이야 말로 진정한 기사의 마음. 그럼 마검사였던 것이었냐?”


“아니.”


술렁였던 관중석이 이내 잠잠해 지기 시작했다. 나는 불끈 쥔 두 주먹을 얼굴로 올려 이내 자세를 취했다.

그 모습을 본 페트리가 당황한 눈을 하고 있었다.


“권투사였던 건가?”


“응. 그리고 권투가 아니고 복싱이지.”


같은 말이지만 권투 보다는 복싱이 더 멋있어 보이지 않나?

뭐 카페에 가서 주문을 할 때 ‘계피차 달라고 하지 않고 시나몬 차 주세요.’ 하는 것 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나는 사부 보다는 스승이 멋지니 스승이라 부르는데 잘못된 것인가?

이내 관중석에서 야유가 들리기 시작했다.


“말싸움이나 하지 말고 어서 대결이나 하라고!”


“말장난 보러 이곳에 온 게 아니라고!”


야유를 보내던 중 어디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용!”


또 한 번 그가 말을 이었다.


“저 이상한 옷을 입고 있는 남자의 실력은 내 이름 ‘아볼트’를 걸고 보장하지.”


그렇다. 아직까지 나는 트레이닝복을 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중석에서 낯익은 목소리는 나의 금화를 띵쳐간 사악한 거구 아볼드였던 것이다.

관중석인원들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아볼드가 말한다면 그럼 얘기가 달라지지.”


“어이, 솜씨 한번 보여 달라고!”


“저런 사내로부터 종종 위대한 업적이 시작되지!”


이어 아볼드의 큰소리가 들려왔다.


“잘 보라고! 저 녀석은 무투가이지만 지략가이다!”


아볼드는 정말로 이 길드에서 평판이 난 사람이었다. 이 녀석에 몇 마디로 관중석의 인원들의 분위기를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나는 의기양양해졌다. 페트리를 뇌까려 쳐다보았다. 이내 페트리가 지면을 박차 나에게 한걸음에 도달했다.


“다 알고 있다! 어서 검을 들어라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녀석이 검사라는 걸!”


들고 있던 붉은 창을 순식간에 나의 몸을 노려 화끈하게 한 번 찔러 넣었다.


“나를 무시하는 것이냐! 어서 검을 들어라!”


나는 재빨리 몸을 틀어 창의 타점에서 벗어나 뒤로 물러났다.


‘와! 이러다 죽을 거 같은데? 알아서 잘 치료해 주겠지?’


실전 대결이라고 하지만 적당히 힘을 조절해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싸움과 전투는 말 그대로 실전.

아무리 힘 배분을 한다고 하여도 격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렇기 때문에 고위 프리스트들이 신성력(神聖力)을 통한 치료술을 시행하기 위해 항상 대기 중이다.

뭐 지구에서는 시합에서 큰 부상을 입으면 대기하던 의사들이 달려와 빠른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하지만 이곳은 그 자리에서 바로 치료가 가능한 것이다.

뒤로 물러난 나를 응시하며 페트리가 쫒아온다.


“잘도 피하는 구나! 하지만 어림없다.”


그녀가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으려 한다. 청순가련한 미모의 여성이 나를 이렇게 까지 쫒아오다니······.

누구나 부러워 할 상황이지만 지금의 저 여자의 목적은 나에 대한 적의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창을 들고.

그녀가 허공으로 몸을 날려 창과 함께 하나의 유성이 되어 나에게 쇄도한다.


쾅!


폭음이 울린다. 창이 쇄도한 자리는 구멍을 남기며 먼지가 가득히 비산했다.

예전 이였으면 저런 힘을 보고 입이 벌어지며 얼굴에 사색이 돌아야 했다. 하지만 사람은 환경의 적응 한다고 했나.

나도 모르게 적응해버린 것이다.

이제는 당연하다는 것이 되어 버렸다.


“하하! 그 정도의 큰 움직임으로 나를 맞추려 했네? 내가 바보냐 맞아주게!”


페트리가 적의를 담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예전이었으면 바로 무릎을 땅에 박은 다음 두 손을 모아 비굴해 졌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나의 각력을 이용해 순식간에 그녀와의 거리를 좁힌다.


“자 맛보아라! 나의 인페르노를!”


그녀가 쥐고 있는 창의 사이를 비집고 날카로운 잽을 날린다.

이내 페트리는 당황하면서 고개를 옆으로 눕혀 나의 왼손을 피한다.

피하는 동시에 페트리가 풋워크를 이용해 사이드로 빠져 나의 얼굴에 일직선을 그으며 창으로 화답한다.


팅!


쇳소리가 울리며 페트리의 창날을 오른 손등으로 쳐낸다. 마력을 부여해 손의 강도(剛度)를 올린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전신에 마력을 부여하고 있다면 정면으로 맞아도 창날이 튕길 뿐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일단 마력을 담아두는 통이 작다는 것.

마력을 담아두는 통이 크다면 무식하게 방대한 마력으로 전신을 갑옷처럼 두르면 그만인 것인데, 그렇지만 아직 그 정도의 방대한 마력을 갖지 못했다.

두른다고 하더라도 아직 미숙한 숙달로 인해 마력의 소모량이 엄청 클 것이다.

만약 지금의 상태로도 전신에 막대한 마력을 두른다면 금방 마력이 소모가 되 제풀에 쓰러질 것이다.

그러니 한곳에 집중적으로 몰아 높은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적의를 담고 있는 그녀도 마력이라는 권능을 사용하는 자.

창에 분명 마력을 부여했을 것이다. 창날이 예리해지는 것은 기본.

한 두 번은 마력으로 방어가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은 무리다.


‘하······. 하나같이 이곳 여자들은 괴물들만 있나?’


튕겨낸 창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전에 나는 상체를 숙여 페트리의 가슴팍에 빠르게 파고든다.

그녀도 나의 움직임을 인지 한 듯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퍽!


다리를 움직여 뒤로 물러날 줄 알았던 페트리는 오히려 그 짧았던 거리에서 앞차기를 날렸다.

그렇게 면상에 그대로 꽂혀서 충격과 함께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평범한 인간의 킥이었으면 날아가지도 않고 충격만 받았을 테지만 역시나 그녀 또한 초인.


“어서 검을 끄내 들어라!”


뭐 충격일 뿐. 나에게는 아무런 상처 정도는 되지 않는다.

나는 다시 일어서 이내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지면을 박차 순식간에 그녀에 창의 궤적으로 들어간다.

맞았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페트리는 이내 공격 자세를 취했다.

창의 궤도를 피하며, 뱀이 먹이를 사냥하듯이 내 타격거리를 잡는다.

저 무기의 공격 범위를 피해 깊숙이만 들어가면 페트리의 창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녀도 나를 쉽게 들어오게 해줄 생각은 없나 보다. 바보가 아닌 이상은.

고양이 같은 발놀림으로 뒤로 물러나면서 그의 붉은 창이 나의 사방을 점유해 공격해온다. 이어 수많은 공방이 이어졌다.


슈슈슉!


“페트리라고 했나? 나 어때?”


나는 이 쇠붙이와 묵직한 주먹이 오고 가는 상황에서도 그녀에게 대수롭지 않게 질문을 던졌다.

그녀가 수줍은 표정을 짓는다.


‘왜 저런 표정을 짓지? 맞으면 흥분하는 그런 여자인가?’


나도 살짝 당황을 금치 못했다.


예리했던 페트리의 공격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전···투 중에 뭐···라는 것이냐!”


이성적으로 어떠냐고 물어본 걸로 착각한 걸까.

그저 내 실력 어떻냐고 물어본 것인데. 덕분에 빈틈이 커졌고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아무리 예쁘고, 아름다운 여자라 할지라도 이 나에게 무구를 든 자. 단죄의 처한다.

여자의 미모의 현혹된다면 진정한 남녀평등을 추구할 수 없는 법.


“으랏차!”


기합과 함께 페트리의 무뎌진 움직임을 풋워크를 사용하여 빠르게 좁힌다.

또한 페트리의 둔해진 몸놀림으로 인해 예리한 창날은 그저 뭉뚝한 연필자루.

가속도를 붙여 그녀를 압박한다.

나의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공기를 가르며 그녀의 얼굴에 적중한다.


퍽!


묵직한 주먹의 맛을 본 페트리는 전신이 잠시 허공으로 붕 뜬 다음, 바퀴가 된 것처럼 땅을 구른다. 역시나 나의 다이달로스는 배반을 하지 않았다.


“잘 들어라! 두 번 말하지 않는다. 나를 업신여긴 녀석은 여자라 할지라도 이 주먹이 단죄를 고한다.”


“크윽!”


페트리가 신음을 흘리며 일어났다. 분명 모범적이면서 깔끔한 오른손 펀치였다. 그런데 일어나다니······.


‘역시나 이곳에 여자들은 하나같이 괴물밖에 없군.’


그녀가 입술에 흐르는 피를 닦는다.


“나는 절대 너를 업신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네 놈이 나를 업신여겼지.”


나는 페트리의 얘기를 듣고 생각해 보았다.


‘내가 업신여겼다고?’


페트리는 이내 굴러가면서 창을 놓친 지점에가 창을 주워들었다.

물론 그녀가 일어나기도 전에 그녀에게 올라타 주먹을 내리 꽂거나, 쓰러진 그녀에게 다가가 발로 밟아 그녀에게 더한 상처를 입힐 수 있지만.

나는 싸움꾼이 아니다. 무투가이기 때문에 그런 파렴치한 짓은 하지 않는다.

페트리가 투지를 불태운다.


“끝까지 검을 꺼내지 않겠단 건가!”


그녀의 눈빛에 살의가 담겨져 있다. 기사라는 것은 정말 귀찮음을 추구하는 생물인 것인가?


“······.”


페트리가 창을 허공에 긋고 눈빛을 빛낸다.


“억지로라도 검을 꺼내게 해주마.”


물론 페트리가 선공을 해야 되는 분위기지만 나란 남자는 그 꼴을 못 본다.

말이 끝나기 도 전에 빠르게 대쉬를 해 스트레이트에 이은 연이은 폭풍 같은 연타를 얼굴에 퍼붓는 중이다.


“말 많은 여자는 시집 못 간다!”


그녀는 긴 창을 세워 창영과 창간 사이로 요리조리 나의 주먹을 잘 막고 있다.


“겨우 이정도인 것이냐? 아까 전에 투지는 어디로 갔지?”


내가 우세할 줄 알았지만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이 여자 말까지 하는 여유를 보인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나의 주먹이 그녀의 얼굴에 닿을 듯 말 듯 이내 거리를 잡았다.

이 정도의 거리라면, 그녀의 창은 자유자재로 화려한 움직임에 제약이 걸린다는 것.

날개를 빼앗긴 새는 날지 못하는 법.


“신이셔! 오늘도 당신의 곁으로 보내겠습니다. 잘 보살펴주십쇼!”


물론 나는 믿는 종교 따위는 없다!


텅!


나의 왼손 보디블로우가 페트리의 간장(肝腸)을 화끈하게 마사지를 해줬다. 가죽으로 된 옷이 무슨 갑옷을 때리는 소리가 난다.

역시나 이 여자 그 짧은 사이 맞는 곳에 마력을 응축시킨 것인가?

그렇지만 어림도 없다.

그녀가 컥컥 거리면서 신음을 자아낸다. 엘리쉬와의 첫 만남이 떠오른다.

만감이 교차한다.


“자! 포기해라! 포기란 나쁜 것이 아니다!”


“으···으윽.”


그녀가 신음을 흘리며 다시 일어서려고 한다.


“저기요? 일어나지마세요. 더 쳐 맞고 싶으세요?”


지금 이 상황을 3인칭으로 본다면······.

한 남자가 여자를 실컷 두드려 팬 다음 고통을 참고일어나려는 여성에게 몰상식한 대사를 치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상황이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저 여자는 화려한 갑주를 입었고 창이라는 흉기를 지니고 있다.

그에 비해 나는 허름한 츄리닝차림에 두 주먹을 들고 있을 뿐이다.


“쿨럭! 젠장!”


페트리가 각혈을 흘리며 욕설을 내뱉으며 창을 막대기 삼아 일어났다.


“포기할 거지······?”


“내가 그런 짓을 할 것 같으냐?!”


페트리가 창을 땅에 그으며 나에게 쏜살같이 달려온다.

그녀의 쥐고 있던 창이 무형의 기운으로 감싸진다.

보고 만 있다가는 저 쇠꼬챙이에 내 몸 한구석에 구멍이 날게 분명하다.

페트리가 이내 창을 예리하게 세우고 내 발치까지 다가왔다.


“흐압!”


나는 기합과 함께 재빨리 허공으로 뛰어 올랐다. 그녀의 창이 나의 잔상을 꽤 뚫었다.

이 틈을 타 페트리의 배후로 착치 후 몸을 돌려 강력한 정권 한방!


팅!


쇳소리가 울리며 나의 공격을 예상한 듯 그녀도 재빨리 몸을 돌려 배후를 감추고 창의 자루로 정권을 막았다.

나의 주먹에 묵직한 느낌이 팔을 타고 올라온다.

페트리가 뒤로 거리를 벌린다. 자기의 무기를 이점을 살리려 한다.


“네 놈이 검사이든, 권투사는 이제는 상관없다! 나의 전력을 다해 너를 굴복시켜, 지금까지의 행동의 사죄를 받겠다.”


그녀의 붉은 창이 날카로운 선을 그으며 세로로 그어진다.


“일섬각!”


분명 사이드로 빠져 타점에서 벗어났다. 그렇지만 땅 바닥에 떨어진 창날은 한줄기의 참격이되어 지면을 가르며 덮쳐왔다.


쾅!


폭음과 함께 참격이 지나간 자리는, 땅의 겉면들이 벗겨지며 먼지가 비산한다.

다행히 참격에 벗어나 충격의 여파에 휘말리지 않았다.

나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런 거는 어떻게 하는 거야?”


분명 엘리쉬와의 수련을 통해 검술을 배워왔지만 저런 것은 일절 가르쳐주지 않았다.


“아직도 나랑, 말장난을 하자는 거구나!”


일단 거리를 두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섣불리 거리를 좁혔다간 알 수 없는 참격들이 나를 난자(亂刺)할 것이다.


‘생각해보니 B등급 모험가는 이곳에 실세라고 들은 것 같기도 했는데······. 나 잘못하다가는 죽는 건가?’


페트리가 정직하게 창을 일직선으로 찌른다.

보고 맞으면 아픔이 줄어드는 법.

눈빛을 불태운다.

움직임이 너무나 정직하기 때문에 바로 반응하여 백덤블링으로 화려하게 뒤로 물러났다.

창이 나를 벨 수 있는 거리를 고려해 최대한 뒤로 말이다.


“비섬각!”


페트리의 외침과 함께 창에서 붉은 섬광이 뿜어져 나오며 참격이 일직선을 그리며 지면을 그을리며 나에게 다가온다.

재빨리 몸을 비튼다.


쾅!


날아오는 참격은 이내 허공에서 폭음을 선사하며 땅을 화끈하게 그을려 줬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페트리가 각력을 이용해 지면을 박차 다가온다.

그녀의 창이 길목을 차단한다.


팅!


섬광이 번뜩인다.


“드디어 검을 들은 것이냐!”


그렇다. 두 주먹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것이다.


“그래. 내가 너무 오만했다.”


이내 그녀와 나는 약속이라도 한듯 동시에 뒤로 물러났다.

뒤로 물러난 페트리가 유심히 내 검을 유심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그 검, 마검(魔劍)인 것이냐?”


“아니. 커스터마이징이라고 하지!”


대장간 어딜 가나 있는 싸구려 검이긴 하나, 혹시 모를까봐 맞춤제작을 했긴 했다.

단검보다는 길고, 장검보다는 짧게 말이다.

또한 겉모습은 거칠고 묵직하게.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구나.”


“응 그렇지. 근데 마검은 아니야.”


“흥! 비장의 무기라는 것인가?”

페트리의 전신에서 무형의 기운이 일렁거리기 시작한다.


“흔하고 흔한 삼류인줄 알았는데···. 내가 보는 눈이 무색해졌구나. 수행부족이다.”


그녀가 창을 강하게 움켜 집는다.


“여기서 이 창의 맹세하마. 명예를 걸고 너를 꼭 여기서 이기겠노라.”


“으응 알겠어. 지옥에나 떨어져.”


페트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는 그대로 검을 쥔 채, 지면을 박차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그녀에 발끝까지 도달한다.

할 말 다 할 때 까지 기다려주는 것은 내 성격이랑 맞지 않기 때문이다.

손보다는 확실히 리치가 길어졌기 때문에 공격하기도 편해졌다.

역동적인 동작과 함께 날카로운 수직을 그리며 세로 베기를 가한다.

이걸로 당할 리 없는 페트리다.

그녀도 창을 휘둘러 당연 하다는 듯이 내 검을 걷어냈다.

섬광이 번뜩이는 동시에 페트리가 휘두른 창을 재빨리 회수하여 연속 찌르기를 시도한다.


슈욱!


가벼운 찌르기라고 할지라도 창끝에 힘이 한 점에 뭉쳐 나의 안면과 몸을 사정없이 노린다.

재빨리 몸을 틀고, 숙이고 다양한 동작들을 취해 그녀의 일격들을 피한다.


“몸놀림 하나만큼은 일류구나!”


“참나! 죽으라고 찌르는데 안 피하는 멍청이가 어디 있냐?”


매서운 파도 도 잠시 기다리면, 잔잔해지는 법.

눈을 빛낸다.

페트리의 창끝이 다가오는 순간 살짝 몸을 틀고 왼손으로 창을 쥐어 잡았다.


“잡았다!”


그리고 내 품으로 당긴다.

창을 잡은 손을 놓은 다음, 반탄력으로 딸려오는 페트리에게 검이 풍압을 가르며 번뜩인다.

딸려오는 페트리가 순간적으로 전신을 휙 돌렸다.

회전력으로 뒤로 물러나 예리한 검격을 피해 버린 것이다.

검이 좀만 길었다면 어깨정도는 못쓰게 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 괴물 같은 여자가 팔 하나 못쓴다고 포기할 여자는 아니기 때문에······.

페트리가 이내 날카로운 창을 허공에 찔러 대기를 찢는다.


“비섬각!”


예리한 참격이 공기를 가르며 요란한 파괴의 비행을 한다.

하필 그녀에게 다가가 공격을 하려는 순간, 그 짧은 틈을 노린 것이다.

수비자세로 전환하기에는 너무 늦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 피하기에는 에메하다.

하지만 3개월 정도 바짝 혹독하게 수행을 쌓은 내 육체가 자연스럽게 방어본능에 나서고 있었다.

파괴의 비행을 그대로 찢어발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백수의 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 성스러운 빛. 21.01.30 75 3 12쪽
25 신캐이다. 21.01.29 70 2 13쪽
24 남자로서의 영광. 21.01.28 71 2 12쪽
23 신캐 인가? 21.01.27 70 3 12쪽
22 비대칭 전력. 21.01.26 74 3 11쪽
21 남 도와주지 말자. (5) 21.01.25 79 3 14쪽
20 남 도와주지 말자. (4) 21.01.23 86 2 13쪽
19 남 도와주지 말자. (3) 21.01.22 90 2 14쪽
18 남 도와주지 말자. (2) 21.01.21 98 2 15쪽
17 남 도와주지 말자. (1) 21.01.20 106 2 14쪽
16 제2의 생명소. 21.01.19 112 2 12쪽
15 진정한 강자 앞에서만 조아린다. 21.01.18 117 2 12쪽
14 나쁜 것만 배운다. 21.01.16 131 2 12쪽
13 악의 근원. 21.01.15 140 2 18쪽
12 막노동계의 신성? (2) 21.01.14 153 2 12쪽
11 막노동계의 신성? (1) 21.01.13 156 2 16쪽
10 완벽한 범죄는 없다. 21.01.12 164 2 13쪽
9 여자라고 봐주지 않는다. (2) +2 21.01.11 178 2 21쪽
» 여자라고 봐주지 않는다. (1) 21.01.09 190 1 21쪽
7 인간이길 포기한다. (2) 21.01.08 183 3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