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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아. 님의 서재입니다.

환술 적성 천재 마법사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문아.
작품등록일 :
2021.02.12 23:47
최근연재일 :
2021.03.05 21:0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4,780
추천수 :
643
글자수 :
15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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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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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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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프롤로그(수정)

DUMMY

「7회차」-??. 종장(END)






“더스크. 당신이 이렇게 떠난다니 마음이 편치는 않네요.”


성녀는 더스크를 보았다. 언제고부터 사라졌었던 다채로운 표정이 더스크의 얼굴에 떠올라 있었다. 그 사실이 야속했다.

이제야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 이 야속한 남자는 항상 곁을 내어주지 않다가, 끝에 다가와서야 진실 된 모습을 드러낸다.


“당신은···”


성녀의 말을 끊고, 더스크가 끝맺음을 하려 했다.


“그동안 고마웠다.”


더스크는 영웅이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영웅이었다.

그러나 모든 의무를 다하여서 이제는 귀향을 기다리는 귀향민이 되었다.


“뭘요, 감사 인사는 저희가 해야 하는 게 옳은데.”


광휘 계열 마법을 정통하여 치유술에 능통한 성녀가 너스레를 떨었다.

그녀는 희미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고는 영웅의 어깨춤을 털어내었다.

자그맣게 붙어있던 먼지가 부슬거리며 땅으로 떨어져 내린다.


“집으로 가는 길 일인데, 이런 건 좀 신경 써서 가야 하지 않겠어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하려고 해도, 너희가 말려서 내 손으로 정리한 지 좀 오래됐잖아. 너무 익숙해져서··· 신경을 못 썼네.”

“하여간에, 당신은 이런 부분에선 미숙해요.”


둘은 잠시간 서로를 바라보았다. 교차하는 시선에 조그마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시간이 이제 마지막임을 알기 때문이다. 영웅은 어지러운 세상에서만 오롯이 존재할 수 있다. 혼란이 사그라든 대륙은 이제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기득권층을 위협하는, 거추장스럽고, 눈에 거슬리는 모난 정일 뿐이다.


모난 정은 깎여나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허나 애초에 귀환을 바랐던 그에겐 고민할 거리가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간다. 고향으로 귀환한다는 일념으로 모든 것을 쏟았다.

바랐던 것을 이루니, 드물게도 들뜨기만 할 뿐이었다.



“···꼭 가셔야 하는 건가요?”

“그래.”


부연설명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본래 귀환이라는 주제를 끝까지 밝힐 생각이 없었다.

우연에 의해 밝혀졌을 뿐이었다. 정확히는 우연이 아니라, 부주의에 의해 벌어진 일이다.

모든 상황을 알려주기에는 꺼림칙했다. 하여서 그가 선택한 건 입을 닫는 것이었다.


“···다행히 너희가 이해를 해주어서 미련은 남지 않을 것 같네.”


그게 끝이었다.

속에 있는 말을 털어서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함도 있겠지만, 그는 자신의 동료를 인격적으로 대우할지언정 깊은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았다.

결국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처음부터 주고받는 관계만을 형성해왔다.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은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그가 바랐던 대로 되었다.


“잘 살고, 잘 있어.”


수천 번, 수백 번 반복했던 말을 읊는다.


"로그아웃."


빛.


백광이 쏟아진다.

눈을 태울 것만 같이 선명하고, 시린 백색의 기둥이 그를 뒤덮었다. 허나 뜨겁지 않고, 포근하다.

햇살을 즐기는 듯이 몸이 기분 좋게 이완한다.


그는 눈을 감았다.

눈을 뜨면 수년간 살아왔던 환상향의 세계가 아니라, 매연 가득한 현대이길 바랐기에.


-미안해요.


듣지 못하였다.






*****






구원자라 불린 영웅은 그 행보에 걸맞은 보상을 받지 못하였다.

그는 귀환을 바랐지만, 그의 동료들은 그의 귀환을 납득하지 못했다.

그가 떠나고 나서 남을 게 희망이 아닌 늪 그자체인 기억이며, 멍에이고, 화인이다.

심장과 영혼에 아로박혀 결코 잊을 수 없는 아집이며, 망념이었다.


구원자에게 품기에는 삿된 애정에서 비롯된 감정들은 서로가 교감하던 것이 아닌 일방적인 폭거였을 따름이다.

그는 정을 받았지만, 받은만큼 그들에게 보답하지 않았다.

하여서 일방적인 폭거는 비틀어진 애정이 되었다.

고이고, 고인 물은 썩는다. 그것은 감정 또한 다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정은 변이했다.


물이 고여, 썩는 것처럼 애정은 아집과 망념 등이 결합된 애증으로 변이했다.


“영혼은?”


마법사는 음울한 얼굴로 성녀에게 물었다.

성녀는 그들 중 유일하게 혼을 다룰 수 있는 인물이었기에, 그녀의 역할은 영웅의 혼을 붙잡는 것이었고, 그녀는 그의 혼을 붙잡았다.


“붙잡았어요. 최대한 고통스럽지 않게... 아마 우리의 영웅께서는 귀향하셨다 여기시며 단잠에 빠졌을 거예요.”


자애로운 성녀는 영락하여 마녀가 되었다.

그녀는 귀향을 원했던 영웅의 안식을 저의 삿된 마음으로 허용치 않았다.


‘···정말 죄송해요.’


그것도 모자라 버릇처럼 거짓을 입에 올렸다.

고통스럽지 않을 리가 없다. 영육을 강제로 분리해내는 일인 만큼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수반된다.

성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가증스럽게 죄책감을 품었다.


하지만, 그 죄책감은 곧 희석된다.

조금 전 교차했던 시선 속 아쉬움은 더스크가 느낀 게 아니라, 자신 홀로 느낀 것이기에.


‘···잘못은 제가 아니라, 당신이 한 거예요.’


-고이 잠들어 있긴 하지, 보이나? 내 품에서 아주 평안히 잠들어 있노라.


마왕.


구원자이자 영웅의 가장 큰 적이었을 존재는, 우연과 우연이 겹친 필연으로 인해 그의 우군이 되었다.

마왕은 귀기 어린 눈빛으로 어울리지도 않는 포근한 미소를 지었다.


“토할 것 같아.”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구원자의 잠든 모습을 볼 수 있는 지 아느냐? 그는 본래 내 대적자였다. 항상, 불공평하게도 너희들만 즐겼지 않느냐.


이죽거리는 마왕의 음성에 분노한 기사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짜증을 표했다.


“별 쓸모없는 소리 그만하고, 빨리 의식이나 진행하지?”


“네가 말하지 않아도 준비하고 있어, 무식하고, 야만적인 무대가리야.”


“아가리 제대로 놀려 목 날아가기 싫으면, 알아들었니?”


마법사가 콧방귀를 뀌었다.


“내 목이 날아가면 태엽은 누가 굴리는데? 시간은 어떻게 돌릴 건데? 무대가리 자식, 하여간 가슴만 커서 대가리에 든 게 없어요.”


“이······, 씹—!”


그녀들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성격 차이나, 말 한마디만으로도 척을 지는 게 사람인데, 그들은 국가가 다르고, 종족이 다르다.

그 이념적인 차이로 인한 관계의 간극은 쉬이 좁힐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심지어 그녀들은 같은 시간을 일곱 번 반복했다.


구원자는 항상 대륙의 암운을 걷어내고, 떠나려 했다.

그것을 막기 위해 그녀들은 영웅의 혼을 붙잡은 채 시간을 되돌려 왔다.


족히 수백 년에 달하는 세월, 아니. 세월이 아닌 역사 동안 그녀들은 반목해왔다.

깊어진 감정의 골은 영웅을 향한 망념과 비등할만했다. 무려 일곱 번 반복된 역사의 흐름을 거친 것이었기에.


“···이제와서 싸워봐야 소용이 있나요?”


마법사와 마왕, 기사의 반목을 지켜보던 사서가 입을 열었다.


“여태까지 저희는 모두 실패했어요. 무려 일곱 번을 되풀이 했지만, 그를 붙잡는 건 요원한 일이었어요.”


마법사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걸 우리가 모르겠니?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


기사는 드물게도 우울해하는 마법사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마법사는 진저리를 쳤지만, 기사는 개의치 않고,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궁상떨 필요는 없어. 중요한 건 이 씹어먹을 놈을 잡아야 한다는 거잖아.”


성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해가 서쪽도 모자라 더 이상 뜨지 않으려 하는 모양이군요. 당신이 옳은 소리를 하다니.”

“···멍청하기는 매한가지면서 아닌 척하지 마.”

“적어도 당신보단 성적이 잘 나왔답니다. 당신은 실기만 A 아니었나요? 평균은 C?, 저는 B+ 인데.”


마법사가 재차 콧방귀를 뀌었다.


“A 아니었으면 입 열지 말지?”


내려앉은 침묵 속에서 돌연히 사서가 입을 열었다.


“······이제 시작하도록 하는 게 어떤가요?”


기사가 동조했다.


“야, 그래. 헛소리 그만하고 이제 시작해.”


마왕이 이죽거렸다.


-별 쓸모없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할 일이나 하거라.


부글부글 끓는 속을 억지로 식힌 마법사는, 한차례 좌중을 훑어보았다.


“명심해, 이게 마지막이고, 한계라는 거.”


성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이 온전치 못할 거라는 건 알고 있어요. 저희는, 기억이 아닌 이 감정만을 과거로 돌려보낼 거예요. 그게 현재의 저희일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이 망념, 아집을 겪는다면 이전과 같은 관계를 형성하게 될 거예요.”


“···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걸까.”

“그건 사서한테 물어보세요.”


사서는 답하지 않았다. 단지 눈을 감았다. 굳이 그녀가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녀들이 사서의 말을 듣지 않더라도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 회귀의 첫 시작은 사서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이다.

영웅의 귀환 사실을 밝힌 것 또한 사서였다.


눈을 감은 사서를 유심히 바라보던 마법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작한다.”


—철컥.


태엽이 굴러가고.


너덜너덜해진 세상이 여덟 번째 여명을 맞이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어색하게 인사올립니다.

문피아는 처음이네요..

하여튼, 완결을 목표로 잡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공지에 쓰긴 했지만, 공지를 읽지 않으시는 분이 있을 것 같아서 여기도 남겨요.


연재 주기는 화수목금토 5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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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원소학과의 열등생(1) +1 21.02.14 748 30 13쪽
5 마법학교의 사서(4) +9 21.02.14 807 36 12쪽
4 마법학교의 사서(3) +3 21.02.13 964 38 11쪽
3 마법학교의 사서(2) +5 21.02.13 1,033 43 12쪽
2 마법학교의 사서(1) +4 21.02.12 1,349 39 12쪽
» 프롤로그(수정) +11 21.02.12 1,748 4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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