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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꾸짱 님의 서재입니다.

황제하의 골목헌터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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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꾸짱
작품등록일 :
2019.01.31 20:02
최근연재일 :
2019.02.0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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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0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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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오픈! 황제하의 골목헌터 아카데미

DUMMY

02. 오픈! 황제하의 골목헌터 아카데미



#4

- 황제하 님, 갑자기 은퇴를 선언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 돌아오세요. 저희는 당신 필요합니다.

- 안녕하세요. 안산에 사는 남고생입니다. 저는 선생님 덕분에 헌터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꼭 강한 헌터가 되어 선생님과 함께 몬스터를 처치하고 싶습니다.


황제하의 은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그의 팬들은 날이면 날마다 팬레터를 보냈다.

온라인으로도,

오프라인으로도.

결국 황제하 전담 우편부서가 생길 쯤, 그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황제하입니다.”

“황제하 씨, 갑자기 헌터직을 그만두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의 질문에 황제하는 잠시 뜸을 들이며 곰곰이 생각하는 척을 하였지만, 어차피 그의 입에서 나올 답은 정해져있었다.


“몬스터들이 너무 약합니다. 그게 이유입니다.”

“그건 황제하 씨가 너무 강해서잖습니까!”


그렇다.

황제하에게 쨉도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몬스터들이 약한 것은 아니었다.

황제하에겐 좆밥인 B 난이도의 몬스터도, 보통의 헌터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강하다고 할 수 있는 국가직 헌터, ‘히어로즈’조차도 B 난이도 이상의 몬스터를 처치할 때는 팀 단위로 출동해야 했다.


“아무튼. 저는 이제 직접 몬스터와 싸우지 않겠습니다.”

“아앗··· 선생님···.”


기자들의 탄식 섞인 반발에도, 황제하는 여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대신 저는 이제부터 수제자 육성에 나서겠습니다.”


황제하가 손짓을 하자, 스크린이 내려왔다.


황제하의 골목헌터 아카데미.

채널 황제에서 실시간 생중계.

헌터 공영 방송, MHB과 함께합니다.


“지난 3년간의 헌터 생활을 바탕으로, 헌터 지망생들의 문제점을 짚어주고 개개인에 맞는 솔루션을 진행하여 체계적으로 헌터를 육성할 계획입니다.”


황제하의 아카데미 소식에 회견장 내가 술렁였다.

황제하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단순히 그의 실력이 다른 헌터들보다 뛰어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황제하는 본래 사설 길드 출신이었다.

여느 사설 단체가 그러하듯이, 사설 길드 역시 국가직에 비해 높은 계약금과 착수금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능력만 따라준다면 억대 연봉, 억대 월급도 불가능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의 황제하는 그러한 사설 길드를 탈퇴하고, 긍지와 명예를 가지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국가직으로 이직하였다. 부를 버리고 공익을 택한 그의 희생정신은 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랬는데.

국가직을 그만두고 한다는 것이 아카데미 운영이라니. 사람들에게는 사설 길드를 설립하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아카데미라는 건··· 결국 사설 길드를 설립하시겠단 말씀인가요?”


다들 말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사이, 기자 하나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다.


“아니요. 길드가 아닙니다. 저희는 길드가 아닌 교육 목적의 아카데미를 운영할 것입니다.”


황제하의 옆에 앉아있던 공주람이 마이크를 뺏어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2주 전, 황제하 씨는 혼자서 S급 던전을 클리어하였습니다. 6시간 17분 23초, 최단 기록이었죠. 그리고 그는 말합니다. 몬스터가 너무 약하다고요. 하지만 지금 기자분들 중에서도 각성을 하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몬스터가 정말 약한가요?”


공주람이 대충 앞에 앉은 기자 한 명을 가리켜 물었다. 어리바리하게 안경을 추켜올린 기자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현재도 각성은 하였으나 골목헌터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많은 헌터 지망생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게이트를 빠져나온 하급 몬스터 한 마리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분들 말이죠. 누구는 너무 약하다고 하는 몬스터들을 해치우지 못하는 건, 비단 그들만의 문제일까요?”


공주람이 회장을 한 번 둘러보며 뜸을 들였다.


“이 세계에 각성자와 몬스터가 등장한 지도 벌써 5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이렇다 할 헌터 전문 교육기관은 없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헌터 지망생들은 각성만 한 채로, 어떻게 몬스터를 잡아야하는지 육성해줄 멘토 하나 없이 혼자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린 너무나도 많은 골목 헌터분들을 잃었습니다.”

“······.”


공주람은 잠시 마이크를 내리고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오빠가 B급 몬스터에게 목숨을 잃었다는 건 이미 유명한 이야기였다.

회장이 조용해지자 공주람은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 더는 그런 비극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황제하 씨가 혼자 몬스터를 처치하는 것보다, 현직에서 물러나 전문 헌터를 육성하는 것이 국가의 미래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상입니다.”


힘 있는 공주람의 연설에 회장 이곳, 저곳에서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역시 황제하 님이십니다!”

“이렇게 깊은 뜻을 가지고 계신 줄도 모르고···.”


긍정적인 청중의 반응에 공주람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미소를 지어주고 자리에 앉았다.


연설을 들은 황제하는 얼떨떨한 표정을 애써 숨겼다.

분명 해당 프로그램의 주체는 황제하였지만, 공주람이 말한 기획 의도의 대부분은 처음 듣는 것이었다. 그동안 헌터 전문 교육기관이 없었다는 것도, 그런 게 필요하다는 것도,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공익을 위한 기획이었다는 것까지도.

아카데미가 잘 되면 황제하의 이름을 빌려서 사설 길드도 하나 세우겠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공익?


공주람은 황제하의 미심쩍은 시선을 무시하며 기자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그렇지. 황제하 님이 사설 길드를 운영할 리가 없지!”

“역시 사설 길드놈들이랑은 다르십니다!”


그리고 그 말에 공주람은 뜨끔하며 앞에 놓인 물을 들이켰다.

사설 길드 설립은 그녀의 장기 계획 중 하나였지만, 작금의 반응을 보니 한동안은 보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공주람은 조용히 리스트를 지웠다.



공주람의 속마음이야 어떻든, 방금의 연설에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쓸었다.

그럼 그렇지. 역시 희대의 영웅, 황제하!


“그, 그럼 신청은 아무나 할 수 있나요?”

“헌터 지망생이라면 누구든 가능합니다.”

“신청은 어디서 하나요?”

“‘채널 황제’ 홈페이지에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언제부터 신청 시작인가요?”

“오늘 이 시각부터 선착순 마감입니다.”


그 말에 회견장 내 기자들이 앞 다투어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려놓고 핸드폰을 들었다.


“그럼. 이상입니다.”


기자들이 신청 접수에 정신 팔린 틈을 타, 황제하와 공주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접수 첫날부터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하는 헌터 지망생의 신청이 폭주하였다.



#5

일주일 전.

공주람은 뿌듯한 얼굴로 연신 웃고 있었다.


“황제하 씨,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동안의 활약을 잘 보았습니다. 저의 영웅이세요!”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MHB의 PD, 안다정이 선망의 눈으로 황제하를 우러러 보고 있었다.


“은퇴의 이유가 인재육성이라니. 실력부터 인성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으십니다.”

“제하 씨가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거든요. 우리 지구의 미래를 위한 재. 능. 기. 부.”


공주람은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뻔뻔하게 말을 지어냈다.


“처음에 은퇴하신다고 했을 땐 정말 깜짝 놀랐는데···. 하긴. 황제하 씨의 헌터 명성이 이렇게 끝날 리가 없죠.”

“그럼요. 절대 끝나지 않죠.”


너는 벗어날 수 없어. 황제하를 바라보는 공주람의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정 PD님 잘 부탁드릴게요. 우리 헌터님, 브랜드 한 번 크게 만들어 봅시다.”

“브랜드뿐이겠어요? 황제하 씨는 신화가 될 겁니다.”


그렇게 ‘황제하의 골목던전 아카데미’ 방송이 결정되었다.



#6

5년 전.

갑자기 도심 곳곳에 게이트가 생겨났다. 마물, 외계인, 드래곤··· 게이트에서는 이세계의 몬스터가 쏟아져 나왔다.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변화로 사람들은 혼돈에 빠졌고,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국가에서 몬스터에 대항할 특수부대를 만들었으나, 인간을 대상으로 만든 무기가 주는 데미지는 미미했다.


몇 주 째, 몬스터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때였다.

‘각성자’가 등장한 건.


각성자들은 신통한 능력으로 거리에 우글거리는 몬스터를 해치웠고, 게이트로 들어가 던전을 폐쇄하였다. 처음엔 열 명이 채 되지 않던 각성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수가 늘어갔고, 점점 더 강해졌다.

이후 그들은 스스로를 ‘헌터’라 칭하며 세력을 불려 나갔다.


“헌터직 공무원을 모집하겠습니다.”


헌터들이 군대의 병력보다 강력해졌을 때, 국회에서는 급히 헌터들을 관리할 시스템을 마련하였다. 헌터 공무직을 만들어 소속 헌터들을 적극 보호하고 지원하였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에 다수의 헌터들이 국가 소속으로 들어갔다. 애초에 그들은 도시가 무너지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이 보고 싶지 않아 자발적으로 던전을 클리어하던 사람들이었다.


국가에서 헌터 시스템에 개입한 이후, 헌터들 사이에는 계급이 생겼다.

골목 헌터, 시티 헌터, 지자체 헌터, 국회 헌터.


갓 헌터가 되어 게이트에서 빠져나온 자잘한 몬스터를 처치하는 골목 헌터.

골목 헌터들 중 자질이 보여 국가에서 계약직으로 고용한 시티 헌터.

‘국가 공무헌’ 시험에 합격하여 각 도시의 시티 헌터들을 통솔하는 지자체 헌터.

헌터들 중 최상위 능력자로, 국회에 상주하며 고난이도 던전과 몬스터에 최우선 투입되는 소수 정예 모임, 국회 헌터.

그 중에서도 가장 우월한 12인을 ‘히어로즈’라 불렀다.


도시를 위험에서 지켜내는 국가직 헌터, 그 중에서도 ‘히어로즈’는 모든 시민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시민들은 모두 그들을 사랑하고, 존경했다.

그런 히어로즈의 활약을 담은 공영 방송 ‘채널 히어로즈’는 모든 스트리밍 채널 중 가장 많은 구독자수를 보유하였고, 항상 시청자수 1위를 자랑하였다.


물론 모두가 세계의 평화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명예와 인기, 국민연금까지 누릴 수 있는 좋은 조건의 나랏밥을 거부한 이들도 있었다.


공익보다는 자신의 배를 불리려는 자.

그들은 곧 사설 길드를 설립하여 자신들의 세력을 키워나갔다.


사설 헌터가 되는 방법은 국가직 헌터가 되는 것보다 쉬웠다.

강할 것. 자신의 몫을 할 것.

때문에 골목 헌터 수준은 벗어났으나 시티 헌터로 스카웃되지 못한 자, 공무헌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자, 공익에 큰 뜻이 없고 부를 누리고 싶은 자. 이러한 헌터들은 사설 길드에 가입하여 활동하였다.


국가직 헌터와 달리, 그들은 돈벌이가 되는 의뢰만 처리하였다. 돈이 되는 의뢰는 당연히 몬스터 토벌이나 던전 클리어 같은 시시한 업무가 아니었다.

돈 있는 기업들이 사설 길드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는, 몬스터에 당하지 않은 시체가 늘어갔다.


돈벌이가 목적인 대부분의 사설 헌터들은 스트리밍을 하지 않았으나, 몇몇은 단순 과시용으로 스트리밍 채널을 운영하곤 했다. 물론 일반인이 보기에는 눈살을 찌푸릴 법한 컨텐츠가 대부분이었고, 간혹 스너프 영상이 올라왔다가 신고처리 되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런 이유로 사설 헌터들의 스트리밍 채널은 인기도가 바닥이었다.


“엠페러 길드의 황제하입니다.”


‘채널 황제’가 나타난 것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후였다.


작가의말

설날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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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하의 골목헌터 아카데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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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오픈! 황제하의 골목헌터 아카데미 19.02.03 45 0 12쪽
2 01. 헌터, 은퇴합니다 +1 19.01.31 58 0 10쪽
1 00. 시작합니다 19.01.31 70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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