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포더엠 님의 서재입니다.

한계를 찢어버리는 기사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포더엠
작품등록일 :
2024.09.13 20:26
최근연재일 :
2024.09.19 10:01
연재수 :
7 회
조회수 :
845
추천수 :
35
글자수 :
40,665

작성
24.09.19 10:01
조회
71
추천
3
글자
13쪽

7화

DUMMY

하필이면 악질 용병들에게 걸린 듯싶었다. 대충 구두 계약을 하고 계약서를 안보고 사인을 한 것 같은데 정확한 기한이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결투 재판을 통해 저들을 처리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저런 용병들 조차 이기지 못하는 농민들이 뭘 할 수 있겠는가.


결국 위약금을 내던가 어떤 방법을 써야겠지.


이안은 숨어있던 어린 여급을 불렀다. 머릿카락이 삐죽 나와 소녀가 숨은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눈치를 보더니 쪼르르 달려왔다.


"어서 오세요."

"하루를 자고 갈 것이다."

"네. 하루 자는 데 7동화, 식사하는 데 2동화에 따뜻한 물은 3동화입니다. 총 12동화입니다."

"이전 마을에는 총 10동화였는데?"


소녀의 눈이 굴러가는 게 보였다. 기껏 2동화를 올려서 자신이 챙기려고 한 것 같았다.


이래서 이 세계는 어린아이라고 함부로 방심할 수 없었다. 환생전에 보던 무협지에서도 그러지 않았던가.


어린 아이와 여성은 조심하라고. 여기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헤헤······그곳 여관보다 저희가 더 시설이 좋거든요."


소녀는 뻔뻔하게 나왔다. 하지만 용병들에게 신경이 쏠린 나머지 이안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제야 이안과 무기질적인 눈과 마주치고 오들오들 떨었다. 거대한 덩치에 대검까지 눈에 들어왔다.


이런 사기를 쳤으면 죽지는 않겠지만 험하게 맞아도 할 말 없는 짓이었다.


"좋아. 마을 이야기를 해주면 네가 원하는 대로 동화 두 개를 주지."


그 말에 단번에 안색이 밝아진 소녀는 구석에 있는 용병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매우 조심스러웠는데, 어차피 술에 떡이 된 몇 놈과 마을 사람들과 서로 소리치며 싸우는 와중이라 들릴 리도 없었다.


"마을 뒤편 숲에 오크 몇 마리가 나타나서 마을 사람들이 잡으려 했지만, 오히려 마을 사람들이 다치고 말았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용병을 고용했는데, 저렴한 용병을 고용하다 보니 이 모양이지 뭐예요. 며칠간 머무르며 잡으라는 오크는 안 잡고 계속 여관에 머무르며 술과 먹을 것만 축내고 있어 여간 고민이 아니에요."


동화 두 개를 던져주었다. 오크를 몇 마리가 산에서 내려온다면 잡아줄 용의도 있었지만, 이미 용병에게 의뢰한 상황이었다. 나서면 모양새가 이상해졌다.


오크들은 얼마나 힘을 줄까. 입맛을 다셨지만, 내일이면 다음 마을로 향해야 했다. 돈은 충분하게 얻었으니 빨리 더 큰 도시로 가보고 싶었다.


여급이 가져온 물에 따뜻한 물에 노곤하게 몸을 담궜다.



* * *



한참 뒤에 마을 사람이 나가고 용병대를 이끌던 켈리오스는 나머지 놈을 툭툭 깨웠다.


몇 놈은 이미 무슨 이야기를 할 줄 안다는 듯 그와 눈을 마주쳤다. 이를 들어내며 서로를 향해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그 용병 보았지?"

"그런데 제법 검을 휘둘렀는지 근육질에 엄청 좋아 보이는 대검을 들고 있던데?"

"혹시 귀족 출신이 아닐까?"


어리숙해 보이는 용병 한 명이 말을 하자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다. 켈리오스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야이 멍청한 놈아. 네가 귀족을 본 적 있냐? 귀족은 무슨. 귀족이 혼자서 이런 곳에 자러 왔겠느냐. 설사 귀족이라도 시종 한 명 없는 게 귀족이냐?"

"역시 켈리오스. 대장 말이 맞다. 흐흐."

"그런데 강해 보이던데 우리중에 누가 죽으면 어떡하지?"


켈리오스는 이제 못 참겠다는 듯 이번에도 질문한 어리숙한 용병의 뒤통수를 갈겼다.


"지금 자고 있을 건데 조심스럽게 한 번에 들이닥쳐서 칼로 쑤시면 기사라도 죽을 거다. 놈의 장비만 그럴싸했지. 기사도 아닐건데 뭔 걱정이야."


켈리오스는 실제로 기사를 본 적 없었지만, 인간이라면 기습을 당하면 당황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잘 알았다.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까지도.


"거기다 내가 오줌을 싸러 나갔다가 마구간에서 품질 좋은 엄청난 말을 봤다니까. 그놈만 팔아도 의뢰금의 몇 배는 벌 거다."


어느새 술에 취해있던 용병도 하나 둘 잠에서 깨어 무슨 일인가 듣고 있었다. 익숙한 일인 듯 칼리오스가 약탈하자는 이야기에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


돈이야기에 오히려 눈을 반짝였다. 이런 일을 한두 번 해본 것이 아닌 게 분명했다.


"술 덜 깬 놈들은 뒤로 빠지고 취하지 않은 애들만 들어가서 놈을 찔러라."

"그럼 대장 돈은 어떻게 나누냐?"


눈치 없는 용병이 또 입을 열자 으르렁거리며 켈리오스가 쏘아봤다.


"일단 털고 나서 얼마가 있는지 확인해야지. 멍청한 소리 한 번만 더 하면 너도 같이 담가버린다."


용병은 계획을 조금씩 세워나갔다. 물론 별다른 계획은 없다.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는 게 목표다. 걸리더라도 뻔뻔하게 나선다.


갈등이 생겨서 싸우다 이렇게 되었다고 말을 돌린다면 이런 변방 마을에서 다른 이를 위해 나설 줄 이는 없었다.


오히려 용병들이 다시 찾아올까 봐 두려워서 전전긍긍하겠지. 오히려 계약을 파기하면 좋아하면서 입을 다물 것이다.


바닥을 밟으니, 여관의 나무판자가 끼익 거린다. 그들 나름 조용히 올라간다고 갔다.



* * *



진작부터 이안은 그들의 대화를 다 듣고 있었다. 리자드맨을 잡고 강화된 청력이 옆에서 떠드는 것처럼 소곤거리는 소리가 다 들려왔다.


그러니 잠을 자려고 해도 잘 수가 없었다. 청력을 조절하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가 조용히 하라고 가서 엄포를 놓으려고 할 때쯤.


그들의 계획을 듣게 된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감히 주제도 모르는 것들이.


하필이면 집을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저렇게 질이 낮은 용병들을 만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설사 귀족이라도 시종 한 명 없는 게 귀족이냐?' 어떤놈이 한 말인지 모르지만 날카로운 팩트에 비수가 날아와 꽂혔다.


놈의 말에 동감하지만 직접 들어보니 가슴이 아프군.


당장 내려가서 처리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현대인의 이성이 조금 남아있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그들의 목을 베었을 것이다.


새끼손가락에 있는 반지를 보며 이안의 의념이 닿자, 한순간 플레이트 아머가 전신을 뒤덮었다.


놈들에게는 사용하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써보겠는가.


어느새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놈들이 올라오는 소리였다.


저걸 조용히 올라온다고 오는 건가. 여관의 모든 사람이 깨겠다.


방안에는 나무로 된 빗장으로 잠겨져 있었다. 일반 성인들이 몸으로 강하게 부딪치면 빗장이 손쉽게 부서질 것이다.


용병들은 익숙한 듯 속닥이고 있었다. 이안이 듣고 있는지도 모른 채.


"계획대로 셋을 세겠다. 그때 문이 열리면 한 번에 들이닥쳐라."


셋을 세는 순간 덩치 큰 사내가 힘을 다해서 문을 박았지만, 그 사이 이안은 빗장을 열어버렸다.


열리는 문 앞에 자신의 힘을 못 이기고 앞으로 쏠려 바닥으로 철퍼덕 쓰러져 버렸다. 덩치 는 머리를 쥐어 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가뿐하게 대검이 휘둘러 지며 녀석의 목을 잘라 죽여버렸다.


순간에 벌어진 일. 동료의 죽음과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기사의 모습에 용병은 어안이 벙벙했다.


"저, 정말 기사였잖아!"

"젠장. 대장 어떻하지?"


켈리오스는 이안의 시선을 느끼고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시발! 놈을 다 같이 덤벼서 제압해야 한다. 가능하면 눈가리개 쪽의 눈을 노려라. 아니면 몸을 포박해라!"


판단은 좋았지만 이미 용병들은 겁을 집어먹었다. 한 번에 덤빌 용기가 있을 리가 없다.


문은 좁았고 놈들은 서툴렀다. 이미 한명의 목이 잘려 죽는 것을 목격했다. 풍겨오는 비릿하고 역겨운 피냄새.


다음 차례는 자기가 될까 봐 쉽게 나서지 못했다.


"이봐, 말만 하지 말고 네가 덤비는 게 어때?"


볼에 기다란 흉터가 있는 켈리오스를 향해 말했다. 놈은 정작 씩씩거리면서도 덤비지 않았다.


플레이트 아머를 보고 감히 덤빌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뭐하냐고 다 같이 덤비라고!"


켈리오스의 목소리에서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상당히 긴장했군.


"못 오겠나? 그럼 내가 가지."


죽은 자의 목에서 핏물이 흘러나와 낡은 목재 바닥을 적신다. 그를 치워내고 앞으로 몇 걸음 나섰다.


켈리오스는 한눈에 보아도 무거운 대검을 가볍게 휘둘러 목을 베어내는 모습에 두려움을 느꼈다.


투구 사이로 보이는 맹수 같은 사나운 눈빛. 살기가 가득한 눈동자를 보고 있자, 몸이 옥죄어 오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를 잘 못 골랐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지금 도망칠 수도 없다. 어떻게든 여기서 처리해야 한다.


켈리오스는 입술을 짓이겼다. 쌉싸름한 피 맛이 느껴지며 혼이 나갈 것 같던 정신이 돌아온다.


분명 사내가 들고 온 것은 가죽 배낭 하나다. 어디서도 플레이트 아머가 나올 곳이 없었다.


"그래! 아공간 가방이다!"


켈리오스의 착각이지만 그는 확신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값비싼 아공간 가방을 가지고 있다고.


마음속에 공포와 함께 일어나는 탐욕. 동료 한 명이 죽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공간 가방과 플레이트 아머를 가질 수만 있다면. 팔면 도대체 얼마나 큰 돈을 벌게 될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들어봐! 놈은 아공간 가방과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있다."

"대, 대장 그런데. 그게 왜?"


어리바리한 용병 한 놈이 또 쓸데없는 질문을 던져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질문이 좋았다.


"저걸 팔면 우리 인생이 바뀐다. 새끼들아. 아무리 기사라도 한꺼번에 덤비면 못 죽일 것도 없다고!"


흉터 난 볼을 실룩거린 셀리오스를 따라서 나머지 용병도 눈에 탐심이 깃들었다.


어느새 겁을 먹었던 표정은 어디 가고 죽이고 말겠다는 살기가 감돌았다. 용병들은 거리를 점점 좁혀 들었다.


그런 와중에 이안은 핏물이 흘러내리는 대검을 여유롭게 쓰러져 죽은 놈의 옷에 피를 닦았다. 그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워 용병들은 감히 덤비지 못했다.


"정말 단순한 놈들이군. 겁먹을 때는 언제고 이제 욕심이 생기니 덤빌 생각이 든 것이냐?"


일격에 죽여버린 용병은 어떤 힘도 주지 않았다. 용병이라 부르기도 민망하고 하찮은 수준.


그들은 좁은 방문 안에서 이안이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안나가주면 안들어 올 건가?


터벅.


그들을 위해 앞으로 나가주기로 결심했다. 힘도 안주는 용병 상대로 시간을 오래 끌 생각은 없다.


이제 여관 객실 복도로 나오자, 놈들은 둘러싸며 빈틈을 노려온다.


"이제 다 같이 덤벼!"


그래도 꼴에 용병이라고 동네 양아치 수준 보다 나았다. 탐욕에 취해서 간신히 공포를 이겨내고 덤벼들었다.


오른쪽의 수염 난 용병이 휘두르는 검은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리게 느껴진다. 대검이 더 늦게 휘둘렀지만 어느새 수염 용병의 목앞까지 다가왔다.


"커헉."


목이 베이고 수염난 용병은 눈을 무릅뜬 채로 죽는다. 왼쪽에서 한명이 같은 시간대에 공격이 들어온다. 지금 대검을 휘두르기 늦었다.


곧장 플레이트 아머로 놈의 검을 잡아버렸다. 단단한 아머는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놈의 눈동자가 가늘게 떨려온다. 뭔가 힘을 열려고 했지만 곧장 대검이 녀석의 복부를 뚫고 들어가 뒤로 튀어나왔다.


채앵!


또 다른 놈이 쇄도한다. 나름 괜찮은 타이밍. 하지만 검을 그대로 쳐내버렸다. 엄청난 괴력에 상대의 검이 날아가고 손목이 꺾여버렸다.


"아...아니 이게 무슨."


당황한 놈의 목을 향해 대검이 파공음을 일으키며 날아든다..


"커헉!"


믿기지 않는다는 듯 놈은 목을 부여잡고 흐르는 피를 바라보며 죽어버렸다.


그 시각 왼쪽에서 날아오는 검. 용기는 가상하나 느려보이는 검을 가볍게 흘려버린다. 녀석은 모든 힘을 검에 집중한 듯 몸이 앞으로 쏠려온다. 팔꿈치로 놈의 얼굴을 강하게 찍었다.


파직!


나무로 된 여관 벽을 얼굴이 박혀 들어갔다. 막대한 힘에 플레이트 아머의 단단함이 더 해지니, 하나의 둔기와 다름없다.


놈의 얼굴 뼈가 함몰 당하는 부러졌다. 즉사였다. 벽에 박힌 채로 움직임이 멎었다.


용병들의 눈동자가 사시나무 흔들리듯 떨려온다. 남은 몇몇은 동료의 죽음에 분노하며 덤벼들었다.


저럴 용기로 성실히 오크들이나 사냥하러 가지.


분노에 빠져 이성을 잃고 덤벼들어 오는 놈의 목을 찌르고 뒤를 뒤따라오는 용병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아니?"


용병들은 허공에 헛손질을 해버린 꼴. 갑옷을 입고 저렇게 빠르고 유려한 동작을 보여줄지 생각도 못했다.


그 사이 만들어 진 틈을 이안은 놓치지 않았다. 좁은 공간에 대검이 휘둘러진다.


여관의 벽 한쪽을 긁어버리며 한번에 휘둘리는 파괴적인 괴력. 평형으로 베이진 검이 두명의 몸을 동시에 베어버린다.


"남을 죽이려고 했으면 너희들도 당하는 것쯤은 생각해 봤어야지."


이안의 싸늘한 목소리에 켈리오스의 가랑이가 흥건하게 젖어버렸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한계를 찢어버리는 기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7화 NEW +2 15시간 전 72 3 13쪽
6 6화 +2 24.09.18 94 3 13쪽
5 5화 24.09.17 106 5 14쪽
4 4화 +2 24.09.16 120 6 13쪽
3 3화 24.09.15 120 6 12쪽
2 2화 +1 24.09.14 136 4 12쪽
1 1화 24.09.13 198 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