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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속 드래곤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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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더엠
작품등록일 :
2024.09.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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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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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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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화

DUMMY

크라수스는 힘이 점점 빠지는 것을 느꼈다.


챙!


'빌어먹을 내가 저런 애송이에게 진다고?'


개척촌까지 끌려온 약관의 청년에게 자신이 지는 것이 말이 안됐다. 자존심이 상하고 지금껏 노력해 왔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다.


기본기에서 이렇게 밀릴 줄이야. 녀석의 움직이는 발걸음 하나마다 신경 쓰이며 움찔하며 반응하게 된다.


유일하게 약간의 우세를 점했던 오러마저 밀리고 있다. 이미 오러를 세심하게 쓰지 않고 초반에 끝낼 작정으로 힘을 과하게 썼다.


이제 힘이 빠져서 오러의 파괴력이 대폭 줄어들었다.


'이러면 분명히 지고 만다.'


크라수스의 눈동자에 강렬한 결의가 생겼다. 불꽃같이 강렬하게 타오른다.


녀석의 걸음걸이와 검의 움직임이 달랐다. 이게 기본기의 차이인가. 마치 뱀처럼 움직이며 자신을 죄어온다.


'나도 검술을 익혔다면!'


이대로 있다가는 당할 뿐이다. 분노에 이를 악물며 검에 일격을 위한 오러를 담았다. 지금까지 그를 몇 번이나 뤼기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던 유일하게 아는 검술.


어깨의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몸 안의 마나가 순환하며 어깨에서 시작해 팔에 모조리 응집한다.


단 한 번의 찌르기.


일격에 모든 걸 걸지만 그 후에는 탈진하고 마는 검술.



"죽어라!"


흥분으로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뻗어나가는 빗살과도 같은 속력. 알렌이 뚫리는 것 같은 모습에 사람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정작 크라수스의 표정은 낙담하여 실의에 빠졌다.


알렌은 떠올렸다. 불타오를수록 냉정해져라.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다.


이안과의 대련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만큼은 누구보다 냉정했다.


일격을 가하는 찰나, 알렌의 차가운 눈동자를 본 카르수스는 뭔가 일이 잘못됨을 알았다.


오러를 뿜어내며 자신이 아는 유일한 검술로 덤벼들었는데 상대가 몸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며 피해버렸다.


이게 무슨!


그러자 크라수스에게 거대한 빈틈이 생겨났다. 어느새 알렌의 검이 목 앞에 닿아있다.


"항복하시겠습니까?"


차가운 목소리로 정신이 뚜렷해져 온다.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크라수스는 말했다."


"···항복입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털썩 주저앉은 크라수스.


와아아아ㅡ!!


거대한 마을 사람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마치 자신들이 이긴 것처럼. 친하지 않더라도 같은 마을이라는 소속감이 있는 것이리라.


이안은 알렌과 대련을 하러 왔지만 관두었다. 저렇게 지친 모습을 보니 상인들에게 받을 것만 받아 가기로 했다.




아직도 식지 않은 열기 속에 이안은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촌의 집으로 나갔다.


그런데 족제비 녀석이 따라온 것이다.


"헤헤...이안님. 언제 오셨습니까?"


"네가 시비를 걸었는데 왜 알렌이 싸운 것이냐?"

"아, 그거 말입니까? 시비를 건 것은 저 용병 놈이 알렌보다 더 꼴 보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어찌나 허세를 부리고 우리를 무시하던지. 헤헤···어차피 잘 해결되지 않았습니까?"


이안은 실소를 흘렀다. 웬일로 알렌 편을 들어준다더니,. 그냥 자신의 분노를 알렌에게 떠넘기거나 다름없잖아.


"만약 대전사로 대신 알렌이 싸워주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 뻔했냐?"

"어차피 나중에 이안님께서 오시지 않았습니다."

"내가 안 왔으면?"

"그, 그러면 도망쳐야겠죠?"


주위를 살피더니 족제비가 조용히 속삭였다.


어이가 없는 녀석.


저놈이라면 분명 그런 행동을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걸어가다 보니 마을의 끝에 목책을 치우고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뭐나 저건?"


정말로 모르냐는 시선으로 족제비가 쳐다본다.


"이안 님 덕분에 마을이 잘되어서 결혼도 많이 하고 애들도 많이 낳다 보니 살 곳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마을 크기를 늘렸습니다."


도와줌으로서 인해 일어난 나비효과. 너무 잘나가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게 맞나. 짐승들을 잡아서 나눠주고 마물에서 지켜주니 풍족한 토양에 사람들은 작물을 알아서 잘 자라니 매일 행복한 웃음이 마를 날이 없었다.


가을추수가 끝나고 나서 이곳에서 너무 많은 양의 곡물이 나왔다. 이곳은 겨우 작은 북부의 변방 마을일 뿐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워낙 땅이 좋으니 그저 곡물이 잘 자라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겠지.


어차피 곡물이 많이 나오더라도 마물이 나오는 리스크에 비한다면 별것 없는 일로 치부할 것이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



북부 대공의 휘하에 있는 수석 행정관 글라코는 휙휙 넘기던 문서를 보다가 잠시 멈추고는 다시 이전 문서로 돌아가서 또 한 번 확인했다.


뭐야 여긴.

레트로 마을. 개척촌이라 부르는 곳.


촌장이 올린 곳의 수확량이 집마다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에 이른다.


수석 행정관으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치다. 풍년이라고 여겼던 해에 2배 가까이 오른ㄳ도 말도 안 되는 수치였는데.


"이거 잘못 보고 한 것 아니야?"


그는 곧장 아래에 있는 자들을 시켜 보고한 놈을 찾기 시작했다.


지금껏 수확량을 줄여 속여 삥땅치는 놈은 있어도 이렇게 뻥튀기시킨 놈은 처음이다.


수확량이 믿기지 않았다. 거기다 인구수 증가가 나타난 보고서를 보자 더욱 어이가 없었다. 무슨 이익이 있다고? 성과라도 부풀리는 것인가.


사람이 200명이 늘었다고?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 본 게 아닐까.


그게 아니고서야 수확량과 출산률이 말도 안 되지 않은가.


특히 범죄자들을 시범적으로 보내서 북부에 개척촌을 만들었을 뿐이다. 만약 마물이라도 나타나면 순식간에 사라질 게 분명한 마을.


마물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런 곳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왜 수확량과 인구수가 말도 안 되게 치솟은 것인가.


"이봐 이걸 만든 아랫놈을 불러와."


비서는 뚜벅뚜벅 걸어와서 글라코의 문서를 받아 들고 곧장 밖으로 나갔다.


곧 하급 행정관은 자신이 왜 성의 수석 행정관님 앞에 끌려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정확하게 전부 보고 했는데···.'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게 아닐까.


"저..."


말하려 하자 글라코의 비서가 차가운 눈동자로 노려본다.


"죄, 죄송합니다."


일단 뭘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머리를 숙여야 하는 시점.


하급 행정관의 앞에 한 문서가 날아왔다. 문서를 보면서 필사적으로 오차나 잘못된 것을 찾으려고 했지만 없었다.


"아, 아무것도 문제가 없는데요?"


그의 말이 끝나자, 수석행정관 글라코가 미간이 강하게 찌푸려졌다. 그는 안경을 매만지면 질문했다.


"젠장, 그래도 행정관이란 놈이 뭐가 잘못됐는지도 모르다니! 개척 마을 레트로 마을을 봐라."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문제지? 이해할 수 없다. 뭔가 그의 심기를 건든 인물이 마을에 있는 건가?


답답해 죽으려고 한 글라코는 소리쳤다.


"출생률과 수확량. 그리고 앞으로 더 큰 마을을 만들 거라면 예산 요청까지. 그게 안 보이나?"


글라코의 말에 주눅이 든 채 하급 행정관은 우물쭈물했다.


간신히 입을 열어 답했다.


"혹시 이렇게 갑작스러운 성장이 잘못 보고 됐다고 생각하지만 오해입니다. 제가 바빠서 가서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자주 방문하는 상인들과 제 밑에 사람을 시켜 가서 보고 오게 하니 정말로 그곳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급 행정관은 속으로 글라코의 욕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깐깐한지 알고 있었지만, 일 처리를 제대로 한 것도 욕을 먹다니.


"정말 저게 다 사실이란 말이더냐?"


저게 가능하다면 북부가 대륙을 먹는 것도 꿈이 아닐 수도 있다.


북부 대공은 지금은 참고 있지만 언제인가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 같은 존재.


전쟁이 나지 않는다고 한들 북부가 강성해져서 나쁠 것은 없다.


글라코는 눈을 빛냈다.


자기 눈으로 봐야 한다. 기름진 땅이라고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그렇지만 글라코가 마물의 숲에 근처 마을로 가려 하자, 아래에 인간들이 다 말렸다. 너무 위험하다고 한다. 북부의 미래가 달린 일인데 저런 태도라니.


이미 불타버오른 글라코를 말릴 수 없었다. 그럼, 너희들이 가서 빼곡히 보고서를 올려라 하자 입을 닫고 어물쩍거린다.


어떻게 그런 변화가 가능했는지 조사가 필요했다.


비록 북부와 제국과의 다툼에서 간신히 자치권을 얻었고 마물의 숲을 막는 수호자로 존재하지만 언젠가는 또다시 부딪침이 있을지도 모른다.


황제가 바뀔 때마다 긴장하는 것도 여러 번.


결국 글라코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자, 그의 아내가 살벌한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 잠깐만! 여보. 진짜 기사들을 잔뜩 데리고 갈 거야. 들어보니 마물들이 안보인지도 꽤 되었다니까!"

"어휴 됐어! 위험한 데를 꼭 가야겠어? 부인을 미망인으로 만들거야? 그럴 거면 오늘은 밖에 나가서 자!"


쾅! 침실의 문이 닫혔다. 글라코는 북부의 미래라고 중얼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일단 자신의 미래부터가 걱정이다.



***



글라코는 기사들과 함께 마물의 숲에서 가까운 마을에 들렀다.


"벌써 어둠의 마나가 느껴집니다."


따라온 3번대 기사단장을 맡은 엘리스가 인상을 썼다.


"어둠의 마나라고 너무 멀리하지 마십시오 다 신이 만들어준 이유가 있겠지 않겠습니까."


글라코의 말에 엘리스는 코웃음 쳤다. 그녀가 믿는 종교에는 어둠의 마나는 악을 상징하는 존재일 뿐.


흥미롭게 글라코는 주변을 살폈다. 마물의 숲 근처는 그 악명에 어울리지 않게 마을 사람들은 활발하고 수많은 물품이 팔리고 상인들이 오고 간다.


오히려 수도 근처의 어느 도시보다 활기차 보이기까지 한다.


굶주려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 흔한 거지 한 명 보이지 않다니. 전혀 생각 못 한 모습에 글라코는 흥미롭게 주변을 돌아다녔다.


곁을 지키는 엘리스로는 하품만 나올 뿐이다. 하나같이 평범한 사람들 뿐이다.


간단한 치장으로 몸을 가려서 기사단의 단장이 옆에 있고 다른 기사들은 비밀리에 뒤에서 따라오고 있다.


그때 한 청년이 걸어오자, 사람들이 쳐다보면서 다들 인사를 나누려고 했다.


"저 사람이 누구길래 사람들이 다들 반겨주는 것입니까?"


갈리코는 궁금해서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질문했다.


"아 저 사람 말이오? 당신은 외지 사람인가 보군. 그는 마물의 숲에 사는 사냥꾼이지. 사자의 심장을 가진 자가 아니면 그곳에서 어찌 사냥하며 살아가겠소? 심지어 수많은 짐승과 몬스터를 잡아서 상인들이 이곳을 지나가며 거래하며 풍족해졌네. 반길 수밖에 없지. 심지어 마물까지 잡았다는 소문도 있다고 하오."


그런 자가 있다고? 물론 걸러들어야 겠지만, 일개 사냥꾼이 마물의 숲에서 사냥하며 산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분명 뭔가 감추는 것이 있겠지. 그와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다.



***



고블린의 숫자를 보니 저번에 부탁했던 씨앗과 모종으로는 턱도 없었다.


'가까운 마을에 좀 갔다 와야겠군.'


가깝다고 한들 평범한 사람으로는 반나절은 기본으로 가야 하는 길.


이안이야 전력으로 달려간다면 얼마 걸리지 않을 터였다.


그곳에 마물의 숲 근처에서 제일 큰 도시가 자리했고. 상시 시장이 열려있다. 가면 씨앗을 대량으로 구할 수 있으리라.


뭐 대단한 작물을 기르려는 생각은 아니다. 그래도 고블린들이 많아지다 보니 일도 시킬 겸 정원을 꾸며 볼 생각이다.


농작물도 크게 재배하고. 솔직히 무턱대고 시작하는 일이지만 나름대로 기대가 된다. 다 이렇게 시작하는 게 아닌가.


아니면 마을 사람 중에 찾아서 물어봐도 된는 것이고.


고블린도 먹이고 남으면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되겠지. 그렇게 시장에 도착해서 곧바로 있는 대로 각종 씨앗을 찾아다녔다.


샤인 머스캣을 닮은 품종부터 고구마를 닮은 품종까지 없는 게 없었다. 날씨가 추운 것은 카론을 통해서 어떻게든 하우스 농장을 만들던 알아서 하겠지.


일단 무턱대고 고블린에게 시킬 생각만 가득 찼다. 이안은 그저 그들이 일한 작물을 먹을 생각에 흡족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러다 한 여인을 보았다.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곧장 피하려 했지만, 군중들이 이안을 알아보고 몰려왔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아니면 도망치다가 용용이를 부르지.


엘리스가 군중을 밀어내고 그에게 다가왔다.


그의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강렬한 기운과 마주했다. 놀람과 경계의 눈으로 그를 마주했다.


'이런 자가 북부에서 사냥꾼을 하고 있다고?'


믿을 수 없었다. 순간 본능적으로 엘리스가 검을 뽑자, 주위 일대가 소란스러웠다.


갑작스러운 적대적 태도에 이안은 어이가 없었다. 갑자기 눈을 마주하더니 칼을 뽑아 들다니.


"지금 뭐 하시는 것입니까?"


이안의 말에도 엘리스는 글라코를 보호하면서 앞을 가로막았다.


글라코는 인상을 쓰며 엘리스를 말렸다.


평소에도 괄괄한 성격 탓에 아름다운 미모에도 모두가 꺼렸는데 그 모습이 지금 나온 것이다.


이안은 식물의 모종과 씨앗을 사고 아공간에 넣고 돌아가려는데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저는 수도 갈리온에서 파견나온 행정가입니다. 혹시 메트로 마을에 대해 잘 아십니까?"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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