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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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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5,428
추천수 :
76
글자수 :
572,474

작성
23.07.17 10:07
조회
135
추천
0
글자
7쪽

2편 – 괴한

DUMMY

책의 글자는 상형문자는 아니다.

모양을 보니 표음 문자인 것 같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의 언어는 한국과 품사 순서가 비슷하다.

그리고 성이 앞에 있고 이름이 뒤에 있다.

조금만 공부하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이다.


“나는 알고 싶다고.”외쳤다.


그러데 이게 웬일!

전에는 말을 하면 입안에서 옹알거리더니 정확한 발음이 튀어나왔다.

그동안 연습하던 것이 성공 했나보다.


근데 모두가 정지된 상태의 화면 같다.

그들만 아니라 나도 놀랬다.

이걸 어찌하나?


너무 튀면 죽는 거 아니야?

시녀장의 눈치를 살핀다.

이번에는 시녀장이 잠시 정지 화면인가 싶더니 얼굴에 웃음이 활작 핀다.


“ 돌 때 말을 이렇게 잘 하는 아이는 처음 봅니다.”

재는 왜 웃는 거야 알 수 없네.


나는 이 장면을 수습하기 위하여 얼른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표정을 짓고 다시 옹알거리며 양손으로 손뼉을 치며 짝짜궁을 한다.


돌잔치가 지난 후 별일 없이 평이하게 서너 달이 지났을 어느 여름날 밤이다.

나는 잠에 들었다가 아래가 축축하여 잠이 깨었다.

옆을 보니 시녀가 호롱불 밑에서 책을 읽고 있다.


【평소에는 뜨개질이나 바느질을 하더니 오늘은 책을 읽네.】

나는 우선 생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끙끙거린다.

시녀는 얼른 나의 신호를 감지하고 지저귀를 갈아 준다.


나는 시녀를 편하게 하기 위하여 자는 척을 한다.

시녀는 내가 잠에 드는 것을 확인하고는 지저귀 보따리를 들고 나간다.

이 시간에 빨래를 하려나보다. 낮에는 더우니 지금 하려는 것인가?


나는 눈을 뜨고 유모차 앞의 의자에 놓인 책을 움켜잡는다.

책을 펴고 종이의 질을 살핀다.


종이의 질은 거칠다. 매끄럽지 못하고 꺼칠까칠하다.

그래도 이정도면 상당히 발달한 문화가 아닌가?


지구에서도 종이가 나온 것은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라고 들었다.

이번 생에서는 공부해서 학자가 되자 생각하며 글자를 살핀다.

글자는 활자로 찍은 것 같다.


이때 창문에 비친 검은 그림자. 칼을 들고 있다.

나는 이번엔 별로 긴장을 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시녀장이 들어와서 싸우는 시늉을 내겠지 ..

하지만 만일을 생각해서 ...


나는 유모차 위에서 몸을 들썩거리며 굴렀다.

어렵게 유모차가 탁자 쪽으로 굴러간다.

실패에 꽂혀진 가장 긴 바늘을 빼어서 손에 쥐었다.


창문이 뻐끔이 열리며 검은 옷에 복면을 한 괴한이 방에 들어온다.

조금 있으면 시녀장이 오겠지..


괴한이 방에 들어오더니 두리번거린다.

시퍼런 칼날이 달빛을 받아 푸른 예기를 흘린다.


괴한이 고개를 돌리자 나는 자는 척을 한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실눈을 뜨고 바라보니 품에서 뭔가 꺼낸다.


호롱불에 비쳐보고 있다.

나는 옆 눈질로 그림을 바라본다.

그건 시녀장의 얼굴이다. 몽타주인가? 초상화인가?


저게 왜 시녀장의 그림을 가지고 있지?

과한은 그림을 주머니에 넣고 내 뒤 쪽으로 와서 창문을 바라보다 뒤로 돌아서 나를 바라본다.

나는 자는 척 눈을 감고 실눈을 떠서 바라본다.

그런데 차가운 검의 끝이 내 기저귀 쪽으로 와 있다.



괴한은 약간 구부정하게 몸을 굽혀 칼을 잡고 있다.

그의 낭심이 나의 이마위에 놓여 있다.


위기의식을 느낀 나는 대바늘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그의 낭심을 향해 전력으로 찌른다.

바늘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큰 저항없이 들어간다.


순간 괴한의 고통에 찬 고함소리가 방을 울린다.

으 〰 앜!! 천정이 내려앉는 듯한 커다란 괴성.


괴한이 잡고 있던 검을 놓치며 칼끝이 지저귀의 옆면을 자르고 유모차 옆면의 보호대에 걸쳐지며 무게 중심으로 손잡이 쪽으로 기울어지며 바닥에 떨어진다.


괴한은 대바늘을 뽑아 손에 잡은 체 창문으로 뛰어간다.

낭심의 밑으로 핏방울이 떨어지며 창문밖으로 사라진다.

나는 잘려진 지저귀를 보며 욕지거리를 웅얼거린다.


문이 열리며 가장먼저 시녀장이 들어온다.

【동작이 빠르군.】


시녀장은 창을 들고 들어온다.

먼저 나를 살피고 기저귀도 살핀다.

예리한 관찰이 이어진다.


창을 엎에 세워놓고 호롱불을 들어 바닥을 살핀다.

바닥에 괴한이 떨군 검을 집는다.


이때 문이 열리며 어머니를 선두로 외할아버지 시녀 그리고 조금 지나서 외할머니가 들어온다.

바로 뒤이어 집사장이 들어온다.


어머니가 시녀장이 들고 있는 검을 바라보고 이어서 창문쪽으로 두 방울 미세하게 흘린 혈흔과 나의 지저귀가 잘린 단면을 바라본다.


“ 이번에도 크리스가 우리 아이를 살렸네.” 어머니의 말이다.

“ 정말 양위 크리스는 우리 손자의 은인이네.” 외할머니의 말이다.


시녀장인 양위 크리스는 부정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듣고 있다.

외할아버지도 한마디 한다.

“ 고맙네 자네가 우리 손자를 또 살리는군!”


양위 크리스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저게 내가 물리친 괴한을 지가 물리친척하네.. 앙큼한 것!】

외할아버지는 검을 달라고 손을 내민다.


시녀장이 검을 건넨다.

외할아버지는 검을 살핀다.

“ 음 저번의 검과 이 검은 다르네.”

말하며 검신의 밑둥에 새겨진 제작자의 새김도장을 바라본다


“두 검을 조사하도록 하여야지.” 외할아버지는 말끝에 깊은 한숨을 몰아쉰다.

“ 제가 여기서 오늘 자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들어가 쉬시지요.” 시녀장의 말이다.

【저 엉큼한 것이 무엇 때문에 또 남는다는 거야?】


“ 자네가 수고가 많네. 피곤할 터 인데 자네도 쉬지 그러나”

“ 아닙니다. 저의 생명의 은인이신 장군님 집안일인데 어찌 소홀히 하겠습니까?”

“ 그래.. 그럼 여기는 양위 크리스 에게 맡겨두고 모두 들어 가세나.”

외할아버지 도나 무친 장군이 검을 들고 나간다.


외할머니, 집사, 시녀, 어머니 순으로 방을 나간다.

혼자 남은 시녀장이 방을 두리번거리며 살피고 나의 기저귀를 벗겨 살펴본다.


“ 누가 침입한 것일까? 지저귀가 잘린걸 보면 검도 보통검이 아닌데. 침입자를 물리친 건 누구일까? 기저귀는 둘이 싸우다가 자른 것일까? 샌딘을 누가 노리는 것일까? 더욱 철저히 징군가를 감시하도록 해야 하겠네” 혼자 머리를 흔들며 샌딘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시녀장이 나를 해할 의사는 없는 모양이네 .. 그럼 이 집에서 신임을 얻으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알수 없는 일이다.

그 후는 당분간 평안한 나날을 보내고 이어서 가을이 왔다


나는 이제 말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걸을 수도, 달려갈 수도 있다.


오후 시녀가 나의 손을 잡고 성문을 나선다.

나는 성 안과 밖의 지형을 파악하기 위하여 시녀를 졸라 산책을 다닌다.


시녀와 나갈 때는 두 명의 호위가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

시녀장인 양위 크리스는 위험한 밤에 호위를 한다.


나는 어떤 아이인데 이렇게 호위를 하여야 할까? (다음편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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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편 – 피신 23.07.17 116 0 8쪽
» 2편 – 괴한 23.07.17 136 0 7쪽
2 1편 – 돌 23.07.17 206 0 8쪽
1 프롤로그 23.07.17 369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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