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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우우
작품등록일 :
2022.09.06 21:08
최근연재일 :
2022.09.06 22:27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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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3,114

작성
22.09.06 22:27
조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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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마스터 미카엘

DUMMY

"성문을 열어라!"

한 남자의 큰소리침에 성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병사들이 뜬잠에서 깬 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거! 누구시오! 이 야밤에 말이요!"

병사들은 잠에서 깨서 살짝 짜증 섞인 말투로 응수했다. 그것도 평일 야심한 밤이었기에 성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며 하물며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 할지라도 왕이 사는 성안으로 들어올 사람은 없기 때문이었다. 목이 두 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몰라도.."성문을 열어라! 왕을 뵈러 왔다! 난 마스터 미카엘이다!"

남자는 큰 소리로 소리치며 말했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말로 또박또박 말했다.


하지만 병사들은 그런 미카엘이라는 남자의 말을 믿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들은 또박또박 대꾸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평안한 밤을 방해한 사내를 골려주려는 마음도 있던 모양이었다.


"당신이 미카엘이면 난 대부호 스크루지요!"

병사들은 대부호 스크루지의 이름을 들먹이며 조롱하였다.


이의 남자는 두르고 있던 망토를 젖히고 무언가를 손으로 들어 올렸다.

"자! 이것이 내가 미카엘라는 증거이다! 더는 말하지 않겠다. 문을 열어라!"

남자가 손에 번쩍 들어 올린 것은 사람의 잘린 머리였다!


병사들은 기겁하며 그제야 성문으로 내려와 황급히 문을 열었다.

철문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열렸고 미카엘이라는 남자는 최대한의 속도로 돌진하듯이 성안으로 말을 몰고 들이쳤다.


병사들의 경례도 무시한 채 그는 성안에 왕이 거주하는 궁전 앞으로 질주했다.

말의 시끄러운 헐떡인 소리에 궁전 앞을 지키는 근위대는 거대한 창을 휘두르며 그의 앞을 막았지만, 성문의 병사와 다르게 미카엘의 얼굴을 아는지 그들은 창을 거두고 재빠르게 문을 열었다.


미카엘이 궁전 앞에 도착하자 방금 잠에서 깬 듯한 궁전집사가 버선발로 뛰어나왔다.

그는 시종들로 시켜 미카엘의 말을 잡아주고 그를 어떻게든 도와주려 했지만, 미카엘은 그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가 발길을 멈춘 것은 궁전집사앞이었다.


"마스터 미카엘! 왕께서 그대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어서 가시죠!"

그는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는 곰이 그려져 있는 커다란 궁전 문을 열고 그를 안내했다.


궁전 안에 들어서자 차가운 복도가 나오며 하늘의 수많은 별처럼 장식되어있는 궁전의 장관 중의 하나인 전사의 회랑이 나왔고 복도 끝으로 가자 곰 털가죽을 입고 있는 왕의 근위대가 문을 막고 서있었다.


궁전집사가 미카엘의 앞에서 잠시 멈추고 미카엘의 망토를 잡고 스르륵 내려주었다.


망토를 벗자 그의 낡은 가죽과 허리춤에 매달린 두 개의 쌍검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그보다 그의 허리춤 뒤에 매달린 사람의 머리는 가희 충격 그 자체였다.


궁전집사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미카엘은 안으로 인도했다.

왕의 침소는 비교적 소박하게 이루어져 있었다. 고대 동물들의 뼈로 장식된 한쪽 벽과 수많은 무기는 그의 전사적인 업적을 과시하는 듯했다.


미카엘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 궁전집사는 허리를 숙이며 누군가에게 인사를 올렸다.

"하킨 왕이시여 마스터 미카엘이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누군가 걸어 나왔다. 하지만 걸음이 느린 탓인지 어둠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미카엘은 그가 누군지 알고 있었고 그가 어둠에서 채 나오기 전에 무릎을 꿇고 그에게 머리를 숙였다.


"오.. 미카엘 드디어 돌아왔군..."어둠 속에 모습을 드러낸 하킨 왕은 온 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

그의 한쪽 눈은 아직 출혈이 멈추지 않았는지 그쪽 붕대를 뻘겋게 물들어 있었다.


하킨 왕은 상처 때문인지 얼마 못 가 의자에 쓰러지듯 앉아버렸다.

그 모습에 궁전집사는 부리나케 뛰어나가 그를 보좌했다.


"자 어서 나에게 보여주게.. 그 빌어먹을 반역자놈을 말이야..."하킨 왕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미카엘은 왕의 대답에 허리춤에 매달린 사람의 머리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러자 하킨 왕은 말했다.


"더 가까이 와주게.. 내 눈이 이젠 한 개뿐이라 잘 안 보인다네.."미카엘은 왕의 앞으로 걸어가 그에게 그 머리를 보여주었다.


"하하하하! 이게 붉은 공작의 머리인가? 생각보다 많이 늙었구먼!!"

하킨 왕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미카엘에게 편안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고맙네.. 고마워.. 내 이제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겠어."

하킨 왕은 머리를 궁전집사에게 건네주었다. 궁전집사는 질색하는 표정으로 끄트머리 머리카락을 잡고 어디론가 가져갔다.


"미카엘... 자네가 나의 복수를 완성해 주었군"

"왕이시여. 더 시키실 게 있으시나이까?"


하킨 왕은 우직한 그의 충성심에 감사함에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일어났다.

그리곤 책상 위에 올려진 두루마리를 미카엘에게 건네주며 그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일어나게 미카엘. 자.. 이 두루마리는 곧 죽을 나의 마지막 부탁일세. 꼭 내가 죽거든 열어보도록 해주게.""....제가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왕께선 분명 이겨내실 것입니다."

하킨 왕은 그의 어깨에 올린 손아귀의 힘을 꽉 쥐며 말했다.



"때가 되면 누구나 가는 법. 나의 여정은 곧 끝일세.. 하지만 이 나라를 위해선 자네가 필요하네.. 마지막 명령이니 꼭 수행하게 나의 마스터여."

하킨 왕은 그렇게 미카엘 손에 두루마리를 꼭 쥐여주고는 힘이 빠졌는지 자리에 쓰러지듯 앉았다.


"자... 힘들었을 텐데 어서 쉬도록 하게나. 고맙네.. 내 마지막 전리품을 챙겨다주어서."

하킨 왕은 손을 들어 궁전집사를 불렀고 궁전집사는 달려와 미카엘이 나갈 수 있게 문을 열어주었다.


미카엘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인사를 올린 뒤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침실의 문이 닫히자 하킨 왕은 창문 밖의 수많은 별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카엘.. 자네가 해주어야만 하네..."


침실에서 나온 미카엘은 집사의 배웅을 받으며 궁전 문 앞으로 나갔다.

집사는 미카엘에게 말했다.

"마스터시여 왕께서 편찮으신 사실은 극히 드문 사람들만이 알고 있습니다. 만일 이 사실을 유포하는 사람들은 죽이라고 하셨습니다."

집사는 미카엘의 귓가에 바짝 가까이 붙어서 말했다.


"왕께서 시키신 것이냐?"

미카엘은 궁전집사를 내려다보며 서슬 퍼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아... 아닙니다. 알레노스 왕자님께서 분부하신 내용이십니다...."집사는 눈을 재빨리 내리깔며 말했다.


"난 오직 왕에게 충성할 뿐이다. 그 명령은 거절하겠다."

미카엘은 그리 말하고는 망토를 뒤집어쓴 채로 말을 몰아 궁전을 빠져나왔다.

칠흑 같은 어둠으로 그의 말발굽 소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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