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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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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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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화 - 헬파이어 패스(Hellfire pass) - (2)

DUMMY

1943년 3월 인도 코히마


부대원 기동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5307 혼성연대 예하 폭스 중대(Fox company)의 가르시아 소령은 거슬리던 검은 머리 꼬마들이 보이지 않자 슬며시 의문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마 접경 일본군 진지를 기습해 전과를 올리고 포로를 구출했다고 메릴 준장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지 않았던가?


‘쳇, 그까짓 작은 진지 기습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대장님은 왜 그렇게 dirty knees(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인종 차별적 표현) 따위를 치켜세우는지 모르겠군.’


가르시아 소령은 프랭크 메릴이 이끄는 5307 혼성연대에서도 과달카날, 뉴기니 등지에서 일본군과 격전을 치른 병사들로 구성된, 사납고 전투라면 이골이 난 폭스 중대의 지휘관이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전장을 헤쳐온 만큼 그의 자부심 또한 남달랐는데, 이곳에서는 동양 꼬마들로 구성된 빅터 부대를 마치 신처럼 떠받드는 모양새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메릴 준장의 체면을 보아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가르시아의 눈에 버마에서 퇴각했다는 영국군은 그저 전장에서 꽁무니를 뺀, 한심한 놈들에 불과했다.


지금도 상황도 그렇지 않은가?


자력으로 빼앗긴 것을 되찾을 궁리는 하지 않고 검은 머리 동양인 나부랭이에게 주요 임무와 선봉을 맡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는 인도에 주둔한 연합군이 과연 ‘군인’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산악전과 유격전이라면 가히 연대 최고라 자부하는 전투력, 가르시아 소령은 언젠가 때가 되면 누가 진정한 강자인지 검은 머리 꼬마들과 겁쟁이 영국놈들에게 똑똑히 보여주리라 다짐했다.


그런 와중에 메릴 준장이 가르시아의 속을 긁는 말을 했다.


“빅터 부대가 버마로 포로 구출 작전에 나섰네.”


“또 그놈들입니까?”


가르시아 소령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어째 중요한 작전들은 죄다 그놈들이 가져가는 느낌입니다.”


“이번에는 접경 지역이 아니라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작전이네. 아무나 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란 말일세.”


“그럴수록 우리가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dirty knees놈들이 그렇게 설치게...”


“어허, dirty knee라니! 말을 가려서 하지 못하겠나!”


좀처럼 큰소리를 내는 법이 없는 메릴 준장이 이례적으로 목청을 높이자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듯하던 가르시아도 움찔했다.


“아, 아니, 사령관도 그렇고 연대장님도 너무 한쪽에만 작전을 배당하는 것 같아 드리는 말씀이지요.”


무안한 듯 먼 산을 보며 말하는 가르시아 소령을 보며 메릴 준장은 혀를 찼다.


메릴 준장이 보는 가르시아는 절대 단순하고 과격한 그런 인물은 아니었다.


거칠기로 소문난 폭스 중대원들을 통솔하고 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여러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가르시아 소령은 제법 훌륭한 지휘관이라 할 수 있었지만 그런 그에게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가르시아가 빅터 부대에 대해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은 메릴 준장 역시 알고 있었다.


다국적군으로 이루어진 연합군이기에 부대 간 형성된 경쟁심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가르시아를 비롯한 폭스는 빅터에 대해 경쟁 정도가 아니라 적개심마저 보인다는 것이 골치 아픈 점이었다.


불과 얼마 전에도 폭스 부대원들은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빅터 부대를 향해 바나나 껍질을 던지는 돌발 행동을 했고, 흥분한 빅터 부대원들과 폭스 부대원들이 무력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질 뻔했다.


폭스 중대 소속 크로포드 대위가 발 빠르게 나서 중재하고 메릴 준장이 연대를 대신해 빅터 부대에게 정중히 사과해 사태가 확대되는 것은 간신히 막았으나 가르시아 소령과 그의 부대원들은 빅터 부대에 대한 알 수 없는 적개심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곧 우리에게도 작전이 하달될 것이네. 자네는 부대원 훈련에 좀 더 신경 쓰도록 하게.”


메릴 준장은 가르시아 소령에게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라는 말을 하려다 포기했다.


말로 타일러 바뀔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달라졌을 것, 지금 몇 마디 더 한다고 해서 바뀔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작전 지역은 적진 깊숙한 곳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접근이 쉽지 않을 텐데요.”


“그렇겠지. 만약 자네라면 어떤 방법으로 침투하겠나?”


메릴 준장의 말에 가르시아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입을 열었다.


“육로 이동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저라면 공수 낙하로 침투하겠습니다.”


“저들의 감시를 피할 수 있겠는가? 대공 포화망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많은 대원이 싸우기도 전에 전사하지 않겠나?”


“음...”


메릴 준장의 말에 가르시아는 다시 머리를 쥐어 짜봤지만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 대체 그놈들은 무슨 수로 접근하겠다는 겁니까?”


“글라이더라네.”


“글라이더요?”


“그래, 작전 지역 북쪽은 절벽 지대가 아닌가? 야음을 틈타 글라이더로 활강한다면 충분히 저들의 감시망을 피해 접근할 수 있겠지.”


가르시아 소령은 미간을 찌푸리며 글라이더를 통한 침투를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메릴 준장의 말처럼 해당 지역에서 글라이더를 통해 저공 침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으나 지도에 표시된 그곳은 낮에 햇빛조차 잘 들지 않을 만큼 나무가 우거진 정글 속이었다.


‘공중에서 보면 어디가 어딘지 분간조차 하기 어려운 곳이 정글이다. 고작 지도 한 장에 의존해 활강을 하겠다고? 미친놈.’


가르시아 소령은 자신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


메릴 준장은 그런 가르시아를 보며 처음 시도하는 작전이 아니라는 말을 하려다 내버려 두었다. 어차피 본인 눈으로 보지 않는다면 믿지 않을 사람이었다.


골치 아프다는 듯 돌아서 가는 메릴 준장을 보며 가르시아 소령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빅터 부대가 향했다는 방향을 보며 중얼거렸다.


“쳇, 그놈의 빅터! 그 빌어먹을 놈의 대니얼 리! 해군 출신 따위가 육전에 대해 뭘 안다고.”


대니얼 리, 원래 이름이 이청천이라고 했던가?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그 이상한 이름 말이다.


“두고 보라지. 언젠가 그 콧대를 납작하게 해줄 날이 있을 테니.”


*


1943년 4월 버마 탐파이 철도역


01시, 일렁이는 횃불을 뚫고 바위를 쪼개는 절단기 모터의 굉음과 곡괭이질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저 짓을 하는 거요?”


수풀에 몸을 숨긴 채 철도 부설 현장을 감시하던 김우진 대위가 어이없다는 어조로 말했다.


“여기가 아니라면 수십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돌아가야 하니, 반드시 이곳을 통과하려 하겠지.”


이청천 대령은 지도로 지형을 살피며 김우진 대위의 말을 받았다.


“뭐, 그렇긴 한데. 어라? 저기! 방금 곡괭이질 하던 저놈 쓰러진 것이 아니오?”


김우진 대위의 말처럼 곡괭이질을 하던, 연합군 포로로 추정되는 비쩍 마른 사내는 비틀거리다 옆으로 풀썩 쓰러졌다.


“수백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쉬지도 않고 걸어와 제대로 먹지도 않고 노역에 투입되었으니 버티질 못하는 것이겠지.”


이청천 대령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쓰러진 채 거친 숨을 몰아쉬는 사내를 보았다.


“뭐야? 어디서 꾀병이야!”


- 짝, 짝!


쓰러진 연합군 포로를 향해 사정없이 가죽 채찍이 날아들었다. 옷조차 변변하게 걸치지 못한 사내의 몸에 채찍이 휩쓸고 지나가자 살갗이 붉게 달아오르며 찢어진 피부를 뚫고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저런 개새끼가!”


눈에서 불똥이 튀는 듯하며 김우진 대위가 당장이라도 튀어 나갈 듯한 자세를 취하자 이청천 대령이 조용히 그를 제지했다.


“들키면 모든 계획이 수포가 된다. 감독관 막사 위치 파악과 퇴로 확보가 우선이야.”


*


“이봐, 이봐! 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


- 읍! 읍!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입을 막고 끌다시피 하여 버려진 사원으로 들어가는 그림자 셋.


그들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눈빛을 교환하더니 음흉하게 웃었다.


일본군 포로 감독관은 바닥에 쓰러진 채 뒤로 물러나는 갈색 머리칼의 여인에게 다가가 손으로 얼굴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이 산골짜기에서 여자 구경이라는 게 좀처럼 희귀한 것이라야 말이지. 흐흐, 그래도 운이 좋게 이런 곱상한 것이 굴러왔으니.”


사내의 손이 닿자 여인은 몸을 움츠렸다.


비록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지만 탐욕에 찬 그의 눈은 무엇을 원하는지 똑똑히 알 수 있었다.


“흐흐, 이해를 좀 해줘야겠어. 우리가 원래 이런 사람들은 아닌데 말이야.”


“Stop! Demand fair treatment as prisoner of war!(포로로서 정당한 대우를 요구합니다)”


“이년이 뭐라고 하는 거야?”


“프랑스인이라 했으니 프랑스어로 뭐라 지껄이는 거겠지. 알 게 뭐야? 얼른 하기나 하라고.”


서너 걸음 정도 떨어져 팔짱을 끼고 보던 또 다른 일본군 포로 감독관은 그를 재촉했다.


건장한 세 명의 사내에게 끌려온 여인은 공포에 휩싸여 일어설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뒤로 물러섰지만 차가운 벽이 등이 닿자 더는 손길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 찌익


굶주린 짐승처럼 사내가 달려들더니 힘으로 여인을 제압하고 강제로 상의를 찢어냈다.


비명을 지르는 여인의 입을 손으로 막고 강제로 올라타다시피 한 사내, 다른 한 손으로 급하게 여인의 하의를 끌어 내리려는 찰나 그의 등 뒤에서 무언가 쓰러지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 쿵!


“... 뭐야?”


의문의 소리에 사내는 하려던 일을 멈추고 한 손으로 용을 쓰는 여인을 강하게 눌렀다.


사내는 낮에 확인한 사원에 무언가 쓰러질만한 물건이 있는지 떠올렸다.


딱히 생각나는 것은 없었지만, 별일이야 있을까 싶었다. 어차피 밖에는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은가?


사내는 다시 버둥대는 여인의 옷을 끌어 내리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여인이 완강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쉽지 않았다.


- 짝!


사내의 손바닥이 그녀의 뺨으로 날아들었다.


“시체로 발견되고 싶지 않으면 가만있는 게 좋을 거야.”


사내에게 뺨을 맞은 여인의 얼굴에 공포와 수치심이 동시에 떠올랐다.


“이년 눈깔이, 아무래도 매가 좀 필요한 모양이네.”


사내는 험악한 표정으로 다시 손을 높이 치켜들어 여인에게 내려치려 할 때 그의 목에 서늘한 무언가 닿았다.


“하여간 여자만 보면 이 새끼들은, 쯧쯧. 발정 난 개새끼들이냐?”


“누, 누구냐?”


“누구? 나? 저승사자다, 이 새끼야.”




엠마 티에리(Emma Thierry).


한밤중에 일본군 포로 감독관들에게 끌려와 치욕을 당할 뻔한 여인은 자신이 자유 프랑스 SAS(Special Air Service, 영국 육군 특수부대) 제5대대 소속 정보 장교라고 신분을 밝혔다.


또한 엠마 중위는 일본이 장악한 동남아 지역에 침투해 일본군의 움직임을 파악해 연합군에게 송출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사로잡혀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 외모부터 확 티 나는 프랑스인에게 침투 임무를 맡기는 게 정상이오?”


엠마 중위의 말을 들은 김우진 대위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청천 대령을 보며 말했다.


“현지인의 협조를 받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겠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군요.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아, 미안합니다. 우리는 연합군 소속 대한 광복군입니다. 나는 김우진 대위, 이분은 이청천 대령입니다.”


한국어로 대화하던 김우진 대위가 재빨리 영어로 바꿔 말하자 그제야 알아들은 엠마 중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이곳에 잡혀있는 연합군 포로를 구출하기 위해 왔습니다.


“포로 구출이요? 병력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포로 구출이라는 말에 엠마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1개 분대(8~15명) 규모입니다.”


그러나 겨우 분대 규모라는 이청천 대령의 말에 엠마 중위는 기가 막혔다.


무장한 일본군 감독관과 파견 경비대만 해도 수십 명, 게다가 근방에는 언제든 지원할 수 있는 대대 규모 이상의 병력까지 주둔하고 있는데 고작 분대 규모라니.


“이곳까지 침투한 여러분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화력 지원이나 항공 지원 없이는 지쳐있는 병사들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탈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곧 따라잡힐 것입니다.”


엠마 중위는 어렵게 침투한 이청천과 김우진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최대한 돌려 말했다.


그런 말을 김우진이 알아듣지 못한 것일까?


그는 별 문제 아니라는 듯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시오. 우리 대장이 다 생각이 있을 테니. 어라? 영 못 믿겠다는 표정인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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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 22.09.26 2,326 2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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