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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yu입니다.

구름함선 :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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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yu
작품등록일 :
2017.09.05 07:32
최근연재일 :
2023.10.22 19:26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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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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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수 :
52,568

작성
23.10.0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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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화 -산소파이프 수리(4)-

DUMMY

리한과 지우는 숨을 죽이고 주변의 소리에 집중했다. 무언가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물과 사람의 소리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무언가였다.


"허억, 허억."


리한의 눈이 커지고 동공이 좁아졌다. 그리고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숨통을 조여오는 이 압박감.


이것은 바로 지상 공포증이다.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새롭게 자리잡은 공포증이었다. '그것'들의 등장과 동시에 벌어진 잔혹한 과거. 처참하게 짓밟혔던 참혹한 기억으로 인해 인류에게 지상은 지옥 그 자체였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되자 지난 과거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자신과 아빠 그리고 리네 셋이서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도망쳤던 모습들. 죽을 힘을 다해 구름 함선에 올랐던 모습들까지 기억을 되새겼다. 그렇게 여러 번의 고비를 넘겨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한번 죽음의 문 턱이 눈 앞에 나타난 듯했다.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거의 도달했다는 직감이 왔을 때 리한의 긴장감은 극에 달해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린도 지금 상황이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여기는 수색조. 인원들 찾았어요."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름 아닌 검은 복장을 한 사람들이었다. 리한은 자신이 함선을 나오기 전 봤던 그 검은 복장의 단체들이란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긴장을 놓은 리한은 다리의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괜찮아요?"


검은 복장의 한 남성이 리한에게 말했다.


"아, 네. 괜찮아요.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근데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에요?"

"여러분들이 착용하고 있는 헬멧에 GPS 기능이 탑재 되어 있나봐요. 함선측에서 연락이 왔어요. 위치 쏴주면서 데리고 와 줄 수 있는지."


그러자 리한이 다급하게 말했다.


"혹시 저희 말고 다른 사람들의 위치는 확인 안될까요?"

"글쎄요, 위치는 여기밖에 안 보내줘서. 다른 인원들이 또 있나요?"

"네···. 저희 말고 두 명이 더 있었거든요."

"흠, 전달 받은 건 없는데."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며 공중에서 여러 사람들이 천천히 내려왔다.


"뭐하고 있어?"


막 땅에 착지한 한 남성이 리한과 대화중이던 남성에게 물었다.


"아 오셨슴까? 이 자들이 자기들 말고도 몇 사람 더 있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이었습니다."

"뭘 고민해. 위치 못 받았잖아. 니가 찾을거야?"

"아, 아닙니다!"


군기가 바짝 들어있는 모습을 보니 군인들과 같은 단체란 걸 짐작 할 수 있었다. 확실히 군인답게 정해진 규율대로 움직이는 듯했다.


"다른 조들도 이곳으로 호출했어. 도착하면 바로 함선으로 복귀 할 거니까 인원들 준비 시켜."

"넵!"


남성이 다가와 리한에게 말했다.


"들으셨죠? 곧 출발 할 거니까 다들 짐 챙기세요."


리한과 일행들에게는 짐이랄 것도 없었기에 벗어 놓은 헬멧을 품에 안았다. 리한은 검은 복장의 단체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몸에 딱 달라붙을 만큼 타이트한 검은색 가죽 슈트 위에 팔목과 정강이 그리고 허리쪽에는 보호대 같은 것이 둘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특수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등에는 장 검이 메어져 있었고 골반에는 여러 통신 장비와 작은 가방이 달려 있었다.


통일된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으니 뭔가 전문성이 느껴지기도 하고 더 멋있어 보이는 듯했다.


"너무 걱정돼서 밤잠을 설쳤는데 어떻게 잘 마무리 된 것 같네."

"아직이야. 함선 복귀할 때까지 안심하지 말라고."


검은 복장의 남성들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리한은 귀를 쫑긋 세우고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그것'들 말이야 지능이 있는게 아닐까?"

"에이 설마. 지능이 있었다면 남은 인류를 살려 뒀겠어? 진작에 말살 시켰겠지."

"그렇겠지? 그런데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그것'들도 집단 공격을 한다고 하더라고."


이야기를 들은 남성은 소름이 끼쳤는지 몸을 가늘게 떨면서 말했다.


"그럴 리 없어. 혼자서도 그렇게 강한데 집단 공격이라니. 그건 진짜 말도 안되는 거야."

"맞아. 그게 사실이라면 인류에게 가망은 없어. 내가 봤을 땐 지상을 되찾는 것 보단 우주선을 만들어서 다른 행성을 찾는 게 더 낫다고 봐."

"쉿! 조용히 말해. 여기 일반 시민도 있다는 거 잊었어?"

"아 깜빡했군. 그나저나 다들 언제 오는거야. 빨리 복귀했으면 좋겠는데."

"그러게 말이야.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모르겠어도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아 제발. 그런 불안한 소리 하지 말란 말이야."

"무사 귀한 하길 바라야지."

"젠장! 방위대 녀석들. 지금 쯤 벌써 일과 끝나서 신나게 놀고 있겠지? 신고식 때 방위 대대장 바짓 가랑이라도 붙들고 늘어 졌어야 했는데···."

"됐어. 지금 와서 후회해봐야 무슨 소용이야."


검은 복장의 남성들은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들의 대화 내용으로 봤을 때 이곳에 있는 것은 자신들의 의지가 아닌 듯했다. 지상 파견은 목숨이 위태로운 위험한 작전이기에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었다.


리한도 하늘을 쳐다봤다. 소나기였던 것인지 이미 먹구름은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먹구름이 사라진 자리에는 밝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구름 함선에서는 밤 하늘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진귀한 풍경이었다.


감상에 젖어 있는 사이 검은 복장을 한 다른 조원들이 리한이 있는 곳으로 도착했다. 그리고 그 인원들 중에는 낮에 봤던 금발 머리의 여자 아이도 있었다. 검은 복장의 사람들은 그 여자 아이를 대장이라고 불렀다. 도무지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여자 아이가 리한에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어쩌다 이곳까지 내려온거죠?"

"아, 저 그게···."


리한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여자 아이에게 자초지종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여자 아이에게 깍듯하게 대하니 리한도 왠지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해야 할 것만 같았다. 리한의 말을 들은 여자 아이는 아무런 대꾸가 없다가 몸을 휙 돌리더니 한 남성에게 무언가를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남성은 손바닥 만한 전자기기를 꺼내더니 무언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3000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구름 함선의 위치였다.


"지금 바로 출발한다."




ooo




처음 구름 함선 밖을 나선 인원은 총 5명이었다. 리한. 윌슨. 대니얼. 지우. 린.


5명 중 2명이 작업 도중 행방불명이 되었고 복귀한 인원은 리한, 지우, 린 이 셋 뿐이었다. 이들에게는 약속대로 높은 수당이 지급 되었는데 처음 지급 하기로 한 20 금화가 아닌 50 금화로 늘어나 리한과 일행들에게 부여되었다. 베즈는 일종의 인센티브라고 설명했다.


리한과 일행 덕분에 구름 함선의 산소 파이프는 정상 작동 되기 시작했으며 산소도 공급이 원활하게 되었다. 해당 사건을 보고 받은 고위 관리가 뒤늦게 직원들의 요청대로 산소 저장고를 만들었으며 산소 파이프가 작동되지 않더라도 몇 일은 버틸 수 있게 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일당을 받고 구름 함선 입구 통제실에서 나온 리한과 일행들은 자신들의 집 방향으로 향하기 전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리한과 린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으나 지우는 50 금화를 받고도 별 다른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다. 린이 말했다.


"아~! 끝이라니 실감이 나질 않아요!"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고생은 리한 씨가 했죠! 저를 몇 번이나 구해주시느라."


린과 리한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지우가 등을 돌리고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피곤해서 먼저 들어가 볼게요. 기회가 된다면 또 보죠."


멀어져 가는 지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린이 뾰로퉁한 표정으로 말했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겼는데 너무 냉정하네. 칫!"

"그래도 지우 씨 덕분에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었어요."

"저희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워서 그러는데···, 요기 근처에서 식사라도 하고 가실래요? 제가 쏠게요!"

"아, 네! 좋아요."


리한은 린이 안내해준 식당으로 들어섰다. 평안함에서 나름 비싸다고 소문난 맛집이었다. 파스타를 파는 가게였는데 파스타 뿐만이 아니라 스테이크와 필라프 각종 사이드 메뉴가 있는 식당이었다. 가장 구석 진 곳의 4인 테이블로 향한 린은 자리에 착석하며 말했다.


"저도 여기 1번 밖에 안 와봤거든요.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저는 이런데 아예 처음 이에요."


린은 물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말했다.


"그런데 리한 씨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그러자 물을 들이키던 리한이 컵을 입에서 떼며 말했다.


"켁켁, 저는 올해로 18살이에요."

"어?! 저랑 동갑이네요? 저희 말 편하게 해요!"


친구가 생긴 것이 싫지 만은 않았던 리한이기에 린과 이것저것을 공유했다. 린은 현재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었고 다른 가족은 없었다. 린의 엄마도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평안함에는 의료 보급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병을 치료하기가 힘들었다. 린은 자신이 받은 수당으로 엄마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둘은 이후에도 연락을 하기 위해 집 주소를 공유했다. 따로 연락을 할 수 있는 전자기기가 없었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식인 우편을 이용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구름 함선 구역 곳곳에도 사이버실이 존재해서 이메일로도 소통할 수 있지만 사이버실이 집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어 우편이 가장 빠른 통신 수단에 속했다.


"넌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돼? 갑자기 큰 돈이 들어왔잖아."


린이 자신이 받은 금화 주머니를 소중하게 만지면서 말했다. 리한은 눈 알을 굴리며 고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바오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며 말했다.


"글쎄. 혹시 아카데미라고 들어봤어?"

"응. 직업 훈련소 같은 곳이잖아. 왜 거기 들어가려구?"

"음···."


리한은 무언가 결심한 듯 말했다.


"응. 아카데미 들어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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