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디록입니다.
얼마 전 문피아 편집팀으로부터 유료 연재 제의를 받아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시기상으론 불과 며칠 전이지만 이젠 작년 일이 되었네요. 제의를 받던 순간, 기쁨보다는 당혹감이 컸습니다. 저는 유료화를 할 만큼의 실력을 쌓았다는 생각을 한순간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알고 계신 분이 계실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 어디에서도 저 스스로를 작가라고 자칭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적어도 작가라고 불리려면 그만한 책임감과 실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가디록은, 자기 글에 대한 책임감은 그나마 어느 정도는 갖췄지만 아직 한참 배워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작가’ 대신 ‘글쟁이’라는 말로 저 스스로를 가리켜 왔습니다. 재능이 미천한 탓에, 그리고 저의 노력이 모자란 탓에 예나 지금이나 한없이 미진하지만, 욕심만은 끝내 떨쳐두지를 못했습니다. 저는 제가 재직 중인 직장에 책임감과 프라이드를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제 업무는 저의 '생업'이지 '천직'은 아닙니다. 염치 불구하고 제가 작가의 길을 걸으려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모자라지만 제 천직을 가져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 때문입니다.
그런 글쟁이가, 이제는 감히 작가라는 이름을 허락받기 위해 긴 여정을 헤쳐 나가려 합니다. 출발선을 앞둔 지금, 저는 다만 한 가지 목표만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제 앞가림은 하는 글을 선보이자는 것입니다.
읽고 나서 여운이 남기는커녕 뒷맛이 찝찝한 글.
시간 때우기로 보기는 했다만, 과거로 돌아간다면 절대 안 찾아볼 글. 무의미한 텍스트의 나열만이 반복되는 글. 그런 글만은 쓰지 않고자 제 모든 노력과 기량을 기울일까 합니다.
세상에 저보다 글을 잘 쓰는 분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하지만 가디록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저 혼자뿐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느끼시기에, ‘다른 작가에 비하면 크게 재밌는 부분은 없지만, 적어도 저 느낌만은 가디록 글에서만 볼 수 있다’ 하는 글을 쓰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력이 더욱 늘게 되어, 당당히 필명 석 자 내걸 수 있는 작가가 되는 것이 저의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현재 리얼라이즈는 1권 분량인 '구원자' 편을 지나, '악몽의 군주' 편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2, 3권 분량이며, 스킬마스터 편 1권, 투신 편 1권, 그리고 최종편 1권 해서 총 6권 분량이 될 예정입니다. 만약 리얼라이즈가 연중이 됐다면, 그땐 욕 대신 명복을 빌어 주셨으면 합니다. 말 없이 연중을 됐다는 건 가디록이 이승을 등진 경우 뿐입니다. 저는 이제 예비군도 끝났고,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제 몸 건사할 체력 정도는 갖추고 있습니다. 안심하시고 완결까지 함께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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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기대를 양쪽 어깨에 걸고, 완결이라는 정상을 향해 올라가 보겠습니다. 떨어지면 죽는 것은 저 혼자뿐만이 아닙니다. 내가 포기하면 여러 사람이 피를 본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완성도 높은 완결의 경치를 독자 분들께 보여드리겠습니다. 비록 가장 높은 산까지 올라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전망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그 날까지, 가디록의 손을 많이 이끌어 주십시오. 리얼라이즈의 예상 완결 시기는 올해 4, 5월 경입니다. 질질 끌지 않고 제가 구상한 그 완결 포인트에서 깔끔하게 마무리 찍도록 하겠습니다. 과도한 모방, 반복되는 내용, 허무한 결말. 이 세 가지에 대한 걱정만은 접어두셔도 됩니다. 이것으로 유료 연재에 대한 소회 및 독자 여러분께 대한 보고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 알찬 분량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가디록이었습니다. (__)
p.s / '리얼라이즈 : 허상 구현자'는 1월 4일 정오쯤에 유료 전환이 될 예정입니다. 1권 분량인 31화까지 무료로 공개되며, 최신화까지 따라와 주신 독자분들께선 66화부터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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