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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초능력은 돈이 많아, 독점 자본가의 탄생!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퓨전

행복해져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2.03 18:32
최근연재일 :
2023.12.31 19:52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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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75
추천수 :
190
글자수 :
184,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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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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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007 특별한 손님

DUMMY

007 특별한 손님




점박이 조랑말이 끄는 빨간색의 조그만 우편마차.


“어?”


발명경진대회 주최 측 인사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던 나는 투덜거리는 집배원을 올려다봤다.


“···제길. 그러니까 일처리 좀 똑바로 하라니까.”


투덜투덜-


“워- 워.”


집배원은 보육원 뒷문에 마차를 세웠다. 그러니까 내 바로 앞에.


“여기 사니, 꼬마야?”

“···네.”


꼬마라는 말에 대답이 불퉁하게 나왔다.

속에 든 알맹이는 저보다 훨씬 더 오랜 세월을 살았는데.

하지만 그것을 두고 불평 토로하는 것도 어린 일이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그게··· 사소한 행정오류가 좀 있어서 말이다. 제대로 바로잡으러 왔지.”

“행정오류요?”


사소하다고 몇 번씩이나 언급하던 집배원이 우편마차의 뒷문을 열었다.


힐긋 보니, 두터운 행낭이 겹겹이 쌓였다.


“2주 전부터 쌓인거란다. 본래는 이렇게 많이 쌓일 게 아닌데. 이상하게 일반 편지와 등기물이 쏟아지더라니까.”


평소에도 말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투덜이 집배원이 툭툭- 행낭을 내려놓았다.


그렇게 쌓인 게 벌써 3개.


“······?”


그는 갈수록 등기물이 도착하는 주기가 빨라진다며 투덜거렸다.


「편지를 받는 쪽이 아닌 보내는 쪽이 요금을 낼 것」이라는 근대적 우체국 규약이 아니었더라면 죄다 반송시켰을거라 투덜이는 집배원.


“이게 다 미드데이 씨에게 온 거란다. 많기도 하지. 자, 여기 미드데이 씨 좀 불러다 줄래, 꼬마야?”

“······.”


오싹-


나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별들의 속도를 측정해서 우주의 빅뱅 비스무리 한 것이 있었단 걸 추측해내듯.

행정오류의 변수를 제외하고. 후원 요청서를 쓰고서, 그 답장이 돌아오고 있다면, 그 속도가 지금과 같았을 것이라고.


내가 답장을 못 받고 있었던 건 해적국가의 우편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켜서였다!


QED.


“제가 미드데입니다.”

“응?”


내 말에 집배원이 의아해한다. 나는 다시 한번 또박또박 말했다.


“제가 미드데이입니다. 그리고 이 편지들은 제게 온 것이 맞을 겁니다. 정말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것이거든요.”


그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날 째려봤다.

장난치려는 것이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이. 그것은 결국 보육원 안쪽에서 견습수녀 아그네스가 불려나오고서야 해결될 수 있었다.


“저, 정말 이 아이가 미드데이라구요?”

“···네, 맞아요.”

“성직자가 거짓말하지는 않겠지요······?”


어쩐지 견습수녀 아그네스는 얼굴이 붉었다. 뭔가 부끄러워하는 모습. 숨기고 싶은 게 있는 듯 보였다.


‘그게 아니라면, 집배원과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거나. 하지만 이상하군 그는 그리 매력적인 남자로 보이지 않는데. 이상 취향인가?’


순진한 처녀가 낯선 외부인에게 보일 법한 태도일 수도 있었다.

풋풋하구나.


나는 남몰래 미소지었다.

어쨌든 기분이 좋았으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능동 어드바이스인 본 기기의 분석으로는 부끄러운 무언가, 어떤 소년을 외부로부터 감추고 싶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네가 뭘 안다고?’

[······!]

‘넌 후원 요청 편지에 사람들이 응답하지 않을 거라고도 했었잖아.’


나는 망례를 무시했다. 금속탐지기 깡통이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행낭 가득 들어 있던 편지와 등기는 내게 온 것, 행운의 편지··· 아니, 후원 요청서에 대한 답장이 맞았다!


“또 이상한 짓을 한 건 아니겠지? 저번에 수상한 일이 아니라고 했었잖아.”

“우와··· 이게 뭐야?”

“편지 대따 많다.”


아그네스를 비롯해 몇몇 보육원 꼬맹이들이 모여들었다.


나는 기분이 멜랑꼴리해졌다.


답장이 늦지 않고 제때 왔더라면, 아이들 코 묻은 돈을 뺏기 위해, 발명경진 대회에 참가하는 일도 없었을 테고.

그랬다면, 오늘 주최 측에서 사람들이 오며 일이 꼬일 것도 없었을 거니까.


그리고.


“···무슨 일 있습니까, 혹시 저희를 마중 나와 준 것인가요?”


고개를 들자, 검은색 양장복 차려입은 신사들이 보였다.


풍성한 빨간색 수염이 인상적인 신사와 깐깐해 보이는 학자풍 노신사.

그리고 그 뒤에 카메라를 든 사진기사 외 몇몇 동행인.


대회 주최 측 인사들이 도착했다.




* * *




크리스 신부의 조촐한 집무실에 홍차가 깔렸다.


“······.”

“······.”


방 안을 무겁게 내리누르는 침묵.


주최 측 쪽 사람들은 어쩐지 불편한 기색이었다.


“크흠, 그러니까··· 이 아이가 출품작을 보낸 당사자란 말입니까?”

“예.”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답하는 크리스 신부. 그에게 의심의 시선이 화살처럼 날아와 꽂혔다.


“그 아이가 조금 전 그··· 엄청나게 많은 답장을 받은 주인공이고요?”


마침 마주쳤던 우체국 마차.


“예.”

“허어, 참!”


대화를 주도하던 붉은 수염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보육원 사람들이 거짓말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은 선량한 크리스 신부를 ‘그럭저럭 동정받게 생긴 동양인 아이를 천재로 꾸며서 이용해 먹으려는 못된 심보 가진 어른’으로 규정했다.


진짜는 따로 있을 것이다. 그도 아니면, 어디 저명한 학자 누군가의 연구결과를 훔쳤거나.


“젊은 신부님, 당신 눈앞에 있는 사람들이 한가한 사람들이 아님을 아셔야 할겁니다.”


그는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마! 내가 느그 서장이랑 인마! 다 했어! 하는 식의 압박이었는데. 그 파괴력이 상당했다.


그러니까.


붉은 수염을 가진 말하는 사람부터가.

제 26대 크로포드 백작이자 9대 발카레스 백작으로서 작년, 귀족위를 받기 전까지 보수당 의원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귀족원에 들었단다.


한마디로 뒷배경이 빵빵하다는 뜻.


“그리고 이 분은 누군지 아십니까, 암스트롱 선생님을요!”

“무, 물론입니다. 신문에서 소식을 많이 들었는걸요. 텔포드와 앨버트 메달 수상자이시지 않습니까.”

“그걸 잘 알면서도··· 크흠.”


나는 홍차를 홀짝이며,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눈을 치켜떴다.

그리고 조금 전 소개된 암스트롱 선생이란 노신사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쩔쩔매는 크리스 신부의 반응을 제외하더라도. 내게 퍽 익숙한 이름이었다.

그에겐 잘 알려진 발명품이 몇 가지 있었으니까.


‘수력발전’을 통해 개인 저택에 붉을 밝힌 것? 물론 꽤 인상적이다. 하지만 나에게 그것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암스트롱&컴퍼니의 주인이자, 암스트롱 건을 설계한 장본인.’


암스트롱 건(Armstrong Gun)은 후장식 강선포의 일종으로 장전시간을 1/10으로 줄인 획기적인 물건이었다.


동시에, 전 세계 어느 곳 분쟁지역에서 쓰였던 것.


In Circles의 내부자.


‘······.’

[···운반자··· 운반, ···운반자··· 운반자, 정오!]


으응?


나는 귓속에 강렬하게 울리는 망례의 기계음에 정신줄을 붙잡았다.


[심박동이 불안정하게 빨라졌습니다, 긴급 안정제를 투약합니다.]

‘···잘했어.’


정신이 잠깐 아득해졌었다.

나는 놓쳤던 정신줄을 단단히 붙잡곤 습관처럼 주위 상황을 살폈다.


“암스트롱 선생님께서 바쁘신 와중에도 특별히 시간을 내주신 건데 말입니다─!”

“아하하, 무, 물론입니다. 그런데 저-”


크로포드 백작이 호통쳤고. 찔끔 놀라는 크리스 신부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암스트롱 경은 그런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묵묵히 팔짱을 낀 채 무언의 압박이 느껴졌다.

꼬장꼬장한 노학자 그 자체!


“······?”


이내, 그가 자신을 보고 있는 내 시선을 알아차리고 팔짱을 풀며 입술을 뗐다.


“나는 시간 낭비를 좋아하지 않네. ···그리고 그리 즐기진 않네만, 거짓말을 간파하는 방법 정도는 잘 알고 있지.”

“네?”

“암스트롱 선생님.”

“거, 거짓말이 아닌데요······.”


어깨를 축 늘어뜨린 크리스 신부.


암스트롱 경은 크로포드 백작에게 손바닥을 쫙- 펼쳐 내보이며 말린 후,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 소년이 『회전운동에 관한 원통형 기계장치』의 저자가 맞다면 내 질문에 답할 수 있겠지.”


거짓말을 간파하려면 디테일을 물어볼 것.


나는 조금 쫄려왔다.


“그렇지 않나, 소년?”


그가 악마 같은 미소를 띠며 내게 물어왔다.


평범한 열한 살짜리 어린아이였다면 울음을 터뜨렸을 법한 압박이었다.

···물론 나는 평범한 열한 살짜리가 아니었기에.


“물론이죠, 어떤 걸 물어보시겠어요?”

“호오······.”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주최 측에서 나온 사람들의 눈빛이 살짝 변한다.


“하! 이 어린 꼬맹이 자식이 어른들을 속이려 들-”

“그만하게, 크로포드 백작.”

“서, 선생님.”


붉은 수염의 크로포드 백작은 다른 모양이었지만. 아무튼.


“자, 그럼. 뭘 물어보면 좋을까··· 그렇지. 그 발명품의 용도가 뭘지 알아볼까?”


노신사, 암스트롱 경이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도 이런 상황이 닥칠지는 몰랐기에 준비한 질문이 없었고 그렇기에 대화는 평범하게 시작되었다.


“당연한 것 아닌가요? 회전운동이 필요한 곳이라면 모든 곳에 쓰일 수 있죠.”

“···증기기관차에도 말이냐? 기차의 바퀴를 돌릴 때 사용한다면 참 좋겠구나.”

“그것도 나쁠 건 없겠죠.”


내 답에 암스트롱 경의 눈빛이 번쩍-였다.

마치, 담장 넘는 뤼팽을 발견한 셜록홈즈처럼.


하지만 나는 선선히 고갤 저었다.


“증기기관차에도 못 쓸 건 없지만. 그래도 거긴 그냥 기존 방식의 왕복형 피스톨을 쓰는 게 더 경제적일걸요?”

“···그래?”


나는 21세기 기관차를 떠올렸다. 그때는 대부분이 전동차였지만.

열차에 터빈이 대중적으로 쓰인 증거는 없었다.

가스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 다음 동력원으로 쓰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터빈형은-”

“그 물건을 터빈(Turbine)이라고 부르는구나?”

“아, 네··· 그렇죠.”


분위기가 묘해졌다.

공기가 한층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유체 흐름에서 회전운동 에너지를 얻어서 할 수 있는 일이요? 그거야 당연히 무언가를 돌리는 거죠.”

“계산식에도 넣어뒀던 것 같은데. 쩨쩨하게 작은 일보다는 큰일에 더 적합할 거예요.”

“네? 블레이드 크기를 왜 다르게 하고, 겹겹이 배치했냐고요? 당연히 유체 에너지를 보다 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었죠. 증기 팽창의 여러 단계를-”

“역시, 발전기를 돌리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 있겠죠? 효율도-”


계속해서 퍽 난감하고 어려운 물음에 답했다.


[조심하십시오, 방금 전 질문은 교묘한 함정입니다.]


내겐 망례의 조언까지 있었기에 노학자의 교묘한 물음, 함정수사를 피해 가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진짜 엔지니어처럼 숫자 가지고 입씨름하는 자리도 아니지 않나.


“호오······.”

“그렇군. 그런 발상도 가능했구나─!”

“훌륭하군.”


질문과 답은 점차 토론 형식과 비슷해졌다.


나는 교묘하게 혓바닥을 놀려, 노학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형식으로 내가 발언해야 하는 시간을 전략적으로 줄여나갔다.


21세기를 살다 온 내게 19세기의 순박한 사람을 속여 먹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리라.


게다가, 깐깐한 재무쟁이들과 입씨름하려면, 이 정도는 껌.

나는 생산성 떨어지는 평화·반전 운동단체 CFO로 일해온 화신이었다.

물에 빠져도 입술만은 둥둥 뜰 것이었다.


“대단하십니다, 암스트롱 선생님.”

“허허, 그리 대단치 않은 말이었네만··· 그리 말해주다니 기쁘구만.”

“사실 저는 실무적인 것은 잘 모르니까요.”

“···그런가? 그런 것치곤 박학다식하던데.”

“보육원 취침 시간에 침대에 누워 공상하곤 했었을 뿐이에요.”

“호오··· 사고실험 만으로 이 정도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대화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시간도 잘 갔다.


“저··· 서, 선생님.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저희 일정이-”

“아차! 나도 모르게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구나.”


붉은 수염 크로포드 백작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지 않았다면, 해가 떨어질 때까지 대화만 할 뻔했다.


실내 공기는 완전히 일소해 있었다.


무겁긴커녕 봄바람이 부는 듯한 살랑거림. 그 중심에는 흐뭇한 미소로 날 바라보고 있는 암스트롱이 있었다.


“즐거운 대화였네, 미드데이.”


그의 입에서 내 이름이 나왔다. ‘Boy’나, ‘Young Man’이 아닌, 내 이름이.

이는 상대를 인정한다는 것.


나는 조용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수상한 점을 들키진 않은 모양.


노학자, 암스트롱 경은 실례가 많았다는 듯 크리스 신부를 바라보며 살짝 묵례했다.


그가 움직이자, 다른 주최 측 사람들도 따라 움직였다.


“신부님. 조금 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 아닙니다. 선생님. 실례라니요. 하하하.”


크리스 신부가 두 손바닥을 내보이며 휘저었다.

좋은 게 좋은 거다. 크리스 신부는 괜한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는 부류였다.


“이런 낙후하고 외진 곳에 천재 소년이 자라나고 있었다니.”

“네에?”


암스트롱 경의 말에 모두가 멍해졌다.

크리스 신부는 상처 입은 표정이었다. 낙후하고 외진 곳······.


나는 마음속 메모장을 켜, 노트했다.


「노학자스럽게 꼬장꼬장하며, 직설적인 화법을 즐김」이라고.


[전형적인 ‘나 잘났어 교수’ 스타일입니다, 운반자.]

‘···그래.’


예전에도 저런 스타일 많이 봤지.

나는 망례의 말에 티 나지 않게 턱 끝을 끄덕였다.


“이렇게 빛나는 재능을 더는 썩힐 수 없지 않겠소. 그렇지 않나요, 크로포드 백작?”

“···네? 네··· 예! 맞, 맞습니다. 선생님. 그렇지요.”


노 교수가 은근히 분위기를 몰아간다.


나는 발바닥이 간질간질하는 어떤 무언가를 느꼈다.


“역시, 내가 이 천재 소년을 좀 돕고 싶은데 말이오.”

“아!”

“신부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 저는.”


대뜸 가냘픈 영양의 급소를 찌르듯 급진전되는 이야기.

발바닥 간질이던 느낌의 정체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이거 대학원생 뽑아가려는 교수의 사탕발림 같은 거 아닌가?’

[···완전히 같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부정할 수도 없겠습니다.]

‘그것봐!’


나는 전율했다.


대학원생이라니!


암스트롱 교수의 물음에 크리스 신부가 날 쳐다봤다.

그 눈빛에는 여러가지 감정이 담겼으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 말은 미드데이를 데려가시겠다는 건가요, 선생님?”

“그렇습니다, 신부님.”

“으음. 알겠습니다. 분명, 미드데이에게도 좋은 제안이겠-”


일말의 아쉬움은 보였어도 질투의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선한 마음씨 가진 교회 사람들이었으니까.


나는 뭉클함을 느꼈다.

그리고 입술을 뗐다.


“죄송하지만, 거절하고 싶습니다.”

“응?”

“미, 미드데이야!”


내게로 시선이 쏠린다. 과연 제대로 생각하고 입을 연 것이냐고 따지는 듯한 시선들.


“···암스트롱 선생님의 제안은 보통 오지 않는 특별한 것이란다, 얘야.”


붉은 수염 크로포드 백작이 따지듯 말했다.


크리스 신부님을 비롯해, 집무실 바깥에서 남몰래 엿듣고 있었던 보육원 식구들까지 우르르 몰려와 한 마디씩 거들었다.


“왜 거절한다는 거야?”

“앞길이 창창하게 열릴 거야! 다시 잘 생각해보려무나.”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분명한 뜻이 담긴 어투로 다시 말했다.


“싫어요. 저는 남을래요.”


나는 보육원 생활을 지키고 싶었다.

곤궁하긴 해도, 이곳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행운의 편지가 도착했지 않나?


···대학원 생활이라니, 끔찍하다. 결코 그 꼴을 당할 순 없었다.


만약, 답장이 도착하기 전이었다면 내 대답이 달라졌을지 모르겠으나.

이를 어쩌나, 그들은 한발 늦었다.


“···그럼, 왜 우리에게 출품작을 낸 것이지? 네 천재성을 알아봐달라고 구원의 손을 내민 것 아닌가?”


암스트롱 교수가 입을 열었다.

내가?

나는 왜 내 출품작이 어린이 대회가 아닌, 성인 대회로 갔는지 알지 못했다.


“그건. 돈을 벌기 위해서였어요.”

“돈?”


내 말에 주최 측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돈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마법 같은 힘을 가졌다.

‘돈’을 생각하면, 두근두근거리는 내 심장.


언젠가 망례 녀석이 묻기도 했었다.

너는 왜 돈을 벌려고 하느냐고.


그래서, 내가 뭐라고 답했냐고? 나는 천천히 입술을 뗐다.


“저는 돈을 벌어야 해요. 그래서-”

“크흡! 미드데이!”

“네가 우릴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구나.”


갑자기 보육원 사람들이 내게 달려와 껴안겼다.


그 육탄공세에 말을 잇기 어려워졌다.


“그렇군. 우리가 경솔했군. 네가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고 지원한 것도 모르고.”


주최 측 사람들도 무슨 생각을 했는지, 눈물을 닦는다.


갑자기 눈물바다가 되는 분위기.


[······.]

‘어라?’

[모두에게! 그 소년의 돈 버는 궁극적 목적이! ‘무기 공장’을 짓기 위함임을 알립니다!]


당연히, 망례의 기계음은 나에게만 들릴 뿐이었다.


...어쨌든.

대학원생이 될 위기는 벗어난 것인가?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길 바라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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