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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라우

역대급 제왕의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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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RAU)
작품등록일 :
2018.10.28 06:12
최근연재일 :
2018.11.30 07:35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989
추천수 :
250
글자수 :
211,153

작성
18.11.13 07:25
조회
216
추천
4
글자
13쪽

드리워진 먹구름

DUMMY

“실장님! 지금 꽃도령 요원의 상태가 위급하다고 합니다!”


상황실 요원의 말에 신우현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뭐? 어째서?”


그는 납득할 수 없었다.


꽃도령은 B급 요원이었다.


컨디션에 따라 그 이상도 이하도 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새끼 케로베로스 하나 혼자서 못 쓰러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게, 사실 케로베로스가 두 마리였다고 합니다.”


그제야 그는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했다.


“기습 당했군.”


상황실 요원이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리자, 신우현이 커피를 홀짝이며 물었다.


“놈들은 어찌 됐지? 게이트는 닫혔나?”

“예, 게이트는 닫혔습니다만······.”

“다만?”

“케로베로스들을 쓰러뜨린 건 꽃도령 요원이 아니라고 합니다.”


신우현이 우다다다 소리를 내며 달려왔다.


“뭐? 그렇다면 설마, 염라인가?!”


상황실 요원은 그의 부담스러운 얼굴을 피하며 말을 이었다.


“그, 그건 아니고, 제 생각엔 아마 사신도인 것 같습니다. 염라는 서울에서만 목격되잖습니까.”

“사신도라고?”

“네. 몸에 이상한 기계들을 걸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인원수도 딱 넷이라 하고······.”


신우현은 금세 시무룩해진 얼굴로 다시 자기 책상으로 돌아갔다.


“난 또 누구라고.”


지금 중요한 건 그놈들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염라랑 접촉할 방법을 찾아야 해.”


그가 이토록 염라에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나은 병원에서 발견된 ‘미확인 신종 개체’의 정체가 염라라는 것은 이미 한참 전에 깨달은 뒤였다.


지금은 전혀 다른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왜 그놈이 나타난 곳엔 항상 에너지 폭주가 감지되는 거지?’


이같은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고 있었다.


본래 에너지의 이상 반응은 게이트가 열릴 때에만 일어났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딱 네 번.


이전과 달리 게이트가 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의 폭주가 감지되는 현상이 목격되었다.


바로 나은 병원과 구월동 로데오 광장, 그리고 동대문과 한강 공원에서였다.


그리고 그 장소들의 공통점은 바로 염라가 나타난 자리라는 것이었다.


* * *


언제나처럼 방 안으로 들어온 하데스는 스마트폰 속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상을 시청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것은 바로 며칠 전, 하데스가 한강공원에 나타난 세 번째 아귀와 맞서 싸우는 영상이었다. 누군가가 촬영한 모양이었다.


― 분명히 두 번씩이나 없앴는데, 왜 또 나타난 걸까요?


하진서가 영상 속의 아귀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그 이유가 궁금한 것은 하데스도 마찬가지였다.


“흠.”


어째서일까?


이유를 알 수는 없었으나 분명한 건, 아귀가 계속 다시 나타난다고 해서 죽었던 하진서의 삼촌이 되돌아오는 건 아니라는 점이었다.


“전부 다 다른 사람이었다. 하지만 모두 날 알고 있었지.”


영상 속에서도 아귀는 하데스를 알고 있다는 듯이 소리쳤다.


[염라, 네가 이런다고 정말 우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천만에! 넌 결코 우리를······.]


촤악!


하데스가 휘두른 옥천대제가 눈 깜짝할 새에 허공을 갈랐다.


덩달아 몸뚱이에서 분리된 아귀의 머리도 바닥에 힘없이 툭 하고 떨어졌다.


끔찍했던 몰골의 아귀는 영혼석들을 토해내며 싸늘하게 굳어갔다.


[와아아!]


스마트폰에서 시민들이 열렬하게 환호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데스는 화면을 위로 슬라이드하여 댓글 창으로 내려갔다.


[우호: 염라 잘생겼다 좋아요, 못생겼다 댓글ㄱ]

└[한우맛초콜릿: 딱 봐도 오징어잖음]

└[김간: 뭐래 겁나 존잘인뎅]

[H.SOO: 근데 환자복 입고 저러니까 겁나 정신병자 같으면서 멋있네.]

└[박세원: ㅋㅋㅋㅋ레알]

└[꾹꾹이하핫: 패잘알 ㅇㅈ]

[닥터Lee: 아니 그래서 이거 실화냐고요 님들아]

└[에베베: 실화겠냐고 딱 봐도 주작이잖아ㅋㅋ]

└[워치: 저기요. 이거 실화라고 뜬 지가 언젠데;;]

└[에베베: 네? 누가 그러는데요?]

└[워치: 뉴스에서요. 뉴스 안 봄?]

└[에베베: ㅇㅇ안 봄]

└[워치: ㅋ그럼 꺼지셈]


댓글 창은 그야말로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하데스가 아귀와 싸우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자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참 별 볼일 없는 이유들로.


“뭔 소린지 모르겠군.”


― 그냥 댓글은 안 보는 게 나아요.


“그러냐?”


하진서가 날개를 퍼덕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 봐봤자 기분만 더러워지거든요.


“그렇군.”


― 그보다 이제 어떡하죠? 아귀가 또 나타난다면······.


“참으로 간사한 놈들이야.”


사실 하데스와 하진서는 아귀 사태를 해결할 방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건 바로, 그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원흉인 마몬과 바알을 직접 찾아가 처단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서방정토교의 총회를 찾아가려고 할 때마다 어디선가 아귀가 나타나 날뛰었다.


― 누군가 아귀랑 대신 싸워준다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하데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다. 저쪽에서 아귀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은 한 번에 여러 마리도 가능하다는 소리니까.”


― 헉, 그게 정말이에요?


“그래. 아군이 적든 많든 그 수가 중요한 게 아니란 소리지.”


― 그럼 어떡해요? 이대로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건가요?


“당하고 있다니, 누가 말이냐?”


하데스가 의아해하자, 하진서는 더더욱 의아해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 네?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요?


이젠 아예 하데스의 고개가 모로 기울어졌다.


― 그, 그럼 저희가 유리한 상황이란 건가요?


하데스가 그만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것을.


“일종의 방어 기제 같은 거다. 이쪽에서 먼저 건들지 않으면 저쪽에서도 조용히 있겠다는 거지. 그래서 지들이 위험할 때만 아귀를 내보내는 거야.”


― 그렇군요. 전혀 몰랐어요.


“우선 당분간은 지켜보자꾸나. 마몬 형제를 처리하는 건 나중에 해도 충분해.”


하데스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녀석들도 아마 잘 알 거다. 쥐 죽은 듯이 지내는 게 낫다는 것을.”


하진서가 동경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보다, 이제 슬슬 준비해야겠구나.”


― 네? 뭐를요?


하데스가 눈짓으로 방 한쪽 구석에 걸려 있는 교복을 가리켰다.


그러자 하진서가 잊고 있었다는 듯이 자기 이마를 찰싹 쳤다.


― 맞다, 학교!


* * *


늦은 시각,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의 한 병원.


불 꺼진 산부인과 병동의 개인 사무실에는 하얀 의사 가운을 입고 있는 젊은 남성이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책상 위의 명패에는 ‘윤상현 전문의’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바닥에는 아직 풀지 않은 짐들이 박스 채로 어질러져 있다.


윤상현은 심각한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어, 유나야. 미안. 발령 준비하느라 바빴어. 왜?”


―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근데 목소리가 왜 그래?


“···아직 퇴근 안 했거든.”


― 아, 진짜? 짐이 많나보네. 아직도 정리 안 끝난 거야?


“응, 사실 시작도 못했어.”


윤상현이 짐 꾸러미들을 보며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 웬 한숨이야?


“그냥 머릿속이 좀 복잡해서. 집 수리는 어떻게 됐어? 뉴스 보니까 장난 아니더만.”


― 그건 걱정 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이럴 때 못 도와줘서 미안하다. 많이 힘들 텐데······.”


― 오빠 일이나 신경 써. 난 진서네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


잠시 말을 멈칫거린 윤상현이 사무실 문에 바짝 기대어 바깥쪽의 기척을 살폈다.


― 오빠?


“어어.”


― 갑자기 왜 말이 없어?


윤상현의 얼굴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변했다.


“그게··· 사실, 유나야. 내가 저번에 했던 말 기억해? 이 병원에 처음 왔던 날, 이상한 거 봤다고 했잖아.”


― 이상한 거? 아, 응 기억나. 왜?


“그거 계속 신경 쓰여서 오늘 점심에 몰래 다시 원장님 방에 들어가 봤거든.”


― 뭐? 오빠, 미쳤어? 그러다가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나도 알아. 근데 내 말 좀 들어봐. 있지, 점심에 원장님 방에 들어갔는데··· 글쎄, 거기에 어떤 진료 차트들이 있는 거야. 그래서 슬쩍 봤더니, 병원에서 의료 사고들을 은폐하고 있는 모양이더라고.”


― ······.


이번엔 이유나가 말을 멈칫거렸다.


“좀 더 자세히 캐봐야 알겠지만, 내가 보기엔 환자들이 죽고 있는 것 같아. 여기서 말이지.”


― 확실해?


“일단은.”


― 그럼 오빠, 알았으니까 우선 거기서 손 떼.


“···뭐?”


윤상현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이유나가 그렇게 말하리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다.


“야, 네가 그렇게 말하면 어떡해? 넌 형사잖아.”


― 그러니까 하는 소리지. 오빠가 거기서 뭘 캔다고 해결될 일 아니라는 거 알잖아. 오히려 오빠가 위험해진다고. 이제 막 발령 온 주제에 무슨 험한 꼴을 당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건 그렇지만······.”


― 그래, 마냥 눈 감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거 나도 잘 알아. 그치만 지금 오빠가 하려는 일은 아니라고 봐. 일단 거기서 나온 다음에 다른 방법을 찾든지 하자.


“후, 알겠어. 그럼 아까 찍어뒀던 사진들이라도 보내줄게.”


― 뭐? 그걸 또 사진을 찍었어?


이유나의 목소리에서 당혹감이 묻어나왔다.


그녀는 아주 간덩이가 배 밖으로 튀어나왔다며 잔소리를 쏟아냈다.


“어쩔 수 없었어. 증거는 남겨놔야지. 몰래 폐기 처분해 버리면 어떡해. 우선 너한테 먼저 보낼 테니까 받아.”


― 으휴, 내가 못 살아. 알았어, 끊어.


통화는 거기서 끝이 났다.


“호호. 무슨 통화를 그렇게 재밌게 하세요, 윤쌤?”

“헉!”


깜짝 놀란 윤상현이 즉시 뒤를 돌아보자, 재밌다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여성이 시야에 들어왔다.


“워, 원장님? 여긴 언제······.”

“음? 처음부터 여기 있었는데, 몰랐어요?”

“······.”


또각또각, 구두소리를 내며 다가온 손 원장이 금발로 염색한 웨이브 머리를 손가락으로 배배 꼬았다.


“그래서, 뭘 보내준다고요?”

“아, 그게, 오늘 점심에 찍은 셀카요.”

“음? 그게 아닌 것 같던데?”


손 원장이 빨갛게 칠해진 검지 손톱으로 윤상현의 윗가슴을 밀었다.


자연히 뒤로 밀린 그가 사무실 문에 부딪혔다.


“누구랑 통화한 거죠? 형사? 애인?”

“···동생입니다.”

“동생?”


손 원장이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입술을 달싹이며 더욱 윤상현과의 거리를 좁혔다.


“거짓말에 영 소질이 없으시네.”

“이, 이거 놓으십쇼, 원장님.”


윤상현이 손 원장의 양팔을 뿌리치려 했으나 무슨 손아귀의 힘이 그리 센지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크흑!”


결국 힘싸움에 밀린 윤상현이 두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미안한데, 내부고발자를 키우는 덴 취미가 없어서 말이야.”

“끄아악!”


손 원장이 붉은 손톱을 치켜세워 윤상현의 목덜미를 단번에 움켜잡았다. 사람의 힘이라고는 절대 믿을 수 없는 완력이었다.


윤상현은 괴롭게 울부짖으며 팔에 매달리다시피 했지만, 변변한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싸늘한 시체가 되고 말았다.


― 헉!


숨통이 끊어짐과 동시에 윤상현이 몸 밖에서 눈을 떴다.


― 이, 이게 대체?


귀신이 된 것에 어리둥절해 할 틈도 없이, 손 원장의 손톱이 그를 향해 휘둘러졌다.


슈욱!


― 악!


윤상현은 허공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그녀의 공격을 피해냈다.


“이리 온, 착하지?”


― 저, 저리 가!


생명의 위기를 느낀 윤상현이 어떻게든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스마트폰을 챙겨들고 재빨리 탈출을 시도하려던 때였다.


“어딜!”


손 원장의 손날이 죽창처럼 뻗어왔다.


사각으로 치고 들어온 손톱이 윤상현의 스마트폰을 단번에 관통했다.


콰직!


― 아아, 안 돼!


그가 절규하는 순간, 손 원장의 손이 윤상현의 목을 홱 낚아챘다.


― 크악!


“안 되긴, 뭘 안 돼.”


그렇게 속삭인 그녀가 느닷없이 윤상현의 입술을 빼앗았다.


후욱.


입 안을 통해 요력이 밀려들어오자, 윤상현의 하얀 영체가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어라, 이 몽롱한 느낌은 뭐지? 어째 졸음이··· 아, 안 되는데··· 유나한테 가야 하는데······.’


정신이 아득해지던 윤상현이 곧 이성을 잃고 잠에 빠졌다.


“호호, 아미타 님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자유 연재입니다. 피드백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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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연옥의 문 18.11.24 133 3 10쪽
30 위기일발(3) 18.11.23 152 4 14쪽
29 위기일발(2) 18.11.22 148 4 13쪽
28 위기일발(1) 18.11.21 171 3 13쪽
27 친구가 생기다(2) 18.11.20 170 4 13쪽
26 친구가 생기다(1) 18.11.19 155 4 12쪽
25 멍청이들(3) 18.11.18 164 4 13쪽
24 멍청이들(2) 18.11.17 197 3 14쪽
23 멍청이들(1) 18.11.16 186 3 14쪽
22 등교하다 18.11.15 217 5 12쪽
21 슬픈 날 18.11.14 199 6 12쪽
» 드리워진 먹구름 18.11.13 217 4 13쪽
19 사신도로 말할 것 같으면 18.11.12 246 5 13쪽
18 지켜보다 18.11.11 284 6 10쪽
17 아귀의 탄생(3) 18.11.10 326 5 11쪽
16 아귀의 탄생(2) +2 18.11.09 328 6 13쪽
15 아귀의 탄생(1) 18.11.08 363 6 13쪽
14 등잔 밑이 어둡다 18.11.07 380 6 16쪽
13 설상가상 +2 18.11.06 406 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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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염라의 탄생(1) 18.11.04 550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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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문제아(3) 18.11.02 643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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