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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스토리] 사후세계

목요일 개봉하자마자 인시디어스를 보고왔다. 인시디어스는 강령술, 악령, 살인마 등이 적절하게 엮여 있는데 이 중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사후세계에 대한 표현이다. 



아래에 적을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내 생각이다. 



난 사후세계를 믿지 않는다. 
즉 죽으면 모든 게 끝난다고 생각한다. 

사실 난 영혼이 인간에게만 있다고 믿는 것은 굉장히 오만방자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문을 품어본다. 
왜 인간에게만 영혼이 있을까. 

인간이 고귀해서? 특별해서? 현 지구 상에 가장 진화된 종이라서?

그렇다면 생명은 어떤가. 
특별히 더 고귀하고 값진 생명이 존재하는가. 
명성이 높고 가진 것이 많은 자의 생명은 더욱 가치가 높은 걸까? 시대에 영향을 끼친 위인의 생명은 가치가 더 높은가?
애초에 그러한 가치는 누가 정하는 것인가. 
바로 인간 스스로 아닌가. 

생명은 모두 평등하다. 
우리가 밟고 선 풀잎도, 무심코 짓이겨버린 날벌레도, 맛있게 씹고 있는 육류조차도 과거엔 생명을 지니었던 존재다. 
그렇다면 그들에겐 과연 영혼이 없는 걸까. 

우리가 사후세계를 생각할 때 대부분 지옥과 천국, 극락 환생과 같은 종교적인 것을 떠올린다. 즉 선한 자는 천국, 악한 자는 지옥으로 가리라 예상한다. 하지만 그 선함과 악함은 어떻게 나누는가. 

다른 이를 도와주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며 내가 가진 것을 힘든 이에게 베풀 줄 아는 이를 우리는 착하다고 여긴다. 그 반대는 악함이리라. 그럼 대체 그 기준은 누가 정한 것인가. 

결국, 인간 아닌가. 

찰나의 순간에 생명이 오가는 동물들의 치열한 삶에 그러한 기준을 매길 수 있는가.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는? 

하물며 모기는 어떤가. 자신의 새끼를 위해 인간의 피를 빠는 행위는 우리에게 어떤 잘못을 하길래 그렇게 못 잡아서 안달이란 말인가. 모기에게 인간은 악일까, 선일까. 

지구는 어떤가. 내가 정말 남을 위하고 모든 것을 베풀 줄 아는 인간이라 한들 이 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살아있음으로 소비하는 물과 전기 같은 에너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이 파헤쳐지는가. 이 별은 나를 선으로 여기는 것일까. 

그렇다면 악은? 
다른 생명을 빼앗는 것이 악인가. 전쟁터에서 타인을 죽이지 않으면 살 수 없어 그들을 죽인 군인은 악인가. 극도의 공포로 민간인과 적군을 구별하지 못해 모두 죽여버린 군인은? 애초에 적군과 아군 모두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간 아닌가. 그들 중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가.  나눌 수 있겠는가? 
당신은 살인을 저질러 지옥에 떨어질 거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가. 

하물며 생존을 위해 다른 짐승을 죽여 사냥하는 것은 어떤가. 그들도 생명을 죽였기에 역시 악인 걸까. 

무슨 헛소리냐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 선으로 부르는 것을 모든 생명의 사후세계에 적용하기란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인간의 잣대로 생명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나도 오만한 행위이다. 

그렇다면 사후세계의 형태는 또 어떠한가. 
벌레는 사후세계도 그대로 벌레인 걸까. 아니면 미물이라 영혼이 없기에 소멸할까. 

왜 미물은 그렇게 태어난 것인가. 
왜 짐승은 그렇게 태어난 것인가. 
왜 식물은 그렇게 태어난 것인가. 

탄생의 순간에 선택이 란 게 있을까. 

눈으로 볼 수 없는 조그마한 미물도, 
인간의 생존을 위해 길러지는 짐승도,
광활한 숲을 이루는 한 그루의 나무도, 
모두 살아있기에 존재한다. 
모두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오직 인간만이 지옥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것은 오만하지 않은가. 
오직 인간에게만 사후세계가 있다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인간으로 태어난 게 선택받은 것이라면 다른 존재의 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생명은 모두 평등하다. 
생명을 지녔기에 언젠가는 결국 끝을 맞이한다. 그렇기에 죽음 또한 가장 평등한 것이다. 

살아있다면 조금 더 삶을 즐겨라. 
맛있는 음식도 좋고 세상을 여행하는 것도 좋다. 살아있음을 느껴라. 그리고 삶을 좀 더 열심히 살아라. 
자신의 생명을 소홀히 여기지 마라. 당신은 오직 하나뿐이다.
부모, 형제, 친구 등 주변의 친절함을 느끼고 그들을 소중하게 대해라. 언제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항상 후회가 없게 행동해라. 그들에게도 당신은 오직 하나뿐이다. 
살아있는 동안 모든 생명의 가치를 잊지 마라. 
그들의 가치를 느낄 때 비로소 자신의 가치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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