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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스토리] 생명

언젠가 모 사이트에서 생명에 관한 생각을 닮은 글을 본적 있다. 

자신이 파랑새 증후군인 것 같다고 말한 글쓴이는 자신이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살아있으니 어떤 이유로든 타인을 미워하는 자신이 싫고, 일을 구하려니 자신이 세상에서 상처 받을까 두렵다고 했다. 그리고 인간이 살면서 아무렇지 않게 다른 생명을 죽이는 행위에 대해 혼란스러워했다. 그는 우리가 음식으로 부르는 생명과 우리가 두르고 입는 생명, 우리가 짓밟고 서있는 대지의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해치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난 그런 글쓴이에게 되묻고 싶었다. 

그래서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데.


분명 모든 생명은 동등하다. 그런데 당신이 쓴 글은 살아있는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하나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될까.


인간이라면, 살아있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다른 이를 해할 수 밖에 없다.

세상에 먹지 않고 살 수있는 생명이 있는가.

하물며 식물조차 땅 속의 수분과 무기 양분을 뿌리로 흡수해서 살아간다.

대지의 무기 양분은 무엇으로 이루어진 것인가. 

생명들의 시체와 그것을 먹고사는 미생물들이다.


생명을 지니고 태어난 이상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다. 

좋든 싫든 자연의 먹이 사슬 아래 살아가야만 한다.

살기 위해 풀을 뜯는 들소의 움직임을 보라.

단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끊임없이 주위를 살피는 그 모습을.

먹이를 사냥하는 야수의 움직임은 어떤가. 

모든 것을 집중하여 뿜어내는 그 역동적인 모습이 아름답지 않은가. 

매 순간 먹이사슬은 이루어지고 살기 위해 많은 생명이 노력하고 있다.

인간이 잊고 있더라도 말이다.


그래도 생명이 우스운가. 

가끔 인간은 먹이사슬 최정상에 있기에 다른 생명의 무게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생명은 당신이 편하게 방에서 컴퓨터로 혹은 핸드폰으로 걱정할 존재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들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삶이다.


가축들은 어떠한가.

우리 안에서 길러지며 자연을 느껴보지 못한 그들이 불쌍한가. 그것 역시 그들의 삶이다.

우리를 위해 길러지고 희생되는 생명을 동정하고 우습게 여기지 마라. 

그들의 눈에는 돈 때문에, 사랑 때문에, 권력 때문에 고뇌하며 서로를 미워하는 우리의 삶이 더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인간에 의해 길러지며 아무런 걱정 없이 먹이를 받아먹는 그들의 삶이 우리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어떠한 생명도 남에게 동정받을 이유는 없다. 그 행위 자체가 생명에 대한 모독이다. 

그럴 시간에 당신의 삶을 걱정해라.


생명은 동정이 아닌 존중의 대상이다.


당신이 살아있음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는지 항상 기억해라.

당신의 목숨은 다른 생명으로 이루어진 것을 항상 기억하고 소중하게 여겨라.

당신의 어깨에 올려진 생명의 무게가 느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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