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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주역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마수魔手
작품등록일 :
2012.11.22 10:03
최근연재일 :
2013.01.16 21:13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40,659
추천수 :
802
글자수 :
39,355

작성
12.11.30 10:01
조회
19,756
추천
76
글자
7쪽

학사주역 9

DUMMY

그에 황당함을 느낀 유신이 막군에게 물어볼까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시작부터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다 읽어 보고 난 후에 물어보자.’

이해 못하는 것이 나올 때마다 물었다가는 대담을 하다 끝이 날 것 같은 것이다.

차라리 물어 볼 것을 한 번에 정리한 다음에 묻는 것이 낫다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에 유신이 팔괘둔형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팔괘둔형을 읽던 유신이 상자에서 종이와 붓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팔괘둔형에서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스스슥! 스스슥!

그렇게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이 되는 부분들을 적은 유신이 종이를 보다 고개를 돌렸다.

“막 대... 응?”

막군을 부르던 유신의 얼굴에 의아함이 어렸다. 방금 전까지 옆에 누워 있던 막군의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어디 가셨지?”

주위를 흩어보던 유신은 막군이 보이지 않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디 가셨나?”

막군을 찾으러 나가볼까 생각을 하던 유신이 고개를 저었다. 입관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 수업이 시작을 한 것도 아닌데 함부로 학관 내부를 돌아다니는 것이 저어 되는 것이다.

주위에 다른 입관자들이라도 있으면 말이라도 걸어 볼 텐데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내원에서 봤던 학사들도 보이지 않는 것에 근처에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안 유신이 손에 들려 있는 팔괘둔형과 종이를 바라보았다.

밖에 막군이 있으면 물어 보려고 책과 종이를 들고 나온 것이다.

책과 종이를 품에 넣은 유신이 가만히 생각을 하다가 양 다리를 가볍게 벌렸다.

‘직접 해 보면 뭐가 이상한지 확실하겠지.’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아는 것은 다르다. 머리로는 팔괘둔형에 관한 의문이 많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맞지만 몸으로 해 본다면 모르는 부분을 찾을 수도 있다 생각이 든 것이다.

‘게다가 나는 무인이 아니지 않는가. 무인을 가르치려면 그들처럼 해 봐야겠지.’

그에 유신이 팔괘둔형을 펼쳐 보고는 건곤의 장에 적혀 있는 그림의 움직임들을 팔괘에 따라 배열하기 시작했다.

‘움직임이 그리 크지 않네.’

건곤의 장의 움직임의 폭이 그다지 넓지 않은 것을 느낀 유신이 자신이 팔괘를 잘 배열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땅에 손가락으로 표시를 해 두었다.

스스슥!

여덟 개의 밟아야 할 곳을 그린 유신이 조심스럽게 그 방위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곤에서 시작을 해 손으로, 손에서 간으로....’

바닥에 그려진 방위들을 생각하며 발을 움직인 유신은 곧 여덟 발자국을 모두 밟을 수 있었다.

‘어려운 것은 없네.’

속으로 중얼거린 유신이 손을 들었다. 건곤의 장은 걸음을 의미하는 곤과 손의 움직임을 의미하는 건이 있으니 말이다.

‘어디보자 건은....’

자신을 중심으로 팔괘의 순서에 따라 손을 움직인 유신은 그것 역시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쉽네.’

속으로 중얼거린 유신이 이제는 손과 발을 동시에 움직였다. 그런데....

발과 손이 동시에 움직이는 순간 유신은 하체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끼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털썩!

“어라?”

자기도 모르게 의문성을 토한 유신이 자신의 발을 바라보았다.

툭툭툭!

발을 손으로 두들겨 본 유신이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힘을 주었다.

발에 멀쩡히 힘이 들어가는 것에 몸을 일으킨 유신의 얼굴에는 의아함이 어려 있었다.

의식을 할 사이도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리며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게 된 것이다.

‘왜 발에 힘이 풀린 거지?’

탓탓탓!

가볍게 땅을 발로 차며 다리 상태를 확인한 유신이 잠시 생각을 하다가 건곤의 장의 기수식을 잡았다.

그리고는 발을 옮기며 손을 움직였다.

휘청!

순간 다시 다리에 힘이 풀린 유신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털썩!

하지만 유신의 얼굴에는 처음과 달리 의아함이 아닌 깨달음의 빛이 떠 있었다.

“역시 건과 곤을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 원인이었구나.”

자신의 몸이 문제가 아니라 건곤의 장을 펼치게 되면 하체에 힘이 풀리고 넘어지게 되는 것이다.

‘왜 이러지? 어려운 동작은 없는데?’

속으로 중얼거린 유신이 팔괘둔형을 꺼내 펼쳤다. 그리고 건곤의 장을 다시 천천히 읽어 내려가던 유신이 다시 고개를 저었다.

‘내가 틀리게 한 것도 없는데?’

괘의 방위도 잘 짚고 밟았다. 그런데 한 발자국을 옮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이다.

어려운 동작도 없는데 왜 그러나 싶어 잠시 팔괘둔형을 보고 있던 유신이 손가락으로 땅에 괘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천의 괘에서 곤의 괘까지 그려나간 유신이 그 건곤의 괘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유신의 얼굴에 놀람이 떠올랐다.

“설마? 천지비?”

건곤의 괘를 상징하는 천지비를 떠올린 유신의 얼굴에 놀람이 떠올랐다.


“천지비의 괘는 하늘과 땅을 상징합니다. 일단 지금의 정황을 생각해서 괘를 대입한다면... 비는 기초가 없어 일이 막히고 통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즉 막 대협께서 학문적 기초가 없음으로 앞으로 학문에서 성취하고자 하는 쉽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막군의 점괘였던 천지비와 그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 유신은 지금 이 상황이 혹 어쩌면 그와 같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 대협은 학문의 기초가 없어 일이 막히고 통하지 않았다면... 나는 무공적 기초가 없어 팔괘둔형이 막히고 통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유신의 얼굴에 감탄이 어렸다. 팔괘의 묘리에서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신체를 이용한 무공이라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책속에 담겨져 있지만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팔괘의 묘까지 팔괘둔형에 담겨져 있을 줄은 상상을 하지 못한 것이다.

‘정말 대단하구나. 신체의 움직임에 팔괘의 묘가 담겨져 있다니.’

생각보다 더 팔괘둔형이 신묘하다는 것을 깨달은 유신이 눈을 감았다.

‘막 대협에게 풀어준 괘는 그 분의 상황에 맞게 내가 풀어 준 것... 반드시 그 분과 내 상황이 같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천지비의 괘는 하늘과 땅의 소통을 의미한다. 그래 나는 일이 막히고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보다는 하늘과 땅의 소통을 중심으로 괘를 풀어야 할 것이다.’

속으로 중얼거린 유신이 땅에 그려 놓은 건곤의 괘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하늘과 땅의 소통에 관한 것은 어려운 것이 없는데... 문제는 어떻게 몸에 적용을 하느냐로구나.”

수 많은 사람들의 점을 보며 생계를 유지하고 주역을 공부한 유신이다.

유신에게 주역은 생활이었고 삶이었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향을 잡자 그에 따라 주역의 괘가 떠오르고 정리가 되어 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머리 속에서의 정리와 해답일 뿐이다. 땅이나 어딘가에 그리고 적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몸과 움직임에 적용시키는 것은 유신으로서는 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어떤 방법으로 그 생각을 몸에 적용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날씨가 좋습니다. 햇살이 따스하네요.

오늘 하루도 힘차게 보내시고 즐거운 주말을 기다리자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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