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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란트로의 책방

글쟁이의 하루


[글쟁이의 하루] 우리가 1루를... 집필후기

완결을 낸 후 집필후기를 쓰려고 했더니

연재중을 완결로 바꾼 후라 더 이상의 글쓰기가 안되더군요.

그래서 이 곳에 집필후기를 남기려고 합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노장 투수 가와바타 마사시.

재기를 위해 트라이아웃에 나서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실망스런 결과뿐....

이대로 야구를 손에서 놓아야하는 것일까? 은퇴를 결심한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오퍼,

한국 프로야구 진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길, 험난한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

야구 불모지 춘천을 연고지로 한 신생구단 엑스팩터 네뷸러스와

벼랑끝에 몰린 외국인 용병 가와바타 마사시의 이야기.

신생팀의 1군 리그 진출의 조건은 퓨쳐스리그에서의 승률 5.

가와바타와 네뷸러스는 꿈의 1군 리그로 갈 수 있을까?>

 

제가 작품소개로 써 놓은 글입니다. 이 작품의 주된 모티브가 된 것은 일본의 TBS가 매년 연말에 방송하는 <전력외통고: 방출선고를 받은 남자들>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방출된 프로야구 선수들이 재기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인데요. 2013년 방송분에서 트라이아웃에 나갔다가 일본 구단으로부터는 연락을 받지 못하고 고양 원더스로 부터 오퍼를 받아 고민하는 한 선수의 이야기가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선수는 고민 끝에 원더스의 오퍼를 거절했습니다만 만일 그 선수가 한국으로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과 상상이 이 작품의 시작이었죠.

 

집필 초반부터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왜 하필 주인공이 일본인이냐는 것이었습니다. 한일관계나 역사문제, 민족감정 등을 생각했을 때 주인공이 일본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진입장벽이 생긴다는 것이죠. 그걸 예상 못한 바는 아니었습니다만

저로서는 외국인의 눈으로 본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얘기를 쓰고 싶었고

야구 하나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주인공을 설정한다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일본사람이 그 역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대로 밀고 나갔습니다. 제가 지금 일본에서 살고 있다는 점과 학생시절에 야구를 경험했던 일본인 지인들이 주위에 많았다는 것도 가와바타 마사시라는 주인공을 만들어 낸 또 다른 이유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제가 이 작품을 시작할 때에도 스포츠물은 이능과 기연, 환생 혹은 초능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현대판타지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제 머릿속에 떠오른 스토리는 강한 주인공을 내세운 통쾌한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갈 곳을 잃어버린 약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느냐는 야구를 매개로 한

개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스토리 전체가 무겁고 느리고 답답할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소설이 아니라 다큐멘터리같다는 얘기도 들었고, 읽을수록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사회에서 일상을 산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꿈을 쫓아간다는 것이

평범하게 들려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길을 가야한다는 것이 제가 담고 싶은 메시지였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초상권, 상표권 침해의 위험을 무릅쓰고 팀도 실제 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중간 중간에 실제 선수들의 이름을 등장시키기도 했습니다.

결말이 거의 눈에 보이는 스토리였기 때문에 꽤 많은 독자 분들로부터 주인공에게 보다 더 큰 희망을 안겨달라는 주문이 들어와서 결말을 바꿀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보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원래대로 결말을 냈습니다.

제가 팀 이름을 성운을 뜻하는 네뷸러스로 지은 것도, 마지막에 등장하는 응원단 이름을 수퍼노바로 지은 것도, 그리고 주인공인 가와바타와 마리야와의 대화등도 결말을 염두에 둔 복선이었기 때문에 결말을 바꾸면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흐트러질 것 같았습니다.

조금 더 신나는 마지막을 기대했던 독자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초반의 진입장벽과 이른바 대세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중적인 인기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로 선작수 500 전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재종료시점에서 496분이 선작해 주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독자여러분들 덕분에 75만자에 달하는 글을 쓸 수 있었고 16만회라는 과분한 조회수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독자여러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18

  • 001. Lv.47 夢劒行

    15.03.14 17:01

    미약한 성원에도 불구하고 완결내주셔서 ... 글을 읽는 즐거움을 주셔서
    보는내내 감사했습니다.
    건강하시고 다음 작품으로 뵈었으면 합니다.

  • 002. Personacon 실란트로

    15.03.14 19:04

    미약한 성원이라뇨. 몽검행님 아니었으면 정말 완결까지 못갔을지도 모릅니다.

  • 003. Lv.78 euskal

    15.03.18 02:40

    내내 글 재밌게 보고 갔습니다
    요즘 왠만한 유로작품보다 알찬 작품이었습니다.
    다음작품 기대하겠습니다
    사랑은 어디로 영화화는 조금 궁금하네요

  • 004. Personacon 실란트로

    15.03.18 18:44

    쭈욱 응원해주신 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많은 힘이 되었어요. 사랑은 어디로 영화화는 일단 시나리오가 완성되어야 되는데 그게 시간이 걸리네요.

  • 005. Lv.44 류메쉬엘

    15.03.18 08:41

    긴 호흡의 글 엄청나게 고생햐셨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가와바타와 함께 울며 웃으며 읽은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 006. Personacon 실란트로

    15.03.18 18:45

    감사합니다. 힘도 들었지만 보람도 있는 글쓰기였습니다. 다음 작품도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007. Lv.99 왕초7

    15.03.19 13:20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계속 실란트로님을 응원하겠습니다.

  • 008. Personacon 실란트로

    15.03.20 16:51

    감사합니다. 신작에서도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009. Lv.80 레이지아

    15.03.19 15:34

    최근 가장 재밌게 본 소설 중에 하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010. Personacon 실란트로

    15.03.20 16:52

    그런 과분한 찬사를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 011. Lv.99 오감자

    15.03.19 15:40

    잘 보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잔잔하고, 한번 생각해보는글이 좋아졌는데 저에게는
    정말 좋았습니다. 작가님 수고하셨습니다.

  • 012. Personacon 실란트로

    15.03.23 10:03

    감사합니다.

  • 013. Lv.36 만월이

    15.03.20 15:44

    화려하지만 기억에 금방 잊혀지는 글보다 지금처럼 담백해도 기억에 오래남고
    마음속에 하나의 울림을 주는 글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 014. Personacon 실란트로

    15.03.23 10:04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글을 쓰는 걸 좋아하지만 다음 신작은 조금 가볍고 밝은 걸 써 볼 생각입니다. 그래도 칙칙한 제 색깔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최대한 밝게 가 보려고요.

  • 015. Lv.79 고산(古山)

    15.03.20 19:53

    그러게요. 만월이님 말씀처럼 이 글은 오래 남을 겁니다. 막 재밌고 신났던 글은 오히려 나중에는 희미지죠.
    저는 세번째로 썼던 추천글로 기억합니다. 낫아웃.
    오랫동안(중간에 연중이나 리메로 심지어 딴 사이트에 퍼가져 있던걸로 정주행을 두어번 했을정도로)기다렸다가 다시 보게 된 글이라 반가움도 컸고, 마사시 이야기에 씁쓸해져서 중간에 글을 안 읽다가 다시 읽고 하는 등 꼭 저도 마사시를 옆에서 따라다니면서 지낸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그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축하드리고,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글도 선작추가 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 016. Personacon 실란트로

    15.03.23 10:06

    고산님은 정말 초창기부터 쭈욱 응원해 주셨는데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신작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017. Lv.99 Cura

    15.03.21 23:58

    정말 재밌게 보고 보는내내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재밌었습니다.읽는 보람이 있는 작품이었어요.

  • 018. Personacon 실란트로

    15.03.23 10:07

    피곤하게 만들어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신작에서는 안 그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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