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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서감상 모음] 악마의 정원에서(In the devil's garden)에 대한 간략 감상

악마의 정원에서 (In the devil’s garden)

 

스튜어트 앨런 지음

정미나 옮김

생각의 나무 출판사

 

-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결국 먹고 사는 일이다. 그러므로 어떤 음식을 금기시한다면 거기에는 대부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기 마련이다. –

 

책은 나의 애장 도서 하나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지극히 점잖은 표현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 이책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있으랴.

악마의 정원에서 음식, 특히 (서양 문화 안에서의) 금기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지만 좀더 넓게 보면 문화사 내의 음식이 부여받은 의미와 변천에 대한 추적 르포이기도 하다.

다루고 있는 음식들은 다채로우며 각각의 음식 위편에 자리한 배경 이야기 역시 풍부하다. 전체가 길고 끝없는 뷔페 테이블의 향연이라 만하다. 이들 이야기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7 죄악(색욕, 폭식, 오만, 나태, 탐욕, 불경, 분노) 따라 1차적으로 분류되며, 장에서의 구성은 어떤 때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흐르다가 어떤 때는 멈추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기도 하다. 7챕터를 읽는 동안 구성에서 눈에 띄게 거슬리는 흐름을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이야기는 유려하게 넘어간다. 중간중간 특정 재로에 대한 요리 레시피가 나오기도 하는데 요것도 아기자기하다.

어떤 음식들은 억울하게 나쁜 의미를 뒤집어쓰고 매도당하는가 하면 어떤 음식들은 좋은 의미가 덧씌워져 찬미받는다.  이들 의미들은 사회, 문화, 종교, 역사적으로 정해지며 근본적으로는 인위적이다. 상당수의 의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뒤쪽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아주 없어지는 대신 인간의 집단 무의식 속으로 숨어들어 아직도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또한 어떤 의미들에는 거대 자본과 권력의 입김이 노골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인류의 음식에 대해 이렇듯 의미를 붙이려는 시도는, 사물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찾아 정의내리려는 시도의 연장선상에 있어 보인다.

참고문헌은 30페이지에 달하며, 작가의 분석이 완벽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성의있고 꼼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작가의 서술 방식은 전문적 학술 서적 집필 스타일이 아니라 저널리즘에 기초하고 있으며 대중적이고 친절하다. 음식에 대한 참고 자료로도 좋고, 단순히 교양 (혹은 재미) 위해 읽기도 좋다.

PS. 이 책에서 건진 다른 책이 페트로니우스의 ‘사티리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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