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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정원의 주인] 로엔젤라의 지배자들

로엔젤라의 독특한 신분체계에 대해서 

로엔젤라에서 혈통에 의거한 고귀함이 인정되는 것은 오로지 왕족 뿐입니다. 유일무이한 푸른 피죠. 실제로 그렇게 되기 위해서 오랜 세월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먼저, 로엔젤라의 왕실은 교육을 장려하고 왕국민이라면 어느 정도의 교육을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그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죠. 왕국 구석구석까지 설립되어 있는 학교는 왕실의 지원을 받는 곳이고, 따라서 교육도 일반적인 교양 뿐 아니라 왕실에 대한 충성심 함양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그리고 로엔젤라는 마도구의 활용 수준이 매우 높아 단순히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정도로 사용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통제 수단으로서도 사용합니다. 성년이 되면 주어지는 신분패는 마도구의 일종으로 소유자의 생존, 사망, 이동, 주거 지역까지 모두 관청에서 관리합니다. 관료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세금의 원천이 되는 왕국민을 함부로 수탈하거나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급여를 주지 않는 피고용자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높은 신분, 고위 관직에 오른 이들에 대한 감시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아이보기 파티 같은 것이 그 예입니다. 외부 세력이 들어오기 쉬운 장미의 계절 내내 가문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아이들을 데려다 왕실의 감시 하에 두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물로써 로엔젤라는 '매우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완성하여 왕족 이외의 신분구분의 의의는 흐릿해진지 오래입니다. 대신 이름 뒤에 붙는 '성'에 대한 무게가 매우 증가했는데, 그것은 '성이란 능력있는 자에게만 허락되는 것이다'라는 원칙에 의거한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왕가에서 그 가문의 '성'을 회수해버리죠. 가문의 존속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능력있는 후손을 배출해야만 하는 겁니다. 

따라서 가문이라고 불러줄 수 있을만한 집안은 그야말로 '명가'라고 볼 수 있고, 작위와 영지를 함께 갖춘 진짜 귀족은 '명가 중의 명가'라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관료제를 기반으로 한 로엔젤라에서 일개 가문에게 땅을 떼어 주고 관리를 맡긴 것이니 그 가문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쌓여야 가능하겠습니까.. 엄청난 특혜입니다. 

물론 귀족이라도 세금도 내야 하고 영지 발전에도 노력해야 합니다. 관리를 맡겼는데 제대로 관리를 못하면 도로 반납해야 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작위만 있고 영지가 없는 반쪽짜리 귀족이 되는데 그것이 또 무능력을 상징하는 것이라 로엔젤라의 지배계층에서는 수치스러워 죽을만한 일이 됩니다. 그러고도 스스로 능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작위를 빼앗기고, 그 다음으론 성까지 빼앗기게 되는 지경에 오지요. 

이렇게 오로지 능력 위주로 가문을 이어 나가야 하다보니 로엔젤라는 무조건 재주있고 능력있는 사람을 후계자로 세우는 풍토가 짙습니다. 입양도 활발하고 데릴사위도 마다하지 않지요. 피가 섞였다면 아주 좋겠지만 정 안된다면 가문의 성이라도 이어야 한다는 필사적인 동기가 있기 때문이랄까요.

이것은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핏줄에 대한 집착)을 통제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강력한 통제정책인데, 그것이 가능한 것은 로엔젤라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엔젤라의 왕실은 왕국에서 일어나는 온갖 기이한 현상들의 거의 대부분의 원인이자 해결책입니다. 그들은 그것을 이용해서 강력한 통제정책을 쓰고 있지요.

가문에서는 단 한 사람의 후계자에게 모든 것을 물려주기 때문에 그 외의 형제들은 알아서 잘 살아야 됩니다. 사업을 하든, 가문의 일원으로 일을 하든, 개인의 능력으로 혼자 잘 살든 모두 본인 능력이라고 보죠. 성을 가졌기 때문에 더욱 가혹한 환경일 수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자부심이 있고 프라이드가 높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카렌은 이름있는 가문의 여식이고 스스로도 성을 붙일 수 있을만한 능력자이기 때문에(시녀 신분임에도 사택을 가지고 있었죠) 귀족이라 하더라도 작위를 잇지 못한 후계자에 불과한 피오르드에게 좀 대들어도 됩니다. 어차피 왕족 아래로는 모두 같다는 것이 기본으로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왕가에게 능력을 인정받는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가문을 세울 수도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교육열이 높고 성취욕도 높습니다. 인재의 유입율도 높아서 마티어즈의 학계에서는 로엔젤라를 두고 재주 있는 사람을 다 뺏어가는 개미지옥이라고 욕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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