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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붕(鯤鵬)의 우주

내 일상


[내 일상] 곤붕의 집필원칙

작가원칙

 

1. 단문, 중문, 장문을 복합적으로 배열해서 문장에 운율을 줘라.

 

2. 최대한 단어중복이 일어나지 않게 해라. 그렇다 하더라도 뜻의 어색함을 만들면서까지 단어교체를 하지는 말아야 한다.

 

3. 써도 되고 안 써도 그만인 문장은 과감하게 생략해라. 왜 생략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라. 쓰지 않아도 독자가 알아차릴 만한 걸 굳이 왜 써야 하나? 혹은, 쓰지 않았을 때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가?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 하나를 위해 이해하는 독자 10을 버리지 마라. 없어도 되는 건, 없어도 된다. 10이 1보다 언제나 크다. 명심하라.

 

4. 접속부사의 사용을 최대한 줄여라. 접속부사를 없앨 수 있다면 문장 하나를 더 삽입해도 좋다.

 

5. 주어를 생략해도 뜻이 통한다면 과감하게 주어를 생략하라.

 

6. 문장의 마감처리에 신경을 쓰라. ‘다’ 일색의 끝처리는 문장을 지루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7. 대화나 일인칭시점에서는 과감한 구어체 단어들을 활용하라. 그것이 생동감을 살리는 방법이다.

 

8. 연재 한 편에서도 기승전결을 만들어내라. 어떠한 이야기도 기승전결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또한, 그 모든 기승전결이 있는 연재편을 연결했을 때에도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9. 이야기의 속도를 조절하라. 너무 빨라서도, 너무 느려서도 곤란하다. 하지만, 적당한 스피드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다면, 그냥 빨리 전개해라. 그러면 독자들도 일단 참고 넘어간다. 그 다음 이야기가 재미있다면 앞의 실수는 눈감아줄 수 있다.

 

10. 복문의 경우, 쉼표의 적절한 사용으로 복의(複意)문장이 되지 않게 사전에 예방한다. 지나친 복문은 오독 혹은 혼돈을 초래할 수 있다.

 

11. 이야기를 다 쓴 후, 스스로 캐릭터가 되어 대화를 나눠보라. 어색함이 있다면 잘못 쓴 것이다. 바로 다 지우고 재집필에 돌입하라.

 

12. 독자의 의견을 수렴하되, 지나치게 휘둘리지는 마라. 독자는 수준 낮은 독자, 수준 높은 독자들이 모두 흩어져 있다. 수준 낮은 독자나 제대로 글을 읽지 않는 독자를 기준으로 글을 쓰면 글의 품격이 떨어지고, 수준 높은 독자의 수준에 맞추면 글은 난해해진다. 중도를 지켜라. 어렵지만, 그렇게 해라.

 

13. 말하려 하지 말고, 보여 주려고 노력하라. 직접적인 서술보다 은밀한 묘사가 사람을 전율하게 한다.

 

14. 주인공이 나오지 않는 장면은 최소화하라. 굳이 그런 장면을 쓰고 싶다면, 어떤 식으로든 주인공과 연결을 시켜라.

 

15. 소재 지상주의에 빠지지 마라. 언제나 글을 쓰기 전, 첫 순위는 캐릭터다.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면 소재가 나쁘다 하더라도 평타는 친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캐릭터를 만들고 거기에 어울리는 소재를 찾아라. 그런 다음 글쓰기를 시작하라.

 

16. 무조건 상세하게 적는 것이 작품의 품격을 높인다고 착각하지 마라. 좀 투박하더라도 짧고 강렬한 문장이, 지루하고 유려한 묘사보다 작품의 질을 높일 때가 훨씬 더 많다.

 

17. 작가라면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에도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글이 안 써진다고 하루 이틀 보내다 보면 흐름을 놓치기 십상이다. 일단 써라. 그리고 머리를 쥐어뜯어라. 그러면 머리가 엉킨 만큼 글이 풀릴 것이다.

 

18. 주인공은 무조건 능동적이어야 한다. 수동적인 주인공은 독자들을 쉽게 질리게 하고, 대리만족을 주기 어렵다. 주인공이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만큼 개성이 강하고 능동적이지 않다면 애초에 글을 시작하지 마라.

 

19. 오타/비문/단어오용은 글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독자들의 몰입도를 저하시킨다. 그러므로 글을 올리기 전에 최소한의 오타교정은 필히 거쳐야 한다. 이 중에서 오타는 교정기가 잡아줄 수 있으나, 비문과 단어오용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이건 스스로 하나씩 공부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20. 장르소설은 재미가 우선이다. 재미가 없다면 아무리 아름다운 문장을 구사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또한, 압축성 또한 따라가야 한다. 길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물론, 긴 소설 중 대박 작품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작가 생활을 하려면 20권 이상 가는 작품은 되도록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21. 한 편을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에는,

매력적인 새로운 인물 넣기, 뒤통수치는 반전 넣기, 끈적끈적한 대화 넣기, 화끈한 전투씬, 새로운 배경으로 장면 전환, 주인공의 예상치 못한 회상씬, 주인공을 위기에 빠뜨려 긴장감을 높이기, 주인공과 조연 간 갈등을 조성하기, 등장인물의 성별을 바꾸거나 속이기, 기연 얻기(레벨업, 퀘스트, 영약 획득, 비급 획득, 작위 수여, 경지 상승, 환골탈태 등) 등이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어느 것을 하든지 재미있어야 하고 주인공을 부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독자들은 주인공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다른 부가적인 인물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오직 작가뿐이다.

 

22. 대리만족에 특화된 주인공은 두 가지가 있다. 현실에 없을 것 같은 특별한 주인공과 바로 ‘나’ 같은 평범한 주인공. 현실에 없는 주인공은 경험하지 못할 것들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대리만족을 주고, 평범한 주인공은 ‘나라면 이때 어떻게 어떻게 하겠다’라는 코드로 대리만족을 준다. 작품의 주인공이 이 둘 중 어느 유형인지 항시 유의하면서 글을 쓰라. 당신의 독자들은 이 유형에 따라 기대하는 내용이 크게 달라진다. 간혹, 이 두 경우에 모두 해당하는 주인공이 있는데, 그럴 경우 상황에 맞춰 기대하는 내용이 달라질 테니 항상 유의하라.

 

23. 대화나 행동으로 하는 묘사는 ‘항상’ 정적인 묘사나 혼잣말을 능가한다. 명심하라.

 

24. 독자가 기대한 것을 기대하지 않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과, 기대한 것을 기대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 그 둘 사이의 줄다리기에 연재의 성패가 달려 있다. 항상 이 둘 사이를 유의하면서 글을 쓰라. 줄타기에 실패하면, 전개가 뜬금없이 되거나 식상하게 되거나 둘 중 하나가 된다. 물론, 그렇게 되면 연재는 실패한다.

 

25. 대사만 읽어 봐도 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대화를 배치하라. 그렇다고 너무 과도하게 대사를 넣어 글의 무게감을 떨어뜨리지는 말 것.

 

26. 소설이 재미있으려면,

인물의 뒷배경을 궁금하게 하거나, 뒤에 일어날 사건을 궁금하게 하거나, 인물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리만족을 시켜주거나, 일어날 당연한 사건을 시원하게 풀어줘야 한다.

 

27. 때로는 개연성과 재미의 흐름이 충돌할 때가 있다. 이때는 과감하게 개연성에 맞춰진 흐름을 재미로 틀어라. 장르소설은 첫째도 재미, 둘째도 재미, 셋째도 재미다. 여기에서 흐름과 호흡이 흩어지면 독자도 바람같이 흩어진다.

 

28. 글을 마감한 후, 반드시 세 번은 읽어보라.

첫 번째는 작가의 눈으로, 두 번째는 편집자의 눈으로, 세 번째는 독자의 눈으로.

스스로 이렇게 할 수 없다면, 그런 눈을 가진 주변인물들을 적극 활용하라.

 

29. 이야기의 전체 구도는 필연적이어야 한다. 우연이 중첩되면 그만큼 개연성은 실종하게 된다. 우연은 이야기의 시작부분, 주인공에게 보정을 주는 정도로 족하다.

 

30.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매력적이어야 한다. 적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악마 같은 적이라면 최대한 악마 같이 그려내라. 그것이 독자들의 분노를 이끌어냈다면 그건 악마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것이다.

 

31. 제일 싫어하는 말이 ‘엉덩이로 글을 쓴다’라는 말이다. 엉덩이로 글을 쓰면 글이 똥이 되지 어떻게 글이 되겠는가. 글은 머리와 가슴의 절묘한 하모니로 쓰는 것이다.

똥을 자꾸 쌀 버릇을 하면 나중에는 글에 똥냄새가 배어 글을 못 쓰게 된다.

 

32. 장르소설에서 권선징악은 매우 중요한 카타르시스 요소이다. 진부하다 말하는 사람들도 많으나, 권선징악은 최고의 재미 포인트이다. 악인들도 권선징악을 원한다. 그저 자신들이 징벌당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독자들은 어느 일정 부분에서는 악인이다.

 

33. 기본적으로 세 가지 코드 안에서 연재 한 편을 마감해야 한다.

기대감, 재미, 감동. 이 셋 중에 하나에 속하지 않는다면, 고민해서 어떻게든 포인트를 살리라.

 

34. 개연성이 있는가? 재미가 있는가? 기대감이 있는가? 감동이 있는가?

이것들 간에 서로 충돌이 일어난다면, 우선순위대로 중요시하라.

1. 기대감, 2. 재미, 3. 감동, 4. 개연성

그렇다고 개연성이 가장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만약, 최소한의 개연성이 무너진다면 앞의 것들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작품 자체가 무너져내린다.

 

35. 독자의 상상력을 침범하지 마라.

지나친 묘사로 캐릭터를 한정짓는 것, 지나친 설명으로 배경과 세계관을 한정짓는 것, 지나친 친절함으로 모든 행동을 알려주는 것.

모두 금기다. 독자는 상상을 함으로써 재미를 얻는다. 비록 묘사나, 세계관, 행동 등에 대해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건이 흘러가면서 캐릭터들 간의 대화를 통해, 서서히 모든 게 각 독자들에 맞게 확고해진다.

그릴 것과, 그리지 말아야 할 것을 골라내는 일이 장르작가의 첫 번째 소양임을 명심하라.

 

36. 매화의 내용은, 캐릭터의 매력 강화, 스토리의 진행, 그리고 떡밥의 수발(受發)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이건 33번과 일맥상통하면서도 따로 다뤄야 할 문제다.

 

37. 장르소설의 주인공은 절대로 말을 더듬으면 안 된다. 말을 더듬는 순간, 주인공의 매력이 나락으로 떨이짐을 명심하라.

 

38. 무엇을 쓰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 조지프 퓰리처

 

39. 캐릭터는 소설이 진행되면서, 점에서 선으로, 다시 선에서 면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체적으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살아 움직이는 실체가 되는 것이다.

 

40. 침묵하라.

아니면 침묵보다 더 가치 있는 말을 하라.

쓸데없는 말을 하느니 차라리 진주를 위험한 곳에 던져라.

많은 단어로 적게 말하지 말고 적은 단어로 많은 것을 말하라. - 탈무드

 

41. 상상력을 총동원하라.

상식을 뛰어넘는 아이디어

상생을 추구하는 따뜻한 가슴

력발상이 크나큰 감동을 주는 법이다. - 명언, 그거 다 뻥이야.

 

42. 연재는 야구의 타자와 같다.

컨디션이 좋고 아니고, 매일매일 나와서 타석에 꼬박꼬박 서야 한다.

타율을 높게 관리하는 것도 실력이고,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다. 경우에 따라선, 스스로 2군에 내려가는 용단도 필요하다.

정말 엉망진창으로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는 다음에는 웬만해선 휴재하지 않아야 한다.

연독률을 높게 관리하는 것도 실력이고, 작붕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도 실력이다. 경우에 따라선, 휴재하는 용단도 필요하긴 하다. 정말 심하게 작품이 무너지게 된다면 휴재도 필요하다.

 

43. 성격과 성향은 다르다.

캐릭터를 창조할 때, 둘을 구분지어 만들어야 하고 그에 맞는 배경을 깔아줘야 한다.

성격은, 유쾌상쾌통쾌찌질염세지적 이런 것들.

성향은, 어둠밝음정파사파마도똑똑 이런 것들.

얼핏, 유쾌한 것과 밝음이 같아 보이고 실제로 비슷하지만, 교집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세부적인 것들이 존재한다.

그런 것들에 유의하여 캐릭터를 만들어라.

예를 들면, 성격이 지적인 거지 성향은 똑똑하지 못할 수도 있고, 성격은 유쾌상쾌통쾌하지만 내면의 성향은 어두울 수도 있는 것이다.

 

44. 내세에는 아마도 작가들이 가는 지옥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현세에서 비평가들과 출판업자들과 비난하는 독자들로부터 너무나 많은 고통을 당하기 때문이다. - C.N. 보비

이 말을 명심하고 비난과 비평에 익숙해져라. 아니면 무시하라

 

45. 독자들을 웃기고 울리고 기다리게 만들라. - C. 리드

 

46. 독자들이 원하는 기본적인 육하원칙은 다음이다.

누가 - 주인공(감정이입의 대상)이,

언제 - 앞으로(미래에),

어디서 - 특별한 곳에서(미지의 장소나, 이미 알고 있지만 어떤 기대감을 주는 현장에서),

무엇을 - 새로운 사건을(아직 어떨지 전혀 알 수 없는 일을),

왜 - 대리만족을 위해서(희로애락을 느끼거나 응원하게),

어떻게 - 기발하거나 속 시원하게 해결한다.

다 붙이면,

주인공이 앞으로 특별한 곳에서 새로운 사건을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기발하거나 속 시원하게 해결해야 한다.

 

47. 관객(독자)들은 자기가 예상하는 일들로 놀라기를 바란다. - T. 베르나르

 

48. 글을 쓰는 직업이란 작가가 웃음거리가 되지 않고서는 돈을 벌 수 없는 유일한 직업이다. - J. 르나르

 

49. 약간의 애매모호함은 많은 변명의 수고를 덜어준다. - 사키


50. 독창적 작가란 다른 사람을 전혀 모방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그를 모방할 수 없는 사람이다. - 샤토브리앙


51. 셰익스피어의 문장에도 여섯 줄에 한 가지 잘못은 있다. - S. 존슨

이 말로 가끔이나마 위안을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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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작품을 포기하는 8가지 이유

 

 

 

1.*대다수* 자신만의 독특한 소재를 스스로 버릴 때.

 

예를 들자면 소설의 주인공이 동물이다.

이 경우 이글을 보는 독자는 대부분 이 주인공의 소재가 독특하다는 점에 기대를 품고 소설을 보게 된다.

 

그런데 스토리가 진행하다가 아주 당연스레 동물이 사람이 된다.

그 순간 그 소설은 그냥 흔하디흔한 널리고 널린 조아라의 소설A로 떨어진다. 선삭한다.

관심 조금만 기울여 살펴보면 동물->사람이 된 화 다음 화부터 조회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 글의 소재가 독특하다고? 그것은 양날의 검이다.

쉽게 독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지만, 조금만 실수하는 순간 끝장이다.

 

 

2. 동일한 맞춤법 실수가 계속 반복될 때

 

몰입에 심각한 장애가 된다. 소설에 몰입하다가도 똑같은 맞춤법 실수를 똑같이 발견할 경우 나는 그 소설 안의 제3자로서 재미있게 존재하다가 그 순간 독자의 위치로 끌어 내려진다. 이는 독자가 소설을 보는 시선을 매우 냉정하게 만든다.

 

처음 한두 번 정도는 쉽게 넘어가 주지만 계속 반복될 경우 필히 댓글에 안 좋은 소리들이 달린다.

 

 

3. 억지로 감동을 강요할 때


누가 뭐래도 소설은 기승전결이다. 평화로운 시기가 필요하고, 고난의 시기가 필요하며 극복을 통해 감동의 시기가 필요하다.

최근 몇몇 작품을 보면 '일부러 문장을 짧게 잡아서 감동을 강요'하는 스타일을 자주 보게 된다.

 

조금의 경험이라도 있는 작가분들은 알겠지만 독자를 억지로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것은 간단하다. 감동을 줄 만한 배경과 적당한 단어선택 그리고 짤막짤막한 문장의 나열로 글의 가독성을 높이며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이를 남발하는 것은 독자를 대단히 지치게 한다.

 

몇십 화나 연속해서 억지로 감동을 주기 위해 짤막짤막한 문장들로 독자를 몰아붙일 경우 독자는 나가떨어진다.

의외로 작가분들 중에는 자신의 이런 문제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왜냐, 작가는 격일, 삼일 연재로 하면 이전 편 자신의 문체를 쉽게 잊게 되니까.

그런데 독자의 경우에는 1화부터 읽기 시작해서 연재분까지 수십 화를 짧은 시간에 독파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작가는 이삼일에 걸쳐 연재했기 때문에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억지감동주기 문체'를 독자는 쉽게 알아챈다.

 

 

4. 설정상 맞지 않는 단어를 사용할 때

 

주로 서양을 배경으로 할 때 쉽게 발생하는 오류다. 왜 서양배경일 경우 주로 발생하느냐면 현재 우리가 나고 자란 곳이 동양의 한국이니까.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중세서양판타지를 배경으로 할 때 동양식의 고사성어나 사자성어, 한자식단어를 사용하면 그 순간 확 깬다.

차라리 설명조(나래이션)에서 동양식의 발언이 나오면 나은 편이다.

서양배경의 등장인물의 입에서 동양식의 말이 발설될 경우 완벽한 설정붕괴가 일어난다.

 

예를 들자면 "그건 검강이냐?" 이런 식. "오히려 과유불급이네." 이런 식.

 

서양인물이 동양식의 단어나 고사성어를 사용할 경우 읽는 독자는 정신이 멍해진다.

이 글을 계속 읽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5. 소설이 주인공의 파워 인플레를 감당하지 못할 때(스케일)

 

이야말로 모든 소설의 공통점인 딜레마. 주인공의 성장과 이에 따른 파워인플레다.

모든 작가는 소설을 쓰면서 이에 고민한다. 현대 연애소설이 아님에야 파워인플레란 작가 모두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이며 고민점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독자에게 재미를 주는 최고의 방법은 주인공의 '성장'이다.

 

그리고 이 성장은 필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소설 설정상의 세계관의 크기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주인공은 계속 성장한다. 언젠가는 주인공의 크기를 소설 설정상의 세계관의 크기가 감당하지 못한다.

이것은 작가의 입장에서 매우 고민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도 답답한 일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성장하여 커지면 커질수록 작가는 주인공의 성장률을 줄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주인공이 그간 팍팍 커지는 것을 재밌게 보던 독자들이 어느 순간 ‘진행이 답답하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게 된다.

 

직접 작품과 작가를 언급하는 건 큰 실례가 될 수 있겠지만, 무례를 무릎 쓰고 입에 올리자면, 실탄 작가님의 '나는 귀족이다'를 예로 들 수 있다.

본인도 매우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문제점도 눈에 명확히 보였다.

주인공은 1화~150화까지 눈에 뜨일 정도로 성장한다. 이미 저 부근 때 사실상 세계정복까지 했다.

그때까진 주인공의 성장력을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이미 주인공은 소설 세계관 속 '지구'라는 세계관 하에 성장할 수 있는 성장이 더이상 없어 보인다.

실제로 실탄님이 이를 고민하는 듯한 뉘앙스가 많이 보였다.

현재 나귀족은 500화를 넘었다. 150화부터 500화까지 딱히 주인공의 성장 측면 없이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이끌어 오셨다는 것 자체가 작가님의 역량이 엿보이는 것이지만, 한계는 명확하다. 작가 능력의 한계가 아니라 세계관 크기의 한계이다.

아마 실탄님이 나귀족을 다시 쓰신다면, 아마 초반 주인공의 성장폭을 대폭 줄이셨을 것이다.

 

또 다른 케이스를 꺼내자면 그 유명한 드래곤볼이다. 주인공 손오공은 엄청난 파워인플레를 겪었고 곧 지구 내에선 손오공에 대적할 자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주인공이 성장해야 할 당위성을 잃게 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더이상 드래곤볼을 볼 이유가 없는 작품으로 남게 한다.

하지만 여기서 작가는 파워인플레를 한 수 더 띄워 지구 밖 외계인을 등장시킴으로써 주인공의 무한한 성장과 지구 밖의 무한히 강대한 적을 투입하여 균형을 이루어 내었다. (하지만 이도 곧 주인공급의 캐릭터가 손가락 하나 휘두르면 지구가 폭발하는 급의 파워인플레 앞에서 멈춰 섰지만)

 

주인공이 성장해야 독자가 기쁨을 느끼는 것은 맞지만, 주인공이 성장하여 그 세계관에서 성장의 한계를 맞을 경우 그 작품은 거기서 완결을 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린다.

작가는 주인공을 성장시킬 시 세계관의 크기와 주인공의 성장력을 매우 신경 써야 한다. 무작정 성장시키면 그만큼 작품의 완결편수가 빨라진다.


 

 

6. 조연이 주인공의 파워 인플레를 감당하지 못할 때(조연의 공기화)

 

아주 흔한 케이스다. 주인공이 강해진다 -> 쪼렙시절 사귀었던 동료가 있었지만, 더이상 동료가 아닌 짐이다. -> 독자들은 은근히 동료캐릭터가 눈에 거슬린다고 생각한다 -> 독자들의 무언의 압박에 동료캐릭터 등장씬이 준다 -> 주인공 혼자 남는다.

 

=> 소설이 매우 단순해진다.

 

소설은 주인공 내면의 표현만으로도 물론 끌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도저히 그래선 분량 채우기가 만만치 않다. 동료캐릭터란 분량 채우기에도 적절하고 소설 내 진행에도 아주 중요한 기름칠 역을 한다. 그러므로 도저히 버릴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작가님들은 고민을 한다. 어떻게든 주인공의 성장력에 맞춰서 적어도 '짐'은 안되게 조연들을 키워주고자 한다. 물론 이는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수의 작품이 이에 실패한다. 그리고 실패한 대가는 조연의 공기화다. 아주 슬픈 일이다.

 

어떻게 주인공의 성장을 조절할 것이며, 또 어떻게 주인공의 성장에 따라 조연도 성장시킬 것인가. 이는 답이 정해지지 않은 모든 작가분들의 고질적 문제이다.

 

물론 이를 실패할 경우 조연은 단조로워지고 소설은 가벼워진다.


 

 

7. 너무 과도하게 많거나, 아니면 전혀 없는 히로인

 

히로인, 정말 중요한 역할이다. 어느 소설의 진행이 되기도 하고, 발단이 되기도 하며, 목적이 되기도 한다.

조연(동료)과는 다르게 사랑이라는 관계하에 있기 때문에 '파워인플레이션'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다만 히로인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 그들 각각의 개성을 잃고 독자가 히로인의 이름마저 가물가물해 한다거나, 아니면 히로인이 하나도 없다면 소설 진행이 매우 기묘해진다.

 

작가분들은 히로인을 너무 많지 않게 정하되, 스스로 마음속에 '솔로천국 커플지옥, 히로인이란 없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최소한 썸녀 정도는 설정해두어서 독자들의 불타는 마음을 살짝살짝 자극하여 다음 편, 다음 편을 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독자에 따라서 히로인은 간혹 '작품 그 이상'의 존재가 되기도 한다.

정도를 벗어나지 말되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8. 일관성 없는 캐릭터

 

일관성 없는 '캐릭터'다. 개연성 없는 진행을 말하는 게 아니다. 캐릭터가 일관성 없는 것이 문제다.

현실도 그렇지만 세상은 100%필연이란 없다. 대부분 운이란 것이 개입되어있다. 그러므로 어떤 사건, 사고가 우연히 스토리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독자는 매우 관대하다(물론 너무 남발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개연성이 정말로 문제되는 건 캐릭터에 대한 것이다.

 

주관이 완성된 캐릭터라면 비슷한 A라는 사건을 대하든 B라는 사건을 대하든 완전 동일하진 않더라도 비슷한 반응을 하는 게 옳다.

물론 A라는 사건과 B라는 사건 사이에 캐릭터에게 일종의 심경변화의 묘사가 작품 내에 있었다면 이는 예외적 상황이 된다.

 

그런데 요즘 작품들은 주인공 캐릭터의 일관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어떠한 사건에 대해서 매우 자비롭게 처신했다. 그리고 그 후에 비슷한 사건이 한 번 더 벌어졌다. 그런데 이번엔 주인공이 미쳐 날뛰며 당사자들을 다 죽여버렸다.

이 갭을 독자는 이해하지 못한다.

 

똑같은 자극을 넣었는데 다른 반응이 나오는 갭을 설명하기 위해 중간에 주인공의 심경을 묘사했다면 이는 스토리 진행 중 한 과정으로 생각될 뿐만 아니라, 주인공 정서적 성장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작품 내에서 묘사와 같은 근거 없이 캐릭터의 개연성이 파괴된다면 이를 독자가 어떻게 보는지 아는가?

"작가가 오늘 기분이 나쁜가(좋은가)?" 이렇게 본다.

조금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그냥 그날 작가 기분에 따른 싸지르기식 연재로 보인다.

 

독자들은 작품 내적으로 설명된 것이 없으니 작품 외적으로 추측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독자가 작가를 의식하게 되면 더이상 작품에 몰입하는 것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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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볼 때 짜증나는 소설들

 

 

 

1. 주인공을 싫어하는 진상들이 많이 등장하는 소설

 

2. 주인공이 진상에게 너무 쉽게 당하는 뻔한 내용을 이야기 전개를 위해 반복적으로 넣는 소설

 

3. 비슷한 패턴으로 글의 내용이 자주 반복되는 소설

 

4. 작품의 내용을 볼 때 지나치게 글자수 늘리기에만 혈안이 되었다고 느껴지는 소설

 

5. 주인공이 너무 하나의 생각에 몰두하고 고집이 세서 어리석게 느껴지고, 영악하지 않아서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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