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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P

욕망 시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굴P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2
최근연재일 :
2023.05.08 18:05
연재수 :
264 회
조회수 :
82,815
추천수 :
3,417
글자수 :
1,991,941

작성
22.11.16 18:05
조회
213
추천
10
글자
15쪽

추앙받는 자, 추앙받던 자

DUMMY

#1


칙칙한 하늘을 올려다보던 중년의 남자는 요란한 굉음과 함께 다가온 이클립스 공업의 수송기에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가 생에 처음 보는 ‘하늘을 나는 쇳덩이’ 를 향한 감상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벅차오름을 느끼게 했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기분에 취할 것 같았다.


랜딩기어를 내린 수송기가 천천히 고도를 낮춰 지상에 착륙하자 남자는 허겁지겁 흐트러진 머리나 옷깃을 단정히 했다. 긴장된 얼굴의 그는 애꿎은 넥타이를 만지작거리며 숨을 ‘후’ 뱉었다.


“이봐. 김 팀장.”


남자는 옆에 있던 젊은 남자를 슬쩍 돌아보며 불렀다. 멍하니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던 그가 현실로 돌아왔다.


“예?”

“회장님께서 오시는데 그렇게 얼빠진 얼굴로 있을 셈이야?”

“아, 죄송합니다. 본부장님.”


본부장이라 불린 중년 남자가 턱에 힘을 주고 걸어갔다.

마침내 열린 수송기 문 너머 붉은 정장을 입은 여성이 느긋하게 땅을 디뎠다.


세상을 주무르는 인류기술의 선구자 이클립스 공업의 회장인 그녀가 다시 한 번 코렌의 땅을 밟은 것이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회장님.”


중년 남자가 가장 먼저 그녀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그의 얼굴을 슬쩍 본 헤이카는 ‘누구?’ 라는 눈빛을 보냈다.

남자가 재빨리 말했다.


“메디카 제약에서 나온 미래기획본부 최찬일 본부장입니다. 회장님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응? 메디카 제약? 아, 거기서 나오셨구나.”


헤이카가 눈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본부장은 활짝 핀 얼굴로 그녀와 악수했다.


“마중 나와줘서 고마워요. 메디카 제약 분이 오셨다면 하만 박사님도 계시겠네요?”

“예. 마침 어젯밤 코렌에 막 도착하셨습니다.”

“잘 됐네요. 우선은 회사로 돌아가 봐야 해서요. 오후에 일정을 잡죠.”

“옙. 회장님.”


본부장이 꾸벅 머리를 숙였다. 어버버하고 있던 김 팀장도 그를 따라 숙였다.

김 팀장은 그러면서도 살짝 고개를 들어 헤이카를 흘겨보았다.


‘이 여자가 진짜 그 이클립스의 회장?’


김 팀장의 눈에 헤이카 미켈런은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여자였다.

경험의 척도가 되는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며, 남다른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어느 대기업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게 사무적인, 잘 쳐줘도 조금 귀티나는 여자에 불과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공업의 회장.

그 거대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기엔 그의 눈엔 어떤 특별함도 보이질 않았던 것이다.


대체 무슨 능력이 있어 하늘의 괴수들을 상대로 전쟁을 걸고 승리했는가.

심지어 그녀는 세계 연합의 총장과 연합이 위치한 뉴런드의 대통령을 상대로 담판을 지었다. 현재 세계 연합은 사실상 이클립스 공업에 대한 모든 죄를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를 적으로 돌렸던 여자. 그리고 지금은 전 세계가 필요로 하고, 심지어 그녀를 신처럼 추앙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자신의 옆에 있는 최찬일 본부장 또한 그러한 부류 중 하나였다. 아니, 자신이 속한 이 메디카 제약 자체가 그런 광신도 집단이었다.


김 팀장은 옆에서 여전히 고개를 숙인 본부장을 바라보았다. 그의 옆얼굴에서도 그녀를 향한 존경심 그 이상의 것을 엿볼 수 있었다. 가히 신앙심에 가까우리라.


또각, 또각 하는 높은 굽 소리와 함께 헤이카가 그들을 지나쳐 걸어갔다. 뒤이어 수송기에서 내린 공업의 직원들이 그녀를 뒤따랐다.


그 선두에 선 두 괴물을 본 순간, 김 팀장은 숨을 삼켰다.


델라리온 머스칼에 산.

악명 높은 이클립스 회장의 두 칼날.


그들을 이런 가까운 거리에서 보게 된 김 팀장은 재빨리 지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자신의 구두 위로 흘러내린 식은땀이 뚝 떨어졌다.


‘저런 것들을 밑에 두고 부린다고..?’


그가 가진 헤이카의 대한 의심은 단숨에 씻어내듯 사라졌다.



#2


“메디카 제약인지 뭔지 방금 그 사람들 뭡니까?”


절뚝거리는 내 걸음에 맞춰 헤이카는 잠시 걸음을 늦췄다. 그리고 내 곁에 나란히 선 헤이카가 뒤를 힐끗 보았다.

아직도 저기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음.. 뭐라고 해야 하지. 너도 알다시피 아가레스와 전쟁이 끝난 이후 몇몇 사람들이 멋대로 날 추앙하기 시작했거든.”

“아.. 그런 쪽이구나.”


병실에서 뒹굴 거리며 인터넷 뉴스를 뒤적이던 나였기에 알고 있었다.

아가레스로부터 인류의 하늘을 되찾아 준 구세주. 그 헤이카 미켈런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며 주장하는 무리가 있다.


처음엔 단순히 옹호하는 수준이었는데, 그게 조금씩 과격해진달까. 지금은 거의 신처럼 추앙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고 추앙하는 쪽이 과격해진다면 그만큼 반대하는 쪽도 과격해지는 법이다.

예전엔 그저 ‘이클립스의 회장님’ 정도로 취급되던 헤이카의 평가는 이젠 완전히 극과 극으로 나뉘어 있다.


유례 없는 학살자. 혹은 신세계의 개척자.


참 잘도 떠들어대지만, 한편으론 그들에 대한 동정심도 들었다.

정작 헤이카 본인은 그 사람들에 대해선 눈곱만큼도 신경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코렌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메디카 제약에서 가장 먼저 접근해온 거겠지. 그 제약회사 회장님도 내 팬이거든.”

“흐음..”

“그리고 유명한 박사님 한 분도 저 제약회사에 있는데, TV에서 얼마나 날 띄워 주던지. 내가 다 부끄럽다니까.”

“혹시 하만 박사..?”

“너도 알 정도야? 이런.”

“유명하거든요. 그 아저씨.”


하만 박사는 헤이카를 추앙하는 무리에서도 영향력이 큰 사람이다. 인터넷에서 질릴 정도로 얼굴이 보이니 모를 수가 없었다.

만약 헤이카를 신으로 받드는 종교가 있다면 그 아저씨는 거기의 높으신 교주쯤 되겠지 싶을 정도다. 막말로 광신도에 가깝다.


“근데 무슨 제약회사가 미래기획본부 이런 것도 있어요? 약이나 만드는 회사 아닌가.”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이름만 번듯한 내 팬클럽이야. 날 따르면 창창한 미래가 열릴 테니, 그 미래를 미리미리 준비해두자는 취지로 급하게 만든 본부지.”


헤이카는 피곤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사람들한테 추앙받는 기분이 뭔진 모르겠지만, 확실히 나라도 이 정도로 관심이 쏟아지면 피곤할 것 같긴 하다.


그렇게 한동안 걸은 우리는 마침내 번듯한 빌딩 앞에 도착했다. 꼭대기에 커다랗게 박혀 있는 ‘이클립스’ 의 철자가 뚜렷했다.


여긴 ‘수한’ 이라는 도시다.

코렌의 수도임과 동시에 이클립스 공업의 본사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공업에 들어온 건 좀 됐지만 본사 건물에 오는 건 처음이었다. 외견상 딱히 카시라트 지부와 다를 건 없어도 본사라고 하니 괜히 웅장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공업의 직원들이 헤이카를 맞이했다.


“자, 코렌에 돌아왔으니 다들 퇴근해도 좋아. 머스칼이랑 산이만 빼고.”


직원들과 얘기를 끝낸 헤이카는 우리를 향해 빙글 돌아서며 말했다.

나와 머스칼. 그리고 내 뒤로 노페이스의 팀원들 외에도 헤이카가 따로 데리고 다니던 공업 직원들이 있었다. 그들은 헤이카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이더니 군말 없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래. 퇴근은 못 참겠지. 얼마만의 집인데.


눈 깜짝할 새에 로비에 남은 건 머스칼을 포함해 노페이스 팀뿐이었다. 어째선지 남을 것 같던 자리만과 사무엘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쪽도 퇴근하세요.”


시카와 야차는 내 눈치를 슬쩍 보았다. 내가 끄덕이자 두 사람은 도망치듯 냉큼 건물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남은 건 나, 그리고 머스칼이 전부였다.

헤이카는 마지막까지 남은 우리를 쭉 훑더니 허리에 손을 얹었다.


“머스칼은 먼저 올라가 있어.”

“그러지.”


무뚝뚝하게 대답한 머스칼은 엘리베이터를 향해 터덜터덜 걸어갔다.


“가자.”


헤이카는 남은 나를 데리고 거침없이 어딘가로 향했다.

지하.. 가장 안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끝도 없이 내려가는 지하였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몇 분 정도 지났을까. 마침내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고 문이 열리자 완전히 새하얀 풍경이 펼쳐졌다.


“..여기 뭡니까?”

“음. 감옥?”


감옥이라기엔 쇠창살도, 감옥을 지키는 교도관도 없었다. 그저 보이는 거라곤 하얀색과.. 하얀색이 전부였다.


하얀 벽. 하얀 천장. 하얀 바닥.

공간감각이 이상해질 정도로 상하 좌우가 똑같은 곳. 다만, 이상할 정도로 넓다는 것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조금 걷자 중앙에 흐릿하게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막 내렸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없던 거였는데, 자세히 보니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푹 숙인 사람이었다.


또각거리는 헤이카의 구두 소리가 넓게 퍼져 나갔다. 그 뒤를 따라 걷는 내 발소리도 그랬다.

우리는 곧 그 사람에게 도달했다.


“...”


가까이서 본 상대는 남자였다. 상의는 어디 간지 벗어두고, 새하얀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린 채 고개를 들 생각도 하지 않는 남자.

헤이카는 남자의 앞에 쪼그려 앉더니 서슴없이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이 남자의 얼굴을 잡아 고개를 들게 했다.


남자는 눈을 뜨고 있었다. 초점 없는 눈동자는 탁한 백색. 나와 같은 백사병 감염자였다.


“그 아저씨는 뭐예요?”

“라일데이커 크로테크스. 한때는 사람이었고, 한때는 신이라 불리던 것. 너한테 팔을 줄 거야.”

“팔.. 의수요?”

“응. 오는 동안 꽤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크루아틀을 죽이려면 어지간한 의수로는 턱도 없을 것 같더라고.”


잘못 들은 건가 싶어 난 헤이카에게 되물었다.


“크루아틀을.. 뭘 한다고요?”

“크루아틀을 죽여야지. 내버려두면 방해만 돼.”

“그 괴물을 어떻게 죽여요..?”

“그래서 여기에 온 거지. 카르마 좀 줘볼래?”


남자를 향해 눈을 마주한 채, 헤이카가 손을 내밀었다. 난 조심스럽게 카르마를 그 손에 쥐여주었다.

그리고 설마 하던 상황이 벌어졌다. 어떤 주저도 없이 헤이카는 카르마 나이프의 예리한 절삭력으로 남자의 오른팔을 잘라낸 것이다.


남자의 팔이 툭 바닥에 떨어졌다. 어째선지 피는 나오지 않았다. 남자는 고통을 느끼지도 못하는 건지 아무런 반응조차 없었다.


카르마를 접은 헤이카는 잘린 남자의 팔을 냉큼 챙겼다.


“이걸로 만들어서 줄게. 일주일이면 끝날 거야.”

“지, 지금 저보고 남의 팔 잘라다 만든 의수를 끼라는..”

“싫어?”

“꺼림칙한데요..”


헤이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크루아틀은 어쩌려고?”

“그깟 괴물 그냥 무시하면 되잖습니까. 굳이 싸워줄 필요 없잖아요.”

“나야 그러고 싶지만 크루아틀은 이미 참수령을 내렸어.”

“참수령?”


듣기만 해도 뒤숭숭하다. 헤이카는 손날로 자기 목을 툭툭 치며 말했다.


“목을 잘라오라고 시켰거든. 머스칼이랑 너.”

“나?? 난 왜요?”

“크루아틀이 네가 마음에 든 모양이야. 예전에 아시리아에서 찍혔다는 소리지. 준비하지 않으면 죽어.”


마음에 들면 스카웃 제의를 하던가, 목을 잘라오라는 건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시라비아 놈들도 아니고.


하긴 그놈은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다. 사람의 생각을 흉내 내고 사람의 말을 어눌하게 흉내 내는 짐승.

그런 놈들에게 사람의 기준으로 잣대를 들이미는 건 의미가 없겠지.


“헤.. 이카... 미켈런..”


그렇게 돌아서려던 그때, 축 늘어져 있던 남자가 목소리를 냈다.

화들짝 놀라 돌아보자 남자는 허여멀건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남은 왼손을 뻗었다. 깡마른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렸다.


“뭐해? 가자.”


정작 헤이카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걸음을 재촉했다. 두 사람 사이에 선 나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탁한 눈에서 무언가 번뜩였다. 날 향한 적대적인 감정이라는 건 알 수 있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남자는 내게 어떤 위해도 가할 수 없는 상태였다.


바짝 말라 갈라진 입술이 쉴 새 없이 헤이카의 이름을 불렀다. 보다 못한 헤이카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헤이카가 검지를 휙 놀리자 남자가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주변의 공기가 일그러져 압력으로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머스칼.’


머스칼의 중력 앞에서 남자는 말하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눌린 폐에서 그저 밀려 나온 희미한 숨소리가 전부였다.

손가락을 치운 헤이카가 다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헤이카. 저거 대체 뭔데요? 사람 맞긴 해요?”

“사람 아니라고 말했잖아? 지금은 신도 아니야.”

“신이라니, 제가 아는 그 신입니까? GOD?”

“사람들은 저걸 개척자라고 불렀지. 세계의 좌인가? 신세계의 신이니 뭐니 추앙했어. 같잖은 것들.”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헤이카의 입가가 살짝 비틀려 있었다.


“그래서 끌어내렸지. 계속 끌어내리고 몰아넣어서 극한까지 몰렸을 때, 확 잡아버렸어. 그 뒤로 이 감옥에 처넣고 실험체로 쓰고 있는 거야.”

“...”


난 헤이카가 끌어안고 있는 남자의 오른팔을 슬쩍 보았다.

핏기 없이 하얗게 질린 팔에는 자잘한 흉터가 많았다. 굳은살이 박힌 손바닥만 봐도 거친 일을 하던 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시선이 남자의 팔에 고정된 걸 눈치챘는지 헤이카는 팔을 치웠다. 그녀는 내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동정하지 마. 저렇게 되지도 말고. 저건 실패자들이야.”


황금색 눈동자가 날 옥죄며 말했다.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자 헤이카는 빙긋 미소 지었다.

그 미소를 바라보고 있었더니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달해있었다. 난 헤이카를 뒤따라 내렸다.


“산이도 이제 퇴근해. 참, 그 피난민 캠프에는 바로 우리 공업 대원이랑 구조대를 보냈으니 무사할 거야. 짐승들도 지금은 다 물러났어.”

“예..”

“며칠 푹 쉬어. 팔이 완성되면 부를게.”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주는 헤이카는 다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문이 닫히고, 멍하니 올라가는 층수만 넋 놓고 바라보았다.


“..지금은 생각하지 말자.”


짐승 자식들이 내 목을 노린다는데, 지금은 남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이런 몸 상태로 괴물이랑 싸울 순 없다.

무엇보다 회복이 우선이었다. 잘 먹고, 잘 쉬면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그렇게 공업 본사 빌딩을 나오자 입구에선 담배를 문 남자가 기다렸다는 듯 내게 몸을 돌렸다.


“퇴근하나?”

“..퇴근하는데요.”

“밥은?”

“아직이요.”

“밥이나 먹지. 따라와.”


카르마 나이프를 쥐고 있던 난 멍하니 남자의 뒷모습을 주시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저 아저씨는..


‘에이전트 루저.’


마지막 만남이 그렇게 좋진 않았던 것 같은데, 여기서 갑자기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뭐해? 안 오고.”

“뭡니까? 저 체포하려고요?”

“이 시국에 체포는 무슨. 밥이나 먹자고. 초밥 괜찮지?”


초밥? 그건 좀 당기는데. 마침 아침도 안 먹었다.


“사줍니까?”

“그래.”


이건 안 갈 수가 없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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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52 K.S
    작성일
    22.11.16 22:37
    No. 1

    선후관계는 모르겠지만.. 그로테스크의 사자라 불리던 것이 아우터가 된 것에 그치지 않고, 그로테스크는 포로가 됐네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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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시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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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욕망 시대(完) +3 23.05.08 202 9 24쪽
263 마법사의 보답 +2 23.05.05 152 10 13쪽
262 광야(曠野) 헤이카 미켈런 +2 23.05.04 173 12 15쪽
261 재회 +1 23.05.03 165 11 15쪽
260 사막, 괴물, 어린 칼잡이들 +3 23.05.02 160 11 12쪽
259 라푸스 벤데르드 +2 23.05.01 167 9 20쪽
258 욕망 시대(13) - 사무엘(Samuel) +2 23.04.28 168 8 17쪽
257 욕망 시대(12) - 눈 내리는 날 +1 23.04.27 161 8 15쪽
256 욕망 시대(11) - 죽음이 아닌 삶을 바라게 될 때까지 +1 23.04.26 156 7 14쪽
255 욕망 시대(10) - 강철의 기사 23.04.25 153 9 15쪽
254 욕망 시대(9) - 소리 없는 침식 +1 23.04.24 164 9 11쪽
253 욕망 시대(8) - 일방적 계약 +1 23.04.21 167 9 20쪽
252 욕망 시대(7) - 길을 잃고 +1 23.04.20 162 9 15쪽
251 욕망 시대(6) - 정복자 23.04.19 160 9 16쪽
250 욕망 시대(5) - 악룡과 용사 +1 23.04.18 158 9 17쪽
249 욕망 시대(4) - 오염구역 탐사 +2 23.04.17 157 8 14쪽
248 욕망 시대(3) - 죽음의 땅 +2 23.04.14 170 9 13쪽
247 욕망 시대(2) - 위험한 여행 +1 23.04.13 154 9 13쪽
246 욕망 시대(1) - 탐욕의 바르바로사 +1 23.04.12 176 9 13쪽
245 죄인 +2 23.04.11 156 8 15쪽
244 급류(急流) +2 23.04.10 175 9 13쪽
243 삼류 악당 +2 23.04.07 178 10 23쪽
242 우는 아이 +1 23.04.06 160 8 15쪽
241 에콰(5) - 일그러진 미소 아래 +2 23.04.05 182 9 15쪽
240 에콰(4) - 핏덩이 +1 23.04.04 177 9 17쪽
239 에콰(3) - 욕망죄화(欲望罪花) +1 23.04.03 183 10 27쪽
238 에콰(2) - 모르스 에콰 +1 23.03.31 167 9 13쪽
237 에콰(1) - 소녀 +1 23.03.30 166 9 14쪽
236 개벽(35) - 문을 닫다. +1 23.03.29 169 9 15쪽
235 개벽(34) - 찾아온 영웅, 떠나는 영웅 +1 23.03.28 173 9 21쪽
234 개벽(33) - 베르나데트 23.03.27 163 9 20쪽
233 개벽(32) - 자유를 향해 +2 23.03.24 163 9 18쪽
232 개벽(31) - 데이케트람 23.03.23 168 9 18쪽
231 개벽(30) - 행복을 쫓던 사내 +1 23.03.22 168 8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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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개벽(28) - 가능성 +1 23.03.20 171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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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개벽(24) - 문 23.03.14 173 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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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개벽(22) - 옛 동료 +1 23.03.10 175 10 16쪽
222 개벽(21) - 마지막 조각 +1 23.03.09 180 1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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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개벽(18) - 영웅 증후군 23.03.06 203 10 16쪽
218 개벽(17) - 친구인가 적인가 23.03.03 182 10 16쪽
217 개벽(16) - 습격 23.03.02 181 10 14쪽
216 개벽(15) - 헤르그부르 23.02.28 189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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