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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2.02 18:25
최근연재일 :
2021.07.01 18:30
연재수 :
1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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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27
추천수 :
249
글자수 :
93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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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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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24. 해답은 늘 예상치 못한 곳에

DUMMY

(2229년, 더 월드 - 채널 관리실)




흠칫—


"진박사님!"


휙—


"왜 그러나, 오세훈 총대장?"

"여기 이상한 신호가 잡힙니다."

"이상한 신호?"


저벅저벅—

슥-


"어떤 신호 말인가?"

"여기를 보십시오."


슥-


"스노우의 몸 속에 있는 칩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움찔—


"작동하지...... 않는다고.....?"

"대신 하우징의 칩에 과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리 좀 가보게!"

"?!"


휙—


..............

......

....

...

..

.


"젠장!"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진박사님?"

"하우징 녀석, 덩치는 산만한 게 생각보다 무식하지는 않군."

"......?"

"하지만,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무식하다는 증거지."






(채널 - 루베르)



스노우의 끔찍한 비명 소리가 멈췄다.

마치 회를 뜨는 듯 벗겨지던 그의 살도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데우스에게 들어서 알게 된 것인데, 하우징과 스노우, 김지호의 몸 속에는 칩이 심어져 있다고 한다.

스노우가 갑자기 비명을 지른 건 더 월드에서 스노우의 칩을 활성화 시켰기 때문이라 한다.

그리고... 대체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우징은 스노우의 몸 속에 있는 칩을 해킹한 것이 틀림없다.


"끄으으윽!"


스노우의 비명 소리가 멎자 하우징이 대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니, 하우징은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고통을 참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반드시 김지호와 스노우를 지키겠다는 결연한 표정이었다.


하우징.

지금까지 내가 만난 인물들 중에서 첫인상과는 180도 다른 인물 중 하나다.

높은 금리로 채널 속 인물들의 등골을 빼먹는 나쁜 사채업자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체셔의 아내 체사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체셔를 특별히 미워하지도 않았다.

매뉴얼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무시 당하고, 심지어 매뉴얼이 그에게 누명을 씌워도 그는 불평 한마디 한 적 없었다.


그럴 때마다 하우징은 끝까지 의리를 지켰을 뿐이었다.

그것이 그가 지금까지 한 일의 전부였다.

'진짜 의리'가 무엇인지, 하우징은 내게 정확히 보여주었다.


"끄으윽!"


퍼어엉—!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루베르의 그 어디에서도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내 귀에 들렸던 폭탄 소리는, 하우징의 심장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의 심장에 칩이 심어져 있던 것이다.


스르르륵—


하우징이 힘없이 쓰러졌다.

그는 마치 뼈가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허억... 헉...."

"하우징!"


흔들흔들—


"하우징, 눈을 떠 봐요!"


스노우가 하우징의 몸을 거세게 흔들며 말했다.

스노우의 손짓에 따라 하우징의 몸은 힘없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왜......! 왜 그런 짓을 했습니까?! 당신이 왜 희생을 하느냔 말입니다!"


스노우가 분노와 슬픔이 섞인 목소리로 소리치자, 스노우의 곁에 있던 화이트 독이 꼬리를 다리 사이로 감추었다.


"스노우...... 김지호....."


하우징이 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둘의....... 칩은...... 이제 멈추었다....."


설마.


"내가...... 너희 둘의 칩을..... 망가뜨렸으니..... 너희 둘은 이제 자유다...."


하우징, 정말 생긴 거라는 다르게 제법 똑똑한 녀석이었구나.

돈 계산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빚을 다 갚겠습니다. 죽으면 안 됩니다. 제 대출 상환금을 받으셔야죠. 돈 문제는 확실하게, 제대로 처리해야 합니다."


피식—


스노우의 진지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고도 웃긴 말에 하우징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내가 돈을 좋아하는 건 맞아... 그런데, 죽어서 까지 돈을 가져갈 생각은 없어....."

"하지만..."

"스노우, 다시는.... 다시는 호문쿨루스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자유는 스스로 지키는 거야.... 쿨럭! 쿨럭!"


프슈우—


하우징의 눈과 코, 입과 귀에서 거뭇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와 함께 검은 피도 함께 흘러나왔다.


"하, 하우징! 피가!"


스노우가 하우징의 검을 피를 보며 놀라자, 하우징은 별 것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제 갈 때가 된 게지....."


벌써 오늘 하루만 두 명을 잃는구나.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존재들을, 난 또다시 잃게 되는 건가.


"이봐, 이민준...."


하우징이 내게 말했다.


"내가 죽을 때가 되니까 갑자기 생각난 건데 말이야.... 이리 가까이 와서 귀 좀 빌려줘....."


귀를 빌려 달라고? 뭐, 어려울 건 없는데.


저벅저벅—

슥—


내가 쓰러진 하우징 앞에 무릎을 꿇자, 하우징은 내 귀에 입을 가져다 댔다.


소근소근—


"호문쿨루스의 약점이 뭔지 알 것 같아......."


약점을 알 것 같다고?!


"그건 말이지, 바로......"


.................

...........

.......

...

..

.

.


뭐라고?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한 거지? 난 바보인가?






(2229년, 더 월드 - 채널 관리실)



"진박사님, 스노우와 김지호의 몸 속에 심어진 칩이 파괴되었습니다."

"......"

"진박사님 말씀대로, 하우징이 두 명의 칩을 해킹한 게 틀림없습니다."

"......"

"이제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

"자네는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은가?"


갸웃—


"무슨 말씀이신지......"

"오세훈, 이민준과 체셔가 얼마나 친밀한 사이였는지 알고 있나?"


흠—


"그야 당연하지요. 그 두 명의 우정은 제법 오래되었으니까요."

"체셔는 죽었네. 하지만 그의 아들은 살아있어."


끄덕—


"찼수는 현재 치트와 함께 센트럴에 있습니다. 그들의 집이 파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그곳으로 이동했다 하더군요."

"그들을 이용해야 해. 이민준과 찼수, 그리고 치트의 사이를 말일세."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하하하—!


"이봐, 오세훈. 자네는 자격이 없어."

"할 수 있습니다. 전 가디언즈의 총대장입니다!"


하하하—!


"그렇게 절뚝거리면서 뭘 하겠다는 건가?"

"......!"

"오세훈."


저벅저벅—


"자네 아직도 모르겠는가?"

"......?"

"총통 각하께서 왜 자네에게 새로운 의체를 주지 않으시는 걸까? 수술이 오래 걸려서? 아니야."

"......"

"그냥 그분께서 자네에게 굳이 의체를 빨리 주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신 게지."


흠칫—!


"저에게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습니다."

"그건 그래, 오세훈. 자네 말이 맞아."

"저는 언제나 현장을 누볐습니다. 저 만큼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게 자네의 단점이야."


움찔—


"......단점이라뇨?"

"현장은 잘 알아. 그런데 그 현장이라는게, 알파 계급이자 총대장이라는 높으신 위치에서 본 현장이라는 거지."

"......"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이가 필요하다."


갸웃—


"...새로운 시각?"

"찼수와 치트를 상대하려면, 찼수와 치트처럼 외로움과 공허함에 찌든 외톨이 녀석이 필요해."






(2229년, 더 월드 - 이름 없는 형제단 본부)


치이익—

저벅저벅—


"정지희 수석 박사님~!"


휙—


"......김진수."

"김진수 총사령관입니다, 정박사님."


슥—


"......"

"음? 악수를 거절하시는 건가요?"

"지금은 악수나 할 때가 아니야."


에엥—?


"정박사님께서 왜 이렇게 까칠하실까요~?"

"눈은 괜찮나? 영혼 하나가 자네의 눈을 파먹었다면서."

"아, 이제 괜찮습니다. 수술이 잘 끝났다고 하더군요."

"여긴 왜 온 거냐?"


하하하—!


"역시, 정박사님이십니다~ 여유가 있으니 좀 농담 따먹기나 하려 했더니만, 틈을 보이시지 않으시는군요! 역시 알파 계급은 다릅니다~"


끙—


"어서 용건을 말해."


"진박사님께서 절 이곳에 보내셨습니다."

"왜?"

"정박사님을 도와주라 하시더군요. 정박사님은 뭐랄까, 이게 좀 딸리잖아요?"


읏차—!


"힘 말이에요."


흥—


"싸움은 힘으로만 되는 게 아냐. 기술이 있어야지."


으하하하—!


"물론 입니다, 정박사님~ 하지만, 때로는 무식한 힘이 모든 것을 이길 때도 있는 법이잖습니까~?"

"진박사는 나보다 낮은 직급이다."

"그건 그렇지요~"

"그러니 다시 본부로 돌아가라."


으음—


"그건 안 될 것 같습니다만~?"

"뭐?"

"이걸 좀 보시죠~"


스윽—


"......이게 뭐냐?"

"한 번 읽어 보세요~"


[비상사태법 주요 내용


1. 더 월드의 모든 인민들은 자신의 몸 속에 칩을 심을 의무를 지닌다.

2. 더 월드의 모든 인민들은 국가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자신의 위치를 국가에 알릴 의무를 지닌다.

3. 더 월드의 모든 인민들은.......


유희(遊戱)장관 령]


흠칫—


"유희장관이라고?"

"그렇습니다~ 정박사님~"

"유희장관은 총통각하보다 낮은 신분이야. 난 총통 각하의 명령을 받고 이곳에 왔다. 유희장관 따위가 상관할 일이 아니란 말이야!"


하하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시나 봅니다, 정박사님~ 생각보다 순진하시네요~"

"뭐......?"

"호문쿨루스님께서, 유희장관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셨습니다~"


움찔—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있는 겁니다, 정박사님~"

"말도 안 돼......"


후후후—


"자, 그럼~ 누구부터 죽여볼 까나~? 임정연~? 아니면~ 김박사~?"






(채널 - 코마)



나와 마키나, 데우스 그리고 김지호와 스노우는 더 이상 루베르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만장일치로 코마에 가기로 결정했다.


"옛날 생각이 나네요."


김지호가 코마의 흰 배경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때 수진 누나랑 같이 치킨을 먹었었죠. 처음 먹어봤었는데, 정말 끝내줬어요."


아, 박수진. 잊고 있었구나.

그러고 보면, 내 곁을 떠나간 인연이 한 둘이 아니었지.


"좋아, 이민준. 이제 말해봐."


데우스가 말했다.


"하우징이 대체 무슨 얘기를 너에게 한 건지, 우리한테 알려줘야지."


하우징이 내게 약점을 알려주었었지. 그것도 호문쿨루스의 약점을.

문제는 확실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하우징은 그저 추측을 했다고만 했을 뿐이다.


"확실한 건 아냐, 데우스."


내 대답에 데우스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확실하고 아니고가 중요한 게 아냐. 우리에게 중요한 건, 할 수 있느냐 없느냐야.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거잖아."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라.


"그러니까 어서 말해봐."


좋다.


"전원 버튼이야."

"...뭐?"


데우스는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들은 사람처럼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전원 버튼이라니? 껐다 켰다 하는 그거?"

"응."

"다른 말은?"

"하우징이 어디서 들은 말인데, 메카닉족은 기계의 일종이라서 전원을 끄면 꼼짝을 못 한대."


내 말이 끝나자, 데우스는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민준 오빠, 그럼 전원이 어디 있는지는 알아요?"


마키나가 손을 들고 물었다.


"민준 오빠 말대로 라면, 전원이 어딘가 에는 존재할 것 아니에요?"

"바로 그게 문제야."

"......?"

"하우징도 그랬거든. 전원이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누군가는 분명 알고 있을 거야."


잠자코 우리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스노우가 말했다.


"하우징이 그렇게 말했다면, 분명 누군가는 알고 있을 거야. 하우징도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다면 말이야!"






(2229년, 더 월드 - 이름 없는 형제단 본부 - 사상경찰 전용 차량 안)



흐음—


"정박사님을 봐서 제가 봐드리죠. 임정연과 김박사를 한번에 죽이고 싶었지만 말이에요."

"...그것 참 고맙군. 총사령관."

"그런데 저 친구는 누구죠?"

"......칠(七)형제라고 하더군."


하하하—!


"이름 한 번 웃기네요! 칠형제라니~ 그런데 저 녀석은 왜 살려두시는 겁니까?"

"새로운 연구 자료 표본으로 가져갈 생각이다."


아하—


"그렇군요~ 그나저나 이제 이 이름 없는 형제단은 정말 이름 없는 형제단이 되겠네요~ 단원들이 모두 죽어버렸으니 말입니다~"

"......"

"듣자 하니, 자기들끼리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났다지 뭡니까~ 정말 멍청하네요~ 지들끼리 싸우다니~ 뭐~ 어차피 잘 된 거지만~"


크흠—!


"운전이나 해."

"알겠슴다~"

"....."


부르르릉—


"근데, 어디로 갈까요~?"

"......진박사에게 가자."






(채널 - 센트럴 - 폐허가 된 존재하지 않는 집)



히이잉—!


"우리 집이 다 부서졌어잉! 다 부서졌써잉!"


히이이잉—!!


"나도 알고 있다, 찼수야."

"다 부서졌단 말이야잉!"


주섬주섬—


"치트 아찌! 다 부서졌다니까잉!"


주섬주섬—


"치트 아찌 뭐하는 거야잉? 뭘 자꾸 땅을 파고 그래잉? 여기 다 부서져서 암것두 없어잉."


주섬주섬—


"어? 이게 뭐지?"

"그게 뭐야잉?"

"왜 이런 곳에....... 전원 버튼이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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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151. 마지막 인사 (1) 21.06.27 26 1 12쪽
151 150. 새끼 고양이 (4) 21.06.26 23 1 11쪽
150 149. 새끼 고양이 (3) 21.06.25 21 1 13쪽
149 148. 새끼 고양이 (2) 21.06.24 24 1 12쪽
148 147. 새끼 고양이 (1) 21.06.23 22 1 13쪽
147 146. 메멘토 모리 (4) 21.06.22 28 1 12쪽
146 145. 메멘토 모리 (3) 21.06.21 22 1 12쪽
145 144. 메멘토 모리 (2) 21.06.20 22 1 13쪽
144 143. 메멘토 모리 (1) 21.06.19 25 1 12쪽
143 142. 메모리아 (3) 21.06.18 23 1 12쪽
142 141. 메모리아 (2) 21.06.17 23 1 12쪽
141 140. 메모리아 (1) 21.06.16 25 1 13쪽
140 139. 김박사의 아들들 (3) 21.06.15 26 1 13쪽
139 138. 김박사의 아들들 (2) 21.06.14 25 1 13쪽
138 137. 김박사의 아들들 (1) 21.06.13 29 1 13쪽
137 136.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3) 21.06.12 26 1 12쪽
136 135.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2) 21.06.11 2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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