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늘(4일)은 왼쪽 붙박이장을 비우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계획했던 일정이 있어서
장 정리는 한동안 늦어질 듯 합니다.
실은, 한국 시간으로 10월 5일부터 17일까지
이 프로젝트를 처음 권유하신(!!) 선배님, 즉 D백작님께 다녀오기로 되어 있었거든요.
해외에 계신 선배님께 며칠 다녀오는 것이라, 제가 한동안
한국에 없을 예정입니다. 그래서 저 기간 동안은 프로젝트를 잠시 멈추게 되었습니다. (긁적)
18일에 돌아오고 나면, 붙박이장을 비우고 나서,
이불 및 옷 재배치 과정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이번 정리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정리 상황 대신에, 이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3일날 친척 결혼식 및 고음악 연주회에 다녀오다가,
잠시 지하철에 있는 한 매장에 들렀습니다. 물건을 사고 계산을 마친 뒤에
휴대 전화를 두고 나왔는데, 저는 지하철 타고 출발했다가 2시간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죠.
이 날, 저는 10여년 만에 찾아낸 검정 드레스를 입고 나와 있었어요.
“Manner makes man.”
일단, 이 옷을 입고 있고 있는 동안에는 사람이 차분해진다는 느낌이 내내 머물고 있었죠.
기본적으로 <드레스>라는 옷 자체가 지닌 절제된 우아함이라는 기능도 있었겠지만,
정말 좋아해서 수십년 만에 되찾은 옷을 입고 달라진 마음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닌가 해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이전에, 저렇게 갑자기 휴대 전화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면...?
평소의 저였다면, 몇 분간은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을 듯했죠. 그런데 이 날은
곧바로 매장으로 되돌아와서 상황을 살폈다가, 그 다음날 바로 연락하기 위해 번호를 찾아내고
여러 모로 보나 침착한 태도로 일관한 거였죠.
제 스스로도 불안에 떨기 보다는, 정말 평온하게 <그 다음은 어떻게 할까?> 라고
곧바로 상황을 냉철하게 보며 해결책을 찾던 제 모습이 의아했을 정도였어요.
공간이 정리되는 것은, 긍정적인 마음으로도 연결된다는 게 새삼 실감 나더라고요.
물론! 휴대 전화는 무사히 제 손에 돌아와 있습니다. :)
18일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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