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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그라(Allegra), 영혼의 여행자.

-R- 벨라야로자


[-R- 벨라야로자] [벨라야로자(Belaja Rosa)]에 들어가는 극중극 (1) : 네 번째 만남

[벨라야로자]에는 총 4개의 극중극이 나타난다. 여주인공인 지나이다의 데뷔작인 [네 번째 만남], 지나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자 남주인공인 안드레이와 처음으로 함께 작업하게 되는 [나를 위해 노래해], 지나이다에게 <체르나야 로자>라는 별명이 붙는 계기인 세 번째 작품 [검은 장미, 흰 장미], 그리고 여우 주연상을 받게 되는 [어둠을 품다] 등이다.

 

[네 번째 만남]은 극중에서 두샤 마을에서 상연되는 지나이다의 데뷔작으로 설정되어 있다. 안드레이와 레오니드가 이 공연을 보러 왔다가 지나이다를 처음 만나게 된다. 여기서, 지나이다는 세 번의 환생을 거치는 여주인공 아그라야 역을 맡아, 1인 4역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표준력 400년, 서부 바주로프의 수습 기자 아그라야는, 마을 도서관에 자료를 찾으러 들어간다. 그러다가, 도서관에서 28세의 청년 교사 드미트리를 처음 마주치고 미묘하게 낯익은 느낌을 받는다. 당시 드미트리는, 군사학 중에서도 해군 방면에서 촉망받는 교사로 알려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드미트리는 다음 학기 교재를 직접 쓰려고 관련 자료를 찾다가, 같은 서고에서 [나크호드카 호의 수수께끼]를 찾아보는 아그라야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자신보다 약간 연하인 여자가 해당 분야를 찾는 것을 보고, 자신이 가르칠 학생 중 한 명인 것으로 여겼었다. 그 순간, 두 사람은 150년 전, 나크호드카 호의 선실에서 마주쳤던 기시감을 동시에 느끼고 흠칫한다.

 아그라야는 [나크호드카 호의 수수께끼]를 토대로, 자신이 쓸 기사를 작성하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 기록에서 빠진 내용 및 잘못 알려졌다 싶은 부분을 발견하고 가필하려 든다. 기존의 기록에서는, 선장이었던 피오트르가 여자였다는 가설이 있었다. 침몰 사건 당시에 발견된 유골이 여자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그라야는 유골 기록을 보고 오싹한 기시감에 사로잡힌다. 더불어, 피오트르의 행적 묘사를 보면서 아련한 그리움을 느낀다. 그리고, 묘한 이끌림에 사로잡힌 드미트리 또한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    

 

                                     * * *

 

 1) 선상에서의 죽음 - 젊은 선장 피오트르(33세)가 이끄는 나크호드카(nakhodka - 러시아어로 <발견>이라는 여성 명사.) 호는, <바다의 배꼽> 이라 불리는 소용돌이가 이는 해안을 지나고 있었다. 피오트르는 승객 중에서 자신보다 12세 연하인 청년 간니발(Gannibal)과 가까워진다. 나이 든 항해사들과 선원들만 상대하다가, 자신과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 반가움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가 아는 간니발의 정체는, 정략 결혼을 피해 남장을 하고 도망쳐 나온 공녀 갈리나(Galina)였다. 당시의 갈리나는 21세라는 나이보다 훨씬 성숙한 체격이었고, 아름답고 활동적인 여성이었다. 또한, 여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검술에도 능했다. 떠돌이 남자 기사 간니발로 행세하던 그녀는, 선장 피오트르에게 점차 호감을 느낀다. 그것은, 지적인 연장자를 존경하는 것 이상의 감정으로, 점차 연정으로 발전하게 된다.  

 항해 10일째 되던 날, 나크호드카 호는 소용돌이가 이는 지점을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악명 높은 해적선과 마주하게 된다. 피오트르는 배에 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가능한한 싸움을 피할 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다시 항로를 바꾸게 되면 소용돌이로 빠질 위험도 높았다. 목적지까지는 앞으로도 4일을 더 가야 했다.

 “망망대해에서 방황하다 죽는 것보다는, 싸우는 게 낫겠지요.”

 고민하던 피오트르를 보다가, 갈리나는 그렇게 말해 보았다. 그러자, 피오트르는 착잡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

 “간니발은 목숨이 그렇게 하찮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선장님.”

 “저들의 목숨을 걸고 이끄는 것은 내 일이다, 간니발. 그리고 이 배에 대한 의무는 나와 항해사들, 선원들의 것이네.”

 “선장님, 저는 - ”

 “자네가 비록 재주 있다 하나, 자네 목숨을 지키는 것도 내 소임이야. 만약 자네한테 누군가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있고, 그럴 힘이 있다면, 우리가 저 자들을 맞아 싸우는 동안 사람들을 피신시킬 수 있겠나?"  

 갈리나는 얼른 대답하지 못했다. 가장 지키고 싶은 사람이 바로 당신, 피오트르라는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피오트르는 이미 죽음을 결심한 것처럼 보였다. 만일 그렇다면 갈리나 또한 살아갈 이유가 없었다. 승객들 틈에 끼어 대해를 건너간다 한 들, 언젠가 그녀의 정체가 발각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항해 3일째 되던 날에 전서구가 날아와 갈리나를 찾는 수배 전단을 전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피오트르는 그녀가 얼른 대답하지 않자 쓴웃음만 짓고는 나가라는 손짓을 한다. 그리고 1등 항해사와 부선장에게 보트를 내리고 해도와 나침반을 준비하게 한다.

 마침내 승객들의 대부분은 보트에 나눠 실어졌다. 그러나 갈리나는 타지 않았다. 그러자 피오트르의 지시를 받은 두 명의 선원이 갈리나를 마지막 보트 위로 넘어뜨렸다. 

 

 갈리나는 보트를 빠져나와 헤엄쳐 가서는, 배의 닻을 간신히 붙들었다. 배는 해적선과 이미 맞붙어 있었다. 배 안에서는 해적들과의 전투가 시작되어 있었다. 그녀는 무기 부딪치는 소리와 비명 소리로 상황을 얼추 파악하고는, 밧줄 사다리를 타고 배 위로 올라갔다. 피오트르는 푸른 선장복을 피로 물들인 채 네 명의 해적들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갈리나는 다른 선원들을 공격하는 해적들에게 달려가 쓰러뜨린 뒤, 다시 피오트르 쪽으로 갔다. 

 피오트르는 갈리나를 알아보고 경악했다. 그 때 해적 한 명이 돛대 위에서 뛰어내려 그의 머리 위로 검을 내리꽂았다. 갈리나는 그 해적을 단방에 절명시키고, 피오트르에게 황급히 달려갔다. 하지만 피오트르는 이미 치명상을 입어 가망이 없는 상태였다. 갈리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자의 목소리를 내어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젖은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다가, 슬픈 미소를 짓고 희미한 음성으로 말한 뒤에 눈을 감는다.

 “갈…리…나…….”

 갈리나는 모든 해적들이 쓰러진 뒤에 선원들이 달려오는 것을 망연히 바라보다가, 자신의 검으로 가슴을 찔러 자결했다. 

 

 * 피오트르는 갈리나의 얼굴이 그려진 전단을 전서구를 통해 받은 뒤에, ‘간니발’ 로 변장한 그녀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겉으로는 남자로 대했지만, 사실 여자라는 것을 알고 거리를 두고 대했다. 하지만 갈리나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고, 결혼을 피해 도망쳐 나왔던 그녀가 자신 앞에서 여자임을 암시하려고 하자 말하지 못하게 했다. 평생 바다를 떠돌던 그의 가슴에 처음으로 한 여자를, 그저 여자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으로 이해하고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해적선과 싸움을 앞두게 되자, 피오트르는 갈리나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남기를 원했다. 혹시라도 그녀가 가지 않겠다고 할까봐, 부하들을 시켜 억지로라도 그녀를 보트에 태우게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배로 돌아온 갈리나는 곧바로 협공해서 해적들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머리 위에서 습격한 해적의 검에 쓰러졌을 때, 그 사람이 갈리나가 아니라 자신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갈리나가 처음으로 여자의 목소리로 - 선장이라는 칭호가 아니라 남자로서의 자기 이름을 불렀을 때, 자신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갈리나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항해 일지와 함께 피오트르의 일기에서 드러났다. 일기 상에서 피오트르는 상반되는 감정으로 내내 고뇌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살아서 입 밖에 내지 못했던 갈리나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2) 무대의 비극 - [코로나(Corona)]극단의 주연 배우 비탈리(Vitali)는 28세의 젊은 미남 청년으로, 연령과 성별을 초월한 역할 및 탁월한 연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한편으로는, 연기력에 비해 작품 운이 잘 따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표준력 280년, 남부 해안에 인접한 할로드니모리에(холодный Море : 러시아어로 <차가운 바다> 라는 뜻) 마을로, [코로나] 극단이 순회 공연을 온다. 그 무렵, 마을에는 20세의 류드밀라(Ljudmila)는 처녀가 있었다. 류드밀라는 귀족의 서녀였지만, 대서소 주인의 딸로 살아가고 있었다.

 생모의 아름다운 외모와, 귀족 중에서도 문장가로 꼽혔던 생부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양부인 대서소 주인은, 류드밀라가 기본적인 읽고 쓰기 이외에 깊이 공부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류드밀라는 그런 양부의 눈을 피해 연극을 보러 다니고, 때로는 직접 각본을 써보기도 했다.

 어느 날, 류드밀라는 [코로나] 극단의 공연을 보고 주연 배우 비탈리에게 매혹된다. 더불어, 연극 내용이 시원치 않다는 것도 단번에 간파한다. 호기심에, 그녀는 극단 임시 숙소인 천막에 잠입해서 각본을 읽어본다. 새로 공연할 각본이 나쁘지는 않지만, 남주인공의 마음을 나타내기에는 미흡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결국, 류드밀라는 비탈리가 연기할 부분으로 표시된 대사들을 보고는, 몇 군데 고쳐 쓰고 빠져나온다.

 다음 날, 비탈리는 극단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류드밀라가 몰래 고쳐 쓴 대로 연기한다. 류드밀라는 양부의 눈을 피해 공연을 보러 와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깜짝 놀란다. 그 이후로, 그녀는 점차 대담해진다. 레퍼토리가 바뀔 때마다, 극단에 숨어 들어와서 비탈리가

연기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듬어 주게 된다. 비탈리는 매번 자신의 캐릭터마다 신경 써 주는 가필자의 정체를 점차 궁금해 하게 된다.

 다섯 번째 작품 개막을 앞두고, 조연 배우들 중에서 비탈리를 시기하는 안톤이, 비탈리의 대기실에 숨어들었다. 어떻게든 그 가필자의 정체를 밝히는 한편, 비탈리를 모함할 구실도 잡아내기 위해서였다. 그 때, 류드밀라가 평소처럼 들어와서 각본을 검토했다가, 비탈리의 연기 부분에서 동선을 살짝 수정하고 나간다.

 안톤은, 류드밀라가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수정된 각본을 보고 비탈리의 동선 내용과 무대 세트 내용을 비교한 뒤에, 해당 지점에 있는 대도구 세트에서 기둥 하나에 칼질을 해둔다. 비탈리가 연기하면서 올라서면, 바로 추락할 상황이었다. 류드밀라는, 대기실을 몰래 빠져나가다가 무대 위의 그 광경을 목격하고 갈등한다.

 섣불리 주목을 끌게 되면, 자신뿐만이 아니라 비탈리의 명예가 실추되기 때문이었다. 안톤을 살인 미수 혐의로 끌고 들어가게 되면, 자신이 왜 극단에 숨어들었는지도 밝힐 수밖에 없을 터였다. 결국, 그녀는 각본을 다시 수정하려고 대기실에 들어오지만, 이미 안톤이 각본을 빼돌렸기 때문에 실패한다.

 그 다음날에 개막된 공연에서, 비탈리는 안톤이 계획한 대로 추락사한다. 객석에서 이를 지켜보고 돌아온 류드밀라는, 독약을 마시고 자살한다.

 

 3) 하늘을 달리다 - 표준력 300년. 동부 지방 베스나야 제레브냐(весная  деревня : 러시아어로는 <봄의 마을> 이라는 뜻.). 산장 주인의 딸인 바르바라는, 공중 기구를 만들어 수시로 띄우는 남자를 지켜보는 것이 낙이었다. 철심과 나뭇가지를 거대한 새의 날개처럼 엮고, 그 사이에 들어가서 하늘을 나는 흑발 미남의 모습이, 열정적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느덧 바르바라는, 고도를 차츰 높이고, 날개를 다시 만들고, 하루에 날았던 거리를 끊임없이 기록하는 남자 자체가 궁금해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흑발 미남이 바르바라가 사는 산장에 묵으러 찾아왔다. 바르바라는 그의 이름이 아폴리아(Apolia)이며, 비행 거리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도전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다.

 두 사람은 비행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씩 친해진다. 아폴리아는 바르바라와의 대화를 통해 장거리 비행에는 동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산장에 오래 머물면서 공중 기구 개량에 몰두한다. 그러자, 아폴리아와 동행했던 친구 레프노스찌(ревность: 러시아어로는 <질투> 라는 뜻이다.)는 위기 의식을 느낀다.

 아폴리아는 중부 지방 족장의 후원을 받아 비밀리에 비행 실험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장기 비행에 성공해서 공중 기구를 실용화시키면, 엄청난 출세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레프노스찌는, 아폴리아의 실험이 내심 실패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바르바라는, 언젠가부터 레프노스찌에게서 불길한 느낌을 받게 된다.

 동력 개발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밤, 바르바라는 식량과 무기를 보관한 창고를 지나가다 멈춰선다. 레프노스찌가 창고 옆 빈터에 말뚝을 박고 묶어서 고정시킨 공중 기구로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덤불 속에 숨어서, 레프노스찌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레프노스찌는, 공중 기구의 한쪽 날개 뼈대에 칼집을 내어둔다. 

 다음날, 바르바라는 아폴리아가 동력 충전 후 시험 비행을 하려 하자, 극구 말린다. 하지만, 아폴리아는 영문을 모르고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결국, 그는 기구를 타고 날아오르다가 추락사한다. 바르바라는 그 현장을 비통한 심정으로 보다가 산장으로 달려간다. 그 때, 레프노스찌는 주변의 입을 막기 위해, 산장에 있던 바르바라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있었다. 바르바라는, 창고에서 무기를 가져와서 레프노스찌를 죽여 복수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다.


                                               * * *

 

 아그라야는, 나크호드카 호의 수수께끼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드미트리의 도움을 받으면서 가까워진다. 그리고, 그가 전생에서 자신이 매번 구할 수 없었던 연인이었음도 새로이 눈뜨게 된다. 전생의 인연과는 별개로, 드미트리 또한 아그라야에게 끌리고 있었다.

 하지만, 드미트리는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촉망받는 교사이며, 약혼녀가 있는 남자였다. 그리고, 아그라야는 그보다 무려 12살이나 아래인 풋내기 수습 기자에 불과했다. 두 사람은 모든 기억을 공유한 뒤에, 서로의 자리로 돌아갈 것을 약속하고 헤어진다. 헤어지던 날, 드미트리는 아그라야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 

 “네 번째 만남은 여기까지군요. 부디 이번만큼은, 당신의 앞날에 <빛이 있기를(Fiat lux)!>

 

다음에는, 두 번째 작품인 [나를 위해 노래해]를 소개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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