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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님의 서재입니다.

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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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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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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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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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Chapter. 22 - 신시에서..

DUMMY

2010년 8월 2일 오후 7시 경 대한제국 신시 한궁내 별궁원


시간은 다시 흘러간다.

소군이 콜린과 함께 이런저런 의논을 나눈 다음에 콜린이 깃든 나한의 조각상을 들고 밖으로 다시 나간 지 한참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가운데 방의 한 가운데에 앉아 정좌한 채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있던 율하가 깊은 날숨과 함께 눈을 뜬 것은 해가 저물어 주변이 컴컴하게 되었을 무렵.


“후우...”


몸의 상태는 나쁘지 않다.

애초에 몸의 좋지 않은 증세의 대부분이 근육통이었다.

몸을 움직이면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러 아팠을 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뭐, 좀 더 깊게 들어가자면 가이젠 주르에 의해 다리가 베인 촉감이 이따금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는 문제나, 여러 가지가 있기는 했지만 그 전부는 부차적인 문제.


“대충...이정도면 되었을까? 윽? 으으으윽...으갸갸.”


물론 괜찮아졌다고 해도 한 자세로 계속 앉아 있어 굳을 대로 굳은 몸이 호소하는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소군이 그대로 켜 두고 간 향초와 은은하고 낮게 흐르는 음색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어둠에 잠겨 있는 소군의 방.


“일곱이라...많은 건 아니지만 적은 것도 아니군.”


외부에는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침대 위에 푹신 드러눕는 율하.

그 역시 아까 전 소군과 콜린의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눈을 감고 영적인 상태에서 모종의 작업을 하기 위해 움직일 수 없었던 것뿐이지 영적인 감각에 의해 주변의 상황은 충분히 파악하고 바라보고 있었다.


우선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방치되어 있는 것만 같은 소군의 방은 실제로는 일곱 정도의 요원에 의해 비밀리에 경호되고 있었다. 아니, 그게 경호인지, 아니면 감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충분히 이곳에서 일어날 모종의 사건에 대해 대비를 하기 충분한 인원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다른 곳이 아닌 오직 이곳, 소군의 방을 지키기 위해 배치된 자들. 별궁원 내 각 방에는 그 방을 지키기 위한 인원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몇몇의 방에는 그 인원들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모든 방을 다 지키는 것이 아닌 현재 신시, 한궁에 돌아온 황실 사람들의 방에만 배치되어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의 인원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은...


“나 때문인가?”


아마 그럴 것이다.

콜린과 소군의 대화를 살짝 엿들었을 뿐이지만 그 역시 대략의 상황은 알 수 있었다.

상황은 자신이 처음 상정했던 것 보다 복잡했다. 만상회와 그들의 회주는 원주민과 어떻게든 관계가 있을 것이며 그는 자신을 노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틈을 만들고자 덕범에게 조언을 요청하여 얻은 신산회라는 단체에 대한 정보가 있었으며 덕범의 소개서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 그 신산회는 황실의 약점을 잡아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하게 하고자 하고 있었으며 오히려 만상회보다 더 위태로운 행보를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결국 핵심이 되는 것은 자신.

비단 말로 전해 듣지는 않았어도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성공하는가, 실패하는가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결국 무언가를 해 볼 수 있는 자신의 존재 그 자체.


그래...가장 중요한 건 그거다.

이율하 자신이 현 세계에 존재하는 유일한 정통 마도사라는 것.


“하나가 더 늘었군.”


역시나 슬슬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상황은...복잡하고 또 위험했다.

율하는 다시 침상에서 몸을 일으켜 세워 앉은 다음에 고개를 흔들었다.

접근해 오는 사람들.

물론 그들은 함부로 이 방안에 들어올 수 없다.

이곳은 군주 소군의 방.

다른 실권이 없는 황실 사람이 아닌 태한의 직계이자 또한 제국의 정보를 음에서 양에서 담당하는 고리의 수장되는 사람의 방. 거기에 대해 무언가 비밀스러운 수작을 부리는 것은 만상회로서도, 신산회로서도 위험한 일일 것이다.


시도 자체에도 위험이 따르며 그 위험을 감수할만큼의 확실한 이점도 없는 일에 그들이 벌써부터 나설 리는 없다. 물론 그들이 아직 깨어나지 못한 자신을 몰래 납치하여 데려갈 각오를 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그러기에는 자신이 실제로 깨어있을 수도 있기에 할 수 없는 일. 그렇다고 하면 지금의 접근은 단순했다.


“황실 분의 전언입니까?”


율하는 창가를 향해 그렇게 낮게 중얼거렸다.


“......”


그 부분에서 흠칫하니 놀라는 기운이 느껴졌지만 그는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반쯤 열린 창문과 그 창문을 가려 가볍게 나풀거리는 검은 빛의 커튼이 흔들릴 뿐이었다. 하지만 율하는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거기에는 지금 무언가, 누군가 있다는 것을.


“......”


“.......”


하지만 상대가 굳이 말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자신 역시 굳이 말을 걸 이유는 없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적인가, 아닌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하려는 것인가 아닌가 정도.

물론 그 외에도 그는 지금 자신이 내뱉은 한마디로 자신이 [깨어있다]는 사실 정보를 하나 얻기는 하겠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 자신이 실제로 깨어 있는가는 공식적으로 깨어있는가에 비하면 한없이 중요성이 덜한 정보다. 아마 지금쯤이면 만상회나 신산회의 회주 정도면 자신이 깨어난 것 정도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거기에 대해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는 그걸 공식화 할 수 있는 권한과 힘은 아직 그들에게 없으며 자신은 황실에 의해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것.


거기까지 율하가 생각을 하고 손익계산을 마치고 고개를 다시 들었을 때 거기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자신의 기척을 보다 완전하게 감춘 것일까? 아니, 그렇지 않았다. 율하는 어느 샌가 자신의 바로 옆에 가만히 놓인 검은 무언가를 발견하고 무심결에 그것을 집어 들었다.


“아차...”


하지만 그는 이내 잠깐 실수했다는 표정을 짓고 얼른 그것을 다시 내려놓는다.

다소 경솔했다.

아마도 무전기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물질의 겉모습이 그 전부를 설명한다고 볼 수는 없었다. 아닐 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만약 이것이 만에 하나 만상회나 신상회에서 보낸 [도력물품]으로 자신이 깨어났다는 물질증거를 상대에게 전할 꺼리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했을 때는 어떻게든 이미 그것을 자신의 손으로 만진 이후. 율하는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그것을 집어 들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신중하게 움직여야 겠군.”


“들리느냐?”


“...태자저하?”


하지만 그 순간 그 무전기로 보이는 검은 물체에서 고요히 울리는 남성의 목소리.

익숙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그에게 각인된 그 목소리의 주인은 제국의 차기 태한이 될 태자저하. 그렇다면 아까 전의 그 사람은...태자 쪽의 사람이었던가? 율하는 안심하는 마음 절반, 또 불안한 마음 절반으로 그 무전을 받는다.


“무사히 전달된 모양이구나.”


“그 사람이...태자 전하께서 보낸 사람이었습니까?”


“그가 자신을 드러내었더냐?”


“아닙니다.”


“그렇다면...그를 네가 보았단 말이냐?”


“저는...일단 마도사거든요.”


“그놈의 마도사. 참으로 만능이기도 하구나. 우석의 병세도 그렇고, 한양시의 문제도 그렇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조금은 짜증나는 음색으로 푸념을 늘어 놓는 태자.


“아무튼 어찌 된 일인지 들을 수 있겠느냐? 소군이 신시를 떠나 남해왕에게 갔다는 정보는 들었다. 하지만...”


“제가 지금 당장 움직이면 곤란한 상황 아닙니까?”


“...곤란할 건 없다.”


“그렇다고 하시면 제가 달리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 이야기 해 줄 수 있겠느냐?”


“예?”


“만상회의 회주가 전하더군. 네가 우리 황실일족의 사람에게 부여된 천형을 고칠 수 있다고 말이다.”


“...제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분께서 저를 그리 높게 보아주시니...당혹스럽군요.”


“짐과 말장난을 하고자 하는 것이냐? 짐은 소군과는 달리 그대에게 자비로움을 베풀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저는 사실을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저는 정말 그 만상회의 회주라는 분과 대면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헌데 그분은 어찌 저를 그리 잘 아시는 지 그게 궁금할 따름입니다.”


“흠......”


“태자저하께서 언급하셨던 대로 저는 마도사입니다. 하지만 마도사는 만능이 아닙니다. 하물며 이제 막 그 길을 걷기 시작한 소신은...더더욱 그러하옵니다.”


“그렇다면 만상회의 회주가 짐에게 거짓을 고했다는 말이더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네. 제가 그게 정말 가능한지는...남해왕저하의 상세를 직접 본 적이 없기에 확신은 못하지만 아마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잠시 무전기 너머로 감도는 무거운 침묵.

혼란이었다. 물론 전파로 변환된 음성에는 영적 기운이 깃들지 않기에 그 색을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율하는 지금 태자가 혼란스러워 한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소군군주께서 따로 움직이시는 것이고 말입니다.”


“소군이 혼자 움직인다고 해서 그 아이를...어떻게 할 수 있다는 말이냐?”


“모릅니다.”


“......”


“하지만 소군군주께서는 제 또 다른 눈과 귀와 손과 머리라 함께 하고 있으니 제가 직접 가는 것 보다 차라리 나을 것입니다.”


“그것 또한 그대가 마도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더냐?”


“음...그냥 그건 제가 지금의 저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지극히 망극하옵니다만...그게 현재 소신이 드릴 수 있는 최선의 답이옵니다.”


“...좋다.”


“태자저하.”


“가망은 있겠는가?”


“거기에 대해서는 저도 무어라 말씀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불가능하다고 하면 아마 불가능할 것이며 가능하다고 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그녀?”


“제 수호령입니다.”


“......”


“태, 태자저하.”


“정말 가지가지한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구나.”


“마, 망극하옵니다.”


“뭐, 되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어쨌건 지금 소군이 움직인 것은 가능성이 있기에 간 것이라는 이야기겠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지금부터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일단은 지금처럼 있을 생각입니다. 제가 노출되면 소군군주님께 누가 될 가능성이 크니 말입니다.”


“그렇군. 자각이 없지는 않은 모양이구나.”


“사실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태자저하께서 주신 이것 역시 한 번 더 의심을 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이라면 좋다. 하지만...갑갑하지 않겠느냐?”


“태자저하께 다른 복안이 있으십니까?”


“있다면 따르겠습니까가 아니더냐?”


“마땅히 따르겠습니다.”


“...흠, 일단은 소군의 사람이라 그건가? 상관은 없겠지.”


“태자저하.”


“현재 신시의 상황은 알고 있나?”


“개략적인 상황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은 짐이 부덕한 탓이겠지.”


“......”


“...와 같은 겉치레는 앞으로 생략하기로 하겠다.”


“저, 저하?”


“너는 소군의 사람. 앞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겠다. 그런 이상 다른 신하들을 대하듯 할 필요는 없겠지.”


“그, 그건...”


“좋다. 잠시 후 짐이 직접 그곳으로 찾아가기로 하지.”


“괜찮으십니까?”


“소군과 때를 대비하여 말을 맞추어 두었다. 그러니까 그건 그대가 염려할 바가 아니다.”


“알겠습니다.”


“좋다. 그럼...잠시 후에 보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끊어지는 무전.

율하는 그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는 잠시 자신의 영력을 거기에 투영해 본다.

하지만 다행이도 거기에는 아무런 조작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단파로 이루어진 쌍방무전만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기계일 뿐 도청기라던가, 전파조작, 혹은 도력을 통해 어딘가로 무전의 내용을 새게 만드는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일단 다행인 일이다.

율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신의 영력을 거두었다.

일단 상황은 정리가 되었다.

자신은 지금처럼 이곳에 이렇게 있으면 된다.

만상회라는 거대한 조직, 그 회주라는 알 수 없는 존재와 대면하기 전에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 수 있다면 시간 정도는 얼마든지 벌어줄 수 있다. 예전에는 신산회를 통해 하려던 배경을 한궁 황실을 통해 구축한다고 하면 자신에게도 승산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걱정이 된다면 잠시 후 자신을 찾아온다고 했던 태자.

그는 자신에게 무엇을 맡기고자 하는 것일까?

그건 소군과 정말로 미리 이야기가 되어 있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그날 보았던 소군의 성향으로 보아 태자의 뜻을 거스르지는 않을 것 처럼 보이기는 했다.


“내가 하기에 달려있겠지.”


자신은 지금 위태로운 상황에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건 기회이기도 하다.

대한제국의 중심인 신시의 한가운데서 대한제국을 움직이는 세 세력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물론 그들이 진정으로 자신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건 모른다. 각 세력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의 중요도를 지니는 지는 사실 알지 못한다.


하지만...분명 자신이 현재 가장 주목을 받는 위치에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주목이란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는 것.

자신이 그 세 세력을 오가며 줄을 타가면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할 생각이 아니라면 어느 한 쪽과 가까이 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그 한편에 가까이 되었을 때 언제라도 팽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해야 했다. 아니, 팽 이전에 자신의 가치가 생각보다 낮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대로 묻힐 수 있다. 반대로 생각보다 더 뛰어나 보이는 것 또한 위험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은 지금부터 처신을 어찌해야 좋을 것인가.


육체적으로 다가오는 위협에 더해 미래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생각, 그리고 자신이 그리는 궁극적인 미래와의 연계를 생각하며 율하는 다시 한 번 고요하게 생각에 잠긴다. 아까처럼 깊은 명상은 필요 없지만 내면이 고요하면 고요할수록 영적인 감각이 고조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자신이 지닌 이 영적인 감각의 힘과 효능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깨닫는다. 괜히 이게 시스템에 가장 가까운 힘이 아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이 힘을 정말로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고 하면...이 세상에서 자신이 위협을 느낄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지도 모른다.


단 한 가지...원주민을 제외하면 말이다.


“......”


율하는 문뜩 자신이 만들어 놓은 영적인 그물의 계를 좀 더 넓혀 둘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내 그만두기로 했다. 만약 그가 정말로 만들고자 했으면 영적인 요새를 구축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기는 했다. 그로 인해 소군을 비롯한 황실에 가해지는 영적인 피해나 저주 정도는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또한 너무 눈에 띄는 일이기도 했다. 만상회의 회주나 몇몇은 자신이 깨어난 걸 이미 알고 있을 지라도 그렇게 눈에 띄는 일을 하는 건 이야기가 다를 테니까.


“답답하군. 나도.”


이렇게 묶여 있는 것도 처음이었다.

지금까지는 한양에서 나름대로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았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상황은 갑갑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리라.


자신은...이 방을 벗어날 수 없다.

이왕 신시에 왔으니 거리를 돌아다니고, 물건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사람들과 만나고 하고 싶었는데 오자마자 이런 상황이라니 기분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멋대로 움직였다가는 실질적으로 위험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위협의 수준은 전에 만난 홀스마이유와 같은 급이라고 하면...포기하는 게 좋았다.


“만상회라.”


하지만 문뜩 이런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너무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리 그 회주가 인세에 다시없을 괴물이라고 해도...자신 역시 그리 만만한 사람은 아니다. 물론 객관적으로는 비견할 수 없이 부족한 것이 자신이겠지만, 지금까지 자신은 그런 상황을 충분히 이겨내지 않았던가. 게다가 자신은 마도사이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영능력자이기도 했다. 혼과 통하고, 영과 대화하며 그 기운을 읽는 것은 지금 이 세상에 자신보다 뛰어나다 할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지금의 자신, 이런 자신이라면...제 아무리 만상회라고 해도 이런 자신이라면 크게 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뜩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도 잠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안다.

이건 객기다.

지금까지 자신이 어떻게든 그 위험들을 이길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그게 가능하도록 주변에서 이런저런 보조가 있었고, 게이져의 안배나 개입, 혹은 영왕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 주제에 괜히 자신이 강한 것이라 착각하고 선을 넘어서 뗑강을 부려봐야 좋을 것이 없다는 건 자신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야...과거의 자신과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과거의 자신이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그와 같거나 그보다 못할지도 모르는 그런 행동은 참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율하가 자기 자신을 추스리는 사이에 아무런 말이나 노크도 없이 끼익 하고 열리는 문.


“일어나 있느냐?”


“......”


“짐이느니라. 긴장할 것 없다.”


“태자저하?”


“어제도 보지 않았던가? 아니면 짐이 인상에 남지 않은 것인가?”


“하, 하지만....”


율하는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그래, 분명 어제 보았다.

하지만 어제 보았던 것과 지금 보는 태자의 영적이 조금, 아니 상당히 달랐다.

결코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이 느낌.

정말...그는 태자인가?


“...아니면 눈치를 챈 것인가?”


“당신은...누구죠?”


율하는 경계한다.

경계하고 침대의 끝으로 물러나며 자신의 양손에 몰래 영기를 집중시킨다.

그런 율하를 바라보며 히죽 웃어 보이는 검은 그림자.

확실히 그가 어제 보았던 태자와는 달랐다.

그런 율하를 향해 한 걸음을 더 가까이 다가오는 그림자.

율하가 온몸에 두른 영적인 감각이 좀 더 예민하게 활성화가 된다.

그렇기에 짙은 어둠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보이는 그 누군가의 모습.


언뜻 보면 태자와 정말 닮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부에 두르고 있는 껍데기만 그럴 뿐이다.

분장인지, 아니면 변신인지 모를 능력 속에 감추고 있는 그의 진정한 내면.

그것은...


“본 군주는 수아. 대한제국 황실의 셋째 여식이니라.”


그 그림자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얼굴에 쓰고 있던 면피와 가발을 벗어 던졌다.

그러자 자신이 모시는 소군과 상당히 유사한, 하지만 그녀보다 훨씬 성숙하고 농염해 보이는 여인의 외모가 그림자와 함께 일렁이기 시작한다.


수아군주.

들어 본 적은 있다.

황실의 셋째 여식으로서 태자와 바로 위의 숙하 군주 다음으로 태어난 황실의 직계.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외부에 노출된 적이 거의 없는 신비한 군주라고 알려진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에 대해 그저 눈을 꿈뻑이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일 수 밖에 없던 율하.


“수아...군주님?”


“그래. 과연, 태자저하의 말처럼 그대를 속일 수는 없었던 모양이구나.”


“군주님께서...이곳은...”


“응? 어쩐 일이느냐니. 곧 만나러 가겠다고 하지 않았더냐.”


“설마...”


“물론 그건 태자저하, 아니 오라버님이 맞다. 단지 그 분께서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기에 본 군주가 대신 움직인 것 뿐이느니라. 언제나 그러하듯이 말이다.”


“그 말씀은...”


“그래. 본 군주가 태자저하의 그림자를 담당하고 있지. 본 군주 외에는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 그림자.”


“그래. 그게 바로 본 군주의 역할이느니라. 태자저하 뿐이 아니다. 황실의 그 누구도...본 군주는 흉내낼 수 있지. 그리고 그들을 대신 할 수 있느니라.”


“그렇다면 이곳에 오실 때는 혹시-”


“아니, 그럴 이유는 없지. 왜냐하면 이미 소군은 신시를 떠난 것으로 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태자저하의 모습을 취하는 것도 위험하지 않습니까?”


“저하의 행적이 그들에게 드러날까봐 말이더냐?”


“그건...”


“물론이다. 그리고 동시에 본 군주를 태자저하로 생각하며 이목이 집중되는 사이에 태자저하의 움직임은 자유로워 지게되지.”


“소신을 이용하시는 것이군요.”


“싫더냐?”


“신민으로서, 임시지만 대한제국의 관리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후후후...그렇게 에둘러 말할 건 없느니라. 황실의 사람이라고 하여도 불합리한 명령에 꼭 따라야 한다는 법도 없으니. 하지만 이건 그만큼 황실이 급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것을 소신께 말씀하셔도 되는 겁니까?”


“소군이 장담했다. 너는 믿어도 된다고 말이다.”


“소군군주님께서...”


“우리들 가운데 태자저하를 제외하면 가장 정확한 눈을 지닌 아이이니, 믿을 수 밖에. 게다가 그 이아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능력도 한 번 볼 겸 말이다. 후후후.”


“끄, 끄응.”


“게다가...소군이 말한 것 보다 훨씬 더 귀엽게 생기지 않았더냐.”


“네? 네에?”


“후후, 농이느니라. 본 군주라고 해도 동생의 것은 건드리는 취미는 없으니. 하여간 놀랍구나. 지금까지는 그 누구도 본 군주가 오라버니를 대행했을 때 한 눈에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는데 말이다.”


“기운이 달랐습니다.”


“기운이라...”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개인이 지니는 역적인 흔적, 저는 이것을 영적(靈蹟)이라고 부릅니다. 이게 달랐습니다.”


“재미 있는 이야기를 하는 구나. 과연...마도사라는 게냐.”


그렇게 말하며 수아는 율하에게 가깝게 다가온다.


“그건 조금 다릅니다만...비슷하기는 합니다.”


“그렇구나.”


“헌데, 군주님께서 저를 찾으신 것은 태자저하님의 명이었습니까?”


“그렇지. 그리고 또한 우리 사랑스러운 여동생에게 받은 부탁도 있고 말이다.”


“망극하옵니다.”


“망극할 건 없느니라. 그대로 인해 우리 황실 또한 한결 숨쉴 구멍이 생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그대가 한 가지 더 황실을 위해 해 주었으면 좋겠는 것이 있느니라.”


“어떤...것입니까?”


“지금부터 본 군주와 함께 태한님을 뵈러 가야 할 것 같구나.”


그녀는 그렇게 담담히 율하에게 태한을 알현할 것을 고했다.


“태, 태, 태한님을 말입니까?”


“그렇다. 이야기를 들었는 지는 모르게지만 태한께서는 현재 병상에 계시느니라.”


“남해왕 전하와 같은 증세입니까?”


“유감스럽게도 그럴지도 모른다고 여겨진다.”


“...저는...”


“물론 그대에게 반드시 태한의 병세를 고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그런 억지를 쓸 이유는 없으니.”


“그렇다면?”


“태한께 그 증세가 나타나게 된 경위가 무척이나 이상하다는 게 황실의 결론이다...보통은 이야기 하지 않는 말이지만 천형이라면 일족이 10대 후반일 때 나타나는 것이 일반. 늦어도 20대 후반까지는 거의 대부분 결정이 된다. 하지만 태한님은...아바마마는...”


“최근이군요. 발발한 것이.”


“그렇단다. 이상한 일이 아니더냐?”


“충분히 의심을 해 볼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율하는 별로 자신이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이 없는 것을 넘어 겁이 나기도 했다.

이건 자신이 담당하기에는 너무 큰 일이었다.

잘 되어도 좋다는 보장도 없고, 잘못되면 그 뒷감당은 도저히 한 사람이 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체 이들은, 황실은 자신의 무엇을 보고 이런 일을 맡기려고 하는 것일까? 단순히 소군의 말 때문에? 만상회 회주가 자신이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서? 단지 몇 사람의 말에 의존할 정도로 황실이란 가벼운 것인가? 그런 저런 생각으로 율하가 혼란스러워 하자 수아군주는 그런율하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슬쩍 웃음을 지어 보였다.


“본 군주가 말하지 않았느냐? 걱정할 건 없다. 어차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시선을 끄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입니까?”


“시선과 함께 손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저는 지금 이 상태로 방을 벗어나게 되면...”


“그건 걱정할 것 없느니라.”


“...네?”


“소군과 본 군주 사이의 비밀이기는 하지만 이 방은 본 군주의 방, 그리고 본 군주의 방은 다른 방과 연결이 되어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렇군요!!”


“이해를 했느냐?”


“하지만 그래도 저는...”


“후후...말하지 않았더냐?”


“네?”


“본 군주는 그림자. 황실의 그 누구로도 변할 수 있느니라. 그리고 그 누구도 그렇게 변하게 만들 수 있단다. 체격만 비슷하다면 말이지.”


수아는 그렇게 말을 하며 마치 오랜만에 보는 멋진 먹잇감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율하를 바라보았다.


“저어...수아군주님?”


“골격도, 체격도 곱상한 것이...후후후...적당하겠구나.”


“설마.”


“그래, 본 군주는 태자저하를 흉내내야 하는 바. 이제부터 그대가 본 군주를 대신해야겠다.”


수아는 그렇게...율하에게 돌아올 수 없는 선고를 내렸다.


작가의말

롤 드립니다.


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4인랭이라는 건 원래 존재하지 않죠.
즉 다들 무시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5인 랭이라는 겁니다. 뭐, 그리고 그게 아니라도 사실 가영이는 메인히로인은 아니라...(미안)

그보다 원래 한 번쯤 오토코노코가 되어주는 게 예의아닙...(끌려간다)
넵,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여자아일리가 없잖...(역시 끌려간다)

??? : 몬다이 나이!!

작가 : 콜린?

??? : 뚜뚜 - 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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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3 36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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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3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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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4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6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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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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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6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1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2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1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4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6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1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6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1 7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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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4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9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6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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