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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雪狼)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주사위(Dice Of God)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설랑(雪狼)
작품등록일 :
2014.07.09 04:27
최근연재일 :
2014.07.24 12:2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8,434
추천수 :
339
글자수 :
48,093

작성
14.07.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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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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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글자
10쪽

Dice Of God - Turn 3. 첫탐색에서 생긴 일 (1)

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종교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DUMMY

Turn 3. 첫탐색에서 생긴 일.




#1.





준비를 마친 태명이 척준경과 함께 탐색을 하기 위해 홈시티가 위치한 스타팅 구역과는 서쪽으로 맞닿아 있는 J-9구역으로 출발한 건. 그들이 전장에 도착한 이틀이 지난 WC 1년 1월 3일이었다.

“ 군사들을 지휘해본 경험이 있나?”

그들의 뒤를 따르는 군사들은 근접무기와 활을 든 궁수들을 반씩 섞은 50명 수준의 소대. 태명이 말을 탈 수가 없기에 모두가 걷고 있는 보병일색이다. 조잡한 무장수준을 갖추고 있지만 하나같이 용맹스러워 보이는 병사들이었다.

“ 후후. 군대에 있을 때 녹색 견장을 달고 있었죠.”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 얘기 아니면, 축구 얘기. 그도 아니면 군대에서 볼을 찬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농담이 있듯. 홈시티를 출발해 서쪽 구역으로 향하는 내내 척준경은 뭐가 그리 궁금한 것이 많은지 이것저것을 물어와 태명을 귀찮게 했다. 군대 경험을 묻는 척준경에게 태명이 약간의 과장을 섞어 대답하자, 척준경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 녹색 견장? 그건 또 뭐야?”

“ 전투력과 지략을 겸비한 최고의 투사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죠.”

“ 대단한 투사였나 보군. 서로 실력도 섞어볼 겸 쉬는 시간에 한번 대련을 해볼까?”

“ 픽션을 다큐로 받아들이지 마요.”

손에 든 커다란 대도를 붕붕 돌리며 힘자랑을 하는 척준경에게 태명이 눈살을 찌푸렸다. 척준경이 건방진 말투만큼이나 성격이 나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시원시원한 면도 있는 상남자였지만. 무술실력에 한해서만큼은 자부심을 넘어 똥고집이 대단했다.

“ 하여간. 탐색 중에 내 지시 없이 단독행동은 절대 용납 못합니다. 알았죠?”

“ 알았네. 나도 기본은 아는 사람이야. 장수라는 자가 어찌 불사이군(不事二君)하겠나?”

“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요.”

홈시티에서 J-9구역까지는 길이 잘 뚫려 있었다.

아마도 홈시티가 존재하는 스타팅 구역에서부터 새로 확보한 구역이 연결되어 있어야만 보급이 이어진 걸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걸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길이 뚫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낮은 구릉지와 평원으로 이루어진 스타팅 구역을 이동하는 것은 아무 어려움이 없었다. 날씨도 온화하기 짝이 없어서 가벼운 경장에 백팩 하나와 롱소드 하나만 찬 태명은 소풍가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스타팅 구역을 벗어나 J-9구역에 들어서자 지형이 급변했다.

각 구역의 경계는 현실처럼 이어진 것이 아니라, 지형과 기후가 독립된 지역으로 구역의 경계선은 옅고 투명한 보호막 같은 것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차원문을 통과하는 것처럼 비슷한 느낌이 드는 입구를 지나 새로운 구역에 들어서자 찝찝하고 후덥지근한 바람이 훅 하고 불어왔다.

“ 평지를 벗어나니 바로 정글이라니? 환장하겠군.”

J-9구역에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울창한 밀림과 우중충한 하늘이었다. 불과 몇 걸음을 건너왔을 뿐인데. 스타팅구역과는 하나도 비슷한 구석이 없는 이세계. 초반의 순조로움에 잠시나마 마음이 풀어졌던 태명은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부는군. 비린내가 가득해.”

척준경이 바람의 꼬리를 잡고 냄새를 맡는 시늉을 하며 중얼거렸다. 본능적으로 살기에 민감한 그는 손에 들고 있는 대도의 자루를 힘껏 움켜쥐며 외쳤다.

“ 위험한 느낌이 드는군.”

“ 적인가요?”

“ 그야 모르지. 그걸 알아내는 것이 우리의 임무잖아?”

태명은 얼른 백팩에서 노트를 꺼냈다. 그리고 서둘러 노트를 넘겨 ‘지역’ 섹션에서 갱신된 정보가 있는 것은 없는지 노트뒷면에 붙어 있는 지도와 연신 비교를 해보았다. 그러나 이제 구역의 초입에 들어서 몇 걸음 움직이지도 않았고, 탐색이 이루어지지 않아서였는지 노트나 지도 어디에서도 새로운 정보는 보이지 않았다.

“ 어쩌면 이 구역에는 몬스터의 마을이 모르겠네요.”

“ 몬스터면 호랑이 같은 건가?”

제갈량은 게임의 규칙에 대해서 아는 것도 많았고, 이순신은 원래 문신이 되고자 했을만치 똑똑한 인물에 탐구심이 뛰어나서 금방 규칙이 가지는 법칙에 대해서 무난한 수준까지 이해했지만, 문답무용식의 마초맨 척준경은 현실과는 너무 이질적인 이 평면형태의 지구에서 조우할 미지의 존재에 대해서 제대로 숙지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출발하기에 앞서 이틀을 꼬박 투자해 제갈량이 주의사항에 대해 강의를 했건만.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이 되지 못하는 것처럼 별반 달라지진 않았다.

“ 몬스터는 그런 맹수들하고는 달라요. 말이 통하지 않고 흡수나 동맹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맺을 수 없지만, 무리 생활을 하고 우두머리의 명령에 따라 전투를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

보통 판타지나 게임에서 등장하는 몬스터의 특징을 태명이 알려주자. 척준경이 대도의 자루로 머리를 긁적였다.

“ 그래봐야 늑대와 진배없구만. 보이면 다 때려잡으면 그만이지.”

“ 숫자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겠죠. 탐색으로 위치만 파악하고 바로 돌아가서 군대를 동원해 구역을 확보하는 것이 좋겠네요. 우리 군대가 1만이나 되니까 몇 백 수준이면 따로 작전필요없이 전멸시키면 그만이니까.”

“ 왠지 믿음직스럽군. 이제야 대왕다운걸?”

“ 클마라니까. 또 대왕이래.”

“ 알았다고. 클마! 하여간 젊은 녀석이 여간 잔망스럽지 않아.”

척준경이 키득거리며 태명을 보호하는 진형을 짜도록 소대를 지휘했다. 回자 모양으로 태명을 가운데 넣고 겉에는 창과 방패를 든 보병들을 배치하고. 안에는 궁수들이 활에 화살을 매겨 주변을 경계하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은 제일 선두에 서서 대도로 어른 허리 높이까지 자란 풀을 베어내며 길을 개척했다.

그렇게 두 시간쯤 걸었을까? 앞에서 풀을 베어내며 길을 헤치던 척준경은 물론이고, 뒤에서 보병들의 보호를 받으며 따라 걷던 태명의 몸이 온통 풀잎과 땀으로 엉망이 되었을 때. 제법 넓은 공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누군가 화전을 일군 것처럼 불을 놓은 흔적이 있는 평지다.

“ 사람이 살았던 건가?”

태명이 노트를 꺼내보니 지도의 J-9구역부분의 동쪽 끝이 살짝 밝혀져 있었다.

각 구역은 50km의 길이를 가진 정사각형모양이고, 각 구역은 한 변의 5분의 1인 10km짜리 작은 정사각형 25개로 이루어져 있다.

즉 2500km2인 구역은 100km2짜리 25개의 소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 셈인데. 각 소구역의 크기는 동서 10km. 남북으로 9.5km인 울릉도보다 약간 더 큰 구역이었다.

평지라면 10km의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그리 많은 힘을 소모하는 것은 아니지만. 풀이 무성하고 습윤한 밀림이라면 다르다. 게다가 안전한 구역이 아니고 언제 탐색이 되지 않은 이민족이나 몬스터가 습격할지 모르는 터라. 기도비닉(企圖秘匿)에 가까운 경계를 하면서 이동하기 위해서는 평지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시간과 기력이 필요했다.

“ 잠시 쉽시다.”

일단은 사방이 탁 트인 평지가 나오자 땀으로 목욕을 한 태명이 바닥에 주저 앉으며 휴식을 명령했다. 병사들이 주위를 경계하며 그 자리에 앉자. 앞에 있던 척준경이 달려와 병사들 중에서 제법 발이 빨라 보이는 녀석들을 뽑았다.

“ 거기 너! 그리고 너!”

주변을 둘러보던 척준경이 병사들 중에서 세 명을 선발했다.

짧은 단검을 차고 활을 든 병사들을 척후조로 임명한 척준경은 공터의 경계부분을 살펴보고 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실제 인간들이었다면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정찰을 보내는 그에게 원망의 눈빛이라도 보일만도 했건만. 척후조의 병사들은 약간의 망설임도 없이 힘차게 달려 나갔다.

“ 물 좀 줘.”

태명은 백팩을 열고 물통을 꺼내 척준경에게 던졌다.

병사들의 식량보급은 홈시티와 연결되고 있는 지역이라면 자동으로 수치가 소모되는 형식이지만. 물만은 다르다. 작전에 나온 병사들은 모두 물통을 소지하며. 보급로와 상관없이 충분한 물을 보급하지 못하면 갈증도가 올라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랬기에 각 구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이 있는 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에 반해 지도자나 수호자처럼 워게임의 시스템에서 임의로 생성되지 않은 일종의 플레이어들은 먹고 마셔야만 활동할 수 있으니 식량이나 물을 반드시 지참해야만 했다. 태명이 짊어진 백팩 안에는 한 끼 분량으로 잘 포장된 건량이 열흘 치 들어 있었다. 척준경은 따로 배낭을 가져오지 않았으니, 5일을 버틸 수 있는 식량이었다.

“ 이제야 살 것 같군.”

양가죽으로 만든 물통을 기울여 목을 축인 척준경이 뭔가를 발견한 듯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 저기를 봐.”

“ 뭐가 있어요?”

태명은 척준경이 가리킨 방향을 살폈다. 구역의 내륙. 공터와 밀림의 경계지역에 희미하게나마 연기가 오르는 것이 보였다.

“ 산불?”

“ 아니야. 산불이랑 일부러 불을 지른 것은 연기만 봐도 달라. 일단 가볼까?”

“ 그러다가 몬스터가 잔뜩 있으면 어떡하려고?”

“ 다 베어버리면 그만이야.”

태명이 허락하기도 전에 대도를 꼬나 쥔 척준경이 연기가 오르는 방향을 향해 뛰어나갔다.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건만 독불장군처럼 튀어나가는 척준경을 내버려둘 수도 없어. 태명은 서둘러 병사들로 하여금 뒤를 따르도록 명령을 내렸다.




----------

<오늘의 규칙>


* 홈시티가 존재하는 구역과 연결되는 구역을 확보하지 않으면 보급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보급이 끊기면 사기가 감소하고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전투불능이 된다.

* 보급과는 별개로 물을 확보하지 못하면 갈증도가 오른다. 갈증도가 한계에 이르면 죽는다. 기본적으로 병사는 1일을 소비할 물통을 소지한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벌써 7회째. 서장빼고는 6회째 연재입니다.....


조회수는 그리 많진 않지만. 그래도 무려 70분이 넘는 분들이 선작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조회수대비 선작을 계산하면 상당히 만족스럽게 여겨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결론이군요....^^: 


드디어 첫탐색입니다. 애초에 이 글은 스피드한 전개와 빠른빠른 이야기 전환으로 갈 작정입니다. 부여섭이 치열한 정치와 외교를 밀도 있게 다뤘다면. 이글은 설정의 재미와 장면장면의 낄낄거릴 수 있는 가벼운 글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편에 만나요.. 당분간은 제가 이사준비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ㅡㅜ:


@ 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지명. 종교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한방 선작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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