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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시인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 대신 빙의 : 에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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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시인
작품등록일 :
2022.08.16 00:32
최근연재일 :
2022.08.17 07:20
연재수 :
2 회
조회수 :
56
추천수 :
0
글자수 :
8,144

작성
22.08.17 07:20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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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9쪽

첫 번째 날

DUMMY

하지만 민하가 휘두른 주먹은 그 자의 얼굴을 통과하여 지나쳐 버렸고, 민하는 중심을 잃고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민하는 쓰러진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응급실 바닥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울부짖었다.


그러자 저승사자는 다시 한 번 민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다 부질 없는 일이예요··· 이번 생에는 많이 억울하고 괴로워도 여기서 마무리를 지으세요··· 모든 것을 다 알고 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이에요··· “


하지만 민하는 도저히 이 상황을 받아 들일 수가 없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렇게 죽어야 하는 지··· 날 죽인 놈은 도대체 누군지··· 그리고··· 혜원이···


이제 좀 행복해도 되나 싶었는데···


너무 억울했다.


그렇게 한 참을 울고 있던 민하는 익숙한 목소리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혜원이였다.


그녀는 피투성이가 되어 누워 있는 자신의 시체를 끌어 안으며 울부짖더니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혜원아! 혜원아!”


민하는 그저 자신의 시체 옆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린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혜원이 정신을 잃자 철우가 옆에서 일을 보고 있던 의사를 잡아 끌고 왔다.


의사는 서둘러 그녀를 옆 침대에 눕히고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하지만 그녀는 쉽사리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자 급하게 달려 온 간호사가 혜원이 누워 있는 침대의 커튼을 치고는 의사와 함께 뭔가 조치를 취하는 듯 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민하는 자리에 털석 주저 앉아 버렸다.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린 것이었다.


그러자 그의 옆에서 이 상황을 전부 지켜보고 있던 저승사자가 그에게로 다가와 그를 일으키며 말했다.


“자 이제 저에게도 잠시 시간을 좀 주시겠습니까? 드릴 말씀이 많습니다···”


“아니··· 난 절대 저 여자의 곁을 떠나지 않을겁니다··· 당신이 정말로 저승사자라고 해도 날 함부로 끌고 갈 수 없을겁니다···”


민하는 자신이 그럴 힘이 없는 줄을 알면서도 오기를 부렸다.


저승사자가 자신을 억지로 끌고 가려고 한다 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곁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저승사자의 반응은 예상과는 다르게 부드러웠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 드릴께요··· 하지만 잠시만 시간을 내셔서 제 얘기를 먼저 들어주세요··· 그래야 앞으로 어떻게 하셔야 할 지 아실 수가 있을테니···”


그의 말은 거짓으로 들리지 않을 만큼 따뜻했다.


그리고 그는 이런 일에 능숙한 듯 평온한 얼굴로 민하를 설득하고 있었다.


“정말 당신의 얘기를 들은 후에 다시 여기로 와도 된단 말이죠?”


민하는 다시 한 번 그의 다짐을 듣고 싶었다.


“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원래도 그렇게 하게 되어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전 그저 민하님께 일어날 앞으로의 일을 간략하게 설명드리고자 할 뿐이예요···“


그제서야 민하는 안심한 듯 다시 한 번 혜원이 누워 있는 침대 쪽을 잠시 바라 보다가 저승사자의 뒤를 따라 나섰다.




그가 민하를 데리고 간 곳은 병원 본관에 있는 카페였다.


그리고는 통 유리로 되어 있는 병원 창문 옆으로 자리를 권하며 물었다.


“커피 좋아 하세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어떠세요?”


“네? 네··· 좋아합니다···”


민하는 이런 상황이 이해 되지 않았지만 엉겁결에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카운터로 가더니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 생에게서 진동벨을 받아 들고는 민하가 앉아 있는 자리로 돌아와 그의 맞은 편 자리에 앉았다.


“어떻게 된거죠? 저 사람들도 당신이 보이나요?”


“아~ 네··· 제 상황에 따라 사람들이 보이기도 했다가 안보이기도 했다가 해요··· 그리고 전 일할 때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동일하게 이 세상에서 생활하고 있는 중이구요··· 신기하죠? 저승사자가 사람들과 섞여 살고 있다니··· 하하하”


그는 자신의 말이 우스운 지 웃다가 민하의 황당해 하는 얼굴을 보고는 이내 웃음을 멈췄다.


“근데··· 난 죽었는데 어떻게 커피를 마실 수가 있죠? 난 이제 아무것도 만질 수도 먹을 수도 없을텐데···”


민하는 저승사자를 바라 보며 자신의 두 손을 내밀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표현하며 말했다.


“네··· 이건 제가 할 수 있는 배려죠··· 여기 창문을 좀 보세요···”


그는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있는 창문 유리를 가리켰다.


그의 손 끝을 따라 바라 본 창문에는 왠 늙은 할아버지가 병원복을 입은 채 민하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민하는 깜짝 놀라 자신의 몸과 손을 쳐다 보았다.


하지만 민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자기 자신의 모습 뿐이었다.


“제가 여기 계신 환자분의 몸을 잠시 빌렸습니다··· 어디 아무데나 서서 뻘쭘하게 대화를 나누기가 좀 그래서요··· 괜찮으시죠?”


“아··· 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저를 저 할아버지로 보고 있는 건가요?”


“네··· 주위를 좀 찾아 봤는데··· 적당한 사람이 없어서요··· 뭐 여기서 얘기하는 동안만 잠시 빌린 거니까 잠깐만 참으시면 됩니다···”


민하는 아직 잘 믿기지가 않았지만 그저 그가 하라는 대로 할 수 밖에는 없었다.


‘드르르르륵~ 드르르르륵~’


테이블에 올려 놓았던 진동벨이 울렸다.


그가 받아 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아 든 민하는 혹시나 하는 의심에 빨대에 입을 대고 한 모금 마셔 보았다.


분명히 생전에 마셨던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맛이었다.


신기한 듯 두세 모금 더 마신 후에 잔을 테이블에 올려 놓으며 그의 앞에 앉은 저승사자를 다시 한 번 바라 보았다.


그 역시 목이 많이 탔었던 듯 커피를 한 껏 들이키고는 만족한 표정으로 민하와 눈을 마주쳤다.


“오늘 하루 여러가지 감당하기 힘든 일을 많이 당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사실 저는 저승사자가 아니라 플레이월드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승헌 대리라고 합니다···”


이건 또 무슨 얘기인가? 플레이월드는 또 뭐고··· 대리? 대리라고?


민하는 애써 붙들고 있던 정신을 다시 한 번 놓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혼란스러우시죠? 하지만 제가 드리는 말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민하님은 저희의 고객이시구요··· “


“제가 그 쪽 고객이라구요? 저는 플레이월드란 말을 처음 들어 보는데요?”


“네··· 아마도 여기 세상에서는 처음 들어보시는 것이 맞으실 겁니다··· 음··· 아주 간단한게만 말씀드리자면 고객님은 지금 본인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가 딱 이 세상에서 있었던 일만 기억하도록 통제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와 함께 본래 계시던 곳으로 돌아가시면 이전에 알고 계시던 기억들이 되돌아 오실 거예요··· 물론 여기에서 있었던 기억들과 함께요··· “


민하는 그가 하는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떤 걸 물어 봐야 할 지조차 판단 할 수가 없었다.


그런 민하의 생각이 고스라니 표정으로 나타나자 그 이승헌 대리라고 하던 사람이 지긋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자세한 것은 기억이 돌아오시면 자연히 해소가 될거기 때문에 앞으로의 스케쥴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저와 헤어지시면 여기서 3일 동안 계실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이 죽으면 3일장을 치루지 않습니까? 그것과 동일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동안 본인의 장례식에 참석하셔서 살아 있는 동안에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보실 수가 있습니다···”


그가 하는 얘기는 적어도 3일 동안에는 이곳이 있을 수 있다는 말로 들렸다.


민하는 그의 말이 다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이것은 모든 죽은 사람들에게 기본으로 주어지는 권한입니다··· 하지만 만일 3일만으로는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으신 분들에 한해 조금 더 시간을 드리곤 합니다··· 그건 조금 깁니다··· 49일 이죠··· 49재 아시죠? 이게 여기서 유래가 되었죠···”


“그럼 제가 여기서 원한다면 49일 동안 머무를 수 있다는 말인가요?”


“네··· 맞습니다··· 여기까지가 기본적으로 드릴 수 있는 여유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 시간 동안에는 경험 하셨듯이 어느 누구와도 대화가 불가능하며 음식을 먹을 수도 물건을 만질 수도 없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세상과 사람들을 보거나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만 있습니다··· 이해 되시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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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날 22.08.17 20 0 9쪽
1 저승사자 22.08.16 3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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