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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무한에 가까운 마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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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s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4.17 14:21
최근연재일 :
2021.05.08 19:46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4,206
추천수 :
169
글자수 :
130,087

작성
21.05.02 18:50
조회
59
추천
5
글자
11쪽

18화 위기의 순간.

DUMMY

알카스의 안내를 받아 마법진을 설치하기까지.

그리고 미리 마법진을 그려넣은 마법구를 전달하기까지.

잠입은 순조로웠다.

의심가는 상황이라고 해도 결국 본질은 보호에 가까웠으니까.


결계 마법진.

내부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마법진이다.

어떠한 함정도 없는 말 그대로의.


마법사가 접근해 마법진을 자세히 뜯어보았어도 그랬을 것이다.

결계 마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이 잠입의 핵심은 마법구에 있었다.

결계는 결계 내부의 사람들을 보호한다.

공격을 막고 외부의 충격이 전해지지 않게끔 한다.


그 말은 즉...

그 결계 내부에 공격이 가해지면 어쩔 도리가 없다는 말.

특히나 그 결계의 강도가 세면 셀수록.


시전자가 죽지 않는 이상 유지된다.

마나량이 많을수록 그 강도와 시간이 늘어난다.


잠입 전날.

거대한 1서클로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마나를 오직 마법구의 마법진에만 전부 쏟아부었다.

마법진이 발동되는 순간.

재마저 불타 없어져 버릴 만큼.


“젠장...”


변수가 존재할 거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계획이 이렇게 크게 틀어질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그렇게 갑자기 공격해 올 줄도 몰랐다.


암흑교단 본교에서 온 마법사.

그가 단상의 뒤편으로 우리를 안내한 뒤 제일 먼저 했던 건 악수였다.

아무런 감정도 실리지 않은 악수.


왜 내가 아니라 아이반에게 먼저 건넸을까?

그 의도를 알아챈 순간 쳐냈어야했다.

수행비서의 역할로 보이는 아이반에게 먼저 악수를 건넨 것.

굳이 내가 아니라 아이반에게.

그건 교단의 사람이 맞는지 확인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었다.


손을 타고 흘러 들어간 마기.

아이반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한 마기가 그를 집어삼켰다.


“역시 스파이는 네놈들이었군.”


너무 쉽게 간파당했다.

교단 마법사만 없었다면 간단히 소각시켰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아이반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마기에 잠식되어 힘없이 쓰러졌다.


“어떻게 설명할 거지? 본교의 마기를 받은 놈이 황홀해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쓰러진 건.”

“...”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

나는 많은 방법들 중에서도 가장 간단하지만 리스크가 큰 선택을 했다.


정면돌파.


이미 정체를 들킨 이상 선수를 쳐야 한다.

행사 시작 10분 전.

왠만한 놈들은 예배당 안에 들어와 있었다.

몇 놈밖에 없다면 밖에 있는 두 사람이 해결해주길 빌어야지.


마나를 끌어올려 결계를 발동시키고 마법구의 불 마법을 활성화하기까지.

1초도 걸리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다.


쓰러진 아이반과 최대한 가까이 붙어 실드로 주변을 덮기까지.

결계의 하위 개념인 실드로는 버티기 힘들다.


실드를 펼친 채 곧바로 나와 아이반 주위를 보호해줄 결계 마법진을 그린다.

빠른 시간이 관건이기에 마나가 줄줄 새고 있었지만...

거대한 1서클의 마나 총량으로는 구분하지도 못할 수준의 양이다.


“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펼쳐진 실드로도 느껴질 만큼 뜨거운 열기가 파고든다.

불타는 소리에 묻힌 비명들.

그 비명조차도 오래가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대처 못 할 것이라 생각했다.

아주 짧은 순간.

예배당 전체를 감싸는 결계와 마법구의 불 마법, 실드까지.

전생에서 닳고 닳아 숙련된 정도로 익숙해진 세 마법을 발동시키는 시간.

단 2초.


“크흐흐...”


모든 것이 불타 없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음침한 웃음소리는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렸다.

그림자와 같은 검은 형체의 무언가.

그리고 느껴지는 마기.


“끝인가?”


차분하고도 음침하다.

그 꺼림칙한 목소리가 귀를 타고 들어오자 순간 아찔함이 몰려왔다.

극한으로 준비한 한방.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는 듯 여유로운 목소리.


“젠장...”

“시도는 좋았어. 역시 마법사답게 머리 하나는 빠르게 돌아가는구나.”


검은 형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불타버린 사제복 대신 마기로 검게 물든 피부.


“그렇지만... 상대도 마법사라는 걸 잊어버린 것 같...?!”


검은 피부의 붉은 안광.

날카로운 검은 발톱을 뽑아 들고 다가오다가 말을 멈추고 움츠러든다.


“태양신의 사제였나!”


고개를 돌리자 아이반의 몸에서 신성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의 몸에 잠식된 마기를 정화하며 흘러나온 기운들.

빛무리가 아이반의 주변으로 서서히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악마에게는 극악의 상성.

그 빛무리가 퍼져나가자 다가오던 악마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크윽...”


아이반이 신음과 함께 눈을 뜨자 퍼져나가던 빛무리가 돌아온다.


“죄송합니다 반. 아무 생각 없이...”

“나중에. 지금은 집중.”


간결하게 아이반의 말을 끊고 난 뒤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아이반. 저 악마 상대 가능하겠냐?”


내 손을 떠난 일이다.

큰 한방에도 아무런 타격이 없는 악마를 상대하는 것.

마왕을 상대했을 때처럼...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 아이반.

그가 품 안에서 목걸이를 꺼내 손에 쥐었다.


“주신의 힘을 빌려주시옵소서.”


짧은 기도문과 함께 목걸이를 쥔 손에 신성력이 뭉쳐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룬?!’


익숙한 감각.

룬이 느껴진다.

그 감각을 따라 시선을 옮겨보니 아이반이 쥐고 있는 목걸이로 향했다.


-쾅!


그것을 자세히 살펴볼 틈도 없이 어디론가 쏘아진 빛.

아이반이었다.


신성력이 깃든 주먹으로 거침없이 달려든 아이반의 일격.

그리고...


“컥...”


출력을 최대로 끌어낸 마법에도 여유로웠던 악마의 소리.

악마의 입에서 나온 소리가 아니었다면 따라가지도 못했을 정도의 속도였다.


-쾅! 쾅! 쾅!


간결하고 자비 없는 주먹이 악마에게로 쏟아진다.

이제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있는 악마.

그저 굉음으로 타격당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식지 않은 붉은 열기와 함께 또 다른 열기가 몸을 뜨겁게 달궜다.


신성력.

룬.

아이반이 가진 목걸이의 신성력.


생각이 많아진다.

애초에 마법사가 신성력을 가질 수 있었나?


다르게 생각해보자.

왜 암흑교단에 마법사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신성력은 마법사가 다루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가.

나조차도 안일했던 고정관념이었다.


‘신성력을 다룰 수 있나?’


룬의 감각.

그것만으로도 많은 가설들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간다.

신성력을 룬으로 얻어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짧은 생각이 지나갈 동안에도 굉음과 타격은 계속되었다.

흙먼지를 만들어내고 신성력의 파편이 흩어져나간다.

그와 동시에 떨어져 나가는 마기들.

세 가지가 공기 중에 흩뿌려져 이상한 광경을 만들어냈다.

밤하늘의 별이라기엔 밝고, 신성한 빛이라기엔 어두운.


-쾅!


“크악!”


지금껏 들렸던 굉음보다 큰 소리.

그리고 빛과 마기가 섞여 이루어진 자욱한 먼지구름에서 튀어나온 건...


“으...”


아이반이었다.


“크윽...”


저쪽 또한 타격에 크게 데미지를 입었는지 먼지속에서 비틀거리면서 걸어 나온다.


“어떻게 태양교 조무래기가 이 안으로...”

“흐압!”


말을 이어가려던 찰나 몸을 일으켜 세운 아이반이 달려들었다.


-퍽!


“끄악!”


아까와는 다른 소리.

같은 공격이었음에도 완벽하게 방어해낸 악마가 아이반을 날려버렸다.


“병신으로 보는군. 똑같은 수법에 당할 것 같나?”


기침과 함께 검은 피를 토해낸 악마.

애써 괜찮은 척하고 있었지만 아까의 내상이 컸는지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었다.

악마의 공격에 공중으로 날아올라 추락한 아이반.

그 충격으로 신성력을 담고 있던 목걸이가 끊어졌다.


“무슨...”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 건 아이반의 목걸이가 떨어져 나간 직후.

또 다른 마기가 신성력을 뒤덮을 정도로 느껴졌다.


‘지원군...은 아니군.’


마기가 느껴지자 주변을 살피던 반.

어지럽던 마기가 한 곳에 집중된 곳은...


아이반.

그에게로 또 다른 마기가 몰려들고 있었다.


“뭐야... 악마가 사제의 탈까지 쓰고 있었나?”


나도 저 악마도 처음 보는 광경.

방금 전까지 신성력을 쓰던 사제라곤 믿을 수 없는 변화.

아이반이 상대했던 악마처럼 검은 피부와 함께 길게 자란 손톱을 늘어트렸다.


“크르르...”


이성을 잃어버린 듯 그의 목에서는 짐승과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광경에 놀라 반응하기도 전 쏘아지는 아이반의 몸.


‘관심이 쏠렸어... 이 틈에!’


아이반이 저렇게 변한 것.

룬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그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목걸이.


떨어진 목걸이를 주워들자 손에서부터 신성력이 느껴진다.

지금껏 이 목걸이에 악마화되는 몸을 억제하고 있었던 건가...


지금 내 힘으론 저 악마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아이반이 상대해 주고 있으니 뭐든 해야 한다.

신성력이 담긴 룬을 내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방법이 보일 것만 같다.


목걸이를 손에 쥐고 마력을 집중시켰다.

거대한 서클이 서서히 돌아가면서 반응한다.


‘흡수할 수 있나?’


아직 의문이 사라지지 않았다.

무능한 마법사들이 판을 치고 있어도 한번쯤은 사례가 있지 않았을까?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

적어도 내가 알기론 그런 마법사는 없었다.

기록으로도 경험으로도.


마음속의 의문과는 다르게 서서히 가속하고 있는 서클.

손을 타고 내려온 마나가 목걸이의 룬을 감싼다.

그리고...


“크윽!”


마나와 융화되던 신성력이 갑자기 반발하기 시작했다.

밀려오는 고통에 순간 목걸이를 놓아버릴 뻔했다.


아찔한 감각.

예상대로 신성력은 마나를 거부하고 있었다.

따듯하게 감싸면서도 품지 않고 쳐내는 듯한 느낌.


“이 쥐새끼가!”


갑자기 생긴 신성력에 반응한 악마.

달려드는 아이반을 옆으로 쳐낸 뒤 반에게로 달려든다.


“끄윽...”


그 고통 속에서도 위협을 감지한 반.

한 손으로 땅을 짚고 바닥에 마나를 흘려 결계 마법진을 그린다.

정교하진 않지만 빠르게.

불안정한 결계가 아슬아슬하게 악마의 공격이 닿기 전 몸을 보호한다.


-텅!


막아냈음에도 전해져오는 충격.

순간 정신을 잃을 뻔한 반이 세차게 고개를 흔들어 흩어진 집중력을 정리했다.


시간이 필요하다.

이 룬을 다룰 수 있는 시간.

아이반이 귀찮게 만들곤 있었지만 지는 건 시간문제다.


룬을 다룰 수 있을 때까지만...

버텨주길 바랄 수밖에 없나?

이럴 줄 알았으면 하트도 같이...


“반!”


이토록 반가울 수 없을 목소리.

위기의 순간, 조력자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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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용서받지 못할 자 21.05.05 47 5 12쪽
20 20화 떠올리기 싫은 이름 21.05.04 50 5 11쪽
19 19화 마법사와 신성력. 21.05.03 48 5 11쪽
» 18화 위기의 순간. 21.05.02 60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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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잠입 준비. 21.04.29 103 4 12쪽
14 14화 반인반마 21.04.28 95 7 11쪽
13 13화 암흑교단의 꼬리 21.04.27 126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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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오우거 +1 21.04.20 193 11 12쪽
5 5화 하트의 비밀 21.04.19 243 11 14쪽
4 4화 실력발휘 21.04.18 286 11 13쪽
3 3화 동료 21.04.17 390 13 11쪽
2 2화. 무능한 마탑 마법사들 중에서. 21.04.17 484 14 11쪽
1 1화. 결함의 극복. 21.04.17 700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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