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옐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아인슈타인 바이러스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옐리아
작품등록일 :
2013.08.26 12:36
최근연재일 :
2014.02.04 11:45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93,432
추천수 :
2,716
글자수 :
340,015

작성
13.08.28 19:57
조회
5,631
추천
54
글자
16쪽

제 2 장 연구노트 - 드러난 숫자 88, 14, 79

DUMMY

(3) 드러난 숫자 88, 14, 79


아무 소득도 없이 돌아온 집, 제니가 먼저와 저녁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대충 씻고는 식탁에 모여 앉았다.


“처음 해본 거예요. 첫날 치고는 꽤 잘한 것 같은데 어서 드셔보세요.”

“첫날? 이것도 ‘첫날’이군.”


첫날이란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별 소득이 없는 하루였어. 미안해 제니”

“아니에요. 수고하셨어요.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 거예요.”


분위기가 또 가라앉을 것 같다. 수잔이 재치 있게 끼어든다.


“자, 자, 오늘은 술이나 한잔해요. 제니도 이제 성인이니 한잔 마셔도 되지?”


잘 마시진 않지만 병 모양이 멋있어 거실엔 장식품 대용으로 술이 꽤 있었다.


“그래서요. 언니?”


술이 몇 잔 들어가자 두 여인은 서로 자신이 본 나에 대한 얘기로 안주를 대신했다.


“닥터 지니 알고 있었어요? 그때 그 여학생이 저였는지?”

“그때 그녀가 당신이었소? 허참, 인연이란 게, 전혀 몰랐소.”

“호호, 그때부터였을 거예요. 제가 교수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이.”

“앤드류가 갑자기 미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지. 얼마나 당황했다고.”

“전혀 당황스런 모습이 아니었다고요. 묻은 걸 털어준다고 제 가슴을 떡 주무르듯 만지기나 하고. 호호.”

“정말? 교수님이 언니 가슴을?”

“아냐. 일부러 만진 게 아니라 털어준다고.......”

“호호, 마법잉크가 턴다고 털려요? 분명히 일부러 그랬을 거야. 엉큼해!”

“맞아. 솔직히 말해 봐요. 일부러 그랬죠?”


두 여성은 날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갔다.


“아냐. 그때 바람의 마법도형을 손바닥에 그렸었거든. 손바닥도 가능할까하는 마음에, 거의 장난이었지. 앤드류의 손 면적이 넓어 그의 손에 그렸거든. 코어는 왼쪽에 오른쪽은 시동관련 도형을, 그래서 두 손을 부딪치면 발현되는 걸로 했는데 그걸 시험하다 바람에 밀려 난거야. 그런데 그때 지나가던 여학생이 수잔이었을 줄이야.”

“호호 닥터 지니, 그거 알아요? 당신 당황하면 말 길어지는 거, 당신은 단답이 멋있다고요. 뭐 이런 면도 귀엽긴 하네요.”

“와~ 그럼 인체에다 그려도 마법이 발현돼요?”


말을 돌려주는 제니가 고마웠다.


“응. 물론 특수 도료로 바탕색을 먼저 칠하고 그 위에 마법잉크로 도형을 그려야해. 마법종이에 쓰이는 것과 같은 도료지.”

“그럼 일일이 스크롤을 찢지 않아도 된다는 거네요. 타투처럼. 자주 쓰는 건 그렇게 해 놓으면 좋겠어요.”

“물론 가능하지. 근데 단점이 있어. 그 도료가 흰색이라 그걸 바르고 다녀야 한다는 거지. 귀신분장을 한다고 생각하면 돼.”

“웩, 그럼 안 되겠다. 좋다 말았네.”


제니가 하고 싶은 타투는 무엇이었을까? 무척 아쉬워하며 투덜거린다.


“닥터 지니, 그거 알아요? 당신의 손바닥 자국이 나있는 브라우스를 아직도 안 버리고 있다는 거? 호호”

“언니도 참, 그건 뭐 하러 가지고 있어”

“내가 첫사랑에 빠진 기념품이지.”


수잔은 나랑 남녀 관계에 대해 의도적으로 말을 이어가려는 듯하다. 그때마다 제니가 교묘히 끊어낸다.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

제니가 말한다.


“앤드류박사님도 개구쟁이였던 거 같아요. 교수님도 만만치 않은 것 같고.”

“앤드류 박사님은 참 귀여워. 그때도 그렇게 급한 상황인데 내게 메시지 하면서 뛰는 모습이라니. 호호, 아 미안해요. 안 좋은 일인데 자꾸 웃음이 나오네요. 흠흠, 제니야 앤드류박사님이 내게 메시지를 하며 이렇게 폴짝폴짝 뛰었단다. 두 손은 수갑을 찬 채로 말이야.”

“와~ 정말 우스웠겠다.”

“응. 긴장된 상황인데도 웃음이 나와서 얼마나 참기 힘들던지.”

[폴짝폴짝]


술기운이 약간 돌았는지 수잔이 일어나 앤드류 흉낼 내며 수갑 찬 모습으로 폴짝폴짝 뛰었다. 제니가 깔깔 웃으며 답한다.


“호호. 꼭 말 탄 모습 같아요.”

“그렇지? 정말 그래. 꼭 말 탄 것처럼 손을 앞으로 하고는 폴짝폴짝, 흠 흠 웃으면 안 되는데.......”

“......”


갑자기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모두 입을 다문다. 제니의 표정 변화를 본 것이다. 알게 모르게 수잔과 나도 제니의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현실을 잊어버리려 해도 갑자기 떠오르는 상념이 가슴을 짓누르나 보다. 그렇게 웃다가 심각했다가 하며 술자리는 계속되었다.


“제니는 닥터 지니를 처음 본 게 그럼 첫날 강의 시간이네.”


수잔이 문득 제니에게 물었다.


“응 언니, 수업 첫날 강의하러 오셨는데 난 연예인이 온지 알았다니까.”


다시 첫날이란 단어가 나온다. 첫날, 이젠 꿈에서 나올까 두렵기까지 하다. 그런데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잠깐! 흐음, 첫날, 말? 닥터 수잔, 혹시 앤드류가 경마라는 말을 하지 않았소?”

“‘경’ 뭐라고 했지만 모르겠어요. 경마 같기도 하고.”

“으음, 그게 맞을 거요. 첫날은 아마 내 강의 첫날을 말하는 거고. 제니를 처음 만났던 그 강의, 그날 앤드류가 날 찾아왔었소. 분명 첫날 강의가 어땠냐고 물었고 주말에 있을 경마 예상마를 나에게 적어줬소.”


제니가 호들갑을 떨며 목소리를 높였다.


“예상마요? 그걸 적어줬다고요? 그럼 그 쪽지 가지고 있어요?”


갑자기 떠오른 힌트에 모두가 상기된 표정으로 나에게 집중했다.


“아니. 바로 그 자리에서 태워버렸어.”


수잔도 가세했다.


“앤드류 박사님도 태운 걸 알아요?”

“물론 같이 있을 때 태웠소.”

“기억나는 거 없어요? 예상마면 숫자잖아요.”

“내가 가장 자신 없는 게 암기요. 물론,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앤드류가 내가 그 숫자를 기억하리라 여기지는 않았을 거요. 그 숫자가 중요했다면 분명 다시 얘기하거나 다른 식으로 나에게 전달했을 텐데 태우고는 바로 나갔소. 연구실에 또 있다면서.”

“바로 그거에요. 아마 그 숫자가 좌표일 거 같아요. 연구실에 또 있다고 했으니 연구실에 남아있을 지도 몰라요.”

“아니오. 불행하게도 남아있지는 않을 거요. 앤드류 사무실엔 휴지조각하나 남겨두지 않고 정보국에서 싹 가져갔소.”

“아~ 겨우 단서를 찾나 했더니.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에요. 우리도 못 찾지만 정보국에서도 못 찾을 테니, 그걸 우리 조직에서 가지고 있는 척하며 협상을 벌여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네요.”

“아니. 정보국에서 찾을 수도 있소. 내가 경마 얘길 정보국에다 했거든. 정말 이 추리가 맞다면 실수한 것 같소.”


그러면서 새벽에 스크롤을 가지러 갔다 오며 만난 정보국 요원 얘길 해주었다.


“후~ 현재로선 모르길 빌어야겠네요.”


뭔가 희망이 보이려다 다시 좌절되는 것 같자 실망했는지 눈가가 촉촉이 젖어드는 제니를 보며 가만히 머리를 안아주었다.


“닥터 지니, 어릴 적 얘길 해줘요.”


내가 제니를 신경 쓰는 게 싫은 걸까? 화재를 돌리 듯 수잔이 묻는다.


“내 어릴 적? 특별할 것도 없는데.”

“그래도 해줘요. 교수님의 어릴 적은 특별했을 것 같아요.”


제니도 궁금했던 지 초롱초롱 눈을 빛낸다. 분위기 전환이 빠른 걸 보며 여자는 요물이란 생각이 다시 또 들었다. 제니나 수잔이 특별한 건지, 아님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런지 알 수 없다.


“내 어릴 적 얘기라, 정말 특별할 거 없는 평범한 소년이었는데.”


바닷가에서 태어난 나는 바다를 보며 자랐다.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소년기를 보낸 지극히 평범한 소년이었다. 아니 지극히 평범한 소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앤드류 박사님이 닥터 지니는 특별한 일을 겪었다고 하던데요.”

“앤드류가 그렇게 말했다고? 음~ 언제? 소년시절에?”


아카데미 재학시절 누구보다도 말이 잘 통했던 앤드류와 여름 방학 때 고향에 같이 간 적이 있었다. 내 고향은 왕국 최고의 여름 휴양지 중 하나였기에 피서 겸 여름을 그 곳에서 보내기로 했던 것이다.


“네, 앤드류 박사님 말씀으로는 당신 어머님께 들었다 하시던데요. 어릴 적 기이한 경험을 했다고 말이죠.”

“아~ 그 말을 하셨나보군. 근데 뭐 기이한 것은 아니고, 부모님 생각엔 자식이 다 특별해 보이잖아. 그래서 그렇게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지.”


나와 수잔의 대화에 끼어들고 싶었는지 제니도 맞장구를 친다.


“와 궁금해요. 어서 얘기해줘요.”

“별것 아니야, 내가 열 살 때였던가. 바다가 날 불렀다고 하면 안 믿어지지? 그런데 정말 난 들었거든 바다가 부르는 소리를. 물론, 바다가 부른 게 아니라 바다에 있던 그 무엇이 날 부른 것일 테지만 말이야. 뭔지는 지금도 몰라. 뭔가가 나를 불렀고, 난 그것에 이끌려 영주성 밖 절벽위로 가게 됐지. 그 뒤론 생각이 안나. 그 다음 날 절벽에 쓰러져 있는 날 발견했다는 것, 그 후 한 동안 침대에 누워 생활해야했고. 그게 다야.”

“피~ 자세히 좀 얘기해 봐요.”

“그게 다야. 부르는 소릴 듣고 절벽에도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없어. 그러니 자세히 말하고 말거도 없지.”

“그 뒤 변화는 없었어요? 몸이 변했다거나 성격이 달라졌다거나?”

“그런 건 없고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 그 전엔 내 기억력도 대단히 뛰어났다고는 하는데 그건 대다수 부모님들이 자신들의 아들은 ‘뭔가 특별하다’라는 심리 때문일 거야. 물론 나도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 지금처럼 형편없는 기억력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기는 해. 열 살 이전 기억은 잘 나진 않지만 이렇게 나쁘진 않고 평범했었던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럼 그 후에 머리가 나빠졌단 말이에요?”

“‘나빠졌다’라기 보단 더 특별해졌단 얘기가 맞을지도 몰라. 공간지각력 만큼은 내가 생각해도 좀 특별한 건 사실이니.”


수잔이 자신의 일인양 뿌듯해 하는 표정으로 말을 받는다.


“맞아요. 닥터 지니, 당신의 공간지각력은 아카데미, 아니 이 왕국에서도 유명해요. 아무리 복잡하게 그려진 마법진도 바로 해석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나도 이유는 모르지, 그냥 그렇게 보여, 어떤 노력을 안 해도 그냥 그렇게 보이는 걸 설명할 방법은 없잖아. 그냥 보면 그게 입체적으로 내 눈에 들어와. 공중에 떠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말이지.”

“절벽에서 있었던 일이 기억나면 좋을 텐데, 기억나는 건 전혀 없어요?”

“기억나는 건 없어. 그런데 꿈을 꾼 거 같아. 절벽 밖에서 절벽 위에 서 있는 나를 내가 바라보는 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아마 절벽에서 잠을 잤던 게 아닐까해. 그런데 이상한 건, 절벽 밖의 나와 절벽위의 나의 시점(視點)이 겹쳐져 보인 꿈이란 거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으음, 내가 절벽위에서 절벽밖에 떠있는 날 보면 배경인 바다가 보여야 하잖아. 반대로 절벽 밖의 내가 절벽위의 날 보면 절벽에 있는 나무 같은게 보여야 하고, 근데 그 배경이 겹쳐져 보인다는 거야. 절벽위의 나도 절벽 밖의 나도 ‘나’니까 그래 보였던 것 같아. 이해돼?”

“무슨 뜻인지 이해는 돼지만 그런 겹쳐진 배경이 어떤 건진 떠올리기 힘드네요. 어쨌든 그런 걸 보게 되었으니 공간지각력이 성장한 거 아닐까요?”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남들과 다른 시점(視點)을 가졌다고 할까.”


제니는 감탄사를 즐겨하는 말투를 사용한다. 지금도 그랬다.


“와~ 신기해요. 두 사람이 동시에 존재하고 서로를 바라본다.”

“아마 꿈일 거야. 이게 다야, 별 특별한 건 없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정이 훌쩍 넘었다. 수잔과 제니를 각자의 방으로 들여보내고 거실에 불을 모두 끈 뒤 캄캄한 방안에서 창을 내다보았다. 도로엔 마법 등(燈)만 은은한 빛을 내며 서있을 뿐 여전히 평화롭기만 하였다.


‘첫날’, ‘강의 첫날’, 분명 첫날강의가 어땠냐고 물어봤고, 그 뒤에 프로이트 박사를 만나란 얘길 했고. 으음, 경마 얘길 먼저 했던가.’


뒤죽박죽이다. 쪽지를 태우고 나서 핑계거리로 그 종일 또 태웠었는데, 그 종일 앤드류가 가지고 온 것이었나, 아니면 내 노트에 급히 쓴 것이었나? 이것도 분명치 않다.


“교수님.”


생각에 너무 깊이 잠들었던가, 제니가 다가온 줄도 몰랐다. 가만히 뒤에서 날 안으며 가만히 부르는 제니, 그녀의 가슴이 내 등이 와 닿는 게 느껴졌다.


“교수님 고마워요.”

“내가 한 게 뭐 있다고.”

“아니에요. 교수님이 있어서 너무 든든해요. 고마워요. 흑.”

“다 잘 될 거니 울지 마.”


돌아서서 제니를 꼭 안아주었다. 방문 앞에 수잔도 나와 있는 게 보인다. 내가 뭐라고 말을 하려 하자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대며 조용하라며 입을 벙긋 거린다.


[이번엔 내가 양보하는 거예요. 많이 달래줘요. 흥]


제니를 달래 방에 눕히고 그 옆에 걸터앉았다. 내 손을 꼭 쥐고 놓지 않는다.

내게 제니는 어떤 의미일까? 프로이트 박사가 맡긴 보호해야할 소녀? 모르겠다. 나이차가 너무 나 아직은 애 같아 보인다. 모르겠다. 요즘 모르는 것 투성이다. 너무 여유가 없다.


“무슨 생각해요?”

“아 아니야. 어서 자렴. 앤드류 생각 하고 있었어.”

“네, 그럼 저 잘게요. 가지 말아요.”

“그래. 잘 자.”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아이, 이때는 온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할 만큼 자신감 넘치는 찬란한 청춘의 시작이다. 그 청춘이 불안으로 점철되어 헛되지 않게 흐르도록 하는 것도 어른으로서의 도리일 것이다. 이 아이의 청춘을 위해서라도 이 상황은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앤드류가 가지고 온 쪽지는 프로이트 박사가 써준 쪽지였고. 그래 앤드류가 내 연습장에 긁적였지. 가지고 온 쪽지가 아니라 내 연습장에 직접 썼어. 무슨 숫자를 쓰는 것 같았는데. 으음, 내 연습장에 썼다면 자국도 남았겠지.’


일단 확인해 볼 일이었다. 다행히 어제 연습장을 가져왔었다는 생각이 났다. 서재로 가 연습장을 꺼내들어 확인했다. 무슨 자국 같은 게 보였지만 정확히 보이진 않는다.


‘가루가 좀 있어야 하는데, 무슨 가루가 좋을까? 하얀 바탕이라 밀가루로는 잘 안보일 것 같고.’


“뭐해요? 제니는 자요?”

“아 겨우 잠들었소. 가루를 좀 찾고 있소.”


내가 설명을 해주자 수잔은 카레가루를 추천했다. 나도 적당한 것 같아 카레가루를 연습장에 문질렀다. 다른 도형들의 흔적이 보인다. 아마 그전에 내가 그린 도형들의 자국일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세 개의 숫자가 나왔다. ‘88’, ‘14’, ‘79’.


“야호~ 드디어 찾았군요. 이젠 된 건가요?”

“아니 더 복잡해졌소. 이건 있을 수 없는 숫자요.”

“왜요? 좌표계 맞자나요. 세 개”

“숫자가 세 개라 직각좌표계 숫자라 생각할 수도 있소. 하지만 이건 터무니없는 숫자요. 모두 양의 숫자이니 동으로 88, 북으로 14, 높이로 79라는 얘기요. 흠, 앤드류 마을에 79미터나 올라가는 빌딩이 있소?”

“야산이라 생각하면 맞자나요.”

“아니오. 수직으로 올라가는 빌딩 같은 것이어야 하오. 이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숫자요. 크흠, 이만 잡시다. 내일 좀 맑은 머리로 생각해야겠소.”

“그래요. 참, 침실에서 자요. 서재에서 불편하게 자지 말고.”

“침실은 당신이 자야지. 서재도 그렇게 불편한 건 아니오.”

“당신이 자요. 저는 IAEA와 연락도 좀 해야 하고, 그러니 서재는 제가 쓸 게요.”

“그러겠소? 그럼 오늘은 바꿔 자기로 하지. 그럼 잘 자요.”

“네 잘 자요.”


침실로 들어가는 나를 보며 수잔의 눈이 잠시 반짝인다. 그녀의 눈빛이 나타내는 바는 무엇일까? 돌아선 난 그 눈빛을 보지 못했지만 뭔가 느낌은 전해졌다. 뭔가 꼬이고 있는 느낌, 이제 단서를 찾은 것 같은데 꼬여만 간다.


‘앤드류! 내게 그 숫자, 하필이면 그 숫자를 적어준 이유가 뭐냐? 진정으로 내게 알리길 원했던 것은 도대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 작성자
    Lv.9 옐리아
    작성일
    13.08.29 01:23
    No. 1

    호흡이 느려짐을 느끼는건 자격지심 어떤가요 ㅎㅎ 혼자 댓글 놀이도 아니고 쿨럭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ANU
    작성일
    13.08.29 11:18
    No. 2

    기억이 솔솔 납니다.
    수잔의 눈은 발광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멧돼지
    작성일
    13.08.29 17:24
    No. 3

    음 전에 재밌게 보다가 연중되고 한참 기다렸었는데 안나타나셔서 안타까웠는데
    다시하시네요
    좋은글 써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옐리아
    작성일
    13.08.31 19:56
    No. 4

    멧돼지님, 혹시 별명바꾸셨나요? 못보던 별명같아서요. 아님 제 기억력도 닥터지니급이라. ㅎㅎㅎ 반갑습니다. 많은 지적 부탁드릴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09 14:41
    No. 5

    숫자가 가지는 의미는 제가 배움이 짧아 뜻하는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키워드가 되는 숫자는 10, 12, 13, 60 정도로 10은 완전수를 상징, 12는 신 혹은 사도, 13은 악마, 60은 바빌로니아의 완전수..! 제가 모르는 숫자가 나오니.. 자신감을 잃어버립니다.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옐리아
    작성일
    13.10.11 18:38
    No. 6

    사실 이 숫자는 저와 관련된 숫자입니다. 개인 정보라.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다이버스
    작성일
    13.10.24 12:32
    No. 7

    잘 보고갑니다. 독특한 소재라 글 자체에 많은 흥미가 갑니다. 두 여자도 마음에 들고요. ㅎㅎ건필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인슈타인 바이러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변경 +1 13.09.15 5,299 0 -
59 제 10 장 영웅의 전설 +3 14.02.04 608 16 9쪽
58 제 9 장 현실이 된 위협 - 시치리스섬의 비밀 +4 13.11.22 521 19 10쪽
57 제 9 장 현실이 된 위협 - 나의 비밀 +4 13.11.21 391 14 13쪽
56 제 9 장 현실이 된 위협 - 제 1 차 우주 타이틀 매치 2 +5 13.11.12 1,063 25 13쪽
55 제 9 장 현실이 된 위협 - 제 1 차 우주 타이틀 매치 +2 13.11.11 747 17 16쪽
54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행성 대 탈출 +2 13.11.01 688 17 18쪽
53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단 한번의 공격과 두 번의 멸망 +1 13.10.31 531 13 7쪽
52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작전명 붉은 아레나 13.10.31 1,028 14 14쪽
51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센타우루스 +6 13.10.30 894 21 14쪽
50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보답과 욕심 +1 13.10.30 688 22 11쪽
49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데이트라는 욕심 +1 13.10.29 729 17 7쪽
48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성숙한 인류 +2 13.10.28 758 24 12쪽
47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외계의 침공 2차전 +1 13.10.23 653 23 11쪽
46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예기치 않은 침공 +2 13.10.21 759 23 10쪽
45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결전을 위해 +5 13.10.16 1,015 16 10쪽
44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외계인 +4 13.10.14 1,491 43 13쪽
43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첫 대면 3. +2 13.10.10 862 20 10쪽
42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첫 대면 2. +5 13.10.07 807 24 8쪽
41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첫 대면 1 +4 13.10.04 913 21 11쪽
40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경호 +4 13.10.03 2,287 41 12쪽
39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지구방위군 합동참모회의 +4 13.10.02 880 19 19쪽
38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지구 방위군 창설 +5 13.10.01 1,081 22 9쪽
37 제 6 장 시간여행 - 탐사대 +3 13.09.30 860 25 10쪽
36 제 6 장 시간 여행 - 우주전쟁의 단서 +6 13.09.27 925 30 21쪽
35 제 6 장 시간 여행 - 워프 항법 +4 13.09.25 1,009 18 14쪽
34 제 6 장 시간 여행 - 이방인 +4 13.09.25 755 18 8쪽
33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세잔의 목걸이 2 +5 13.09.22 886 14 14쪽
32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착용로봇 +3 13.09.21 1,538 28 11쪽
31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세잔의 목걸이 1 +3 13.09.20 969 24 8쪽
30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대를 위한 소의 희생 +3 13.09.20 1,082 26 9쪽
29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핵심 연구인력 +4 13.09.17 6,285 114 15쪽
28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목숨의 무게 +3 13.09.16 5,086 92 15쪽
27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드래곤 프로젝트 +4 13.09.16 4,649 56 15쪽
26 제 4 장 E=mc^2 - 2차 타격 +6 13.09.14 5,925 74 9쪽
25 제 4 장 E=mc^2 - 중수공장 +4 13.09.14 5,735 53 16쪽
24 제 4 장 E=mc^2 - 에너지와 질량의 교환 +4 13.09.14 4,989 36 12쪽
23 제 4 장 E=mc^2 - 핵무기 개발계획 +4 13.09.14 5,173 52 11쪽
22 제 4 장 E=mc^2 - 전쟁억제력 +2 13.09.11 764 18 9쪽
21 제 4 장 E=mc^2 - 알폰소 왕자 +1 13.09.08 5,430 66 11쪽
20 제 3 장 드래곤의 알 - 다중우주, 차원의 분리 +3 13.09.06 6,078 83 12쪽
19 제 3 장 드래곤의 알 - TCD 회의 +1 13.09.06 4,118 54 9쪽
18 제 3 장 드래곤의 알 - 고대의 유물 +3 13.09.05 5,256 91 11쪽
17 제 3 장 드래곤의 알 - 가문의 비밀 +6 13.09.04 4,376 61 13쪽
16 제 3 장 드래곤의 알 - 가문의 비고(秘庫) +5 13.09.03 5,002 56 18쪽
15 제 2 장 연구노트 - 우라늄 235 +4 13.09.02 5,685 81 23쪽
14 제 2 장 연구노트 - 연구노트의 행방 +6 13.09.01 7,362 68 19쪽
13 제 2 장 연구노트 - 천재소년과 나 +2 13.09.01 5,845 46 14쪽
12 제 2 장 연구노트 - 사첼 백과 채찍 그리고 자전거 +4 13.08.31 5,513 97 15쪽
11 제 2 장 연구노트 - 단서 2 +2 13.08.29 4,739 70 12쪽
» 제 2 장 연구노트 - 드러난 숫자 88, 14, 79 +7 13.08.28 5,632 54 16쪽
9 제 2 장 연구노트 - 단서 1 +2 13.08.28 9,299 93 11쪽
8 제 2 장 연구노트 - 제국의 음모 +2 13.08.27 6,655 68 17쪽
7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닥터 수잔과 제니 그리고....... +2 13.08.27 6,620 120 23쪽
6 제 1 장 위대한 발견 - 제니아 로렌스 +4 13.08.27 5,298 84 25쪽
5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닥터 수잔 +4 13.08.26 4,268 79 13쪽
4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바람의 마법도형 +2 13.08.26 7,079 83 11쪽
3 제 1 장 위대한 발견 - 프로이트 박사 +3 13.08.26 7,941 86 9쪽
2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마법공학 발전사 +2 13.08.26 4,174 35 13쪽
1 Prologue +2 13.08.26 6,424 92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