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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아인슈타인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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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아
작품등록일 :
2013.08.26 12:36
최근연재일 :
2014.02.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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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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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3쪽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닥터 수잔과 제니 그리고.......

DUMMY

(6) 수잔과 제니 그리고.......


“그럼, 두 사람 모두 활동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말씀이오?”

“네, 저와 언니 모두 할아버지와 연관성을 의심할만한 건 없어요. 그런데 교수님, 할아버지는 어떻게 될까요? 저 좀 도와주세요. 무죄를 증명하기만 하면.......”

“후~ 어쨌든 상황 먼저 알아보자. 어느 기관에서 체포해 갔는지 몰라도 아마 정보국 소속일 거야. 그런데 죄목이 반역죄라 쉽진 않겠지.”

“할아버지가 반역죄라는 건 말도 안 돼요.”

“현재로선 상황파악이 먼저야.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 알아봐야 대응 할 수 있어.”

“뉴스에 나온 게 다예요. 아시잖아요. 할아버진 연구를 한 죄밖에 없다고요. 이러다 그냥 잊히는 거 아닐까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이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 않아. 현재론 프로이트 박사가 하고 있던 연구가 어떤 위험이 있었는지부터 알아봐야 돼. 그런데 나도 프로이트 박사에게 그 연구에 대해 일부만 들어서 어떻게 돌아가는 질 모르겠어. 현재 상황에 그렇다고 시치리스 섬에 간다고 할 수도 없고. 후~”

“아~ 맞다. 연구노트! 언니, 할아버지 연구노트 그것도 압수 되었어요?”

“아니, 그건 앤드류 박사님이 가지고 있었어.”

“앤드류도 체포되었잖소. 그럼 그 노트도 압수되었다고 봐야......”


내말을 끊으며 수잔이 상황을 설명했다.


“아니에요. 상황이 긴급해지자 프로이트 박사님이 저를 앤드류박사님께 보냈어요. 그런데 앤드류 박사님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기관원들이 그 집을 포위하고 앤드류 박사님을 끌고 나오고 있었죠. 어쩔 수 없어 구경꾼들 틈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앤드류박사님이 저에게 할 말이 있으신지 소리는 내지 않고 입모양만으로 얘길 했어요.”

“입모양만? 알아낸 것은 없소?”

“소란스러워서 자세히 볼 순 없었지만 ‘연구노트’, ‘블링크’, ‘닥터 지니’, ‘첫날’, 알아들은 건 이정도예요. 아~ 그리고 ‘경’으로 시작하는 어떤 단어를 말했는데 그건 모르겠어요. 기관원들의 방해로 더 이상 입모양을 보지 못했거든요. 그 모습을 본 기관원들이 절 쫓아와서 이리로 도망쳐 온 거죠. 제가 당신에게 온 것도 당신얘기가 나왔기에 여기로 온 건데, 저는 당신에게 연구노트를 보냈다 여겼거든요.”

“아니, 연구노트는 본적 없소. 앤드류가 블링크로 보냈다면 반경 100미터 이내요.”

“네, 그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당신을 언급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 거죠.”

“그 급박한 상황에서 왜 닥터 수잔에게 나를.”

“첫날이 무슨 힌트인 것 같은데, 첫날이 뭘까요?”

“첫날? 너무 막연하오. 앤드류와는 학창시절부터 20년 정도 알던 사이인데, 첫날이라니. 후~”


‘첫날’이란 단어는 막막하기만 한 단어다. 앤드류와 내가 공유한 첫날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아카데미에 들어온 날도, 교수가 된 날도 첫날이다. 일단, 앤드류의 집에서 반경 100미터 내에 무엇이 있는지부터 알아봐야겠단 생각에 책장을 뒤져 지도를 가져왔다. 앤드류의 집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컴퍼스로 반경 100미터로 원을 그려보고 세 명이서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눴다. 앤드류의 집은 번화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전원 마을로 십여 채 정도가 모여 있었다. 뒤로는 야트막한 야산과 전원 마을 촌을 관통하는 시내가 있었고 상점 하나가 있는 곳으로 반경 100미터 안에는 모든 집들이 포함되어있었다.


“이 중 어느 집으론가 보내졌다는 게 가장 유력한 가정이겠군.”


지도에 그려진 원을 보며 고심어린 표정으로 말하자 수잔이 답답한 표정으로 말한다.


“네, 하지만 일일이 집들을 찾아다니며 물어볼 수도 없잖아요.”

“불가능할거요. 기관원들도 이미 수색하고 있을 테니.”

“그래도 가보는 수밖에 없어요. 제가 한번 다녀올게요.”


수잔이 옷을 갈아입으려는 듯 침실로 가려했다.


“아니, 지금은 너무 늦었소. 내일 실마리를 좀 더 생각한 후에 찾아봐도 늦지 않을 거요. 그리고 지금은 일반인의 통행을 차단하지 않았겠소?”

“그래도 기관에서 집집마다 수색하면 너무 늦지 않을까요? 분명히 그들도 마법장의 흔적을 찾아 수색하고 있을 텐데, 아마 그들도 블링크의 마법장 흔적을 추적하고 있을 거예요.”

“맞소. 하지만 앤드류가 그렇게 허술하게 처리하진 않았을 거요. 기관원들이 쉽게 찾지 못할 장소, 그걸 우리가 알아내야하는 것이오.”


‘연구 노트, 블링크, 첫날, 경......, 그리고 나! 흐음~’


내가 단서들을 되뇌며 생각 속에 잦아들자 상황을 알아본다며 수잔은 어딘가로 연락을 취했다. 알 수 없는 단어로 통화하는 것으로 보아 어떤 암호인 것 같았다.


“후~ 이 일에서 손을 떼라네요. 몇 가지 상황을 알려주며 손을 떼고 조용히 있으라는 말만 해요.”

“언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할아버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 무책임하잖아.”

“그래 제니 미안, 그런데 조직에서는 이번 사태를 상당히 심각하게 보는 것 같아. 그래서 당분간 잠잠해 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의견이야.”

“흥, 그래서요. 할아버지와 다른 분들의 생사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그냥 덮어두자고요? 언니도 같은 생각이에요? 흑흑”


감정이 폭발했는지 제니가 내게 안겨 흐느낀다. 가느다란 어깨가 심하게 흔들린다.


“미안해 제니, 하지만 조직의 입장도 이해되지 않는 건 아냐. 하지만 언니는 꼭 도와줄게. 너무 걱정하지 마.”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걱정안 할 수 있어요. 흑흑”

“......”


제니의 울음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런 제니를 안쓰러운 표정으로 쳐다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지 수잔도 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 같았고 나도 단서를 떠올리며 생각에 잠겨봤지만 첫날이란 단어는 현재론 어떠한 힌트도 내게 허락하지 않았다. 이럴 땐 대화중에 단서가 떠오르기도 하고 앞으로 할 행동이 결정되기도 한다. 천재와의 대화는 그런 면에서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수잔에게 물었다.


“IAEA에서 달리 더 파악한 건 있소?”

“현재 앤드류박사님 마을은 전면적으로 출입 통제된 상태래요.”

“후~ 앤드류의 집에만 갈 수 있어도 어디로 블링크 되었는지 대강은 알 수 있을 텐데 말이야.”

“네? 흔적만 가지고도 좌표를 알 수 있어요?”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연구가 그것과 비슷하오. 마법진의 간섭에 관한 연구, 블링크라는 공간이동이 행해지면 마법장의 흔적이 삼일정도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치오. 그걸 마법장 흔적이라 하는데 그 흔적에 내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마법도형과 충돌을 일으키면 방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소. 아직 미흡해서 좌표의 정확도는 90%정도지만 대강 짐작할 수 있을 거요. 그러니 내가 갈 수만 있다면.......”

“90%면 거의 정확한 거잖아요. 반경 100미터 내에 90% 정확도의 좌표면 거의 찾은 거죠. 근데 반드시 닥터 지니가 가야해요?”

“내가 꼭 갈 필요는 없소. 간섭 스크롤로 마법진만 활성화 시키면 되오. 하지만 분석이 문제요. 현상에 대한 분석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니까!”

“그럼 그거라도 해봐요. 일단 조직을 동원하면 근처까진 갈 수 있을 거예요. 경찰 중에도 저희 조직원이 있으니까요.”

“그러면 내 연구실에 가서 간섭 스크롤을 그려 와야 하오. 혼자 다녀올 테니 두 분은 여기 있으시오. 닥터 수잔은 그 조직이라는 곳과 연락해서 방법을 생각해두고, 제니는 좀 진정하고 쉬고 있고.”


밖은 캄캄한 밤을 지나 새벽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이 시간에 연구실로 가는 것은 예전에도 종종 있던 일이다. 갑자기 떠오른 영감에 샤워하다가도 뛰어나간 적도 있으니 말이다.


* * * * * * * * * *


“아~ 안녕하세요. 지니 박사님, 이 시간에 나오셨네요. 또 뭔가가 번뜩하셨나요? 하하”

“아예, 좀 생각난 게 있어서요. 오래는 안 걸릴 겁니다.”

“예, 그런데 앤드류박사님에겐 무슨 일이 있습니까? 아까 기관원들이 앤드류박사님 연구실을 온통 다 뒤집어 놓고 갔어요.”

“그래요?”


의아해하는 경비원에 말에 여기도 벌써 기관원들이 들쑤시고 갔다는 걸 알았다. 마음이 급했다. 서둘러 연구실로 향했다. 앤드류의 연구실이 있는 3층은 대낮처럼 불이 밝혀져 있었지만, 내 연구실이 있는 5층은 캄캄했다.


“지니 박사님 되시죠?”


애써 태연하게 엘리베이터를 내려 5층 복도로 들어서자 언제 나타났는지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복도는 어느 틈에 환하게 불이 들어온 상태다.


“그렇소만?”

“이 시간엔 어쩐 일이십니까?”

“누구신지, 그리고 무슨 일이오?”

“아~ 실례했습니다. 저는 정보국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뭔가를 휙 내 얼굴에다 가져다대고는 의기양양한 듯 말을 잇는다. 아마 신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일 것이다.


“앤드류 박사에 대해 조사할 것이 있어섭니다. 꽤 친하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앤드류 박사요? 뭔 일 있소? 학창시절 동기라 친한 친구요.”

“혹시 앤드류 박사가 박사님께 뭔가 맡겨놓은 것은 없습니까?”

“맡겨놓다니, 앤드류를 본지 벌써 한 주는 지난 것 같소만. 아~ 일주일 전에 앤드류가 뭔가를 주긴 줬지.”


뭔가를 주었다는 말에 요원은 눈빛을 반짝이며 집중한다.


“그게 뭔가요?”

“아~ 별거 아니라 경마 예상 추천마였소. 받고는 바로 태워버려서 지금은 없소.”

“추천마? 그 외는 없었습니까?”

“그보다 무슨 일이오? 앤드류의 일에 왜 정보국에서 관심을 갖는 것이오?”

“아~ 소식 못 들으셨나보네요. 앤드류박사는 체포된 상태입니다.”

“체포? 그 사람이 뭔 죄가 있다고?”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 없습니다. 지니 박사님도 앤드류 박사님과 친한 사이였기에 조만간 탐문 절차가 있을 겁니다. 혹시라도 연루되기 싫으시면 어떤 말을 들은 게 있거나 받은 게 있으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흠, 상당히 불쾌하군요.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뭔가를 내 놓으라니. 적법한 절차를 가지고 환할 때 다시 오시오. 그리고 이후 얘긴 내 변호사와 얘기하기 바랍니다. 크흠.”


그렇게 쏘아붙이고는 연구실로 들어가 문을 쾅하고 세차게 닫았다.


‘곤란하게 되었군, 이걸 어디에서부터 풀어야 하나.’


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만 급박하게 전개되는 것 같아 매우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낯익은 연구실로 들어오자 매캐한 종이 냄새에 조금 진정됨을 느낀다. 언제나 그랬지만 집중하기 좋은 곳은 연구실이 유일하다. 나만의 공간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밖이 더 소란스러워 지는 것 같았지만 여유를 가지려 깊숙이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개학 후 일주일 정도의 일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앤드류가 찾아온 일, 프로이트 박사를 만난 일, 제니의 엉뚱한 질문, 수잔박사가 부상당한 일, 앤드류의 체포, 블링크......

내 주위로 어떤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연관을 가지고 움직이는 듯하다.


‘자 그럼 이 시점에서 내가 무엇부터 해야 할까? 현재 상황은 닥터 수잔이 알아보기로 했으니 앤드류와 프로이트 박사가 무엇을 연구했는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하겠군. 그러려면 역시 연구노트인가.’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지금의 나에겐 그것이 필요했다.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가져야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여유가 없다보니 수잔과 제니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만을 계속 나열해 나갔다. 하지만 역시 모든 결론은 연구노트로 귀결되어 갔다.


‘그래, 일단 연구노트부터 확보하고 나서 생각해 볼 일이다.’


이제 행동할 때다. 떠밀려 하는 것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여야한다. 결론은 연구노트를 찾는 걸로 똑같지만 아까와 각오와 자세가 다른 것이다. 수잔과 제니에게 떠밀려 연구노트를 찾는 것과 능동적으로 찾는 것, 이제 내가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로 판단한 것이다.

마법잉크로 마법도형을 그려나갔다. 아직 불완전한 연구결과지만 어느 정도 자신도 있었기에 능숙하게 마법도형을 그렸다. 그렇게 서너 장을 더 그리고 나서 달리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더 없나 연구실을 둘러봤다. 혹시 모르니 연습장과 마법 팬, 마법잉크 한통을 들고 가기로 했다.


“무엇을 들고 나가십니까?”


아까 만난 정보국 요원이다.


“그건 당신이 관여할 사항이 아닌 줄 아오만, 아까 말했듯 용건이 있으면 내 변호사와 얘기하시오.”


내 말도 점점 거칠어져 갔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협조를 안 해주시면 강제 연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날 무슨 권리로? 내가 무얼 잘못했다고 ‘연행한다 만다’ 그러는 거요?”

“현재는 비상상태입니다. 그래서 앤드류 박사의 주변인물에 대해 모든 감시가 붙어있는 상태입니다. 제 판단에 의해 임의동행 형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흐음, 당신하곤 얘기가 안 통하는군. 책임자 불러주시오. 그와 얘기하겠소.”

“아 닥터 지니, 안녕하시오.”


갑자기 콧수염의 사내가 나타났다. 나를 상대하던 정보국 요원이 경직된 자세로 그림같이 경례를 하는 걸 보니 꽤나 높은 직위로 보였다.


“닥터 지니, 처음 뵙겠습니다. 정보국장입니다. 의욕이 앞서 저희 직원이 결례를 저지른 것 같으니 양해바랍니다.

“괜찮소. 그럼 난 이만 가보겠소.”


내가 강한 표정으로 돌아서 엘리베이터로 향하자 정보국장이 나직이 말한다. 복도가 조용했기에 딱 나에게 전달될 정도의 크기다. 조용히 얘기할 수 있다는 것, 그가 꽤 노회하단 생각이 든다. 진중한 어떤 힘이 느껴지는 말투, 의견이 갈려 대화를 나눌 때의 방법이다. 목소리만 세워선 억지로 들릴 뿐이다. 감정을 싣지 않고 차분히 얘기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가장 무서운 법이다. 이럴 땐 나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게 좋다.


“그런데 앤드류 박사의 일은 무엇보다 중요해서 닥터 지니께서도 협조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얼 협조하란 말이요. 내가 아는 건 다 말했소. 한 주 전에 보고 나도 못 본 앤드류를 왜 내게서 찾는 거요?”

“국가 기밀서류를 앤드류 박사가 가지고 있었소. 현재는 분실상태고 말이오. 우린 반드시 그 서류를 찾아야만 하니 협조 좀 부탁드리오. 참고로 이건 알폰소 전하께서 관심가지고 진행하는 내용이오.”

“알폰소 전하께서 말이오?”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알폰소 폰 제네리아 왕자의 세간에 알려진 평은 꽤 우호적이다. 합리적이며 의욕적이며 무엇보다 애국심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흐음, 알폰소 왕자가 진행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나쁜 사항이 아닐 수도 있겠군. 수잔이 말한 제국의 입김과 조금 다른데? 그럼 두 세력이 움직이는 건가, 제국과 왕국?’


“후~ 좋소. 내가 무얼 협조하면 되오?”

“정식으론 다음에 협조를 구하기로 하고, 지금은 하나만 물어봅시다. 지금 들고 나가시는 게 무엇입니까?”


얘기도중 계속 내가 들고 있는 서류를 힐끔거리는 걸 보니 내가 가진 서류가 연구노트가 아닌가 의심이 든 것 같다. 이럴 땐 더욱 강하게 나가는 것이 좋다.


“아, 이거요? 요즘 내가 연구하고 있는 마법도형이오. 보시겠소?”


난 무조건 연구에 미친 학자로 보이는 것이 좋다. 의심은 계속되겠지만 필요 없는 빌미까진 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내가 가진 서류를 꼼꼼히 둘러본 국장은 별다른 의심이 들지 않자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말과 함께 직원과 같이 물러갔다. 심증은 가겠지만 물증이 없으니 그들도 어쩔 수 없으리라.


“오셨어요?”

“별다른 상황은 없소? 제니는?”

“피~ 제니만 궁금한가 보네요.”

“......”

“아~ 그래요. 농담이에요. 농담!”

“그보다 이젠 옷 좀 갈아입으면 안 되겠소? 아까 외출복으로 갈아입는다더니 왜 또 그 모습인거요?”

“왠지 편해서요. 당신 체취가 느껴지는 것 같아 더 좋은 걸요.”


그러면서 옷깃을 들어 코에 대고 맡는 시늉을 한다. 그녀의 행동하나하나가 내 의도를 벗어나 짜증을 불러일으킬 만하지만 그것도 은근히 매력적이다. 예쁜 여자는 무슨 행동해도 용서가 되는 걸까?


“횐 소린 그만하고 스크롤 여기 있소. 반드시 블링크가 행해진 장소에서 찢어야 하오. 문제는 그때 나오는 불빛을 어떻게 해석하냐인데. 그건 지금으로선 나만이 알아볼 수 있소.”

“그게 문제군요. 당신은 너무 유명인사라.”

“아카데미에서 정보국 사람들을 만났소. 아마 내가 앤드류네 집에 나타나면 금방 표시가 날거요.”

“변장을 해도 알아볼 것 같은데 어쩌죠.”


그때였다.


“그건 제가 따라가면 될 것 같아요.”


자다 일어났는지 부스스한 모습으로 제니가 방문을 열고나왔다. 많이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있다.


“언니, 내가 가도 되죠?”

“으음, 글쎄, 너에 대해선 아는 사람이 없으니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제니가 가더라도 내가 가지 않으면 안 되오. 설명하기 어렵지만 현상을 직접 봐야하오.”

“아뇨. 제니라면 문제없어요. 제니 능력 아직 모르죠? 얘 별명이 스캐너예요. 스캔하듯 뭐든 기억하죠.”


그러면서 한쪽 눈을 찡긋거린다. 행동하나 하나가 매력적이다. 이런 행동이 일부러 계산해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연스레 묻어나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둘 다 위험해 보이는 건 마찬가지다. 습관처럼 가슴을 쭉 내밀며 말하는 모습이 꽤 도도하면서도 천박해 보이지 않는, 알 수 없는 기품이 있기에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이봐, 속옷차림에 헐렁한 셔츠만 하나 입고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속으론 불평이 나왔지만, 이제 그런 모습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곧게 뻗은 하얀 다리가 눈에 들어와도 처음처럼 그렇게 당황스럽진 않았다.


“그럼 제니야, 옷 갈아입고 와. 언니가 신분증을 빨리 만들어 보도록 할게.”


신분증을 만들어 본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 깊은 밤에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신분증을 만든단 말인가.


“아니 이 시간에 신분증을 어떻게?”

“호호, 우리 능력을 아직 모르시는구나. 그건 나중에 겪어보면 더 실감날 거예요. 신분증정도는 조직에 전화한통이면 해결돼요.”

“흐음, 그 조직은 못하는 것이 없구먼, 마법을 그렇게 싫어한다는 조직이 마법을 가장 잘 이용하는군.”

“오~ 닥터 지니, 오해는 그만 하시라니까요. 저희 조직이 마법을 싫어하진 않는다고 설명 드렸잖아요. 그건 언론플레이로 그렇게 조작된 것이라고요. 그리고 신분증 위조는 마법으로 하면 절대 안돼요. 마법으로 위조하면 그것도 마법장이 남죠. 당연히 마법스캔에 걸리는 거고, 오로지 순수한 기계여야해요. 우리 조직 성격상 마법스캔에 걸리지 않는 걸 많이 발명해 놨어요. 특히 위조기계는 가장 대표적이고요. 물론 더 복잡하고 부피도 커질 수밖에 없었지만 마법을 이용하지 않기에 마법스캔에 들통 날 위험이 없어요.”


그러면서 마법을 이용하지 않는 기계들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조직이 만들어지고 삼백년 동안 꽤 많은 발명들이 있어왔다는 설명이다. 고대의 제한된 자료를 가지고 그런 것들을 만들었다고 하니 그 조직의 역량도 꽤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별것 아니에요. 사고의 전환이죠. 현재의 문명은 뭔가를 하고자 하면 모두 마법으로 그걸 가능하게 해요. 두 물질의 합성 같은 경우에도 합성을 위한 에너지를 불의 마법으로 인가하죠? 꼭 그럴 필요 있을까요? 마법없이 열에너지를 넣어주면 되죠. 이런 식으로 마법이 없다는 전재로 발전시키는 거예요. 물론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이에요.”


설명을 듣고 보니 그럴듯했다. 현재의 학자들은 편리한 도구로 마법을 이용한다. 모든 사고가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전재로 하다보니 습관화 되어있다고나 할까. 그런 습관들이 마나석에 대한 의존을 더 가속화 시켰는지 모른다.


“제니, 이건 권총이라는 거야. 마나총과 똑같이 생겼지. 물론 마나석 없이 작동하는 거야. 우리가 가야할 곳은 모두 마나석에 반응하는 경계시스템이 작동하니 이런 게 도움이 될 거야.”


수잔이 마법월렛에서 권총을 꺼내 제니에게 건넸다. 마나석이 필요하지 않다는 건 고대의 무기처럼 오로지 기계문명으로만 개발했다는 얘기다.


“그건 어떻게 에너지를 얻소?"

“이건 용수철을 이용해 이 방아쇠와 연결된 격자가 탄환을 때리는 원리예요. 에너지는 이 탄환이 특수한 물질로 되어있어서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권총을 들고 여기저길 가리키며 설명을 내어놓는다. 자랑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꽤 재밌는 물건이군.”


권총을 본 나의 총평은 간단했다. 물론 나도 고대 무기를 대강 알고 있었지만 단지 유물로만 여겼을 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걸어온 마법학자의 길, 나도 모르게 사고(思考)가 마법에 고정된 것은 필연이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마나석없는 기계는 ‘재밌다’라는 표현정도, 단지 ‘신기하다’ 정도의 감흥만 일으킬 뿐이다. 고향 영지의 비고(秘庫)에 보관된 고대 기계나 고대 총기류를 처음 봤을 때도 이랬다. 왜 저렇게 어렵게 탄환을 발사할까, 마나석만 장착하고 마법도형만 새기면 간단한데 말이야. 이런 반응이 자연스레 나오는 건 마법에 둘러싸인 대다수 현대인의 고정관념중 하나일 것이다.


“자~ 그럼 제니 우린 가 볼까~, 아참, 닥터 지니! 이건 고대인의 무기라는 책이에요. 무기에 대한 설명이 있는 타임캡슐들을 모아 저희 조직에서 정리해 본 거에요. 이것을 보면 아마 마법없는 기계문명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아시다시피 무기라는 게 모든 문명의 집대성이잖아요.”

“호~ 상당히 성능 좋은 마법월렛인 것 같소. 꽤 많은 것이 들었군.”


수잔이 무언가를 계속 꺼내드는 마법월렛, 공간계열 마법도형을 복잡하게 그린 유용한 도구였다.


“피~ 누가 마법학자 아니랄까봐, 책을 보랬더니 마법물품에 더 관심을 가지네요. 호호, 어때요. 예쁘죠?”


붉은 계통의 천에 수잔의 이미지처럼 화사한 빨간 장미가 수놓아져 있다.


“이런 물품이 저희 IAEA가 지향하는 물건이에요. 도구나 장비의 대부분을 기계문명으로 대체하여 남아도는 마나석으로 이런 물건들을 많이 보급하는 거죠. 수요가 없으면 값은 내려가게 되어 있잖아요. 마나석 가격이 떨어진다면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언니, 빨리 가~”


수잔의 수다가 길어지자 조바심이 났는지 제니가 재촉한다.


“그렇군. 설명 고맙소.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시오. 제니도 잘 다녀와. 몸 조심하고!”

“네 교수님, 좀 쉬어요. 아까 보니 계속 기침하시던데.”


그러고 보니 이젠 완전히 감기로 진행한 듯 몸이 찌뿌듯했다. 간단히 샤워를 한 뒤 잠깐이라도 잠을 청해야만 할 것 같다. 수잔과 제니가 가져올 결과를 분석하고 앤드류가 내준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선 내일도 열심히 돌아다녀야 하리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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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09 12:49
    No. 1

    변호사가 있고, 법적 절차가 규정된 바에 따르는걸로 봐선 왕정이라도 입헌 군주정쯤 되는 모양이군요. 전문적인 변호인은 로마 공화정부터 있었고, 소송법 절차에 따라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했다지만.. 변호인과 아예 상의하라는 수준이면 근대법제는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다만 소수에게 독점되는 마법이라는 학문이 신분을 고착화하는 수단이 되어 법제 발달을 저해할 것 같다는 생각도 강하게 듭니다. '푸른피'라 부르며 고귀한 혈통과 천한 혈통을 구분짓던 이들이 '마법'이라는 이능까지 틀어쥐게 되면 현대적인 병기의 발전 궤도 없이는 소수의 지배층의 무력만으로도 피지배층의 반발을 쉽게 억눌러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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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 옐리아
    작성일
    13.10.11 18:35
    No. 2

    제가 생각한 세계관은 다른 대륙 동, 서, 중앙 대륙은 제국주의에 물든 국가라는 것이고 남대륙은 제국으로 발전(?)하지 못하게 분할된 상태라는 것. 이정도입니다. 국가제도도 남대륙은 조금 다른 곳입니다. 제네리아는 좋은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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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제 9 장 현실이 된 위협 - 시치리스섬의 비밀 +4 13.11.22 521 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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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제 9 장 현실이 된 위협 - 제 1 차 우주 타이틀 매치 2 +5 13.11.12 1,063 25 13쪽
55 제 9 장 현실이 된 위협 - 제 1 차 우주 타이틀 매치 +2 13.11.11 747 17 16쪽
54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행성 대 탈출 +2 13.11.01 688 17 18쪽
53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단 한번의 공격과 두 번의 멸망 +1 13.10.31 531 13 7쪽
52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작전명 붉은 아레나 13.10.31 1,028 14 14쪽
51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센타우루스 +6 13.10.30 894 21 14쪽
50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보답과 욕심 +1 13.10.30 688 22 11쪽
49 제 8 장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여 - 데이트라는 욕심 +1 13.10.29 729 17 7쪽
48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성숙한 인류 +2 13.10.28 758 24 12쪽
47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외계의 침공 2차전 +1 13.10.23 653 23 11쪽
46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예기치 않은 침공 +2 13.10.21 760 23 10쪽
45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결전을 위해 +5 13.10.16 1,016 16 10쪽
44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외계인 +4 13.10.14 1,491 43 13쪽
43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첫 대면 3. +2 13.10.10 862 20 10쪽
42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첫 대면 2. +5 13.10.07 807 24 8쪽
41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첫 대면 1 +4 13.10.04 913 21 11쪽
40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경호 +4 13.10.03 2,287 41 12쪽
39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지구방위군 합동참모회의 +4 13.10.02 880 19 19쪽
38 제 7 장 드러나는 실체 - 지구 방위군 창설 +5 13.10.01 1,081 22 9쪽
37 제 6 장 시간여행 - 탐사대 +3 13.09.30 860 25 10쪽
36 제 6 장 시간 여행 - 우주전쟁의 단서 +6 13.09.27 925 30 21쪽
35 제 6 장 시간 여행 - 워프 항법 +4 13.09.25 1,009 18 14쪽
34 제 6 장 시간 여행 - 이방인 +4 13.09.25 755 18 8쪽
33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세잔의 목걸이 2 +5 13.09.22 886 14 14쪽
32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착용로봇 +3 13.09.21 1,538 28 11쪽
31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세잔의 목걸이 1 +3 13.09.20 969 24 8쪽
30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대를 위한 소의 희생 +3 13.09.20 1,083 26 9쪽
29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핵심 연구인력 +4 13.09.17 6,286 114 15쪽
28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목숨의 무게 +3 13.09.16 5,086 92 15쪽
27 제 5 장 맨해튼 프로젝트 - 드래곤 프로젝트 +4 13.09.16 4,649 56 15쪽
26 제 4 장 E=mc^2 - 2차 타격 +6 13.09.14 5,925 74 9쪽
25 제 4 장 E=mc^2 - 중수공장 +4 13.09.14 5,735 53 16쪽
24 제 4 장 E=mc^2 - 에너지와 질량의 교환 +4 13.09.14 4,989 36 12쪽
23 제 4 장 E=mc^2 - 핵무기 개발계획 +4 13.09.14 5,173 52 11쪽
22 제 4 장 E=mc^2 - 전쟁억제력 +2 13.09.11 764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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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 2 장 연구노트 - 연구노트의 행방 +6 13.09.01 7,363 6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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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제 2 장 연구노트 - 사첼 백과 채찍 그리고 자전거 +4 13.08.31 5,513 9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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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 2 장 연구노트 - 드러난 숫자 88, 14, 79 +7 13.08.28 5,632 5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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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 2 장 연구노트 - 제국의 음모 +2 13.08.27 6,655 68 17쪽
»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닥터 수잔과 제니 그리고....... +2 13.08.27 6,621 120 23쪽
6 제 1 장 위대한 발견 - 제니아 로렌스 +4 13.08.27 5,298 84 25쪽
5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닥터 수잔 +4 13.08.26 4,268 79 13쪽
4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바람의 마법도형 +2 13.08.26 7,079 83 11쪽
3 제 1 장 위대한 발견 - 프로이트 박사 +3 13.08.26 7,941 86 9쪽
2 제 1 장 위대한 발견 - 마법공학 발전사 +2 13.08.26 4,175 35 13쪽
1 Prologue +2 13.08.26 6,424 9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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