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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 교차]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 마이클 셔머

『캉디드』에서 “형이상학-신학적 우주론metaphysico-theology-cosmolonigology” 교수인 팡글로스 박사는 이성, 논리, 유비를 통해 이 세계가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의 세계임을 “증명했다.” “이는 사물들이 다른 식으로 있을 수 없음을 입증했다. 세상 만물은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최선의 목적을 위해 있는 것이다.

안경을 쓸 수 있게끔 만들어진 코를 보라. 그래서 우리에게 안경이 있는 것이다. 다리는 반바지를 입기에 시각적으로 알맞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우리에게 반바지가 있는 것이다.”(1985, 238쪽) 이런 논증의 부조리함은 저자가 의도한 것이었다. 볼테르는 이 세계가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의 세계이며, 이 세계에서 만물은 최선의 상태로 있다는 팡글로스식 패러다임을 확고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자연은 완벽하게 설계된 것도 아니고, 이 세계는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의 세계도 아니다. 변덕스럽고, 우연적이고, 결함이 있을 수 있는 세계,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있는 세계이다.


셔머, 마이클(Shermer, Michael). 1997.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Why People Believe Weird Things)』. 류운 역. 바다출판사. 2007. p. 469. (볼드체 강조 - 인용자)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의 세계”라는 표현은 아마도 라이프니츠가 처음 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셔머가 볼테르를 인용하며 취하고 있는 입장이 더 흥미로워 그의 글을 발췌해봤습니다. 쓰고 있는 9막 1장의 제목을 최선의 세계로 정했는데, 이는 제가 라이프니츠보다는 셔머의 입장에 동조하는 때문입니다.



댓글 2

  • 001. Lv.75 수국과국화

    18.10.13 01:40

    작고하신 킹티븐 호스님께서 쓰신 위대한 설계라는 책 추천드립니다. 현대 물리학이 어떤 관점으로 세계를 보고있는지 감 잡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는, 글 속의 유머들에 한번, 저같은 빠가문돌이도 외면하지 않는 설명의 친절함에 또 한번 감탄하면서 재밌게 읽을수 있었습니다.
    작가님 세계관을 보강하는 데 도움이 될듯해요

  • 002. Lv.27 이단영

    18.10.14 22:05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문돌이에게도 친절히 다가온다는 말씀에 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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