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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영의 서재입니다.

텍스트 - 교차


[텍스트 - 교차] 『모래의 여자』 - 아베 코보

만약 이것이 소리의 파도였다면, 과연 어떤 음악이 들려올까? 콧구멍에 부젓가락을 쑤셔넣어 그 선지피로 귀를 막고, 이빨을 하나 하나 망치로 부숴 그 파편을 요도에 밀어넣고, 음순을 잘라내어 위아래 눈꺼풀에 기워 붙이면, 인간이라도 그 정도 노래는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잔혹하게 들리겠지만, 잔혹한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아베 코보, 『모래의 여자』



이토록 뼈저리게 아름다운 문장을, 저는 쓸 수 있을까요. 새벽에 홀린 듯 써 내려간 문장이 대낮의 맑은 정신 아래서 나신으로 드러나면 수치의 무화과잎을 찾고 싶어지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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