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31
당신의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로 간다.
방에 들어갔다 나오는 놈?
어르신! 이라네...
어리신이 아니고? 풋!
내가 웃프다. 웃퍼!
어?어라!
저, 저것이 왜 여기에.....
놈이 들고 온다.
빼든 칼!
시퍼런 칼날이 들어난다.
부산에서 본 그 칼이 어떻게 여기에 있을까?
놈들이 밖으로 빼돌리려 든 것이
일본이었다?
설마 저 칼로 날.....!
그래 이왕 죽을 신세라면
저 칼이라면 좋다.
내 목을 내 놓을 만하다.
칼집에서 서서히 나온다.
내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왜?
푸른빛이 운다.
시퍼렇게 운다.
나도 모르게 반긴다.
처음 본 순간부터 날 유혹한
아니 끌린 놈이다.
내 눈앞에서 들어 낸 녀석의 유혹!
이 순간에도
죽음 앞에도 녀석의 유혹을 느낀다.
놈이 칼을 겨눈다.
제법 칼을 잡아 본 놈이다.
섬뜩하다.
놈을 훔친다.
날 유혹한 놈!
나도 널 훔친다.
녀석은 일반 칼이 아니다.
외날로 칼등이 두껍고 묵직하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다룰 수 없는,
녀석의 기에 눌릴 수밖에 없는 그런 놈이다.
신기하다. 내 눈앞에서 놈이 요염하다.
신기하다. 처음이 아니다.
그렇지. TV에서, 부산에서 봤으니...
그런 말이 아니다. 그런 거 말고 다.
오랜 세월 함께 한 듯
오묘한 느낌이다.
눈을 감는다.
놈이 칼을 드리운다.
내 목에 드리운다.
왜일까?
목숨이 경각인데,
왜일까?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은 무슨 조화일까?
내 목숨은 귀한데,
아니, 엄마 일 해결해야 하는데,
아니, 나의 삶 속에 뿌리 내린....
귀면과 흘김새를 위해
그 녀석들을 돌봐야 하는데,
아니 놈들이 날 돌보았을까?
왜 이렇게 죽음이 두렵지 않고 오히려
죽여주길 바랄까?
동안의 부담이었을까?
두 녀석의 괴롭힘에 힘들었나?
아니면......
저 예사롭지 못한 녀석의 칼날에
내 피를 묻히고 싶어서 일까?
나는 눈을 감는다.
조용히!
칼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두 눈을 감았는데도,
녀석의 움직임을 안다.
높이 드리우진 칼날!
눈앞으로 스쳐지나간다.
그 순간!
웅! 하는 울림이 들린다.
나만의 착각!
나만의 믿음!
살며시 눈을 떠 본다.
아니다!
칼에서, 칼의 울음소리다.
놈들도 놀라 입이
동그랗다. 눈들이
동그랗다.
뭔 조화야?
칼을 든 놈이 놀라 칼을
본다. 나도
본다. 너도
본다. 모두
본다.
.........
........!
“데려 가라!”
“자, 잠깐!”
놈들이 주춤이다.
“내가 왔으니 저 녀석은 풀어 줘야지!”
놈들이 콧방귀다.
역시 놈들은 양아치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머저리들!
어떻게 한담?
나 죽어서라도 친구는 살려야 하는데,
어떻게 한담?
“삼류와 일류의 차이를 하세요?”
모두 무관심일까?
아니면 답을 몰라서?
꼭 내가 가르쳐 줘야 하남?
짜증!
“일류는 요? 울 엄마처럼 가게에 일류라 쓰고요.
일류답게 사는 사람이고요.
그 어떤 놈들이, 힘과 돈,
권력을 가진 놈들이
어떻게 하고 싶어도 못하는,
그 무엇으로도 할 수 없는
그런 존재가
일
류
지
요.”
“...........!”
“삼
류
는
요?
............!”
우두머리라는 자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신사도, 그년도.....!
“그래요. 삼류라는 말, 그 단어를 듣고
눈동자가 흔들리는 자!
스스로 삼류라서 뜨끔 하는 자,
그 자가 삼류죠.”
“하하하. 역시 명랑한 구석이 있어!”
“명랑한 소녀라?
쪼잔 하게 약속도 안 지키는 놈!
쪼잔 하게 숫자로 밀어붙이는 놈!
쪼잔 하게 무기로 위협하는 놈!
쪼잔 하게 이것도 저것도 안 되니 상대를 죽이려는 놈!
그런 놈들이 삼류, 아니 사류......!
“아! 맞다. 삼류도 사류도 아닌 양아치!”
풋!
“정답!”
아불싸!
내가 묻고 내가 답했네.
쪼잔 하게 말해 뭐해?
잘 사시우! 쪼잔 하게 양아치 짓 말고
쫌 생이 처럼 살지 말고
쫌 대범하게
쫌 진실 되게 삽시다.
인상이 많이도 일그러진 두목?!
말도 없다. 어이가 없나보다.
죽으러 가는 놈이 못할 말이 뭐겠수!
정말 잘 사시오. 부탁이오.
내 간절한 진심을 배반하지 마오......
내 진심이오!
흐미!
저 눈들 봐라!
아불싸다.
괜히 잘난 척했나?
목숨만 재촉했나보다.
미안이라고 할까?
괜히 조잘거려서 빨리 죽게 생겼다!
다시 눈이 가려지고
간다. 어딘가로 간다.
끌려가는 거 구나!
마지막일까?
나의 삶도 생도 이것으로 끝일까?
아직 할 일도 많은데...
가는 내내 복잡한 심정이다.
모르겠다.
나의 생명은 신에게 달렸다. 아니
나의 생명은 신사에게 달렸다.
그들이 날 보낼 것이다.
지옥으로?
비릿한 바다냄새!
벌써 부둣가에 어둠이 진하게 내려앉는다.
배를 타란다.
탄다.
간다.
통통통,
아니 뭔 통통배야?
바다 한 가운데 요트네.
젠장!
여기 신사가 또 왜 있는 거야?
저 신사는 신사가 아닌가보다.
그가 내 눈길을 피한다.
내 간절한
내 애절한 두 눈동자가 안 보이나?
뭐? 어두워서 안 보인다고?
우짜!
내 마지막도 지켜보려는 것이리라.
차라리 나랑 놀자!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우리,
이 아름다운 요트에서
비키니 입고
포도주 잔을 들고
멋진 그대와
아름다운 내가
분위기 잡자!
신사가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나도 눈을 하늘로 돌린다.
꽁꽁 묶인 채,
꼴 볼견으로 타다니.........
박 박사다.
눈이 마주치자 녀석이 썩은 미소다.
아! 쪽팔려!
친구 하나 못 구해 내는 내가
존심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놈이 미안한 마음으로 본다.
나도 미안한 마음으로 본다.
썩소!
됐다.
무사하니 됐다.
이 시간, 지금 이 순간 목숨이 붙어 있으니
고맙고 다행이다.
앞으로야 어떻게 되는
내 알바 아니다.
미안타...
내 목숨도 못 구하는데,
너의 목숨이야....
그래서 썩소다!
나의 눈웃음에
녀석이 살짝 웃는다.
웃픈 눈이다.
나도 그렇다.
둘 다 꽁꽁 묶는다.
커다란 콘크리트 뭉치를 매단다.
우와! 정말 큰일이다.
저걸 매달고 바다에 풍덩 이겠구나!
박 박사! 너도 풍덩 이다!
미안!
다 내 잘못이다.
내가 더 꼬드겨 이런 일이 생긴다.
혹 총각 딱지는 땠니?
저 두꺼운 안경 봐라?
누가 봐도 숫총각이다.
죽어라 공부만 한 녀석!
나라도 줄걸!
나라도 아니, 나도 숫처녀네!
우리 둘이 함 할 걸!
녀석이 날 좋아 한 줄 알면서도
모른 척!
아닌 척!
놈을 이용만 한 나!
그런 날 용서하지 말아 다오!
미안!
정말 미안!
나도 안 해서.....
너도 안 해서.....
둘다 피장파장이다.
우리 숫총각 숫처녀니까?
분명 천국일거야!
저승길이 외롭지 않지?
너랑 나랑 가니 덜 외롭겠지?
그래도 너라서 다행이, 아니다.
미안타.
너라서 미안타.
차라리 닳고 달은 정운이라면 나았을 걸.
녀석은 가도 된다.
즐길 거 다 즐겼고
할 거 다 해 본 놈이잖아.
너와 바꿔 주면 좋으련만
그러면 내 마음 덜 아플 건데....
정운아!
너가 와라!
너가 대신해라!
박 박사는 너도 알다시피 아니잖니?
박 박사가 좋단다.
웃는 거 아니다.
니가 웃으면 내가 더 슬프잖아.
니가 웃으면 내가 어떻게 널 따라 가니?
너랑 나랑 손잡고 저승길 가야 하는데,
니가 화를 내야 내가 덜 미안한데,
니가 웃으면 나 어쩌라고......
내가 고개를 저으며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잘 가라!
넌 천국가라!
난 지옥 갈란다.
친구도 못 지킨 나!
엄마도 못 지킨 나!
아니, 아니다.
나는 나는 태어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 내 어깨에 짊어진 무게
귀면이 흘김임 미웁다.
내 머리맡에서,
내 침실에서
내 눈앞에서 날 감시하는
그들이 싫어 달아나고파!
그들이 꼴도 보기 싫어 눈을 감았다!
그들이 부라려 회피 해보지만....
나는 나는.......
박 박사가 풍덩이다!
나도 가련다.
신사가 온다.
나에게 온다.
그가 날 민다.
밉다. 아니다.
다행이다. 그에게 죽어서 다행이다.
신사여
나도 풍덩이다.
천년이 가고
만년이 가고
!!!!!!
내 가야 할 길, 다 가지 못하고
내 있어야 할 곳, 있지 못하고
~~~~~
간다. 지옥으로 간다.
아니 지옥 가기 전,
놈을 구해야 한다.
나 죽더라도 놈은 구해야지!
허우적, 허우적....
어디까지 가라앉은 걸까?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밑으로, 밑으로
어푸! 어푸!
놈이 공기 방울이다.
녀석의 정신이 가물 가물이다.
키스 미!
녀석! 좋아한다.
내 순결!
이 순간 너에게다.
미안타 거짓이다.
나랑 키스한 자 어디 한 둘이어야 지.
달콤한 키스는 나의 에너자이저다.
그래서 무진장 많이 한다.
그래도 너랑 나랑!
처음이니까?
니가 정신이 가고 없으니까? 해주는거야!
그렇게 알아!
모르는 게 약이야!
너희들도 절대 말하면 안 된다.
놈은 순진 그 자체라
알려 주면 나랑 결혼하자고 할꺼야!
안 해주면 평생 독신으로 산다고 할 놈이 걸랑!
그러니 절대 말하며 안 돼!
신사의 품격!
그의 따스한 손!
열쇠다!
왜?
신사의 품격이라는 것일까?
얼른 내 쇠줄을 푼다.
그럴 려고 했는데,
바로 녀석이 정신을 차린다.
허우적 날 잡고 죽을라 한다.
꼬르륵, 꼬르륵!
이러다 같이 죽을란다.
놈의 쇠줄을 푼다.
올라가라!
녀석의 몸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책상에 만 앉아 일하다 보니
살만 찌웠나 보다.
더더 미안네!
어짜! 어짜! 아니,
영차! 영차!
밀어 낸다.
바다 속에서 밀어 낸다.
힘이 겨워 지친다.
너라도 살아야지.
아니 나도 좀 살자!
힘 좀 내봐!
녀석을 밀어 올린다.
힘이 빠진다.
더 이상 눈앞이 아득이다.
물이라면 잼뱅이 녀석이
그래도 살려고 허우적거린다.
그래, 좀 더,
살려면 허우적거려야지.......
열쇠?
열쇠를 놓친다.
녀석을 밀어 올리다 그만 열쇠를....
꼬르륵!
누가 당신의 아름다움을 위해 싸우는가?
형식과 문법 등 모두 무시하고 제 느낌 가는대로 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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