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평범한오리 님의 서재입니다.

필마단기(匹馬單騎)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무협

평범한오리
작품등록일 :
2013.06.22 01:41
최근연재일 :
2013.07.15 23:15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2,773
추천수 :
442
글자수 :
65,173

작성
13.06.28 19:33
조회
1,411
추천
58
글자
8쪽

왕후장상 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4)

DUMMY

"방금 제가 한 노래, 그걸 이 성의 아이들에게 퍼뜨려 주시면 됩니다. 그냥 잘 부르는아이에게 과자 하나씩 쥐어주면 금방 퍼질 거예요. 그리고 그걸 며칠만 반복해 주시면 끝. 간단하죠?"


이건 옛 현인들이 많이 써 먹었던 방법이지. 아이들에게 의미모를 노래를 알려준 후, 그걸 관리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까지 계속 퍼뜨린다. 그리고 그들은 노랫말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다 자기들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고대 사람들은 이런 노래가 천명을 대신하는 거라 생각했었지. 그렇게 그들을 속이고 나면 우린 우리 나름대로의 행동을 해 이득을 취한다. 사람 낚는 재미가 쏠쏠한 계략이지.


"뭐 어떻게 하는 진 알겠네만 그게 무슨 의미인가?"


"그러게나 말일세. 우리도 좀 알아야지 뭘 하든 말든 할것 아닌가."


상인들 중 건장한 체구를 가진, 아까부터 계속 나와 대화하던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상인은 의미를 깨달았는지 실실 웃고 있고, 나머지 이들은 계속해서 나에게 질문을 해 왔다.


"나중에 천천히 알려 드릴 테니 그냥 제 말만 따라 주시면 됩니다. 아마 짧으면 이틀, 길면 나흘 정도 후에 이 성에 남는 병사는 몇 없을 겁니다."


난 말을 끝내려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다시 말을 이었다.


"아직 며칠은 시간이 남았으니, 문경지교(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벗) 라고 할 정도로 믿을만한 분이 계시면 저희 계획에 동참시켜 주십시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물론 아무에게나 발설하는 것은 안 됩니다. 정말로 믿을만한 사람을 얘기하는 겁니다. 제 말 아셨습니까? 알아 들으셨으면 돌아 가셔도 됩니다. 물론 행동도 조심하시고요."


그들이 돌아간 뒤 난 문밖에서 망을 보던 위강형제를 불렀다. 또 다시 부려먹기 위한것……이 아니고 이제 남은 몇 가지만 더 해결하면 모든 게 완료거든.


"지금 진승님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고 이 인근에서 며칠만 기다리라고 전해 주십시오. 아니, 그냥 숨어있으라고 하십시오. 절대 눈에 띄면 안 됩니다."


"음……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냥 빈손으로 갑니까? 아무래도 많이 굶주렸을 텐데요."


하긴, 그렇기야 하겠지. 먹을 게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들이 배고파서 죽지 않을 정도라면 괜찮다. 배가 고프면 고플수록 더 힘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응? 배가 고프면 힘이 없어야지 오히려 힘이 난다는 건 뭔 소리냐고? 분명 내가 처음에 말했었지. 여긴 초나라 말기의 수도였던 곳이자 물자가 풍족한 곳일 거라고. 게다가 태수란 작자가 탐욕스러운 성격이라지 않았나? 그럼 도시 방비에 쓰일 돈이 어디로 샐까? 태수의 창고에 식량을 산더미처럼 쌓는데 쓰였겠지. 그런데 저 성 바깥에 배가 고픈 사람들은 밥이 지척에 있으면 어떻게 될까? 맹수처럼 달려드는 게 당연한 반응이다. 아마 그들은 살기 위해, 먹기 위해 미친 듯이 돌격할게 뻔하다.


그 예로 이런 일화가 있지. 우리 모두가 아는 삼국지의 조조, 그가 병사를 이끌고 전쟁을 나간 적이 있는데 그 때 그의 병사들은 목이 말라 쓰러질 지경이었지. 하필 여름철 이였기 때문에. 그래서 조조는 기지를 발휘 해 이렇게 말했었지.


'조금만 더 가면 저 앞에 매실 나무들이 있다!'


물론 매실은 없었다. 하지만 조조의 병사들은 그 매실이 진짜로 있을 거라고 믿고 그 매실의 향을 떠올리며 침을 꼴깍 삼켜 목을 축였다. 그렇게 갈증을 해소하고, 그와 동시에 사기도 상승. 결국 그 전쟁에선 조조가 승리했다.


요약해 주자면 지금 이 성에 있는 풍족한 식량이 매실, 저 진승이 이끌고 오는 부대가 조조의 병사들, 그리고 진의 병사들은 그 매실을 지키는 자들이다. 굶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미친 듯이 돌격한다 치자, 아무리 무기가 허약해도 1000명 정도가 되는 인원이 얼마 되지도 않는 진의 병사를 향해 진격한다? 그 병사들은 그야말로 맹수가 달려오는 느낌을 받겠지. 그걸 노리기 위해 식량을 수송하지 않는 거다.


또 다른 이유도 대자면 그 1000명을 전부 먹일 식량도 부족하다. 만약 소량의 식량만을 가져간다면 분명 그들은 서로 쟁탈전을 벌이게 되고, 사상자가 나온다. 먹이 하나에 맹수 1000마리가 달려들면 당연히 피해가 생기지. 그래서 그냥 가는 게 더 낫다는 말이다.


난 조조의 일화를 살짝 각색해서 위강에게 전해 주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표하고는 내 말을 따르기 위해 밖으로 나가 버렸다. 하하, 이젠 뭐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






며칠 후, 내 예상대로 이 성엔 병사가 몇 남지 않았다. 대부분의 병사를 이끌고 출격한 태수, 그 때문이다. 내가 퍼뜨린 그 노래에 완벽히 낚였거든.


"무기는?"


"저희 대부분을 무장시킬 정도는 됩니다."


"인원은?"


"약 100정도 입니다."


"돌격 신호는?"


"성문을 여는 즉시입니다."


"내가 따로 준비한건?"


"그것도 완료입니다."


됐군. 이 정도면 됐어. 어차피 성문만 열면 되는데 인원이 100이면 딱 적당하다. 난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고, 위강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어왔다.


"그런데 그 노래의 의미가 대체 뭡니까?"


"아, 들었습니까?"


뭐 그냥 헛소리인데 태수란 작자는 이렇게 해석 했겠지.


양의 무리가 준마를 낳았다는 건 양씨 성을 가진 사람이 능력 있는 자식을 낳았다가 되겠고, 그 자녀가 양희를 의미하는 거지. 그리고 진을 무너뜨린다는 건 두 가지 의미, 즉 진나라를 공격한다는 뜻과 이 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성을 공격한다는 의미. 또 초원에서 척박한 땅으로 나온다는 건 산의 부드러운 흙위를 다니다 이젠 잘 정비된 도로를 달린다는 의미, 속세로 나온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붉은 기운은 진나라 병사들의 피를 말하는 것이고, 하늘이 적색으로 물들면 좋겠다는 건 황제가 피를 흩뿌리며 죽었으면 좋겠다는 거지.


반진 감정을 깊게 담은 노래다. 그런데 거기서 양씨 성을 가진 사람의 얘기가 나오니 양희를 떠올린 것, 그래서 병사 대부분을 이끌고 태수란 작자가 출격한 거다. 양희를 토벌하기 위해.


안 낚일 거라곤 생각 안 했다. 그 태수란 놈이 탐욕, 권력욕에 찌든 인물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는 분명 '이 일대에서 나름 이름이 알려진 도적을 처단하면 내가 유명해 지겠지? 그리고 유명세를 탄 상태에서 높은 윗대가리 들한테 돈만 좀 바치면 조금이라도 높은 직위를 받겠지?' 하는 생각으로 출격한 것이다. 뇌물로 권력을 얻는 전형적인 탐관오리지. 또 직접 나선 이유는 탐욕 때문. 도적무리라 하면 돈이 되는 것들이 조금은 있을 터, 그걸 다른 부하들이 중간에 챙기지 못 하도록 감시할 요량으로 나온 것일 터이다. 그 중에 일부는 뇌물로도 써야하고 나머지는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해 쓰여야 하니까.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돈에 미친놈은 돈 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 덧붙이자면 그는 높은 확률로, 아니 무조건 죽게 된다. 부하도 못 믿는 놈인데 어떻게 부대를 이끌어서 승리 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병사들은 이미 군기가 빠질 대로 빠진 상태, 더군다나 ‘도적보단 내가 머릿수가 많으니 괜찮아.’ 하는 생각으로 무작정 밀고 나갔다가 양희의 말발굽에 짓밟히게 될 것이 뻔하다. 도망친다 해도 자기 부하 병사들에게 배신당해 죽을수도 있고.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자기 목숨보다 돈을 아끼는 놈인데 병사 관리를 소홀하게 했을게 뻔하지 않은가.


심심하니 고인의 명복 정도는 빌어주지.


"그런……! 그럼 지금 바로 움직이십시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지 않습니까!"


"안 됩니다. 지금 막 마지막 일을 처리하러 사람을 보냈으니 시간이 좀 필요해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뱉길 여러번, 난 진중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


"앞으로 두 시진 후(약 4시간), 자정에 시작입니다."


작가의말

음... 작가의 말에 쓸게 없군요. 연재하는거 보다 작가의 말이 더 쓰기 힘드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필마단기(匹馬單騎)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하지만 리메이크 하겠습니다. +5 13.07.24 814 0 -
15 순수견양(順手牽羊)(5) +4 13.07.15 1,489 17 12쪽
14 순수견양(順手牽羊)(4) +8 13.07.11 1,261 19 12쪽
13 순수견양(順手牽羊)(3) +6 13.06.30 1,261 17 12쪽
12 순수견양(順手牽羊)(2) 13.06.29 1,400 35 9쪽
11 순수견양(順手牽羊) 13.06.29 1,596 23 11쪽
» 왕후장상 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4) +1 13.06.28 1,412 58 8쪽
9 왕후장상 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3) 13.06.27 1,008 24 10쪽
8 왕후장상 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2) +6 13.06.25 1,751 22 9쪽
7 왕후장상 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 13.06.25 1,852 22 11쪽
6 잠입(3) 13.06.24 1,332 34 11쪽
5 잠입(2) 13.06.24 1,154 10 7쪽
4 잠입 13.06.23 1,409 40 7쪽
3 진승과 오광 +7 13.06.22 2,088 73 11쪽
2 프롤로그(2) 13.06.22 1,379 20 6쪽
1 프롤로그 +6 13.06.22 1,780 28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