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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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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최근연재일 :
2024.04.2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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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3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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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쪽

아즈카반의 죄수 - 제22장 디멘터의 입맞춤

DUMMY

해리는 누군가가 어깨를 흔드는 바람에 잠에서 깼다. 눈꺼풀이 몹시 무거웠지만,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 눈앞에는 헤르미온느가 그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아, 일어났어. 일어났어, 헤르미온느.”


해리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자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해리, 벌써 어두워졌어. 우리가 네 시간이나 잔 것 같아.”


그 소리에 해리가 시계를 보니 여덟시가 조금 지나 있었다. 그가 벌떡 일어섰다.


“이런, 젠장.”


해리가 곧바로 커튼을 젖히고 밖을 보았다. 다행이 폼프리 부인은 아직 자리에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


“몸은 괜찮니?”

“응. 아까보다 훨씬 나아졌어.”


헤르미온느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지금 가야 해. 폼프리 부인이 언제 돌아오실지 모르잖아.”

“좋아.”


해리가 동의했다.


“투명망토를 쓰고 이동하는 게 좋겠어.”


그들은 투명 망토를 쓴 채 병실에서 빠져나왔다. 잠시 뒤면 덤블도어 교수가 아이들을 모두 기숙사 휴게실로 보낼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많이 움직이기 전에 빨리 빠져나가고 싶었다.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성을 빠져나와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아직 날이 많이 어두워지지는 않았지만 해그리드의 오두막에는 벌써 불이 들어와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누군가가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렸다.


“덤블도어 교수님이야!”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속삭였다. 안에서는 해그리드와 덤블도어 교수가 이야기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 더 가까이 듣기 위해 오두막의 나무 벽에 귀를 가까이 대자 갑자기 둘의 대화가 뚝 끊겼다.


“누군가 온 모양이군.”


안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나더니 해그리드의 오두막 문이 열렸다. 그리고는 덤블도어 교수가 투명망토를 쓴 그들을 찬찬히 쳐다보았다. 해리는 소망의 거울 앞에서 덤블도어 교수가 투명망토를 쓴 자신을 꿰뚫어 보았던 것을 기억하고 투명망토를 벗었다.


“해리, 그레인저 양. 이 시간에 어쩐 일이니?”


그가 다정하게 물었다.


“어- 드릴 말씀이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들어가서 이야기 하는 게 좋겠구나. 그래도 되지 않겠나, 해그리드?”

“아, 예. 물론이죠.”


해그리드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보며 말했다. 그들이 들어가자 해그리드의 사냥개 팽이 꼬리를 흔들며 해리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귀 뒤를 만져주자 팽이 그의 다리에 얼굴을 올리고 침을 질질 흘리며 앉았다.


“무슨 이야기니?”

“디멘터들이 사라졌을 거예요. 피터 페티그루가 그들을 데리고 올 거예요.”


해리가 말했다.


“아하, 마침 그 이야기를 하고 있던 참이었단다. 호그스미드에 있는 모든 디멘터들이 사라져서 말이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리고 그레인저 양이 디멘터에게 공격을 받았다던데 몸은 괜찮니?”

“네. 폼프리 부인이 주신 약을 먹고 괜찮아 졌어요.”

“다행이구나, 그러면 피터 페티그루가 데리고 온다는 건 어떻게 알게 되었니?”

“스네이프에게 들었어요.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에서 말이죠.”


덤블도어 교수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거긴 왜 간 거니? 오늘은 호그스미드를 방문하는 날도 아닐 텐데?”

“저희는 타임터너를 사용 했-”


해리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오두막 안에 요란한 종소리가 들려왔다. 땡그랑 거리는 소리가 멈추자 해그리드가 벌떡 일어섰다.


“교수님, 디멘터들이 금지된 숲으로 들어온 것 같습니다.”

“해리, 이 이야기는 이따가 하자꾸나. 지금은 디멘터들이 올 수 있는 경로를 막아야 할 테니 말이다.”


덤블도어 교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 저희도 도울 수 있을까요?”

“안 돼.”


해리의 말에 해그리드가 딱 잘라 말했다. 그러나 덤블도어 교수의 생각은 다른 것 같았다. 그는 생각에 조금 잠겼다가 해리에게 물었다.


“패트로누스 마법은 배웠니?”

“어- 네. 한번은 완전한 패트로누스를 불러낸 거 같아요.”

“좋아, 그러면 너희는 해그리드와 함께 가거라.”

“교수님!”


해그리드가 말했다.


“이 아이들은 위험해요. 디멘터 라구요!”

“패트로누스를 불러 낼 수 있다면 괜찮을 걸세. 디멘터가 나타나면 침착하게 대응 하는 것 있지 말게.”

“알겠습니다. 교수님.”


그들이 오두막을 나오는 동안 덤블도어 교수가 천천히 상황을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호그스미드의 뒤를 돌아 산을 타고 내려오면 금지된 숲의 끝자락으로 통하는데 그곳을 통해서 금지된 숲에 숨어 있다가 들어올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덤블도어 교수는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해그리드와 함께 금지된 숲 곳곳에 경보장치를 마련해 두고 온 상태였으며 경보가 울린 방향으로 향해 디멘터를 쫓아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디멘터를 쫓아내도 다시 돌아올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걸 사용할 거란다.”


해그리드가 품에서 은색 구슬 몇 개를 꺼내며 말했다.


“그게 뭐죠?”


헤르미온느가 흥미롭게 말했다. 해리는 구슬이 은색인 것과 디멘터에 대항한다는 것을 근거로 패트로누스의 추출물 같은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간이 패트로누스 마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앞서가던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구슬을 바닥에 던지면 형체가 없는 패트로누스 마법이 나타날 거란다. 형태는 없지만 패트로누스 마법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만 맞춘다면 디멘터 한 둘쯤은 순식간에 분해된단다.”

“분해 된다구요?”


해리가 물었다.


“그래. 디멘터는 죽일 수는 없지만 분해는 가능 하단다. 모든 디멘터들은 정확하게 468명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그들은 강력한 패트로누스 마법에는 그 존재가 분해 되서 사라지지고 곧 아즈카반에서 다시 태어난단다. 아즈카반은 디멘터들이 우글거렸던 그들의 성을 감옥으로 쓰고 있는 거거든.”

“왜 468명이죠?”

“글쎄, 정확히는 모르겠구나. 다만 아즈카반을 만든 에크리즈디스 라는 어둠의 마법사가 그들을 만들었지. 다만 그들의 숫자는 6곱하기 6곱하기 13 으로 불길한 숫자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지.”

“아하!”


헤르미온느가 대답했다.


“그래서 더 강력하고 불길한 마력을 가지게 된 거군요.”

“그래, 일종의 산술점이라고 할 수 있지.”


금지된 숲에 깊숙이 들어가자 덤블도어 교수가 지팡이를 몇 번 흔들어 주변에 빛나는 구슬을 만들어 냈다. 그 구슬들은 네 사람과 팽의 주위를 천천히 돌며 주변을 밝혀 주었다.


“거의 다 왔구나. 여기서부터 너희는 왼쪽으로 가렴. 나는 오른쪽으로 가야겠다.”


갈림길이 나오자 덤블도어 교수는 빛의 구슬을 모두 세 사람과 팽에게 넘겨주고 오른쪽으로 향했다. 해그리드가 조금 불안해했지만 왼쪽으로 길을 따라 가자 구불구불한 숲길이 끝나고 커다란 돌이 붉게 빛나는 지점에 도달했다.


“이 근처야.”

“이건 덤블도어 교수님이 설치하신 건가요?”


헤르미온느가 흥미롭게 바위를 쳐다보며 물었다.


“맞아. 나도 도왔지. 디멘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치란다. 그분은 정말 천재야. 폼프리 부인의 보고를 듣자마자 두 시간 만에 나를 찾아오셔서 이걸 설치 하셨어. 호그스미드를 확인하고 모두가 사라진걸 보시자 이걸 설계하셔서 오신거야. 그리고 나서 나와 한 시간쯤 전까지 금지된 숲 중 호그스미드 방향에 스무 개를 설치 하셨지.”

“한 시간 전쯤이요?”

“그래. 디멘터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니까 우선 학교에도 알려야 했거든. 시험감독인 맥고나걸 교수님 대신 플리트윅 교수님에게 말씀하신 모양이야. 알림이 울리면 곧바로 학생들을 대피시키도록 말야. N.E.W.T. 시험 때문에 바로 대피시킬 수는 없었거든.”

“그럼 이 근처에서 디멘터 반응이 나타난 건가요?”

“오, 아냐. 조금 더 앞에 있는 거란다. 그 위치를 봤을 때 이쪽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해그리드가 손에 은색 구슬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좋아. 저쪽으로 가 보자. 반대 방향은 지형이 몹시 거칠어서 그들이 오기 힘들 거야.”


해그리드의 말에 따라 천천히 주변을 수색했다. 그의 말에 따라 올만한 길목을 모두 살펴보았지만, 딱히 어떤 징후도 발견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쪽에 가보자. 아니라면 처음 표식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해그리드가 말을 딱 멈추었다. 해리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뱃속에 차가운 납덩어리를 넣은 것처럼 차갑고 무거운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 기분은 오로지 디멘터와 마주쳤을 때에만 느낄 수 있었다.


“디멘터야! 모두 이쪽으로 오거라!”


해그리드가 나무 뒤쪽을 가리켰다. 해리와 헤르미온느, 팽이 그쪽으로 숨자 점점 더 불쾌한 느낌이 강해졌다. 헤르미온느는 심하게 오들오들 떨고 있었으며, 팽은 고개를 땅에 묻고 작게 낑낑거렸다. 해그리드도 표정이 몹시 나빠졌다. 그나마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해리 같았는데, 해리는 여전히 지지직 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원래의 해리가 가졌던 기억이 흘러들었다. 하지만 그 기억은 해리 본인의 것이 아니어서 불쾌한 기분만 생길 뿐 큰 영향은 없었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저 멀리서 서른 명 남짓의 커다랗고 검은 형체가 이동하는 게 보였다. 서른 명의 디멘터들은 맨 앞에 서 있는 한 남자와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그는 꽤 멀리 떨어져서 앞서가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은 잘 볼 수가 없었지만 뭔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맥네어!”


해그리드가 작게 속삭였다.


“네?”

“저것 봐. 맥네어 잖아.”


해그리드가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는 안보여요. 어서 덤블도어 교수님을 부르죠.”

“안 돼.”


해그리드가 만류했다.


“지금 마법을 쏘아 올리면 맥네어가 볼 거야. 디멘터들 만이라면 이걸로 막을 수 있지만, 맥네어는...”

“해그리드, 시간이 없어요. 이 대로면 놓칠 거예요!”


헤르미온느가 다급하게 말했다.


“저희를 걱정할 때가 아니에요. 학교로 가는 걸 막아야 하잖아요!”

“아- 좋아. 해리, 부탁해.”


해그리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해리가 지팡이를 공중으로 들고 붉은 빛을 쏘아 올렸다. 붉은 빛이 번쩍 하고 터지자 모든 디멘터들과 앞서 가던 맥네어가 뒤를 돌아보았다.


“숨어!”


해그리드가 재빨리 말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서둘러 뒤로 물러서는 사이 디멘터들이 몰려들었다. 디멘터들은 마치 먹이감을 발견한 하이에나처럼 그들에게 몰려들기 시작했다. 나무 사이들을 요리조리 빠져나와 그들에게 다가오는 디멘터들은 공포스러울 정도였다.


“지금이에요!”


해리의 외침에 해그리드가 뒤를 돌아 구슬 하나를 바닥에 던졌다. 디멘터를 빠져나간 은색 구슬이 바닥에 부딪치자 펑 소리와 함께 강렬한 은색 파도를 쏟아냈다. 디멘터들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은색 파도에 휩싸였다. 곧 디멘터의 발치가 천천히 가루처럼 부서져 내리더니 검은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두 명의 디멘터가 사라지자 디멘터들이 몹시 흥분해서 그들을 쫓아오기 시작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가 지팡이를 휘두르며 말했다. 그러나 옅은 은색 물결이 튀어 나올 뿐 아까 전 처럼 거대한 형태는 튀어 나오지 않았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헤르미온느도 합세 했지만 여전이 은색의 물결만 뿌리며 디멘터를 주춤하게 할 뿐이었다. 결국 해그리드가 구슬 하나를 더 던져 세 명의 디멘터를 소멸 시키자 디멘터들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너희는 먼저 가! 내가 맡겠다!”


맥네어가 헐레벌떡 뛰어오며 말했다. 그 소리에 디멘터들이 방향을 바꾸었다.


“안 돼!”


해그리드가 놀라서 구슬을 몇 개 더 던져서 디멘터를 소멸시켰다. 그러나 곧 맥네어가 날린 주문에 해그리드가 몸을 굴려서 피했다. 스무 명 남짓의 디멘터들이 빠져나가고 맥네어가 지팡이를 쳐 든 채 그들 앞에 나타났다.


“이런, 내 목표가 모두 모여 있었군.”


그가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너희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 되어서 말이야. 이참에 여기서 죽어줘야 겠다.”


그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해리가 곧바로 지팡이를 들어 해그리드를 가리켰다.


“프로테고!”


맥네어의 주문이 해그리드의 몸에 닿기도 전에 해리의 방어 마법과 부딪쳐 날아가 버렸다. 맥네어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이번엔 지팡이를 해리에게 향했다. 해리도 곧바로 지팡이를 들어서 맥네어의 주문을 튕겨냈다.


“해리, 비켜!”


해그리드가 무섭게 외치고 맥네어에게 달려들었다. 맥네어가 재빨리 해그리드에게 주문을 두 번 날렸지만, 해그리드의 어깨와 가슴에 맞은 주문은 그대로 튕겨나가 주변의 나무를 흔들었다.


“이런, 제길.”


맥네어가 이번에는 지팡이를 휘둘러 땅을 솟아오르게 만들었다. 땅이 조금 솟아나자 해그리드가 펄쩍 건너뛰었지만, 맥네어는 노리고 있었다는 듯이 주문을 쏘아냈다. 해그리드는 거인의 피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주문은 번번이 튕겨나가기 일쑤였다.


“이게, 대체, 무슨!”


맥네어가 숨을 헐떡이며 해그리드를 피하고 주문을 날리기 시작했다. 해리는 주문을 몇 번 날렸지만 둘이 계속 뛰어다니는데다가 해그리드가 맥네어에 비해 몇 배나 덩치가 컸기 때문에 도저히 맥네어를 맞출 수가 없었다.


결국 맥네어는 해그리드가 아니라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노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더욱 분노한 해그리드가 괴성을 내지르며 맥네어에게 달려들었지만, 맥네어는 여러 가지 마법을 부리며 도망쳐 다녔다. 맥네어가 뭔가 결심한 듯 지팡이를 다시 해그리드에게로 향했다. 해리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지만 곧바로 맥네어의 주문이 해그리드의 눈에 정확히 맞는 모습이 보였다.


“해그리드!”


해그리드가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아무래도 피부가 아닌 눈은 막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쿵 하는 무거운 소리와 함께 해그리드가 뒤로 넘어지고 나자 맥네어가 숨을 헐떡이며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향해 돌아섰다.


“이제 너희 차례구나.”


해리가 곧바로 지팡이를 휘둘러 주문을 날렸다.


“스투페파이!”


그러나 맥네어는 능숙하게 그의 주문을 받아냈다. 해리의 주문이 맥네어의 주문과 맞부딪쳐서 날아가고, 혹은 아예 그에게 닿지도 못했다.


“그 정도 주문이라면 지겹도록 많이 당해 봤다. 애초에 꼬맹이들이 이런 일에 끼어 들은 게 잘못인 거야.”


맥네어가 지팡이를 들자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지팡이를 겨누고 주문을 외웠다.


“그레바이트!”


그녀의 중력 주문이 정확하게 들어가자 맥네어가 주춤 거리며 몸을 숙였다.


“이...이게 무슨 주문이지?”


맥네어가 힘겹게 지팡이를 몇 번 휘둘렀지만 주문은 해제되지 않았다.


“으으윽..”


그가 거의 구부정한 노인처럼 허리를 굽히고 있을 때 헤르미온느가 지팡이를 놓쳐 버렸다. 그리고 힘에 겨운지 자리에 주저앉았다.


“안 돼!”


해리가 곧바로 자신의 지팡이를 들어 헤르미온느를 향했다.


“프로테고!”


맥네어의 주문이 날아 왔지만 다행히 해리의 방어 마법이 더 빨라서 그의 주문은 그대로 튕겨나가 버렸다.


“그래바이트!”


이번엔 해리가 다시 중력 마법을 걸었다. 해리의 마법이 헤르미온느의 마법보다 훨씬 강력한지 맥네어는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모양새가 되었다. 곧 해리가 힘을 더 주자 그대로 바닥에 엎어져서 지팡이를 놓아 버린 채 낮은 비명을 흘리는 모양이 되었다.


“으으-”


해리가 힘겹게 힘을 더 주었다. 헤르미온느가 어째서 쓰러졌는지 이해 할 수 있었는데, 중력 마법은 기운이 너무 많이 소모되었다. 정신적으로 오랫동안 어려운 책을 읽은 것처럼 느껴지는 가운데 맥네어의 몸에서 뚜둑거리는 소리와 함께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기절한 것처럼 뼈가 부러지는 가운데에도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해리가 주문을 해제하자 맥네어의 주변으로 동그랗게 거의 수십 센티는 푹 패여 있는 땅이 눈에 띄었다. 미동도 하지 않는 맥네어를 뒤로 하고 해리가 해그리드를 살폈다. 해그리드의 코 밑에 손가락을 대 보니 숨을 쉬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해그리드!”


해리가 그를 흔들어 깨웠다. 한참이나 흔들고 나서야 해그리드가 천천히 깨어났다. 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머리를 세게 흔들며 해리를 바라보았다.


“맥네어는? 맥네어는 어디 갔지?”


해리가 손가락으로 맥네어를 가리켰다. 해그리드가 팔이 이상하게 꺾인 맥네어를 쿡쿡 찔러보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살아있어. 다만 깨어나려면 오래 걸릴 것 같아.”

“참, 헤르미온느가 다시 쓰러졌어요. 빨리 옮겨야 해요.”

“뭐? 그걸 먼저 말했어야지!”


해그리드가 놀란 걸음으로 헤르미온느를 살폈다.


“기운을 너무 많이 썼어. 다만 그것뿐이야. 오두막으로 데려가자. 디멘터들도 막아야 하고.”

“네.”

“덤블도어 교수님은 왜 오시지 않지?”


해그리드가 헤르미온느를 안아들며 말했다.


“아마 다른 디멘터들과 싸우고 계시지 않을까요? 피터 페티그루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렇겠구나.”

“저 사람은 어떡하죠?”

“내비 둬. 그래도 싼 놈이야. 내일 와서 살아 있으면 마법부에 넘기자.”


해그리드가 매몰차게 말하고는 헤르미온느를 안고 허둥지둥 오두막 쪽으로 향했다. 해리가 거의 뛰듯이 해그리드를 뒤쫓아 가는 사이 어느새 팽이 나타나 합류했다. 십분 정도 지나자 저 멀리서 작은 빛의 구슬들이 보였다.


“덤블도어 교수님!”


해그리드의 외침이 들리기라도 했는지 구슬들이 방향을 바꿔 해그리드와 해리에게로 향했다. 곧 덤블도어 교수가 나타났다.


“해리, 해그리드, 괜찮나? 헤르미온느는 어째서 쓰러졌지?”


해리가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맥네어와 디멘터들이 나타난 것, 그리고 스무 명 정도의 디멘터를 놓친 것을 포함해 모든 걸 설명하고 나자 덤블도어 교수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지팡이를 들어 헤르미온느에게 몇 가지 주문을 걸어 주었다.


“우선은 자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깨우지는 않았단다. 기운을 차리게 했으니 바로 폼프리 부인에게 가야 겠구나.”


덤블도어 교수는 디멘터들이 빠져나간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내 쪽에서 온 디멘터들은 모두 처리 했단다. 다만, 피터 페티그루는 보이지 않더구나. 아마 쥐로 변해서 어디선가에서 숨어 들어온 모양이구나.”


그의 말에 그들은 다시 걸음을 서둘러서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꽤 먼 거리를 돌아서 오두막에 도착할 즈음이 되자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나는 학교로 먼저 돌아가 봐야 겠구나. 학교로 숨어든 디멘터가 있는지 확인해야 겠으니 말이다. 해리, 헤르미온느 양이 곧 깨어날 테니 오두막에서 잠시 쉬게 해 두었다가 그녀가 깨어나면 병동으로 가렴.”

“네.”


말을 마친 덤블도어 교수가 지팡이를 휘두르고 몹시 빠른 속도로 바람을 휘날리며 학교로 돌아가 버렸다. 그가 사라지는 뒷모습을 확인한 그들은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그러나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보였다. 분명 촛불을 켜 두고 나온 해그리드의 오두막의 불이 모두 꺼져 있었다.


“해그리드, 조심해요.”


해리가 속삭였다.


“여기 계세요. 투명망토를 쓰고 가서 확인해 볼게요.”

“안 돼, 너무 위험-”


해그리드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해리가 투명망토를 뒤집어쓰고 작은 발걸음으로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오두막 가까이에 가자 오두막 안에서 두 남자가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렸다.


“제기랄, 생전 처음 보는 마법이었어. 네가 와서 깨우지 않았다면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야.”

“하-하지만 여기서 그 애들을 습격할 수는 없어. 덤블도어가 올 수도 있단 말이야.”


그들은 맥네어와 피터 페티그루였다. 맥네어가 다시 한 번 욕설을 내뱉었다.


“그럼 도망이라도 가잔 말이야? 어떻게? 여긴 순간이동도 불가능해. 우린 아직 호그와트 안이라고!”

“조-좋아. 하지만 나는 디멘터를 움직여야 해. 그것들이 포터에게 입맞춤이라도 하면 우리 계획은 말짱 꽝이라고.”

“알겠어. 그럼 너는 디멘터에게 다녀 와. 서둘러야 할 걸? 네 말대로 덤블도어가 가까이 있으니까.”


대화가 끝나고 피터 페티그루가 오두막에서 튀어 나왔다. 그가 주변을 살펴보고는 천천히 되받아치는 버드나무 방향으로 향했다. 해리는 순간적으로 맥네어와 피터 페티그루 중 누구를 쫓아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맥네어를 먼저 습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문을 열려는 순간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맥네어가 오두막에서 빠져나왔다. 문이 열리면서 문 옆에 웅크리고 있던 해리의 투명망토가 끼어 망토가 벗겨져 버렸다. 곧바로 해리는 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조용히 오두막 옆으로 돌아서 숨어야 했다.


“제길, 덤블도어가 있는데 디멘터를 움직인다고? 죽고 싶다면 혼자 죽으라지!”


맥네어가 신경질적으로 말하고는 마당으로 향했다. 그가 천천히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내며 무언가를 하고 있는 낌새를 눈치 챈 해리가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 맥네어는 벅빅의 올가미를 벗겨내고 그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스투페파이!”


해리가 기절 주문을 쏘았지만, 곧바로 맥네어가 주문을 막아내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더니 곧바로 벅빅을 움직여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해리가 중력 주문을 사용해 보았지만, 벅빅이 날아서 빠져나가는 게 더 빨랐다. 하늘 높이 날아오른 벅빅이 금지된 숲을 가로질러 날아가기 시작하자, 해리는 더 이상 벅빅을 잡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안 돼!”


해리가 외쳤지만 벅빅은 이미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무슨 일이니?”


해그리드가 벅빅이 끌려갔다는 사실을 말해 주러 간 해리에게 물었다.


“피터 페티그루는? 그는 어디갔지?”

“아!”


해리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기 계세요! 나중에 이야기 해 드릴게요!”


해리가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돌아가 문 옆에 끼어있는 투명망토를 집어서 뒤집어쓰고는 피터 페티그루가 간 방향으로 내달렸다. 피터 페티그루는 오두막에서 약간 떨어진 야트막한 언덕 뒤에 숨어서 디멘터들이 이동하는 걸 바라보고 있었다.


해리가 조용히 다가가서 지팡이를 그의 등에 겨눈 채 기절 주문을 외웠다. 붉은 색 광선이 피터 페티그루의 등에 적중하고 그는 뒤로 넘어지며 전에 보았던 그 자세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거대한 은빛 물체가 디멘터들을 양쪽에 낀 채로 금지된 숲으로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해리는 자신의 패트로누스를 처음으로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처음 그걸 불러냈을 때에는 정신도 없었고, 뒷모습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옆에서 확실하게 본 그것의 모습은 용이었다.


거대한 용이 뒷 발과 날개, 그리고 입으로 디멘터들을 감싸 안은 채 금지된 숲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해리는 피터 페티그루를 과거의 자신에게 넘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지팡이를 과거의 자신에게 들고 붉은 광선을 쏘아냈다. 아무 해가 없는 주문이었지만, 시리우스가 과거의 자신에게 피하라고 외치는 소리와 동시에 과거의 해리가 그 주문을 피하려고 냅다 뛰는걸 보았다.


과거의 자신이 일어서는 걸 본 해리는 곧바로 해그리드와 헤르미온느에게 돌아갔다. 헤르미온느는 이미 깨어나 있었고, 해그리드가 걱정스럽게 그녀의 상태를 묻고 있었다.


“어떻게 되었니?”

“큰 일 났어요.”


해리가 침통하게 말했다.


“맥네어가 벅빅을 타고 도망쳤어요. 막았어야 했는데... 막을 수 없었어요.”


그 소리에 해그리드의 표정이 절망적으로 변했다.


“그- 그러면 피터 페티그루는 어떻게 되었니?”

“그는 잡혔어요. 시리우스가 학교로 데려갈 거예요.”

“오, 그런- 벅빅이.”


해그리드가 눈물을 보였다.


“이제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눈물을 흘리는 해그리드를 달래고 나서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슬슬 병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그리드, 저흰 병동으로 가야 할 것 같아요.”

“오, 그래.”


해그리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눈을 부볐다.


“너희는 학교로 가거라. 나- 나는 팽과 돌아갈테니.”

“그래요, 해그리드.”

“벅빅의 일은 유감이에요.”

“괜찮다. 너도 최선을 다 했겠지.”


한껏 풀이 죽은 해그리드가 오두막으로 향했고,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학교로 돌아갔다. 그들이 학교 정문을 통해 들어가 연회장으로 가자 덤블도어 교수가 그들을 마중 나와 있었다.


“잘 해결 되었니?”


그가 웃으면서 물었다. 해리는 덤블도어 교수가 과거의 자신들을 타임 터너로 과거로 보낸 뒤에 내려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정도는요.”


해리가 말했다.


“하지만 벅빅이... 맥네어가 벅빅을 타고 도망쳤어요. 저희가 떠나고 피터 페티그루가 그를 깨웠거든요.”

“오, 이런.”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안타까운 일이구나. 너희를 병동에 데려다 주고 나면 해그리드를 찾아 가야겠구나.”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덤블도어 교수를 따라 계단을 오르며 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그들이 과거로 가서 퍼시를 도망치게 하고 울프스 베인 약을 전달 한 것. 그리고 다시 과거로 가서 스네이프와 피터 페티그루의 대화를 들은 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리고 맥네어가 벅빅을 타고 도망쳤으며 과거의 자신이 가져갈 수 있도록 피터 페티그루를 넘긴 것도 설명했다.


“아슬아슬 했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너희가 해온 일들 말이다. 만약 너희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면 타임터너에 대해 들켰을 거란다. 정말 아슬아슬 했어.”

“어- 아직은 괜찮은 거겠죠?”

“물론이란다. 정말 잘 해줬구나. 그리고 그것에 대해 말하기 전에 우선-”


그가 병동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쉬어야 겠지- 내가 너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폼프리 부인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게다.”


덤블도어 교수가 문을 열자 잔뜩 화가 난 맥고나걸 교수와 폼프리 부인이 그들을 맞이했다.


“오, 세상에. 결국 교장선생님이 너희를 데려왔구나.”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나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하러 왔지만, 이 아이들은 휴식이 필요해 보여서 말이오.”

“그야 두말하면 잔소리죠.”


폼프리 부인이 툴툴댔다. 그들은 얌전히 폼프리 부인의 안내에 따라서 병실에 누워서 약과 초콜릿을 잔뜩 먹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이 오기도 전에 새벽녘이 되자 커다란 고함 소리들과 짜증 섞인 목소리들로 해리는 잠에서 깨어났다.


“아이들을 모두 깨우겠어요!”


폼프리 부인이 목소리를 낮추고 화를 내는 소리도 들렸다.


“그럼 내가 어떻게 했어야 한단 말이오?”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목소리의 주인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곧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덤블도어 교수님과 상의를 했어야죠. 퍼지 장관님.”


시리우스가 말했다.


“상의라니! 그는 미쳤어! 포터를 노리고 있지 않았는가! 그를 병실에 두고 치료 한다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야!”

“하지만 디멘터와 입을 맞추게 하다니요! 그에게서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게 되지 않았습니까?”

“뭘 알아내나? 그가 얼마나 미쳐있는지? 아니면 디멘터들이 왜 그를 따르는지? 알 필요가 있는 정보가 단 한 가지도 없는데!”


퍼지 장관이 화를 내며 말했다.


“그렇지만, 이번 일로 그가 볼드모트와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게 되었네.”


어느새 들어왔는지 덤블도어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덤블도어! 자네도 내가 한 일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건가?”

“물론이지, 코넬리우스.”


덤블도어 교수가 냉정히 말했다.


“내가 수차례 경고 했듯이 알바니아에서 목격되던 볼드모트의 흔적들이 그와 접촉되었다고 생각되던 시점부터 사라져 버렸네. 거기에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로 들어와 해리에게 해코지를 하려고 했다는 것은 뒤에 누군가 있음을 시사하지.”

“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군. 그는 그냥 미친 거야! 포터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말이지.”


퍼지 장관이 말했다.


“포터와 당신이 폭로한 그의 범죄 사실 때문에 쫒기는 신세가 되었잖는가? 그 이후에 피터 페티그루는 지속적으로 포터를 노려왔네. 이게 이유가 아니라면 더 큰 이유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볼드모트의 부활에 해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네.”


덤블도어 교수의 말에 병동 안이 싸늘한 침묵에 휩싸였다.


“지금 뭐- 뭐라고?”

“아직은 추측 단계일 뿐이지만 그런 종류의 마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 되는군.”

“이-이건 말도 안 돼.”


퍼지 장관이 말했다.


“그, 그래 오히려 저 애가 의심되는군.”

“뭐라고?”


시리우스가 말했지만, 퍼지 장관은 모르는 척 말을 계속했다.


“그 인터뷰를 봤나? 누가 봐도 어둠의 마법사가 가지는 자질을 가지고 있었어. 폭력적이고, 교만하며, 누구보다 영악한-”

“코넬리우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만하면 되었네. 어쨌든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두 명의 어린 학생이 요 하루 동안 엄청난 고생을 해가며 가져온 볼드모트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는 단서를 자네가 망쳐버렸다는 것일세.”

“망쳤다니!”


퍼지 장관이 격분해서 말했다.


“말을 함부로 하는군!”

“자네가 지금부터 내려야 할 조치는 디멘터를 아즈카반에서 모두 내보내는 것일세.”

“뭐라구?”


퍼지 장관이 어이가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


“디멘터들을 조종해서 학교를 습격한 자가 아직 살아 있다는 이야기 일세. 그들을 조종해서 다른 선량한 마법사들을 습격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을 걸세.”

“그럴 수는 없어! 그들이 아즈카반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우리 중에 절반은 두 다리를 뻗고서 잘 수 있단 말일세!”

“나머지 절반은 불안함에 떨고 있죠.”

시리우스가 거들었다.


“안 돼. 나는 그럴 수 없어.”

“자네가 지금 당장 내 말을 따른다면 역사에 볼드모트에 맞선 훌륭한 장관으로 기억될 걸세.”

“아냐, 이건 말이 안 돼.”


퍼지 장관이 계속해서 반복해서 말했다.


“이- 이건 말이 안 돼. 난 가야겠어. 추후의 이야기는 따로 진행하지.”


구두가 뚜벅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 병동에서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 해리 깼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침대 커튼을 걷으며 말했다.


“어- 네. 시끄러워서요.”

“그래. 조금 더 자 두는 편이 좋겠구나. 내일이면 헤르미온느 양은 깨어날 거란다. 위즐리 군은 하루 정도 더 있어야 할 테지만 말이야.”

“블랙 교수님도 더 주무셔야 해요.”


폼프리 부인이 연기가 나는 약을 두 컵 가져오며 말했다. 그녀는 퍼지 장관이 시끄럽게 군 것 때문에 몹시 화가 나 있었다.


“자, 너도 이걸 마시고 한숨 더 자거라.”


해리는 약을 마시고 나서 곧 다시 잠이 들었다. 그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그가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서 내려와 커튼을 걷었다. 시리우스는 이미 일어나서 나간 것 같았고, 헤르미온느는 옆 침대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해리, 깨어났구나!”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응. 몸은 괜찮니?”

“응. 이제 완전히 회복했어. 폼프리 부인이 식사를 마치면 너와 함께 돌아가도 좋다고 하셨어.”

“다행이다.”


해리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저건 네 거야. 폼프리 부인은 해그리드를 만나러 가셨어. 해그리드도 눈에 주문을 맞았잖아.”

“아- 그렇지.”


해리가 선반에 있는 식사를 가져다가 먹었다. 그는 식사를 마치고 나서 헤르미온느와 함께 론의 침대로 향했다. 론은 자고 있는 듯 편안하게 누워있었는데, 안색은 좋지 않아 보였다.


“폼프리 부인의 이야기 대로면 론은 내일쯤에 깨어날 거래.”

“다행이다.”

“근데 피터 페티그루는 어떻게 되었니? 어제 잠깐 깨었을 때 소리를 치는 것 같았는데 바로 다시 잠들었거든.”

“아..”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말 해 주었다. 퍼지 장관이 피터 페티그루에게 디멘터의 입맞춤을 했다는 말을 하자 헤르미온느가 헉 소리를 내며 인상을 잔뜩 찡그러뜨렸다.


“이런, 그 사람은 죄를 짓긴 했지만 그건 너무 가혹해.”

“뭐, 최종적으로는 그렇게 될 수준의 범죄라고 생각하더라도 아무것도 못 듣게 된 게 아쉽지.”


해리가 말했다.


“우리도 해그리드를 보러 가자.”

“그래.”


그들은 샤워를 한 뒤 피와 얼룩이 잔뜩 묻은 옷을 기숙사 휴게실의 세탁상자에 넣어버리고, 깨끗한 새 망토로 갈아입은 뒤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해그리드와 덤블도어 교수, 폼프리 부인이 도착해 있었다.


“아, 깨어났구나.”


해그리드가 퉁퉁 부은 눈을 간신히 뜨며 말했다.


“어떻게 된 거죠?”


아직도 울고 있는 해그리드를 보며 해리가 말했다.


“저걸 봐.”


해그리드가 가리킨 것은 예언자 일보였다. 예언자 일보에는 피터 페티그루를 붙잡아 디멘터의 입맞춤 형에 처했다는 기사가 1면에 크게 나타나 있었다.


“그거 말고, 12페이지야.”


그가 훌쩍이며 말했다. 해리는 신문을 넘겨 12페이지를 보았다. 그리고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동시에 헉 소리를 내었다.


“세상에, 안 돼.”

“이럴 수가.”


기사는 충격적이었다. 익숙한 동물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기사가 올라와 있었는데, 의문의 히포그리프 변사체가 폴리머스 지방의 한 산 속에서 발견되었다는 기사였다. 그 히포그리프는 분명히 벅빅이었다.


해리는 기운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네가 팔까지 자르면서 지켜줬는데... 녀석이 죽어버렸어.”


해그리드가 훌쩍거리며 말했다. 헤르미온느도 훌쩍이며 울기 시작했다.


“제가.. 제가 맥네어를 막았다면... 거기서 확실하게 기절시켰다면...”

“아니다, 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넌 최선을 다했어. 네 잘못이 아니란다. 동물을 이용하고 죽인 맥네어가 나쁜게지.”

“그렇지만...”


해리와 해그리드와 헤르미온느의 우울한 기분은 다음날까지 계속되었다. 헤르미온느는 시도 때도 없이 훌쩍였으며 그때마다 해리가 달래 주어야 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다음날이 되자 론이 정신을 차렸기 때문에 병동에 찾아가 그와 이야기 하며 셋의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는 점이었다.


“오, 이런 내가 기절해 있는 사이 그런 일들이.”


론이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퍼시가...”


론은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겨 주었다. 퍼시가 볼드모트의 편으로 돌아섰다는 것은 그들에게 큰 충격이었던 것이다. 복잡한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에 론은 학기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병동에서 나올 수 있었다.


또 하나 다행인 점은 맥고나걸 교수가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말포이를 공격한 사실을 더 이상 혼내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사건의 전말을 덤블도어 교수에게 들었을 맥고나걸 교수가 정상 참작을 해준 것 같았다.


학기 마지막 날에는 시험 결과 또한 나왔는데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전 과목을 통과했다. 프레드와 조지는 보통 마법사 수준인 O.W.L을 받고 간신히 통과 했으며, N.E.W.T. 수준의 시험에서는 4년만에 퍼시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벽보가 붙었다. 많은 아이들이 최고 수석이 된 퍼시가 어디 갔는지 궁금해 했지만 선생님들은 그저 다른 공부를 위해 떠났다고 둘러댔다.


그리핀도르 기숙사는 무난하게 기숙사 우승컵을 3년 연속 받게 되었다. 퀴디치 우승의 점수와 퍼시가 수석을 차지하며 얻은 보너스 점수가 주요 점수 획득처가 되었다. 학기말 연회는 온통 진홍색과 황금빛 장식이 이루어진 가운데서 치러졌으며 그리핀도르 테이블은 가장 떠들썩했다. 다만 그 중에서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만이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호그와트 급행 열차가 역을 빠져나가자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론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오늘 아침에 맥고나걸 교수님을 만났어. 머글 연구 수강을 그만 두기로 했어.”

“하지만 넌 320퍼센트로 시험을 통과했잖아!”


론이 말했다.


“알아.”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타임 터너를 제대로 사용해보고 느낀 게 있어. 절대로 시간은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사실 말이야.”

“맞아.”


해리도 동의했다.


“우리가 타임터너를 사용했을 때 타이밍이 조금만 틀렸다면 아즈카반에 갈 뻔 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들켰다면 그랬겠지.”

“그래서 그걸 다시 돌려드렸어. 머글 연구와 점술만 빼면 다시 정상적인 시간표를 가질 수 있거든.”


헤르미온느의 말이 끝나자 이번엔 론이 이야기를 꺼냈다.


“난 퍼시에 대해 어떻게 부모님에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어.”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렇긴 하지만- 모르겠어. 그분들은 실망이 몹시 크실 거야.”


론이 말했다.


“거기에 마법부는 아직 그 사람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거든. 예언자 일보 봤니? 덤블도어 교수님을 거의 미치광이처럼 소개 해 놨어. 부모님은 덤블도어 교수님을 믿겠지만, 퍼시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말로 모르겠어.”


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즐거운 이야기를 해보자.”


론이 다시 말했다.


“해리,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지내보는 건 어때? 이번 여름에 퀴디치 월드컵이 있어!”

“뭐, 내가 떠난다면 더즐리 가족은 기뻐하겠지.”


그들은 우울한 기분을 떨치기 위해 카드게임을 하거나 간식거리를 파는 마녀의 수레에서 커다란 도시락을 사서 나눠먹었다. 배가 부르자 한결 기분이 좋아진 셋은 최대한 우울한 화제를 피해 농담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9와 3/4번 승강장 개찰구를 빠져나가자 버논 이모부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보라색의 커다란 감자처럼 생긴 그의 얼굴은 해리를 보자마자 곧 달아오를 것처럼 색이 변했지만,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지는 않고 해리를 데리고 가려 했다.


그러나 곧 위즐리 부인과 시리우스가 나타나 해리를 한 번씩 꼭 껴안았다.


“안녕하시오, 해리의 대부 되는 사람이오. 시리우스 블랙 이라고 합니다.”


시리우스가 버논 이모부에게 손을 내밀었다. 버논 이모부는 절대로 악수를 하려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못해 그의 손을 잡았다.


“당신의 이름이 뉴스에 나오던데요?”


버논 이모부가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하고 말했다.


“그런 일이 좀 있었죠.”


시리우스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버논 이모부는 재빨리 손을 빼고 바지춤에 손을 닦았다.


“해리, 벅빅의 일은 유감이구나. 또 내년에는 호그와트에서 볼 수 없을 것 같구나.”

“네? 그만 두시나요?”

“그래, 1년간만 맡기로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는 품에서 작은 쪽지를 하나 꺼냈다.


“자, 이건 네게 주는 선물이란다. 이게 교수가 아니니 이런 걸 넘길 때도 가책이 없지.”


해리는 시리우스가 내민 쪽지를 펴 보았다. 그 쪽지에는 멋진 글씨로,



나, 해리 포터의 대부 시리우스 블랙은 그에게 주말에 호그스미드를 방문 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라고 씌어 있었다.


“고마워요, 시리우스.”


해리는 시리우스와 한 번 더, 그리고 죄책감 같은 것을 느끼며 위즐리 부인과 한 번 더 껴안고는 버논 이모부와 함께 트렁크와 헤드위그의 새장이 실린 손수레 밀며 역 입구로 향했다. 그의 등 뒤에서 ‘퍼시는 어디 있지?’ 라는 위즐리 부인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는 감히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64 루냐
    작성일
    20.12.24 18:15
    No. 1
  • 작성자
    Lv.43 ro******
    작성일
    24.02.25 09:35
    No. 2

    출세에 미치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개과천선한 퍼시잖아요ㅠㅠ 가족까지 죽여가며 성공하겠다는건 진짜 아닌거 같은데...
    임페리우스나 뒤통수 볼드모트인즐 알았는데 캐릭터 재해석이 너무 과한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ro******
    작성일
    24.02.25 09:45
    No. 3

    론은 제외구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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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혼혈왕자 - 제17장 해리 포터의 계획 +3 24.02.19 48 3 23쪽
143 혼혈왕자 - 제16장 특수 오러 부대 +3 24.02.16 44 1 15쪽
142 혼혈왕자 - 제15장 개전 +1 24.02.16 38 1 14쪽
141 혼혈왕자 - 제14장 코넬리우스 퍼지의 최악의 일주일 +3 24.02.11 45 2 15쪽
140 혼혈왕자 - 제13장 에크리즈디드의 부탁 +4 24.02.04 44 2 19쪽
139 혼혈왕자 - 제12장 아즈카반 +3 24.01.28 57 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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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혼혈왕자 - 제10장 상처입은 켄타우로스 +2 24.01.18 55 2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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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혼혈왕자 - 제8장 마법부 습격 +3 23.12.25 72 4 21쪽
134 혼혈왕자 - 제7장 리타 스키터와 해리 포터 +4 23.12.17 68 3 15쪽
133 혼혈왕자 - 제6장 플럼리 벤터 +2 23.12.08 66 2 18쪽
132 혼혈왕자 - 제5장 새 학기 +1 23.11.30 66 1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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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혼혈왕자 - 제3장 새 지팡이 +2 23.11.20 67 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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