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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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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최근연재일 :
2024.04.1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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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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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아즈카반의 죄수 - 제11장 첫 퀴디치 시합

DUMMY

“오- 도저히 못 견디겠어-”


헤르미온느가 한껏 짜증을 내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해리가 산술점 책을 펴며 말했다. 그녀는 해리의 옆 자리에 앉으며 산술점 책을 쾅 하고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해리에게 말했다.


“점술 수업 말이야.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그녀는 타임 터너로 같은 시간에 진행 되어야 할 점술 수업을 미리 듣고 왔기 때문에 그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이제는 론과 내게 너를 죽일 거라는 말까지 들어야 하고 있어. 심지어 10월 16일에 일이 생긴 이후로 엄청나게 기고만장해져서 거 봐란 듯이 끔찍한 말들을 내뱉고 있다고.”


그녀가 몹시 흥분하여 말했다.


“어쨌든 난 더 이상 점술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어.”

“무슨 일?라벤더 브라운에 대한 거니?”

“맞아. 10월 16일에 걱정하던 일이 일어 날거라고 하더니 그 날에 편지를 받은 모양이야. 기르던 토끼 빙키가 죽었다나. 너는 그 날 퀴디치 연습 때문에 밖에 나가 있었으니 못 들었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투덜거렸다.


“어쨌든 여기서 더 이상한 소리를 한다면 진짜로 점술 수업을 때려 치워 버릴거야.”


그러나 그녀의 불평은 벡터교수가 교실에 들어오는 것으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론은 그 날 이후로 해리와 화해를 했으므로 자신도 연구실 수업에 참가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주에는 덤블도어 교수가 일이 있어서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했으므로 해리도 참여할 수 없었다. 해리에게는 그보다 빨리 다른 문제에 맞닥뜨렸는데, 첫 퀴디치 시합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었다.


첫 퀴디치 시합날이 가까워지면서 날씨는 점점 더 험악해졌다. 하지만 우드의 우승을 향한 열망은 그 무엇도 말릴 수가 없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그런데 토요일 시합을 앞둔 마지막 훈련 때, 올리버 우드가 팀 선수들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을 알려왔다.


“내일 시합은 슬리데린과 하지 않아!”


그가 대단히 화난 얼굴로 말했다.


“플린트가 막 날 찾아왔었어. 후플푸프와 하게 될 거야.”

“왜?”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플린트의 말에 따르면 그 팀의 수색꾼 팔이 아직 낫지 않았대.”


우드가 이빨을 갈며 말했다.


“하지만 그 애들이 왜 그렇게 하는지 그 속셈은 안 봐도 뻔해. 바뀐 규칙을 먼저 시험해 보려는 거겠지. 그 녀석들은 우리 시합을 보고 전술을 바꿀 생각이야.”


그 소리에 해리는 아무 소리도 하지 못했다.


“녀석의 팔은 멀쩡해.”


조지가 말했다.


“저번에 리 조던과 봤거든. 녀석은 붕대를 풀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어.”

“나도 알아. 하지만 그걸 입증할 수가 없잖아.”


우드가 말했다.


“그나저나 우린 슬리데린과의 경기를 대비해서 새로운 전술을 연습해왔었는데, 상대 팀이 후플푸프로 바뀌었으니 큰 문제야. 그 팀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니까 말야. 그 팀에 주장 선수로 케드릭 디고리가 들어왔어.”


안젤리나와 앨리샤와 케이티가 갑자기 낄낄거리며 웃었다.


“뭐야?”


우드가 이 태평한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


“키 크고 잘생긴 애 말이지?”


안젤리나가 말했다.


“건장하고 말이 없고.”


케이티가 이렇게 덧붙였고, 여자아이들은 다시 낄낄거리기 시작했다.


“그 애가 말이 없는 건 그저 앞뒤 단어를 서로 연결시키지 못할 정도로 우둔하기 때문이야.”


프레드가 성급하게 말했다.


“난 네가 왜 걱정하는지 도대체 모르겠어, 올리버. 지난번에 그 애들과 경기했을 때는, 해리가 스니치를 잡아서 이겼잖아. 기억 안나?”

“지금은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


우드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규칙이 바뀌었다는 걸 생각해야지! 그때는 스니치 점수가 150점이였어. 그때 우리가 100점 대 200점으로 이겼던 것 기억 안나? 만약에 그때 스니치 점수가 30점이였으면 우린 졌어. 알겠니?”

“하지만, 그때 스네이프가 심판을 봤던 것도 기억 해야지, 우드.”


프레드가 말했다.


“추격꾼들만 하더라도 우리가 더 나아 너무 걱정하지 마, 우드.”

“알아! 하지만 우린 마음을 놓아서는 안 돼! 디고리는 훌륭한 수색꾼이고, 바뀐 규칙이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될지 모른다구! 우린 마음을 놓아서는 안 돼! 절대 해이해지면 안 된다구! 슬리데린은 일부러 우리가 규칙에 희생당하길 바라는 거란 말야! 우린 꼭 이겨야만 해!”

“올리버, 진정해!”


프레드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우린 후플푸프 팀을 매우 진지하게 여기고 있어. 진지하게.”


시합 전날이 되자 바람은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거세게 몰아쳤고 비는 억수같이 쏟아졌다. 복도와 교실이 어찌나 어두웠던지 횃불과 양초들을 더 밝혀두어야 했다. 이런 날씨를 보면서 슬리데린 팀은 노골적으로 기분이 좋은 내색을 보였다. 말포이는 특히 더 했다.


“아, 내 팔만 조금 더 나아졌더라면 좋았을 걸!”


사나운 바람이 창문을 때리자 그가 한숨을 쉬는 척했다.


해리는 오랜만에 하는 퀴디치 시합에 몹시 긴장이 되었지만 그저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올리버 우드는 수업 시간 사이사이 허둥지둥 그를 찾아와 조언을 해주었는데, 세 번째 왔을 때는 그의 말을 듣고 있다가 그만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에 늦고 말았다. 그러나 시리우스는 별일 없다는 듯이 약간의 주의와 함께 해리를 앉혔고 수업은 별 문제 없이 흘러갔다. 수업이 끝나고 이번에도 휴강이 된 연구실 수업에 해리는 퀴디치 팀원들과 한 번 더 전술을 논의하고 잠에 들었다.


해리는 다음날 아침 아주 일찍 잠에서 깨었다. 바깥은 여전히 어두웠다. 잠시 그는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 목덜미에 차가운 바람이 스치는 걸 느끼고 그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소리의 요정 피브스가 바로 옆에서 둥둥 떠다니며 그의 귀에다 입김을 세게 불어대고 있었다.


“아, 제기랄 미친놈이 뭐하는 거야.”


해리가 비몽사몽간에 욕설을 내뱉었다. 피브스가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인상을 찌푸리고 사라져버렸다.


해리는 더듬더듬 손목시계를 찾아보았다. 새벽 네 시 반이었다. 그는 피브스에게 한바탕 욕지거리를 더 하고는 잠을 다시 자려고 뒤척였지만 잠이 깨고 나니, 머리 위에서 우르르거리는 천둥소리와 성벽을 세게 치는 바람 소리와 금지된 숲의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에 잠에 들 수가 없었다. 마침내 그는 더 자는 걸 포기하고,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입고는 파이어볼트를 집어 들고 기숙사 방에서 조용히 걸어 나왔다.


그런데 그가 문을 열자마자 무언가가 그의 다리를 휙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크룩생크의 숱 많은 꼬리가 다리에 살랑거리는 게 느껴졌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날 좋아하지?”


해리가 크룩생크의 귀 뒤를 몇 번 긁어주고는 안락의자 하나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크룩생크가 해리의 위로 올라와 해리를 빤히 쳐다보았다.


“왜 그러니?”


해리의 말에 빤히 쳐다보던 크룩생크가 고개를 돌리고 휙 내려가 사라져 버렸다.


해리는 안락의자에 앉아 잠시 잠이 들었다가, 6시가 조금 넘었을 때 가장먼저 일어난 우드의 손짓에 다시 깨어났다.


“해리, 왜 여기서 자고 있어? 긴장했니?”


우드가 물었다.


“아냐, 피브스 때문에 잠이 깨서 일찍 나왔다가 다시 잠들었어.”

“아- 그래. 일단 식사를 하러 갈까?”


우드와 함께 초상화 구멍을 지나 연회장에는 이미 식사 준비가 끝이 나 있었다.


“힘든 경기가 되겠어.”


팀원들이 하나 둘씩 내려와 모두가 모이자 우드가 말했다.


“걱정 좀 그만 해, 올리버.”


앨리샤가 위로하며 말했다.


“규칙에 맞춰서 전술도 새로 짰고, 약간의 비 정도에 힘들어 할 우리도 아냐.”


하지만 약간의 비 정도가 아니었다. 평상시처럼 전교 학생이 시합을 보러 나올 정도로 퀴디치의 인기는 대단했지만, 사납게 몰아치는 바람 때문에 우산마저 날아가 버리자 그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퀴디치 경기장을 향해 잔디밭을 달려가야 했다. 라커룸에 들어가기 직전 해리는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이 커다란 우산을 쓰고 경기장으로 가다가 그를 비웃으며 손가락질을 하는 걸 보았다.


팀 선수들은 진홍색 망토로 갈아입고 우드가 시합 전에 늘 하던 격려사를 기다렸지만 이번에는 그 순서가 생략되었다. 우드는 몇 번이고 말하려고 하다가 눈물을 삼키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만 내고는 가망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들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해리는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지팡이를 꺼내 안경을 톡톡쳤다.


“임페르비우스!”


그러자 안경의 렌즈가 변하며 방수안경으로 변했다. 그 모습에 우드가 입술을 씰룩거렸으나 별 말을 하지는 않았다.


바람이 어찌나 강했던지 경기장으로 걸어 나가는 그들의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또한 천둥소리는 군중들의 환호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요란했다. 빗물이 해리의 안경에 튀었다. 이런 날씨 속에서 도대체 어떻게 스니치를 볼 수 있을지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후플푸프 선수들이 카나리아 빛 노란색 망토를 입고, 경기장에서 맞은편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각 팀의 주장 선수들이 앞으로 걸어 나가 서로 악수를 했다. 디고리는 우드에게 미소를 지었지만 우드는 이제 입이 잘 움직이지도 않는 듯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해리는 후치부인이 무어라고 말하는 입모양을 보고 빗자루에 올라탔다.


그리고 곧바로 경기가 시작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후치부인이 손을 흔들자 경기장 한쪽 끝에 땅딸막한 플리트윅 교수가, 그리고 반대쪽 끝에는 어떤 교수가 걸어 나왔다. 해리는 도저히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지만, 플리트윅 교수와 합을 맞추는 교수라면 맥고나걸 교수 정도 박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두 교수가 지팡이를 휘두르는 것처럼 팔을 휘적거리자 잔디밭이 울렁거리더니 공기가 잔뜩 들어간 튜브나, 물이 잔뜩 들어간 비닐가방처럼 출렁출렁 거리기 시작했다. 해리는 그것이 공고로 붙었던 안전조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두 교수님들이 퇴장하고 후치부인이 호각을 입술에 갖다 대고 날카롭고 희미한 호각 소리를 내자 모두들 하늘로 날아올랐다. 해리도 진창을 박차고 파이어볼트에 올라탄 채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해리는 재빨리 하늘로 올라갔다. 바람이 몹시 불었지만, 파이어볼트는 바람이 불어오는 것에 맞춰서 방향이 바뀌며 균형을 잡았다. 그는 빗자루에 올라탄 채로 공중을 누비며 스니치를 찾았지만, 퍼붓는 비 사이에서 스니치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채 5분도 되지 않아 속옷까지 푹 젖고 온몸이 딱딱하게 얼어붙는 느낌을 받은 해리는 이리저리를 날아다니며 스니치를 찾았다. 쏟아져 내리는 비 때문에 스니치는 찾을 수도 없었고, 바람 소리 때문에 해설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관중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망토와 낡은 우산으로 몸을 가리고 있었다. 해리는 블러저의 공격을 몇 번이나 받았지만, 파이어볼트의 강력한 가속력에 도움을 받아서 블러저를 잘 피해낼 수 있었다. 다행히 방수 마법 덕분에 안경만큼은 빗물이 쏟아져 내리면 바로 흘러내려 시야는 확보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눈만 잘 보이고, 비 때문에 다른 것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가 없이 파이어볼트를 타고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닐 때, 어두운 하늘 아래 번개가 번쩍였다. 마침 후플푸프의 선수 한명과 부딪힐 뻔했지만 곧바로 빗자루를 돌려서 피해낸 참이었다. 그리고 곧 후치 부인의 호각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자신에게 지상으로 내려가라고 신호하는 우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이 모두 철벅거리며 울렁거리는 경기장으로 내려갔다.


“내가 타임아웃을 요청했어!”


우드가 그의 팀에게 소리쳤다.


“자, 이 밑으로 와-”


그들은 경기장 가장자리의 커다란 우산 밑으로 모여들었다. 해리는 안경에 몇 방울 남은 물기를 탁 털어내며 말했다.


“점수는?”

“60 대 30이야. 우리가 30점 리드하고 있어.”


우드가 말했다.


“하지만 스니치를 빨리 잡지 않는다면 밤새도록 경기해야 할 거야.”

“나도 노력하고 있어.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찾기가 너무 힘들어.”


해리가 투덜거렸다.


바로 그 순간에 헤르미온느가 뒤에서 나타났다. 그녀는 망토를 머리 위에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밝게 웃고 있었다.


“해리, 안경에 방수 마법은 걸었니?”

“어- 걸었어.”


헤르미온느가 해리의 대답을 듣고 안경을 가져가더니 지팡이를 들고 무언가 중얼거리며 안경을 톡톡 쳤다.


“자!”


그녀가 안경을 다시 해리에게 건네며 말했다.


“명암을 좀 넣어봤어. 가시성이 좋아질 거야!”


헤르미온느의 얘기에 팀 선수들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를 못하고 서로를 쳐다보았다.


“어- 이렇게 어두울 때 반짝이는걸 보기 좀 더 쉬워진다는 얘기야.”


해리가 설명했다. 해리는 헤르미온느에게 어두운 푸른색으로 반투명하게 코팅된 안경을 받아 들어 썼다. 빛에 관한 이야기는 연구실 수업 때 잠시 설명 했지만 그 사이에 몇 가지 책을 찾아본 모양이었다.


“좋아!”


헤르미온느가 군중 속으로 사라지자 우드가 쉰 목소리로 외쳤다.


“이제 조금 낫겠지, 해리? 이번엔 잘해 보자!”


헤르미온느의 주문은 약간 효과가 있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속으로 푸른색과 다른 색, 빨간 퀘이플이나 진홍색과 노란색의 선수들의 유니폼 같은 것들은 좀 더 확인하기 쉬워졌다. 다만, 색감을 죽였기 때문에 블러저는 더 보기가 힘들어졌다.


해리가 각오를 다지고 파이어볼트를 몰아 거칠게 휘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날아다니며 스니치를 찾아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몸이 점점 굳고 손가락이 딱딱해지는 게 느껴졌기 때문에 스니치를 빨리 잡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해리는 경기장 한가운데로 다시 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번개가 또 한 번 번쩍 하며 관중석을 비췄다. 해리는 시리우스와 루핀이 자신을 똑똑히 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해리는 빗자루를 꽉 쥐고 경기장을 내려다보았다. 한 바퀴를 돌아보니 케드릭 디고리가 경기장 위로 돌진하는 게 보였다.


“해리!”


그리핀도르 골대에서 우드의 애타는 듯한 고함소리가 들렸다.


“디고리를 봐, 해리!”


해리는 곧바로 파이어볼트를 케드릭 디고리가 가려는 방향으로 몰았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그곳에 작은 황금빛 점이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빨리!”


해리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파이어볼트는 전속력으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무언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경기장에 등골이 오싹한 정적이 흐르고 바람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안 그래도 추운 날씨에 더욱 뼈까지 시린 것 같은 냉기가 흘러들었다.


해리는 더욱 빨리 빗자루를 몰았다. 케드릭 디고리는 훨씬 가까웠지만,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졌다. 거의 코앞까지 좁혀진 거리에 다다르자 해리는 귓가에 노이즈가 낀 것처럼 지직 거리는 소리와 누군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상한 감정이 필터에 걸러진 것처럼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해리는 곧바로 그것이 디멘터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의 코앞에 스니치가 있었다.


케드릭 디고리가 전속력으로 도망치는 스니치를 향해 팔을 뻗었다. 둘은 거의 같은 거리를 두고 스니치를 쫒고 있었다. 해리는 그 순간 이겼다고 판단했다. 이제 일 미터 정도의 거리가 남아있었던 것이다. 해리의 파이어볼트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순식간에 케드릭 디고리를 제치고 주인의 팔을 스니치로 인도했다. 해리가 스니치를 잡아들고 뒤를 돌아보자 케드릭 디고리가 안타까움에 입술을 깨물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해리는 환호성이 쏟아져 나올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해리가 파이어볼트를 밑으로 몰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덤블도어 교수가 교수석에서 경기장 바닥으로 내려와 고함을 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해리는 그가 그렇게 크게 입을 벌리고 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덤블도어 교수의 반대편에는 디멘터들 여섯이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었다.


결국 덤블도어 교수가 지팡이를 들고 휘두르자 은빛의 커다란 새가 나타나 디멘터들에게 달려들었다. 디멘터들은 허둥지둥 그 자리를 떠나려 했으며, 은빛의 커다란 새는 마치 타오르는 것 같은 날개를 휘둘러 디멘터들을 경기장 바깥으로 쫓아냈다. 한 디멘터는 운이 나쁘게도 커다란 새의 발톱에 걸려 경기장 바깥으로 날려 보내져야만 했다.


모든 디멘터가 빠져나가고 나서야 후치부인의 호각 소리가 울렸다. 경기는 끝났다. 해리가 점수판을 보니 그리핀도르 기숙사가 110 대 50으로 후플푸프를 이겼다는 표시가 보였다. 해리가 내려오자 그제야 관객석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우드는 해리에게 달려들어 해리를 꽉 껴안았다.


“잘했어, 해리!”


우드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잘했어! 우리가 이겼어!”


모든 선수들이 해리에게로 달려들었다.


“아냐 어차피 80대 50으로 이기고 있었잖아.”


해리가 자신들에게 잘했다고 칭찬하는 선수들에게 말했다.


“추격꾼들이 잘했지.”


해리의 말에 안젤리나가 해리의 등을 짝 소리가 나게 쳤다.


“겸손해 하긴!”


그렇지만 그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걸로 봐서 기분이 좋아보였다. 앨리샤와 케이티도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탈의실로 향했다. 해리가 고개를 돌려 케드릭 디고리를 보니 그는 아직도 입술을 꽉 깨문 채 분해 하는 것이 보였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굉장히 화내셨어.”


그리핀도르 기숙사 탑에서 열린 승리 축하파티 중에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프레드와 조지가 주방에서 상당히 많은 음식을 훔쳐왔기 때문에 그들은 먹고 마시고 있었는데, 최소한 그리핀도르 학생들만큼은 이제 해리에게 스스럼없이 대하는 것 같았다.


“그분이 그렇게 화내시는 건 처음 봤어. 네가 스니치를 잡았을 때 그분이 경기장으로 달려와 디멘터에게 요술지팡이를 휘두르자 커다란 은빛 물질이 튀어나갔고 그들은 곧바로 경기장을 떠났어. 그분은 그들이 정원으로 들어온 걸 알고 펄펄 뛰셨어.”

“그래도 네가 스니치를 잡은 건 정말 다행이었어. 안 그랬으면 디멘터들 때문에 경기가 정지되었을 거야.”


론이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경기를 멈추라는 말을 하려다가 네가 스니치를 잡은걸 보고 그만 두셨거든.”

“어쨌든 멋졌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내가 안경에 걸어준 마법이 도움이 되었니?”

“어- 약간. 그래도 스니치를 찾는 데는 좋았어.”

“다행이다!”

“또 다행인 점이 하나 더 있지.”


론이 말했다.


“이제 아이들이 널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아.”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시무스와 딘이 호박파이를 해리에게로 던졌다.


해리는 시합이 끝나고 나서 오랜만에 굉장히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를 겁내지 않았으며, 모든 일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다만, 시리우스가 무엇인지 모르는 일 때문에 하루 휴강을 했으므로,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3학년생들은 하루 루핀 교수에게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을 들었다.


“저- 루핀 교수님?”

“오, 해리.”


수업이 끝나고 해리가 루핀 교수에게 물었다.


“시리우스가 무슨 일 때문에 나간건지 알고 계시나요?”

“물론이지. 그러나 나는 말해줄 수 없구나.”


루핀 교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해리, 잠깐 이야기 괜찮겠니?”


이번엔 그가 해리를 불렀다.


루핀 교수가 팔에 책들을 낀 채로 그의 사무실로 해리를 안내했다. 해리가 그의 사무실로 들어가자, 그가 지팡이를 휘둘러 차와 과자 몇 개를 내주었다.


“해리, 디멘터를 만날 때 네가 충격을 받지 않나 걱정이구나.”

“어-”


해리가 고민했다. 그러나 곧 적당히 둘러대는 것으로 결정했다.


“사실 정신적으로 힘들기는 해요. 디멘터들이 제 근처에 있으면 저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그분들이 돌아가셨던 그 날에 있었던 일 말이에요.”


그의 말에 루핀 교수는 꽤나 충격을 받은 얼굴이 되었다.


“시리우스가 일 때문에 나가 있던 게 다행이구나.”


루핀 교수가 말했다.


“해리, 그것들은 네가 가장 무섭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끄집어낸단다. 네게는 그 기억이 그것이라는 거겠지.”

“궁금한 게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저는 선천적인 오클러먼시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보가트와 디멘터는 제게 정신적으로 공격을 가할 수 있죠. 그런데 어째서 보가트가 보여주는 공포와 디멘터가 보여주는 공포가 다른 거죠?”

“그건 조금 어려운 이야기란다.”


루핀 교수가 작게 한숨을 한번 쉬고 말했다.


“나는 신비한 생물을 다루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아는 정도로만 이야기 해줄 수 있겠구나.”

“네.”

“물론 네가 말한 대로 보가트는 오클러먼서라도 막을 수 없단다.”


그가 단언했다.


“그것은 영혼을 통해서 네게 접촉하기 때문이란다. 즉, 보가트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기보다는 유령들에 더 가까운 존재라는 뜻이란다. 악령에 가깝겠지. 음- 그래, 어쩌면 피브스와 가장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구나.”


루핀 교수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디멘터는 다르단다. 네가 디멘터가 가까이 있고, 그날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네가 기절하거나 몹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구나. 그건 네가 선천적인 오클러먼서이기 때문이란다.”

“디멘터는 생각을 공격하는 건가요?”

“그래. 그렇기 때문에 디멘터를 상대할 때 오클러먼서들은 자신의 무섭고,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디멘터들에 대해서 정신을 차단해서 대응할 수 있지. 그런 기억들은 물론 떠오를 테지만, 차단된 감정은 오클러먼서들에게 그때의 감정이 자신의 정신에 침투해서 허약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단다.”


루핀 교수의 설명이 끝나고 잠시 침묵이 돌았다.


“그렇군요. 제가 오클러먼서였기 때문에 엄청나게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어도 그것이 제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거군요.”

“바로 그렇단다. 물론, 그런 기억이 떠오르면 불쾌하거나 기분이 나빠지는 게 당연하지.”

“맞아요. 그래서 덤블도어 교수님은 제게 패트로누스 마법을 가르쳐 주신 것 같아요.”

“그럴 테지.”


루핀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교수님, 그- 디멘터들은 학교를 떠나지 않나요? 피터 페티그루는 도망쳤잖아요.”


그 말에 루핀 교수의 눈이 움찔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곧 대답을 해 주었다.


“그것 때문에 퀴디치 시합 때 디멘터들이 들어온 것 같더구나. 물론, 인간에게서 섭취해야 하는 감정 따위의 먹이 공급이 고갈된 것도 있었겠지. 덤블도어 교수는 그들을 절대 학교 안으로 들여놓지 않으려고 하니 말이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떠나라고 하셨겠죠?”

“물론이란다. 그러나 그들은 최소한 반년은 더 지켜볼 것을 요구했단다. 그래서 마법부 장관인 코넬리우스 퍼지와 덤블도어 교수님이 계속해서 의견을 조율 중에 있지.”


루핀 교수의 말이 끝나고 해리는 이제 자리에서 일어서야 할 때라는 걸 알았다.


“아, 해리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는 해리에게 루핀 교수가 말했다.


“너도 참 잘 날더구나. 네 아버지만큼 말이다. 난 이게 네게 가장 큰 칭찬이 될 거라고 생각 하는구나.”


그 말에 해리가 한번 씩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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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혼혈왕자 - 제18장 응접실에서 +1 24.02.25 40 2 17쪽
144 혼혈왕자 - 제17장 해리 포터의 계획 +3 24.02.19 48 3 23쪽
143 혼혈왕자 - 제16장 특수 오러 부대 +3 24.02.16 44 1 15쪽
142 혼혈왕자 - 제15장 개전 +1 24.02.16 38 1 14쪽
141 혼혈왕자 - 제14장 코넬리우스 퍼지의 최악의 일주일 +3 24.02.11 45 2 15쪽
140 혼혈왕자 - 제13장 에크리즈디드의 부탁 +4 24.02.04 44 2 19쪽
139 혼혈왕자 - 제12장 아즈카반 +3 24.01.28 57 3 23쪽
138 혼혈왕자 - 제11장 세 가지 예언 +2 24.01.22 57 2 19쪽
137 혼혈왕자 - 제10장 상처입은 켄타우로스 +2 24.01.18 55 2 21쪽
136 혼혈왕자 - 제9장 소망의 거울 +2 24.01.06 61 3 21쪽
135 혼혈왕자 - 제8장 마법부 습격 +3 23.12.25 72 4 21쪽
134 혼혈왕자 - 제7장 리타 스키터와 해리 포터 +4 23.12.17 68 3 15쪽
133 혼혈왕자 - 제6장 플럼리 벤터 +2 23.12.08 65 2 18쪽
132 혼혈왕자 - 제5장 새 학기 +1 23.11.30 66 1 23쪽
131 혼혈왕자 - 제4장 노스 엄버사우스로드 교전 +1 23.11.25 65 3 15쪽
130 혼혈왕자 - 제3장 새 지팡이 +2 23.11.20 66 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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