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가가 잘 마무리를 지으면 결말이 충격적이든 비극적이든 행복하든 다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소설은 스토리만 끝나면 그동안 다른 인물들은 어떻게 되었다, 미래에 주인공은 어떻게 되었다, 이렇게 에필로그 하나 달아놓고 허겁지겁 마무리짓는데 중간에 흐름을 노치지 않고 페이스를 잘 조절하면서 모든 사건들을 잘 마무리짓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Christopher Paolini의 Inheritance Cycle에서는 주인공 Eragon이 악당 Galbatorix를 멋지게 물리쳤지만 중간에 뿌린 떡밥들중 일부가 그냥 잊혀지고 3권까지 무리없이 진행되던 엘프 아리아와 주인공의 로맨스가 "난 너보다 훌륭한 여왕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해." "알았어."이러고 끝나는 바람에 욕을 많이 먹었죠.
예시가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기억에 오래 남는 다는건 충격과 공포보다는 읽은 후에 여운이 남으면서 곱씹을 수 있는.. 그러나 미련은 남지 않는 갓이 좋은 것 같고요.
읽는 내내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건 오기보다는 오로지 책 내용 그 자체의 재미로 '밥도 거르고 다 봐주겠어!' 보다는 읽고나니 '재밌게 읽느라 밥먹는 걸 까먹었네?' 혹은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이 좋겠지요.
덮고 나면 그만인 소설은 솔직히 별로 좋은 소설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다 읽고 책을 덮고 나서도 다시 읽고싶고 또 읽고 싶은 소설이 좋은 소설이겠지요.
2부 예고하는 소설이 왜 좋은 소설이라고 하시는지 도통.. 독자를 붙잡는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하시는 거면 어떤 방향에서 보면 옳은 말일수도 있지만 질질 끌기식의 방법으로는 전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부 한다고 해서 좋은 소설이 많은 것도 아니고(오히려 작가가 전의 이야기 리듬을쫒아가지 못해 졸작이 된 경우가 많죠..) 짧은 소설이라고 해서 좋은 소설이 될 수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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