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킬링타임용 작품은 킬링타임용 작품 나름의 묘미가 있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비하하는 건 좀 아니네요.
사람들은 통상 시간을 죽인다는 말을 쓸 때 아무 거나 보면서 시간 죽이지 않습니다.
친구들끼리 말할 때 이런 말 많이 하지 않습니까?
"야, 시간 좀 죽이게 어디 재미난 거 없어? 심심해 죽겄네."
즉, 킬링타임은 '재미가 없으면' 킬링 타임도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읽다가 재미 없으면 독자들은 그대로 던져버리고 읽지 않습니다. 이 경우가 되면 킬링타임도 하지 못하는 작품이라고 봐야겠죠.
하여간 전 그렇네요. 킬링타임이라는 말에 그렇게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부정적으로 들리지도 않고요.
전 킬링타임이라는 게 시간 때우기가 아니고 '너무 재미있어서 몰두한 나머지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뭐 이런 뜻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전 공부나 일 같이 의무가 아닌 이상 모든 것은 재미가 없으면 하지 않습니다. 애초 당시 뭘하면서 시간을 때우지? 라는 생각을 안 해서 잘 모르겠지만, 어떤일이든 간에 시간때우기라는 마음을 가지고 한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이 잘못 살고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 때우기. 시간을 아무런 의미없이, 시간을 버린다는 뜻같이 보이는 건 저 뿐인가요? 시간을 아무런 의미없이 막 쓰는건 잘못된거 아닐까요? 조금 말이 길어졌지만 개인적으로 킬링타임용 소설이 문제가 아니라 그 소설을 킬링타임용으로 읽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ㅎ
요즘같이 시간이 금 인 시대에 다른사람의 시간을 할애하게 만드는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는거 아닐까 하네요.
700원짜리 삼각김밥에 백반정식의 맛과 영양을 기대하지는 않죠. 그렇다고 700원짜리 삼각김밥이 쓸모가 없냐 하면 절대로 아니죠. 다 나름대로 제 역할이 있고 때에 따라선 백반정식보다 훨씬 효용이 있게 사용되기도 하니까요.
전 장르소설에 고전문학의 감동이나 교훈적인 메세지를 기대하진 않습니다. 액션물에선 호쾌한 액션만 공포에선 소름끼치는 무서움만 스릴러에선 심장쫄깃한 긴장감만 있으면 제 가치가 있다고 보거든요.
어떤건 코믹스러운 내용이 주가 되고 어떤건 때려부수고 난리치는 호쾌함이 주가되고 어떤건 잔잔한 일상이 주가 되기도 하죠. 속 답답하고 울적할때 그런 코믹스런 소설을 보며 그저 아무 생각없이 낄낄댈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게 있을까요? 그럴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보면 힐링이 될까요....또한 상사에게 질책당해서 속에 열불이 날땐 호쾌한 액션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최고의 소설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그냥 아무생각없이 시간을 소모하지는 않습니다.(잉여스러운 분들도 있긴하지만..) 다 그 시간을 소모해서 어떤식으로든 뭔가를 얻으려 할때 기꺼이 소비를 하는거죠.
다른 사람의 돈을 내것으로 만드는게 쉽지 않듯이 다른사람의 시간을 소모하게 하는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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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킬링타임에 대해서 최대한 긍정적인면만을 보며 쓴 글이 되겠습니다.ㅎ; 아무리 그래도 시간 때우는 용이라는 건 좋게만은 보기 힘든거죠...ㅎ...
아래글의 엔티님이나 테일즈로드님이나 킬링타임이란 말의 뜻을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에이씨X 이 글 괜히 읽었네, 시간 버렸다." 이런게 바로 킬링타임이라고 "정의"하고 킬링타임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자 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겁니다. 그런데, 킬링타임이란 말이 난 이런 느낌이다 라고 (정의하지 않고) 말하고 나서 킬링타임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자 이러니 킬링타임 이란 말에 다른 느낌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많은 반론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즉, 결론에 다다르기 위해 제시한 "근거부터" 부정당해 버렸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의견교환을 목적으로 한다면 적절합니다만 설득을 목적으로 했다면 부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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