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한국 사람이 한국에서 모으는 자료로 미국의 역사 교과서를 써내려 간다? 글쎄요..
게다가 그걸 기반으로 재미를 넣어서 만드는 것이 교과서라면 굳이 전공자들이 애써서 써내려 갈 필요도 없겠죠.
대체역사소설이나 역사판타지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설의 범주에서 허용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료를 모으고 검증을하고, 가장 기초적인 단계들을 거쳐서 나오는 것이 소위 말하는 주류사학입니다. 재미가 없어 보이고, 왕왕 잘못된 것들도 존재하지만 소설이 굳이 역사의 경계를 침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스스로 쓰시는 글에 대해 애착이 크실 것이라는 거야 이해합니다만 새로운 역사서니 하는 것은 약간 멀리 나가신 것 같습니다.
판타지라는 측면은 잠시 내려놓고 실제 역사 배경이라는 측면에서 말씀드리면, 개인적으로는 역사 배경을 표방하면서도 실제 역사적 사실과 상충되는 것을 '정통' 역사소설이랍시고 써놓은 것은 (기성작품이라 하더라도) 서슴없이 불쏘시개 취급하는 저이므로 작가님의 방향성에는 매우 지지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라는 것이 분명 소설처럼 하나의 스토리로 깔끔하게 떨어지지만은 않으며, 이것저것 지저분한 (사회 다방면의, 여러가지 레벨의) 사건들이 얽혀 진행된다는 것은 역사학 연구의 기본이죠. 그렇다면 그걸 그대로 소설로 쓴다면 상당한 수준의 연출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사건이 난잡하다고 해서 난잡하게 표현해버리면........엄.........그게 꼭 절대적인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작가 나름의 원인 경중을 가려 표현상의 비중을 두고 써내려가는 수밖에 없죠.(꼭 소설만이 아니라, 해석이 들어간 논문에서도 마찬가지의 일입니다만...)
그리고 독자 반응이 걱정되신다면 글쎄요.....어차피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복잡한 거 싫어하는 독자라면 아무리 복잡한 사건을 쉽게 풀어서 단순화해 설명한다고 해도 따라올 리 만무합니다. 애초에 작가님이 어떤 특정 시대의 실제 역사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그걸 쓰고 싶으신 것 아닌가요? 그냥 그 흥미요소에 대한 감각을 믿고 최대한 잘 표현하는 데에만 더 고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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