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오타가 많아지는 이유는 신경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책이 나가고 나면, 일 주일 후면 스캔본으로 인터넷 올려가죠?
아 요즘은 좀 바뀌었더군요.
토렌토에서 조차 신간은 한 달 후에 불법 스캔본 떠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삭 다 죽어서 질적 하락이 생기니, 불법 스캔본 효과가 반감되어서 그렇죠.
x여점이 삭 다 죽어버리니, 스캔본 뜨려고 빌리기 위해서는 몇 블록 버스 타고 가야 하니까요.
x판사나, 작가 입장에서 오타 신경슬 필요가 있을까요?
신경 쓸 필요가 없겠죠.
포기한 겁니다.
슬픈 일이죠.
하여간에 토렌토에 가면 신간은 한 달 후에 올리는 것으로 규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어기면 아이디 정지더군요.
흥미롭지 않습니까?
불법 스캔본을 뜨기 위해서 쟝르 시장을 보호하려는 노력이요?
슬픈 일이죠.
확실히 국어교육이 글쓰기 위주의 교육보다는 읽기 위주의 교육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크다고 봅니다. 글을 쓰는 교육이 중요치 않게 다뤄지니, 중,고등학생 중에 신경을 쓰는 자가 적지 않을까요?...
여튼, 모르면 배워서 고치면 되고, 다음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음으로써 발전하면 되겠죠.
그런데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무엇이' 틀렸는 지를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여러번 퇴고하면 되겠지?'
하지만 -_- 퇴고시에는 글자 하나하나를 읽기보다는 흐름으로 읽기도 하고, '복선과 암시'가 적절한지 따위를 보니... 쉽지 않아요.
게다가 자연스럽게 나의 손꾸락은 잘못된 지식으로 인하여 틀린 단어를 치고......
내 눈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읽어 넘기니....
한글 자체가 매력이 없다: 주장
근거: 인구 감소로 인한 시장 규모의 축소
뭐 '돈벌이 대상'이라는 관점에서라면 확실히 매력이 없겠군요. 하지만 엄격하게 말하자면 그것은 '한국어'지 '한글'이 아닙니다. 전자는 언어이고 후자는 문자이므로 같은 대상도 아니고요. 한글 자체는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정교한 문자 체계이며, 문자를 갖지 않은 민족들에게 보급되고 있기도 하므로 오히려 "한글"은 사장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한국어라면 또 모를까.
노벨상 하나도 없는? 노벨상 하나가 언어의 가치를 전적으로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당최 왜 언급했는지도 알 수 없는 이야기네요. 어렵고, 복잡하고, 위계질서가 많다는 것은 달리 말해 여러 개념들 사이의 차이를 세밀하게 짚어내며,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댁이 한글(이라기보다는 한국어)을 "개인적으로 애호하지 않는" 거야 댁의 전적인 자유지만, 그렇다고 한국어가 저열하다는 뉘앙스의 글을 쓰는 건 적절하지가 않죠. 본인 수준이 떨어지는 걸 왜 언어 탓을 할까.
주장 : 한글은 매력이 없다.
근거 : 1. 죽은 문화다 -> 인구가 줄어 시장규모가 축소된다.
2. 노벨상이 없는 문학도 망한다.
3. 한글은 어렵고, 복잡하고, 위계질서만 많은 문자다.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1. 왜 5천만이죠? 북한은? 해외동포는? 그 외에 한류로 인한 한국어를 배운 사람들은?
2. 노벨상이 없는 문학은 다 망한다? 노벨상이 그 문화의 척도입니까?
평화상을 수상은 우리나라가 참 평화롭습니다.
3. 한글이 어렵다? 영어는 참 쉽습니까? 같은 영어권 사람들이라도 읽지 못하는 문맹이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셔야합니다. 'a'라는 철자를 읽는 법이 3가지라는 건 알고 계시듯, 다른 언어도 쉽지 않습니다.
더 힘든 언어라하면, 역시 한문권이죠. 뜻 글자들의 숙명이 그렇듯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중국어는 사라져야한다??????
위계질서가 무엇을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겟습니다만.... 경어법을 말하는 건가요?
경어법은 심지어 영어에도 있습니다. 중국어는 물론이고, 세계 어느나라도 있는 거죠.
모두가 알고 있듯이 유네스코에서는 '세종대왕문해상'을 매년 시상하고 있습니다.
언어만 있고, 문자가 없는 곳에 한글을 주는 것이죠.
알파뱃으로서 한글이 영자에 비해 뒤떨어질 이유가 없고, 오히려 나은 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효율성으로서는 '세계 단일 언어'가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스페란토'語가 만들어진 이유도 그러한 연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각 문화를 아우르는 언어라는 것이 있을리 없으니...
그렇게 쉽게 '죽은 문화'라고 생각하는 건 과하다 생각됩니다.
이는 결국 일상적인 문자 사용의 반영입니다. 오늘날의 문자 사용은 모바일을 포함하는 온갖 "즉시적"인 매체를 통해서 "동시적"으로 발생하며, 이 때의 문자 메세지는 사실상 입으로 말하는 언어와 거의 차이가 없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생각나는 즉시 말하며, 이 때에는 우리의 발언을 점검하거나 여과할 겨를이 없죠. 이러한 문자 사용이 "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이 되어감에 따라 문자를 다루고 통제하는 능력 전반이, 광범위하게 추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전자적 통신 수단이 없거나 미비하던 시절의 장거리 통신은 편지 등의 물리적 매체에 의존했으므로, 사람들은 지면의 제약,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았으며 의사소통은 비즉시적, 비동시적이었죠. 이 때에 사람들은 시간을 들여 자신의 생각을 검토하고, 전체가 보다 잘 조직화되고 구조화된 상태로 지면에 옮겨질 수 있었으며, 그것을 상대에게 전달하기 전에 스스로 읽고 검토할 시간도 아주 풍부했죠.
여러 고수님들의 의견 잘 보았습니다.
저는 좀 더 범위를 넓혀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는 하루 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씨족과 민족의 태동기, 즉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세상이 분화되면 그에 맞는 문화와 언어가 대응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건 일차로 문화를 생산하는 사람들의 분발이 촉구되는 것이고, 이차로 외국의 문화를 수입하는 사람들의 각성이 촉구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잠시 삼천포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나봅니다. 그러나 넓은 범주에서 원인을 찾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되지 않은 작품의 오자와 탈자는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상재되어 책으로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이 나온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우려해야 할 부분은 문화 생산자들이 무분별하게 차용하는 외국어업니다.
번역가들은 좋은 우리말이 있음에도 위의 어느 분 말씀처럼 저열하게 생각하고 당연히 번역하여야 할 부분을 번역하지 않고 우리의 문화시장에 유통시킵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법칙이나 신물질을 발견하고도 외국의 문자를 빌어 명명합니다.
가령, 얼마전 복제양의 이름을 스누피로 정한다든지 자기의 애완견 이름을 메리나 둘리나 하는 것으로 정한다든지 하는 것들입니다.
이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문화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만년에 이르는 문화의 축적기를 가진 민족이지요. 당연히 섬세하고 다양한 언어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다양하게 유용하게 발전시켜야 할 사명이 문피아 가족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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