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당연히 잘못된 오자는 바로 잡아야됩니다. 그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제 경우입니다. 전에 원고정리를 돕느라 타인의 글을 보고 타이핑 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분의 글을 보고 파이핑을 할 때와 제 글을 쓰며 타이핑 할 때의 오자 타이핑이 현저하게 다르다고 느낍니다. 다른 글을 단순히 읽는 것과 글을 생각하며 쓰는 경우가 다르다는 말입니다.
퇴고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오자를 잘 보는 분도 있겠지만 제 경우는 제 글을 다시 읽으면서 오자를 찾으려고 할 때 잘 찾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어느 경우는 마음이 글자가 아닌 글 전체로 가는 경우가 있어 글자 하나하나보다 글의 내용이나 흐름에 먼저 집중됩니다. 그럴 경우 오자가 바로 눈 앞에 있어도 그 오자를 보지 못할 경우가 많더군요.
자신의 글을 쓰는 경우보다 다른 자의 글을 보고 오자를 찾기가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오자가 나오면 읽는 분은 작은 불편을 느끼고 읽기를 포기할 수 있지만 글쓰는 자는 오자때문에 글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포기한 분은 그 오자를 잊을 수 있지만 글쓰는 이는 오자를 수정해도 또 다른 오자가 있을까 염려되어 얼마 동안은 글을 쓸 때 마음이 분산됩니다.
곁에 사전을 두고 씁니다. 저에게 있어 사전은 정말로 모르는 글자를 찾을 때 사용하는 용도이지 모든 글자를 하나하나를 확인하며 쓰는데 사용하는 용도가 아닙니다. 오자는 대부분 생각없이 빠르게 쓸 때 나오기 쉽습니다. 물론 모든 글자를 하니씩 직접 사전과 확인하며 쓴다면 그 가치는 더 높을 겁니다. 그러나 그건 지금 글을 쓰는 저의 입장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일로 생각합니다.
여기의 글이 상품으로 완성된 출판본이 아닌 이상 그런 오자에 관해서는 많은 분들이 너그러이 이해하셨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글쓰는 이를 도우면 더 좋은 글이 나올 수 있지만 글쓰는 이의 상상을 방해하면 그 다음에 이어지는 더 좋은 글이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을 연재하는 경우라면, 글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오자와 탈자라고 해도 글을 쓰신 분에게 그 내용을 물어서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유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연재 글을 읽는 분은 글의 완성도를 심사하는 심사위원이 아니라고 봅니다. 글을 즐기시는 마음으로 작은 여유를 한 번 쯤은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그냥 저의 좁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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