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저는 첫 글은 정말 재미있게 썼거든요. 쓰고 싶은 내용이 마음 속을 가득 채워서 터져버릴 지경이 되었을 때 시작한 글인지라 이야기도 술술 나오고 내가 쓴 글을 몇 번씩 읽으면서 감동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제가 감동을 받은 곳과 읽는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부분이 다르더라구요.
그 간극을 해결하고자 '독자'의 입장에서 계속 고민하다 보니, 글을 쓸 때 마음이 아닌 머리가 작동하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사건이 쫄깃하게 배열될 수 있을지, 어떤 캐릭터가 잘 먹혀들지.. 뭐 이런 걸 고민하는거죠. 덕분에 제 글이 재미있지는 않아졌어요. 딱히 감동적이지도 않구요. 문제는 이런 사고 과정을 거친 글일수록 인기가 많더군요. ^^;
독자의 취향과 제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는 극심한 슬럼프를 겪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 간격을 즐기려고 노력해요. 내가 아닌 다른 이의 마음을 흔드는 글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으려고 하는거죠. 이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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