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문피아에서 공중전에 관한 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약 1년 넘게 WarThunder라는 게임을 하면서 익힌 공중전에 대한 지식을 조금 풀어볼까 합니다.
일단 현대의 공중전이라고 하시면 제 1차세계대전부터라고 생각되어집니다. 그 때도 엄연히 현대라고 생각되어지니까요.
1차세계 대전 때의 비행기는 지금의 오토바이의 엔진보다 못한 피스톤 엔진을 달았고, 동체는 나무와 캔버스로 만들어졌으며, 기관총은 기수에 한 두정 설치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당시의 전투기는 비행기라기보다는 엔진과 기관총이 달린 연과 같았습니다. 실제로 복엽기와 삼엽기의 공중전은 현대의 공중전과는 조금 색다릅니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마냥 반응하고 움직입니다.
그러나 엔진이 발전하고 동체 역시 나무와 캔버스가 아닌 튼튼한 것으로 만들게 되면서 기관총을 날개에 부착하는 단엽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비행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 때가 제 2차세계 대전입니다.
우선 서부 전선의 공중전, 다시 말해서 전투기와 전투기의 싸움은 전쟁초기부터 말기까기 계속이어졌습니다. 이 대립구도는 대표적인 두 비행기로 표현 할수 있습니다. 영국의 스핏파이어와 독일의 BF-109입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스핏파이어는 선회 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대신에 BF-109는 상승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스핏파이어는 적을 선회전으로 끌어당기려고 했고, BF-109는 대표적인 에너지파이팅인 붐앤줌으로 결착을 맺으려고 했습니다. 선회전은 말그대로 빙빙돌면서 적의 꼬리를 잡고 놔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붐앤줌은 자신의 위치에너지와 속도에너지를 이용해서 적의 위쪽에서 빠르게 접근 한 뒤 순식간에 기총을 쏘고 빠져나가는 방법입니다.
어쨌든, 서부 전선에서의 대결 구도는 스핏파이어와 BF-109이 대표적입니다.
대신에 태평양은 제로와 헬캣이었죠. 물론 나중에는 일본과 미국이 서로 성능좋은 비행기들을 꺼내놓습니다만, 저는 이 두 비행기를 꼽고 싶습니다. 일본의 비행기인 제로는 저속선회에서는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었고 헬캣은 2000마력의 엔진과 튼튼한 기체 성능으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실제로는 제로가 헬캣에게 계속 당했습니다만 대전 말기까지 제로는 꽤나 유용하게 쓰인 전투기였습니다.
1945년 독일 제 3제국이 항복을 하고 8월 15일 일본제국이 무조건 항복을 한 뒤, 바야흐로 제트기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제트기는 대전 말기의 독일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제대로 위용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 때부터입니다.
한국전쟁 때에는 대결구도가 아주 명확했습니다. 미국의 최신형 프로펠러 전투기들은 더 이상 소련의 제트기의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들 대신에 소련의 미그15기와 싸운 것은 세이버였습니다. 두 기종 모두 제트기지만 무장은 기총 혹은 기관포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 탑건에 나오는 장면과는 매우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전쟁부터는 공중전의 판도가 뒤바뀝니다. 베트남전에서는 마침내 기관총으로 힘겹게 적을 맞추는 공중전에서 벗어나서 미사일의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미국의 팬텀은 사람을 두 명이나 태우고 미사일을 실고 공중전에 나가지만 의외로 고전을 격습니다. 당시 미사일은 매우 신뢰도가 떨어져서 적을 안 쫓아가서 나방마냥 태양을 향해 달려가는 경우도 꽤나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미사일이 아닌 기총으로 무장한 소련의 미그기들은 쉽게 팬텀들을 노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다음부터 전투기에도 꼭 기총을 답니다. 기총으로 펼쳐지는 공중전은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 증상들은 걸프전 이라크전 등등 많은 국가가 많은 전쟁을 겪으면서 기술을 발전시킨 결과 제트기를 항공모함에 착륙시킬 수 있게 되었고 헬기처럼 수직이착륙하는 비행기도 등장했습니다. 비록 전투기의 역사는 다른 것들에 비해서 매우 짧지만, 빠른 도약을 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왜 주저리주저리 전투기의 역사에 대해서 말씀드렸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어쩌면 주제넘게 가르치려고 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일일이 말씀드린 이유는, 어떤 시대의 것을 쓰던, 심지어 랩터를 뛰어넘는 미래의 비행기들의 공중전을 사용하시던, 1차세계대전부터 사용한 기총을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좋을 것 같아서 입니다.
아무리 미사일이 발달을 하고 엔진이 발달을 하고 항속거리가 늘어나도, 기본적인 공중전에 필요한 기본지식은 현대보다는 과거에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1차 대전의 붉은 남작도 2차 대전의 레드테일도 그 기본을 공부하고 활용하고 개발한 자들입니다. 고로 먼저 그들에 대해서 공부해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중전은 호락호락한 분야가 아닙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기는 하나, 저는 워썬더라는 게임에서 전투기를 조종석에 앉은 시선으로 조이스틱을 잡고 게임을 한지 반년이 되서야 적을 격추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 만큼 비행술에 대한 사전 지식을 쌓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걸린 다는 것입니다.
쓰로틀 조정, 기어 조정, 플랩 조정, 라디에이터 조정 등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단순한 비행조차 힘듭니다. 전투비행은 말도 못하게 힘듭니다. 선회, 횡전, 급상승, 급하강, 임멜만 턴, 스플릿 에스, 의도 실속, 의도 스핀 등등 수 많은 기동이 비행기 기종마다 상황마다 적절히 사용해야 하는 것들이 다릅니다.
그만큼 공중전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만약 묘사를 제대로 하시고자 한다면, '실전 최강 전투기 대전'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히스토리 채널에서 나온 다큐로 더빙이 되어 있습니다. 제 1차세계 대전부터 현대에 이르르는 공중전은 물론이고 폭격기와 심지어는 별의별 신기한 무기들에 대해서 다룹니다. 물론, 주로 다루는 것은 공중전! Dogflight!
거기에 성우의 세세한 묘사와 실제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분명 시간가는 줄 모르게 만들 것입니다.
"헬캣의 2000마력 엔진이 울부짖었다." "머스탱의 50구경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 성우의 묘사
"그 상황을 묘사하자면 철제 헛간 안에 있는데 밖에서 누가 커다란 돌을 던지는 것 같았죠. 기관총탄에 맞을 때 소리가 꼭 그랬습니다. 아주 큰 소리가 났고 실제로 총에 맞는 충격이 느껴졌죠." - 해밀턴 맥 맥워터 중령. 미해군 퇴역용사.
오랜만에 관심 있는 분야의 질문이 올라오자 조금 흥분했네요. 마지막으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적당한 묘사를 원하신다면 제 글을 대충 넘기셔도 상관없을 겁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묘사를 원하신다면 지식을 넓혀간다는 마음으로 조금 공부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게임, 영화, 드라마, 다큐 등 절대 분야를 가리지 말고 체험하고 알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단, 현실성을 중시한 것이면 더욱 좋습니다.
그러면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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