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본문은 토론글에 더욱이 어울리는 글이오나, 우선 질문하셨으니 하찮지만 답이라도 올려봅니다. 전쟁터라고 하고 또 수치화하고 또 소설이라고 해도, 위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은 그 세계가 자신들에게는 현실이 됩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가운데, 한 놈이 '난 빨리 죽일 수 있으니까 후딱 하고 놀래'라고 하면 하루종일 죽어라 싸우는 이들은 그 '한 놈'을 아니꼬운 눈초리로 바라볼 것입니다. 아무리 잘 죽인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은 하루종일 싸우는데, 그 '한 놈'은 일찍이 끝내고 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감정', 이것은 수치화를 할 수 없는 부분에 가깝겠지요.
인간들은 이성과 동시에 감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불만'? 아니 '열등감'? 뭐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다른 이들이 하루종일 무언가를 할 때 다른 한 사람이 빠르게 처리하고 놀려고 하면 같은 돈을 받고 같은 대우를 받는데도 무언가 짜증나게 느껴지기도 하죠.
비난할 수 있을까? 라고 묻는 것이 아닙니다.
그 등장인물을 왜 비난해야 할까?라고 물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비난하는 것이 옳은가 아닌가'를 따지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1인칭이 아닌 이상 이런 걸 따지지도 아니하겠지요
공성이든 수성이든 아니면 현대전처럼 소규모 기동전이든 전장을 이탈한 병사는 그냥 탈영병이죠 도덕적인 문제나 제몫을 다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고요
다만 비슷한 예로 개인이 아닌 분대유닛이나 소규모 부대가 작전 중 적극적인 전투행위를 안했다면 좀 달라질수는 있겠죠
예를 들자면 소대(또는 중대)에 어느 고지를 점령하고 여력이 된다면 이웃부대를 지원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는데 고지 점령만 하고 (명백히 여력이 있음에도)이웃중대를 지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답은 "아무런 법적 도덕적책임이 없다"입니다
윗분도 애기하셨지만 군대는 팀웍입니다 팀웍에서 부족한놈은 팀의 민폐이지만 너무잘난놈도 민폐입니다 잘나서 혼자 진격하면 그자리가 구멍이 되니까요
전술(전략)을 짤때 입안자는 부대(또는 개인)의 평균적인 전력을 감안하여 공격과 방어를 명령합니다 그리고 현장지휘관은 이 명령을 수행함에 있어 명령대로 수행하지만 또한 다른부대와의 연계를 위해 어느정도 보조를 맞춥니다
만약 1,000m를 진격하라고 했는데 다른부대는 500m만 가고 혼자(부대)만 너무쎄서 1,000m를 나갔다면 중간에 전선이 무너지죠 이경우 현장 지휘관은 주변부대와의 연계를 고려하여 1,000m를 갈수도 있고 500m만 갈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옆부대를 지원할수도 안할수도 있겠죠
본문의 경우에도 본인의 역량이 주변인보다 월등히 뛰어난데도 다 발휘하지않고 여유를 부린다면 그건 본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지휘관의 문제라고 봐야겠죠 누가봐도 역량이 뛰어나서 주변병사와 연계가 안된다면 비슷한 역량을 가진 병사끼리 묶어서 좀더 중요한 임무에 투입해야하는게 정석이니까요
문제는 그런식의 개념으로 그러니까 할당량이 있는 병종이 거의 없다는 점이죠. 예를 들어 기본적인 보병이라면 보병방진 즉 전열의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이게 기본이죠. 그러니 자리를 비울수 없습니다. 열심히 상대를 죽이기 위해 용을 쓰다가 한두명 혹은 다섯명정도 죽이고 나는 할만큼ㅂ 했으니 이제 창질하는 흉내만 내겠다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건 가능합니다. 단, 자기 위치를 지키면서요. 하지만 자기 몫인 5명을 다 죽였으니 쉬겠다라고 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거죠. 왜냐면 군대는 그런식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니깐요.
용병이라도 애초에 그런식으로 적을 처리한 만큼 보상을 받고 전투중이라도 일정 할당량만 채우면 자유라는 계약을 하는 방식이 아닌이상 절대 불가능입니다. 다만 이런 계약을 한 용병들은 전력이라고 하기 힘들죠. 단지 적의 수를 줄이기 위한 투자정도일뿐...
제 생각에 키르기스님이 전쟁과 게임을 착각하시는 부분이 있는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혼자 100명을 죽이더라도 주인공이 자기 위치에서 빠짐으로서 전열이 무너진다면 패배할 수도 있습니다. 군대라는게 게임처럼 각자 킬 올리는 경쟁하는 각 개체가 아니고 군인이라는 부속으로 이루어진 군집체죠. 참고로 전쟁에서 적을 좀더 많이 죽이는 것보다 전략목표를 달성하는게 우선입니다.
키보드 치는데 갑자기 중요한 손가락 한개가 사라진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키보드 치는 속도가 급속히 느려질겁니다. 그런데 키보드 빨리 치기로 경쟁을 하고 있다면 손가락 없어진 측은 패배확정이죠. 물론 절대적인 차이가 있다면 그래도 손가락 사라진쪽이 이길겁니다만...
한 집단이 무너질 때는 언제일까요? 그 집단을 유지할 돈이 없을 때? 그 집단을 유지할 힘이 없을 때? 그 집단을 유지할 그들만의 장소가 없을 때? 전혀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집단이 무너질 때는 바로 "우리"라는 개념이 사라질 때 일 겁니다.
우리라는 개념은 "나"라는 개념을 확장시킨 것 아닐까요? 분명 "우리"는 "나"도 아니지만 "남"도 아닙니다. 엄밀히 말해서 "우리"는 "나"라는 것을 규정짓는 어떤 것을 "남"에게 까지 확장시킨 것이 아닐까요? 세월호의 참사를 보세요. 자신의 일도 아닌데 너무나 가슴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이지만 부모들이 자식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일이 아닌데도 가슴아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라는 개념 아닐까요?
"우리"라는 것은 공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전쟁터는 그런 공감능력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장소일 겁니다.
"나"가 "우리" 속에서 모두와 함께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숙명에 맞선다는 것.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죠. 그런 두려움에 함께 맞서줄 동료가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전쟁터에서 그 어떤 무기보다도 강력한 무기가 되어주는 것일 겁니다.
"적"과 "우리"로만 나눠도 나를 찢어죽이려는 자가 수천명이 될 겁니다. "적"과 "너희"와 "나"로 3등분 짓는 순간 직접적으로 나를 죽이려는 자 수천명. 거기에 추가로 미필적고의자가 수천명은 생길겁니다. 내가 아무리 죽을 위기에 쳐해도 결코 도우려하지 않겠죠.
당연합니다. 어느 누구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자들이 곰팡이 처럼 퍼져나가는 순간 그 군대가 손에 쥘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패배뿐일 겁니다.
자기 할당량만 채우고 들어가서 쉬겠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애초에 전쟁에 투입이 되지 않아야 하는거 아닌지요? 나름 남의 일에 참견 안하고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듯 보이는데 전쟁터에서 왜 자기 능력을 소비하나요 그냥 어마어마한 능력으로 그냥 어디 아무도 없는 골짜기에서 짐승이나 잡고 은거하면서 살지요 무엇때문에 전쟁에 투입이 되었는지 선행되어야하고 왜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는지 왜 또 남들보다 한 2-3배정도의 능력만 발산하고 쉬려고하는지 목적에 따라 달라질수도 있고 모든 사람들이 그정도 능력이 있는 사람을 일반병에 놓을까요 못해도 천인장은 해줘야죠 적게잡아도.. 능력상 볼땐 그냥 군자체 통솔해도 부족함이 없을것 같은데요 아니 그냥 일인군대로 한번 휩쓸고 쉬어도 될정도의 능력치인데요 남들보다 많은 사람을 죽이고 할당량?(전재하에)을 채웠으니 가서 쉴란다 라는건 용납할수 없는 문제이네요 일단 쓰신내용에선 어떤 상황에서 정당화 시킬수 있는 상황을 유추할수 없으니까요 허니 비난 받을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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