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어떻게 쓰느냐가 아닐까요? 소설의 장점은 특히 장르소설의 장점은 현실에서는 없을 수 있는 일을 소설의 허구성과 작가의 전지적인 연출로 그려낼 수 있단 점이잖아요. 그냥 가벼운듯 한 소재로 글을 써도 그 안에 충분히 교훈적인 것과 철학적인 것을 담을 수 있다고 봐요.
저는 중2때 봤던 드래곤라자에서 재미 뿐 아니라 엘프,드워프, 드래곤, 인간 또는 마법사와 검사로 설정된 각자의 특징에서 각각 엘프라서 이성을 중시하거나 드래곤 처럼 혼자로서 완벽한 것을 꿈꾸거나, 열정적인 드워프나, 의심하고 각자 사정에 휘둘리면서도 결국은 주변의사람들에 의해 정의되어 지고 불태우는 인간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되었는 걸요. 마법사는 마나의 힘을 빌리면서 자신의 작음과 주변과의 조화를 통한 다소 동양적인 철학을 상징 한다면 검사는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바꿔나간다는 서양적인 철학을 상징 하기도 했고요. 뭐. 결국 글의 마지막에서는 각자 그렇게 살아가고 후치는 그러든 말든 내가 소중한 내 가족과 내 여자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을 택하고 미래의 결론은 멀리 서쪽으로 보내면서 끝을 내었지만요.
소설은 그런것 아닐까요? 소설로 교과서를 쓰려하신 건 아닌지... 소설은 소설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작가분들이 본인의 생각과 메세지를 담은 글을 독자에게 내밀며 읽기를 강요합니다만, 장르소설뿐 아니라 소설은 애초에 읽기 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읽기 편하다는 것은 무조건 글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해당 소설을 읽는 독자층이 몰입하고 또 즐길 수가 있어야 하지요. 10대에게는 10대가 즐길 수 있는 '뭔가 이득이되고 교육이 될 만한 글'이 있고, 20대에게는 20대가 편하게 볼 수 있는 '뭔가 이득이되고 교육이 될 만한 글'이 있겠지요.
일례로 어린왕자를 아무리 초등학생에게 내밀어봐야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버릴 테지요. 눈높이에 맞는 '좋은 글'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30대 40대의 눈으로 멋대로 재단에서 내미니 10대 20대는 고리타분하다 느끼고 지루하다 느끼는 게 아닐까 합니다.
대학때 정말로 그분야의 대가인 교수님들은 정말로 쉽게 재밌게 설명하시더군.요 반면 괜히 맞지도 않는 영어 쓰고 전문용어 써가면서 강의하시는 교수님들은 별로였던거 같습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장르소설 특히 연재글에서는 일반 문학소설처럼 글을 쓰는건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두달에 걸쳐 한권, 일주일 3~5편씩 띄엄띄엄 읽는데 그 사이에 길게 복선넣고 설명 왕창 들어가고 복잡하게쓰면 다 떨어져 나갈 수 밖에 없죠. 한편한편 가급적 쉽게 쓰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오만과 편견] [죄와 벌] 같은 글을 하루에 5~10쪽씩만 읽는다고 생각하면 그건 대단한 고문이 될겁니다......
문체(문장)에서, 구조에서, 스토리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진지하든 가볍든 전혀 중요하게 생각지도 않고 술술 읽을 수 있습니다.
문장은(소설인지 칼럼인지 구분이 안 될만치) 어렵기만하고 구조는 초기에 쓴 간단한 플롯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 전부고 스토리는 (등장인물들을 각색해보면 고전명작 만큼도 안 될 만치)빤한데 문체에서 오는 분위기만 무겁고 구조는 긴장감조절없이 도입부 부터 나락을 전전하는데 그 도입부만 두어권 분량인 글(실제로 난 '진지하게 쓴다'가 수단이 아니라 목표인 듯한 분들의 글중에 저런 트리를타는 일이 많아요.)이라면 저는 3회도 안 보고 접겠습니다.
우와 댓글 많다. 안 달 수가 없네. 성지로 만들어보죠.
쭉 댓글들 보았는데 글에서 말씀하신 이득이 되고 교육적이고 무겁고 복잡한(이 부분은 진중한 글이라는 의미로 알아듣겠습니다) 그런 글이 아마 한국 근현대사, 혹은 현대 사회에 대한 작가의 견해가 들어간 글인가 보네요.
젊은 사람들이 그런 글을 못 따라가는게 아니라 그냥 그런 글을 보러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젊은 사람들 앞에 판소리 명창을 데려다 놓으면 관심이나 있을까요? 예술적 가치가 높은 명창의 노래여도 청중 입맛에 안 맞으면 외면 당할 수 밖에 없고 그렇다고 청중의 수준이 낮다고 말할 순 없는거니까요.
통계적으로는 뭐 글자 그대로 30대가 좋아하는 소재의 글일 수도 있고, 혹은 유의미한 통계가 나올만한 숫자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애초에 특정 연령대의 선호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랜덤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뭐 젊은 독자들이 진중한 글을 읽기엔 뇌가 너무 가벼워서 내 쩔어주는 글을 이해하지 못한다! 같은 비극적 상황보단 위의 해석이 더 합당할 겁니다. 너무 걱정 마시죠.
다 안읽는건 아니에요ㅠㅜ 10대치고 들어오다 순간 당황해서 댓글 남겨요.
심각한 내용도! 삶에대해 진지하게 풀어놓은 내용도! 고뇌도! 재밌으면 읽습니다! 사실, 고뇌그런게 인기가 없는게 개인적으로는 표현력때문이라 생각하거든요. 인생에 대한 것을 푸는데 과연 그것을 눈에 띄일정도로 잘 쓸분이 몇이나 되실까요. 작가분들이 못쓴다는 얘기가 아니라, 여기는 주로 무협쪽인이 잠깐 넘겨두고. 충분히 그방면으로 잘쓰시니깐여:)
사실 인생이 다 비슷하잖아요. 이미 겪는일을 글로 또한번 보게끔 만드는 필력은, 너무 드무니까요.
+)문피아분들은 아니지만 j사이트같은 경우에는 정말 똑같은 내용0회귀나 환생이나 역하렘이나, 집착이나. 볼만한건 진짜 가끔-인 반면 주요 독자들은 문피아와 달리 10대 20대 이죠.
문피아작가님들은 글에 무게가 있는반면, 그사이트같은 경우에는 무게가 없어서 쉽게 -너무 쉽게-읽힌달까. 뭐, 어렸을때 인소로 시작해서 그런걸 보니 무게감 있는것이 잘 안와닿는것도 한목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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