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제가 쓰는 방법 입니다만...
1. 배경 설정
- 중요하다면 꽤 중요하겠지만, 판타지 배경이야 거기서 다 거기라... 우선 대륙 혹은 지형을 대충 때려 잡고, 기후 특성을 때려 잡는다.
2. 세력 설정
- 어떠한 세력이 등장해서 어떻게 갈등을 일으키는지 설정 한다. 우선 큰 세력들 먼저 잡고, 다음 그 속에서 다시 싸우는 작은 세력을 잡는다.
3. 제목 설정
- 그 다음 제목을 정한다. 가장 중요한 거 아닌가 싶은데, 작품을 쓰다가 제목을 정하는 일은 필자에게 없다. 제목은 곧 이야기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4. 인물 설정
- 주인공부터 차근차근 설정을 잡는다. 대략적인 프로필을 만든다.
5. 커다란 줄거리 설정
- 큰 줄거리를 대충 잡는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의 분량이 나올 것인가 예상한다.
6. 작은 줄거리 설정
- 큰 줄거리를 각 챕터별, 파트별 줄거리로 나누는 작업을 한다. 필자는 보통 이걸 가이드라인이라고 부른다. 가이드라인을 잡으면서 위 설정이 조금씩 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7. 집필
- 이제 쓰면 됨... 아...
저는 대충 이렇게 씁니다...
아이고 글이 쓰다가 날아갔네요. 꽤 길게 쓰고 있었는데...
다시 쓰려니 생각이 정리가 안 됩니다. ㅠㅠ
엔딩을 정해놓고 시작한다는 게, 말 그대로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만 정해놓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스토리를 대략적으로 그려놓지 않고 엔딩만 딱 '이렇게 끝나'라고 정해놓으면 나중에 그 엔딩으로 도달하기 위해 무리한 설정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었어요. 그 무리한 설정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중간 중간 또 무리한 설정을 넣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쓰면 재밌을 거 같아서 목적지로 가는 도중 샛길로 살짝 빠졌다가 나중에도 돌아보면 여기가 어딘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게 목적지가 어디인지 정해져 있다고 해도 중간 중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시도하다 보면 이리 틀리고 저리 틀리는 게 대부분이에요.
짧은 글을 쓸 때야, 금방 끝나고 내용의 진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달하기가 더 쉬워요. 그러나 이게 장편으로 넘어가면 조금 의미가 달라지죠. 애초에 몇 권, 혹은 몇 자로 끝내겠다고 정해놓으면 더 쉽겠죠. 그러나 엔딩만 정해놓고 쓰기에는, 그 이미지라는 게 명확하게 잡히지 않을 경우가 많아요. 특히 떠오르는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작가분들의 경우 더욱 그렇고요.
어쨌든 이것도 길게 쓰긴 했는데, 한 번 날려먹으니 멘붕 오네요...
음..저는 1번 하다보면 저 자신부터 재미를 잃어서 못 써요..; 종이에 스토리라인을 다 써버리면 그걸로 상상력이 고갈되어 버린달까. 그래서 2번 방식을 쓰는데, 도입과 엔딩을 확실히 정한 다음 엔딩을 위한 굵직한 이벤트를 적어둡니다. 그리고 나머지 빈 공간은 쓰면서 채워넣어요.
비었다고 하더라도 굵직한 줄기는 이미 있고 세세한 가지만 채워나가면 되는 거라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도 많이 남아 있고 가야할 길도 확실히 보여서 쓰기가 편하더군요. ...다만 그렇게 하다보니 상상속에선 커플이었는데 글에서는 와자작 깨지기도 하고..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캐릭이 툭 튀어나와 자기 주장을 하기도 하고...; 암튼 그렇네요;;;
제 생각에는 1번이나 2번이나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원인에 따른 결과를 정하는 방식으로 글이 이어지고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다면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할 수 있는 게 젤 좋을 것 같지만, 그 정도 쓰시는 분과 유지하시기는 무지 힘들테니...
1번 작법처럼 세세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줄거리는 잡아놓으시는 게 좋을 듯 싶어요. 결과만 바라보고 쓰는 2번 방법만 가지고는 중간의 개요를 무시하고 결론지을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몰라서요. 물론 2번 방법에 여러 가지 엔딩을 가만하시는 부분도 좋을 수도 있습니다. 쓰시는 분들에 따라 1가지만의 엔딩이 아닌 여러 가지 엔딩을 생각하시고 결론 내리시던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흔히 주인공 입장의 엔딩과 조연급 입장의 엔딩 등 대략 3가지 정도 엔딩을 쓰셨습니다. 각기 주인공을 응원하는 입장과 조연급을 응원하는 입장을 공감할 수 있을 정도 엔딩이었기에(참고로 무차별 조연급 학살씬은 없었습니다. 퓨전 전쟁물이었는데 서로 잘했다 잘못했다 그런 입장보다는 나라의 이익에 따라 전쟁도 일어나는 입장이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조연급을 더욱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글이라 해야 할까요? 주인공 입장에서 글을 읽고 조연급 인물 입장에서 글을 읽으면 서로 다른 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재미를 주는 글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엔딩을 이끌어가는 2번 방식도 재미있을 듯 싶네요.
결론은 어느 방식의 글을 작성하시더라도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입장이면 좋은 글이 아닐까 싶네요. 비록 이야기 자체가 산 타고 물 건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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