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그렇게 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제가 그렇게 작품을 연중했을 때 가진 생각을 그대로 말씀드려볼게요.
[얼마 보지 않는구나. 아무래도 안될거 같아. 연중을 올릴까? 완결은 내고 싶은데...조급하게 생각하지말고 언젠가 다시 쓸 생각을 가지자. 공지를 띄워야 하나? 그런데 얼마 봐주지도 않는 글에 굳이 공지를 올리며 약속을 하는건 너무 자의식 과잉같아. 게다가 그 공지를 올리면 그 약속에 묶여버리고 말이지. 어차피 더 재밌는 글은 많으니, 글이 올라오지 않아도 굳이 신경쓰지 않겠지.]
라는 생각을 가졌었죠. ( -_-)
글 쓰는 입장에서 보면 나름 고충이 있는 문제인 듯합니다.
생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부분을 과감히 정리하는 일도 종종 생기니까요. 물론 지금까지 읽어준 독자들에 대한 배려로 공지라도 한 줄 써주면 좋은데, 그럴 여유도 없다거나 하는 일도 생길 수 있거든요. 갑자기 아파서 입원을 할 수도 있고, 컴퓨터나 모바일을 접할 수 없는 해외 등의 생업현장에 뛰어들 수도 있고요. 그리고 금방 복귀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 주 정도 무단 휴재를 했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 몇 주 휴재를 하게 되었고 이후에도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뒤늦게 공지를 써봐야 변명처럼 느껴져서 독자에게 죄스러운 마음을 안고 그냥 조용히 떠나는 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에 글을 쓰다가 2년간 연중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유가 번개 맞아서 컴퓨터 하드가 작살이 났어요. 원래는 그래픽카드였나, CPU였나 하나만 타버린 것이었는데, 당황해서 이것저것 연결하다가 다 타버린거죠. 써두었던 글, 설정이 날아간 것은 물론이고 제 생업과 관련된 것에 가족들 사진이나 자료까지 다 날아가서 멘붕이 오더군요. 공지를 쓰긴 했지만, 과연 믿어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웹툰 보는데, 웹툰 작가가 자기집 컴퓨터가 번개 맞아서 중요한 것들이 날아가서 한 동안 휴재해야 겠어요! 라고 하면 저라도 믿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썼던 공지를 지워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죠.
새 컴퓨터를 사서 그럭저럭 N드라이브에 담긴 과거 자료들 일부를 살렸지만, 글의 설정과 맥이 완전히 끊긴데다 생업과 관련한 문제로 더는 글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가 1년쯤 지나 애써 외면했던 문피아 홈피에 들어가 연중된 글 공지를 보니 한 분이 댓글을 다셨더군요. 아직도 연중이라고 슬픔 이모티콘 달고요. 그걸 보며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지만, 그로부터 또 1년이 흘러서야 겨우 다시 쓰기 시작해서 완결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완결이었지만, 그래도 완결을 했다는 것이 기쁘더군요.
만약 1년 뒤에 찾아간 글에 댓글이 하나도 없거나, 욕만 써있었다면 다시 쓸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평생 문피아에서 다시는 글을 쓸 생각조차 못했겠죠.
아마추어 글쓴이들 중에서 유료연재를 목표로 하고 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글쓰기로 꿈꾸던 세계관을 다른 유저와 나누고 싶은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어설프고 투박하더라도 응원글이 있으면 더 열심히 하려 하겠지요. 그 글을 쓰기 위해 글쓴이는 생업, 다른 취미, 기타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인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힘이 많이 빠질 것 같습니다.
괜히 뜨끔해서 쓴 글이지만, 선작한 글들에 가끔 댓글을 달아주시면 고마울 것 같습니다.
연중된 글에도 다시 돌아오라는 응원댓글을 써준다면 그에 힘을 얻어 돌아오는 분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분들에게는 독자의 한 줄 댓글이 가장 큰 힘이 되니까요.
음, 간단히 말씀드리면 번개가 치는 날 갑자기 컴퓨터가 멈추고 뭔가가 탔습니다.
번개치는 날 컴퓨터가 망가진다는 말을 듣긴 했어도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어 당황한 나머지 혼자 어떻게 해보려고 한 것이지요.
처음에는 타버린 것이 파워인 줄 알고 파워를 갈기로 했습니다. 컴퓨터 만져본 옆자리 직원들에게 물으니 파워를 연결하기 쉽다고 해서 근처 컴퓨터점에 가서 파워를 사서 바꿨는데, 뭔가 잘못 연결을 햇는지 또 타는 냄새가 나더군요. 알고 보니 파워는 원래 고장이 나지 않은 거였는데, 잘 모르면서 무턱대고 잘못 연결했다가 다른 곳이 타버린 것이었습니다.
만약 컴퓨터 가게를 하고 컴퓨터를 잘 알았다면 딱 맞는 조치를 해서 그럴 일이 없었겠죠.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연중이 하고 싶어서 그랬다면 아예 글을 지워버렸겠죠. 뭐, 위에도 썼지만 저 역시 누가 그런 이유로 연중을 했다고 하면 믿지 않았을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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