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1. 존재하는 것도 있고 안 존재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소림사, 무당파, 화산파, 아미파, 종남파 등은 다 존재했던 것 입니다. 세가 중에는 창작된 세가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 존재했던 문파의 실제 모습과 무협에서의 모습은 다릅니다.
사실 이름과 개념만 차용해온 다른 문파라고 봐도 될 정도랄까요.
2. 중국권법으로 알려진 것 중 대다수는 청대나 명대 말에 등장했습니다.
3. 장삼봉이라는 인물은 중국사에서 두 명이 존재합니다. 시대도 다릅니다...
이게 이야기가 매우 길어지는데... 어쨌든 이걸 섞어서 적당히 한국 무협에선 다룹니다.
다만 김용의 의천도룡기의 영향을 받아 그 설정을 비슷하게 차용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4. 태극권이 무당의 무공인 게 아니라, 소림사의 이름이 커지니 죄다 소림사에 가져다 붙여서 팔아먹는 마케팅이 생긴 것처럼, 무당파의 이름을 키우기 위해 죄다 가져다 붙여서 파는 것과 비슷합니다(현실)
다만 무협에서는 위에서 말한 중국의 전설 등을 차용해 그 두 장삼봉의 이미지를 섞어 가공의 장삼봉을 만들었다고 보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김용의 의천도룡기가 역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5. 팔괘장의 경우, 궁보전이라는 환관 고수가 매우 유명합니다.
그래서 엽문도 등장하는 그랜드 마스터 였던가 하는 영화, 거기서 엽문과 얽히는 아가씨가 궁보전의 딸로 나오더군요.
이 영화는 영상미가 상당한 데, 특히나 팔괘장을 비롯한 중국 무술의 특징을 잘 잡아 합을 매우 잘 짰습니다. 거기다 반 픽션을 더해서 청대말에서 근대에 존재했던 유명한 무술가들의 이야기를 섞어서 전개해서 알면 아는 만큼 더 볼만한 작품이었습니다.
6. 중국권법의 종류는 매우 많습니다. 지역마다 다양하고 북적거리죠.
특히 내가삼권이라 불리는 태극권, 형의권. 팔괘장은 매우 유명하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팔극권 같은 경우는 창주의 시골 무술이었는데(창주에만 토착 무술이 40~50개는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몇몇 실전에 능한 고수(특히 이서문이라는 걸출한 고수를)배출한데다, 일본에서 팔극권을 소재로 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권아라는 작품이 나오면서 메이저로 등극하게 됩니다.
7. 무협의 무공 같은 건 현대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공술도 검법도 권법도 다 존재하지만, 무협의 그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과거의 단련법 중 상당수는 현재에는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시간과 장소의 문제로)
또한 비전이나 비기라는 것은 존재하지만, 그게 신비의 무언가가 아닙니다.
오히려 요즘 상식처럼 알려진 많은 것들이 과거에는 특정 문파의 비전들이었습니다.
대충 대답이 되었나 모르겠네요
1. 소림 무당은 알았지만 화산이나 아미 종남이 진짜로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각자 도가나 불가 성격의 절, 도관처럼 이어져 내려온 건가요?
3. 소설에 나오는 장삼봉이라는 인물이 실존 인물 두 명을 짬뽕한 캐릭터인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ㅡ_ㅡ; 많은 걸 배워가네요.
4. 태극권은 무당 것이 아니었군요. 뭔가 실망... ㅡㅜ
5. 영화 제목이 그랜드 마스터 인가요? 찾아봐야겠군요 ㅋㅋ
6&7. 형의권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이네요. 말씀하신 권법들이 소위 쿵후라는 것에 포함되는 건가요?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용기가 안 나네요 ㅡ_ㅡ;;
많은 질문을 던졌는데 이렇게도 자세히 답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덕분에 많이 알아갑니다 ㅎㅎ
전진파라는 곳이 있습니다. 유불선 3도를 통합하는 교리를 제시하며 맹위를 떨쳤던 도교 계열 문파인데 무협에서도 곧잘 나오죠. 왕중양이 개조입니다.
여기서 전진칠자 중 학대통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학대통이 종남산에서(전진파가 종남산에 있었습니다) 연 것이 종남파입니다. (거의 오피셜)
이 전진파에서 전진칠자들이 갈려저서 세운 것에 화산파도 들어가던가 그랬던 거 같은데... 어쨋든 그래서 무협에서 전진파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 그것 때문입니다.
현문 정종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그래서예요.
5. 영어 제목이 그랜드마스터고 한자 제목은 일대종사입니다.
6. 형의권은 매우 유명합니다. 매우매우매우 유명합니다.
그리고 쿵후라는 건 정확히 말하면 한자로 공부(功夫)라고 씁니다. 말 그대로 매일 단련해서 쌓아 올린 힘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무협에서도 흔히 나오죠. 대단한 공부! 엄청난 경신 공부! 내지는 대단한 외공의 공부외다! 뭐 이런 식으로요.
그 공부를 쿵후라고 부릅니다. 근데 그게 듣는 사람들이 권법을 말하는 거라 생각해서 착각한 나머지 중국권법을 쿵후라고 일컫게 된 겁니다.
심의육합권= 형의권은 아닙니다.
축구= 럭비가 아니듯이요. 밀접한 사촌 관계라고 할 순 있지만 말입니다.
네 황비홍이 실제 인물입니다. 불산에서 살았던. 그리고 홍가권이 동남아 쪽 화교를 중심으로 매우 유명하다고 합니다.
엽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정무문이란 영화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이 정무문을 세운 곽전각이었나? 이름이 헷갈리는 데 이 분도 중국 근대무술에서 유명한 분입니다.
물론 정무문의 주인공 진진은 창작 가공인물이지만요 ㅎㅎ
그래서 위에 언급한 작품인 권아에서도 주인공의 라이벌이 사용하는 권법이 초반엔 홍가권입니다.
나중에 심의육합권이 되지만요.
모든 무공이 실제 전장에서 나온 것은 아니지만(개인 결투를 위한 무술, 평시 호신을 위한 무술 등등이 있으니...), 근대 전장 경험을 베이스로 나온 무술이 실제로 몇개 있죠.
대표적으로 구 일본제국군이 거합술을 몇 개 추려 '군도의 조법'을 만들었고, 이것을 본격적으로 수련하고 실전에서 쓴(...) 일본인에 의해 나까무라류 거합술로 이어집니다. 이 나까무라류 거합술이 한국에 수입되어 해동검도의 거합이나 한국 거합 쪽에 꽤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외에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의 총검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군이 쓰던 대도(흔히 항일대도라고 부르죠)술도 교본이 있어서 현대에 배우기도 한다더군요. 시연 영상을 본 적 있는데 꽤 멋지고 실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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