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의 처음부터 끝을 모두 책임지는 건 작가의 몫이니만큼, 인물과 사건, 배경을 떠나 어느 빈틈 하나도 두지 않고 확실하게 상기하고 인식해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만들어내는 건 쉽지만 그걸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할 때 난관에 도달하는 게 아닐까요.
인물을 확연하게 구성하는 방법은 많습니다.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마다 성향이 다르시기에 어느 하나를 집어 말씀드리는 건 어렵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분위기를 살려내는 편입니다.
진지함이나 가벼움, 그 전체적인 분위기의 맛을 내기 위해선 재료가 필요합니다. 대충 개인이 가진 각각의 말투나 과거사, 몸이나 정신의 특징을 만들어 내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자신을 제외한 타인을 완전히 알 수 없다고 하듯 표현보다는 묘사에 가까운 정도일까요.
뭐...사진보다 그림이 아름다울 때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계속 쓰시다 보면 익숙해질 때도 있으십니다. 결국 근성이 제일 중요하죠..
처음에는 구성에 맞추어 글을 쓴다거나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게 사실 거의 불가능합니다.
두 줄 쓰고 막히고, 다시 두 줄 쓰고 막히고... 이걸 수 백번 반복하다가 포기하는 것도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어느 것 보다도 소설을 쓴다는 건 이야기를 밀도있게 전개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A했다, B했다, C생각했고, D결정했다, E했다.
이야기의 전개는 맞지만 밀도가 없습니다. 글을 계속 써나가는 힘을 얻지 못하고 계속 소모만 하고 있으니 중간에 포기하는 게 당연한 것입니다.
사이사이에 디테일이 들어가고, 캐릭터를 통해 작가의 사유가 들어가고,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장치로 작용하고... 재미가 생기고 작가는 그걸 통해 다음 이야기를 전개할 힘을 얻습니다.
글쓰기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구성을 잡아 놓고 채워넣기 보다는, 설정해둔 캐릭터 특성을 구현하려 하기 보다는 이야기의 밀도를 통해 쓰는 맛, 읽는 맛을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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