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TS파인 독자 중 하나인 만큼 좋아하지만, 역시 기본적인 필력이 따라줘야죠. 남자일 적 어떤 생김세에 어떤 성격이든 상관없이 여자가 되면 미소녀가 된다거나, 처음에는 주위의 시선이 싫지만 어느 순간 병약체질의 청순파처럼 짓궂은 농담에 얼굴을 붉히고 미소년이나 미중년에 얼굴을 붉히는 괴상한 전개를 제외하면 좋습니다. 성정체성이 뚜렷한 남자가 미소녀가 된다 하더라도 작가의 이상에 맞춰서 성격이 개변하려면 그에 따른 설정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좋을테죠. 그런게 없다면 차라리 남성혐오 혹은 동성(레즈)의 괄괄하고 짓궂은 농담 정도는 우습게 넘어가는 캐릭터를 만드는게 좋을테지요..... 이런 성향은 몇번 봤는데 다 연중이라 완결은 못본 듯 합니다.
내용에 따르겠죠. 예를 들어 정령왕 엘퀘네스는 재밌게 읽었네요. 물론 주인공이 정말 여자가 되느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작중에서 가슴만 없는 몸으로 만들었을뿐 같은 여자도 가슴을 만지기 전까진 여자로 착각한 여자보다 아름다운 주인공이고 기본적으로 어느 쪽이냐면 모습도 여성체라고 했으니까 TS라고 할 수 있죠.
애초에 주인공이 남자 시절에 어떻게 생겼었냐는 둘째치고 TS로 미녀가 된다는 건 말하자면 환생하니 귀족이라는 것만큼 식상한 것입니다. 남자마저 화장을 한다는 이 시대에 여자가 아름답다는 것은 대단한 지위죠. 사람이 단순히 키가 작거나 못 생겨서 차별당하는 것만큼 부당하면서도 암묵적으로 통행되는 사회적인 지위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단순히 생물학적인 요소로 인한 성격 변화 이상의 심리 변화가 있다? 그건 인생에 실패해서 자살한 주인공이 귀족으로 환생하니 성공가도를 달린다는 것만큼이나 괴랄한 변화입니다. 제대로 근거를 보이거나 묘사를 하지 못한다면 그냥 환생과 함께 당연한 수순이라는듯 주어진 마법과 오러에 대한 재능으로 성공한다는 것만큼 허무맹랑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죠.
그런 소재가 나름 재미있을 것 같아서 구상해 본 적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위에 댓글 단 분들처럼 꽤나 많은 분들이 거부감을 느끼시더군요. 이게 성별이 바뀌고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독자 분들 느끼시기에 여성적인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이야기를 주도했을 때에 재미없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반대로 여성 독자의 입장에서는 여성 작가가 여성적 캐릭터의 이야기를 썼을 때에 공감하는 비율이 높지만, 남성 작가가 여성적 캐릭터의 이야기를 썼을 때에는 상당히 숙련된 필력과 세심한 관찰을 요구하기에 어렵구요.
말 그대로 노력에 비해 먹히기 힘든 소재라 안 건드리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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