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밑에 시를 보고, 이 시를 보고 다시 느끼는 겁니다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매우 명확 합니다. 그러나 좀더 시어를 고르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는 여타 다른 문학과는 매우 다릅니다.
하나의 단어가 가지는 무게가 글의 길이가 짧은 만큼, 압축되고, 압축되서 몇배는 더 무겁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떠오르는 심상에 따라 일필 휘지로 단숨에 멋진 시가 탄생하기도 하지만, 대장장이가 쇠를 제련하듯이 수많은 달금질을 통해 명시가 탄생하는 경우가 더 많지 않습니까?
좀더 치열하게 언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자 노력하신다면 더 훌륭한 시를 쓰실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시라는게 사실 20대가 쓰긴 힘들다고 합니다. 20대의 감성으로 심상을 끄집어 내기 힘들어서 그렇다던가요?
각설하고... 시라고 하지만, 이 글이나 아랫글이나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겠군요. 앞부분에 뭔가 서술적인 느낌을 주는척하면서도 뒷부분에는 뭔가를 함축 할라는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일관성이 없습니다. 산문시라면 전체를 산문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은유와 묘사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감추려면 차라리 감추는 것이 어떨까요?
아래 글은 차제하고, 이 글은 '시'라고 보기는 힘들군요. 첫번째 문장에서 부터 무엇을 표현하려는 것인지 모호합니다. '황량한 사막'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아버지의 땀을 딱은 휴지조각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설명도 어떤 암시도 없습니다.
아버지->엄마->딸->쓰레기통으로 이어지는 전개 역시 매끄럽지 못하고, 또 쓰레기통이 가래를 토한다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도 힘듭니다. 함축이던 설명이던, 어느 쪽이라도 딱히 이렇다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바둑'을 둘때 잘된 포석인지 혹은 잘못된 포석인지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수 한수의 '의미'가 있을것, 그리고 그 의미가 '일관성'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시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묘사의 수준이 세밀한가 혹은 러프한가, 함축의 의미를 담는가 그렇지 않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서 전체가 유기적으로 구성되었는가를 따지는 것은 시라고해서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묘사의 수준에서 서두와 말미가 다르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기 못했으며, 표현 하나 하나가 겉돌고 있습니다. 굳이 다른 잘 만들어진 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누구나가 느낄 수 있습니다.
<진달래꽃>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말없이 고의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꼿
아름따다 기실길에 뿌리오리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사뿐이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 나를 떠나는 님을 미련없이 배웅하는 듯하지만, 차마 보내지 못하고 나를 밟고 가듯이 그렇게 짓발고 가라는 메시지... 그러면서도 차마 님을 보내지 못하는 애틋한 마음을... 일제 강점기 시절, 대놓고 내나라(대한제국)을 보내지 못하겠다고 하는 절절한 외침으로 대신한... 진달래꽃은 그래서 명시가 아닐런지...
하지만 심상을 잡아가고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겠습니까? 되던 안되던 꾸준한 노력만이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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